1. 서 론

뼈 콜라겐에서 추출된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정보는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 영양 상태 및 생계 경제 등 생활상의 다양한 측면을 담고 있다. 특히 뼈 등 사람의 조직에는 섭취한 식료에 따라 그 특유의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정보가 기록되며, 이는 기존 식생활 연구에 많이 활용되었던 동식물 유존체, 식생활 관련 도구 분석, 유기잔존물 분석 등에 비하여 직접적인 식료 섭취에 관한 정보를 밝혀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뼈 콜라겐이라는 단백질은 비교적 잘 보존되며, 질 평가지수인 화학 지표가 존재하므로, 현재까지 학계에서 인정되고 있는 가장 안정적인 조직이며, 지난 35년간 고식생활 연구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된 조직이다.1-2 특히 식료와 그 식료를 섭취한 사람 뼈 콜라겐과의 동위원소적인 관계가 잘 알려져 있는 조직으로, 탄소 안정동위원소는 섭취한 식료보다 약 5‰, 질소 안정동위원 소는 약 3~5‰ 높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3-4 탄소 안정동위원소의 분석으로 특정 재배 작물(C3 식물(쌀, 밀 등), C4 식물(조, 피, 기장 등))이 식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추정할 수 있으며, 질소 안정동위원소 값으로 부터 주로 채식 또는 육식 위주의 식생활이었는지, 동물성 단백질을 주로 육상 동물 또는 해산 동물 및 어패류로부터 섭취하였는지에 대한 추적이 가능다.2,5

최근 십년 간 국내에서도 인골의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이용한 식생활 복원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며, 태안 고남리 패총,6 경산 임당 유적,1 사천 늑도 유적,7 서천 옥남리 유적8 등 신석기시대에서 조선시대를 포함한 다양한 유적에의 적용 사례들이 축적되고 있다.2 이를 바탕으로 순장자와 주피장자 집단의 계층에 따른 식생활 변화,1 작물 섭취량 변화에 따른 농경의 전개 과정9 등 집단의 식생활에 관한 정보를 복원한 연구들이 수행되었다. 이 외에도 미라의 머리카락 케라틴과 뼈 콜라겐 분석으로 생애 전반 식생활과 죽기 전 몇 달 간의 식생활 비교 연구,5 상아질 콜 라겐의 분석으로 모유 수유와 이유 시기 추정,7 밀도분획법10-11의 방법론적 개선 연구 등으로 한 개인의 생애 주기에 따른 식생활 변화 추적뿐만 아니라 뼈 탄산염12 등 새로운 조직에의 적용을 위한 시도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신석기시대 출토 인골에서 추출된 콜라겐의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신석기시대 식생활의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신석기시대는 기원전 8,000년을 전후하여 시작되었으나, 유적지 출토 인골이 많지 않아 직접적인 식생활의 양상을 추적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신석기시대 유적지인 태안 고남리 패총6과 부산 동삼동 패총13의 경우 각각 인골 1개체, 거제 대포 패총14과 안도 패총15 경우 각각 인골 5점에 대한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분석 결과가 보고되었으며, 신석기시대 유적 출토 동물 유존체6,13-15의 분석으로 간접적인 식생활 복원 양상 추정만이 가능하였다.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문물연구원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한 유적이며, 우리나라 최대의 신석기시대 전기 묘역으로 인골 48개체, 구덩 100여기 외에도 파손되지 않은 100여개의 토기, 옥제 드리개, 골제품, 상어 이빨 등 인골에 착장된 유물들이 발견되다.16 신석기시대 최대 규모의 무덤과 더불어 다수의 인골이 발견됨에 따라 장항 유적 출토 인골에서 추출된 콜라겐의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정보는 당시 식생활을 복원할 수 있는 핵심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당시의 고고학적인 정황을 고려할 때 장항 유적 피장자들은 해양성 어류, 패류 또는 포유류의 섭취를 하였을 것이라 추정되는데, 식료 섭취의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인골의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이러한 가정을 입증하고자 한다. 또한 펴묻기와 굽혀묻기 등 장법이 다르거나 부장품의 구성이 상이한 경우 그들의 식생활에 차이가 있었는지 안정동위원소 정보를 통해 분석을 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1차로 수습되어 분석이 이루어진 인골 10개체에 대한 탄소와 안정동위원소 분석과 함께 뼈의 보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조직 분석을 수행하였다.

2. 실험방법

2.1. 분석 대상 연구 자료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은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의 신석기시대 전기인 제4문화층에서 출토된 인골 중 1차로 수습 및 분석이 수행된 10개체이다. 매장 인골의 두향은 북쪽 또는 북동쪽이며, 유골을 처리하는 장법으로는 시신을 곧게 편 펴묻기(인골 14호, 23호)와 팔다리를 묶은 채 굽힌 굽혀묻기(인골 2호, 3호, 4호, 9호, 11호, 15호, 18호, 21호)의 두 가지 장법이 확인되었다.16 이 외에도 인골 2호는 수골경식 1점, 인골 14호는 소형완 1점, 인골 23호는 토기 2점 등이 함께 발견되었다.

2.2. 실험 방법

2.2.1. 뼈의 표면 조직 분석

뼈의 수직 단면을 부채꼴 모양으로 절단하고, 절단된 인골 시편을 에폭시 수지로 고정한 후 연마기(Grinder-Polisher)를 이용하여 표면을 연마하였다. 관찰용 시편 제작 후 시료 표면의 전기전도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금 도금(gold coating)을 하고, 뼈의 표면조직 분석은 주사전자현미경(JEOL, JSM-5910LV)을 이용하여 15 kV에서 이차전자상(SEI)을 관찰하였다.

2.2.2. 뼈 콜라겐 추출

뼈를 절단한 후 뼈 표면의 물리적인 오염물을 제거한다. 변형된 Longin 방법을 이용하여 콜라겐을 추출하는데, 우선 탈광화(Demineralization) 과정(0.5M 염산으로 무기물과 기타 오염물 제거)을 거친 후 75 °C에서 48시간 동안 pH3인 HCl을 이용하여 염산에 녹지 않는 부분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5~8 μm Ezee filter (Elkay Laboratory Products, Ltd.)를 이용하여 젤라틴화(Gelatinization) 과정을 거치고 냉동과 동결건조(Lyophilization)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정제된 콜라겐을 얻는다.

2.2.3. 탄소·질소 안정동위원소 분석

뼈 콜라겐을 추출한 후 안정동위원소 질량분석기(Delta V Isotope Ratio Mass Spectrometer, Thermo Scientific)에 연결된 자동화된 탄소·질소 원소분석기(carbon and nitrogen elemental analyzer)로 분석한다(국립문화재연구소 동위원소 분석실).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비는 각각 VPDB와 AIR의 국제표준시료를 기준으로 측정되며, 무거운 동위원소와 가벼운 동위원소의 비율인 δ값은 편차천분율(‰, parts per thousand)로 나타낸다(아래 수식 참고). 분석 정밀도는 ±0.2‰이며, 모든 시료는 2회 분석한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δ13C = [[(13C/12C)시료 / (13C/12C)VPDB]−1] × 1000

δ15N = [[(15N/14N)시료 / (15N/14N)AIR]−1] × 1000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얻은 δ13C와 δ15N 값 중 ‘콜라겐 질 평가지수’ (탄소와 질소의 비율 등)에 합격한 값들만 분석 결과로 활용하였는데, 뼈 콜라겐의 경우 2.8~3.5 범위에 해당되는 분석값만을 사용하였다.17

3. 결과 및 고찰

3.1. 뼈의 조직 분석

뼈 조직의 보존 상태는 Hedges 등18이 제시한 6단계(0~5)의 조직학 지수(histological index, HI)를 보완한 기준을 적용하였다(Table 1 참고).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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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1.
Histological index of archaeological bone18-19
images/BGHHBN_2013_v26n6_387_t001.jpg

HI 지수는 뼈의 조직 분석을 통해 보존 상태를 0에서부터 5까지 수치화한 것으로 숫자가 높아질수록 더 좋은 보존 상태를 의미한다. Fig. 1은 주사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 출토 인골 4호(KAB0256)와 인골 14호(KAB0262)의 표면 조직을 관찰한 이미지이며, 하버스관은 관찰되었으나 라멜레이트 구조 등 조직학상 중요한 구조는 파괴된 것으로 보아 HI 0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이루어진 뼈 콜라겐은 조직 분석 결과 보존 상태가 안좋은 경우라도 질 평가지수17 등에 합격한다면, 생존 시 신호를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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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1.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images of human bone from Janghang site. (1) KAB0256, (2) KAB0262
images/BGHHBN_2013_v26n6_387_f001.jpg

3.2. 탄소·질소 안정동위원소 분석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은 신석기시대 전기로 추정되는 집단 묘역으로 신석기시대 식생활 양상을 복원하기 위하여 장항 유적 출토 인골 10개체에서 추출된 콜라겐의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수행하였다(Tab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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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2.
Archaeological contexts and stable isotope values of human bone samples from Janghang site at Gadeok Island
images/BGHHBN_2013_v26n6_387_t002.jpg

Fig. 23은 장항 유적 출토 인골 및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유적 출토 인골 및 동물유존체의 안정동위원소값을 나타낸다. 이론적으로 같은 유적의 같은 층위에서 출토된 인골과 동물유존체의 분석을 동시에 수행한다면, 실제 어떤 식료를 섭취하였는지 추적이 가능하나,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골과 동물유존체가 함께 출토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출토된 인골과 식료 후보군을 공유하였을 것이라 추정되는 시기적, 지리적으로 인접한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유적 출토 인골 및 동물유존체의 기존 연구 사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추후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 출토 동물유존체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좀더 구체적인 식료원 추적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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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2.
Carbon and nitrogen stable isotope values of human bone collagen from Korean Neolithic sites.

*Ref indicates the cited reference in this study

images/BGHHBN_2013_v26n6_387_f0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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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3.
Carbon and nitrogen stable isotope values of animal bone collagen from Korean Neolithic sites.

*Ref indicates the cited reference in this study

images/BGHHBN_2013_v26n6_387_f003.jpg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은 신석기시대 전기로 추정되는 집단 묘역으로 인골 10개체에서 추출된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평균값은 각각 다음과 같다(δ13C(‰) = -14.5±1.3‰, δ15N(‰) = 17.4±1.7‰). 특히 인골 4호의 경우 δ15N값이 20.8‰로 현재까지 보고된 우리나라 출토 인골의 질소 안정동위원소값 중 가장 높은 값을 나타낸다.

신석기시대 전기로 추정되는 거제 대포 패총14의 경우 인골 5개체의 분석 결과 δ13C(‰) = -13.1±0.4‰, δ15N(‰) = 15.6±0.7‰), 안도 패총15의 경우 역시 인골 5개체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δ13C(‰) = -13.5±0.5‰, δ15N(‰) = 15.2±0.5‰). 가덕도 장항 유적 출토 인골의 경우 비슷한 시기의 거제 대포 패총 및 안도 패총과 비교해볼 때 질소 안정동위원소값이 평균 2‰ 높은 양상을 보여준다. 신석기시대 중기로 추정되는 부산 동삼동 패총 출토 인골 1개체의 분석 결과13는 δ13C(‰) = -14.8, δ15N(‰) = 18.1‰로 가덕도 장항 유적 출토 인골과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값에서 비슷한 양상을 나타낸다. 이에 비하여 신석기시대 후기에 해당하는 태안 고남리 패총 출토 인골 1개체의 경우6 δ13C(‰) = -17.8, δ15N(‰) = 9.1‰로 가덕도 장항 유적 출토 인골과는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값에서 모두 매우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C3 식물(도토리를 비롯한 도토리, 견과류, 초본류, 과실류 등9)을 주로 섭취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신석기시대 전기 유적지에서 확인된 작물 유존체가 없다는 점9에서 장항 유적 피장자들 역시 작물의 섭취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예상된다. 특히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분석 결과 해양성 어패류를 주로 섭취하였다는 강력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매우 주목할 만하다. 유럽 등 해외의 중석기시대 연구 결과라서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값들을 생태계와 환경이 다른 우리나라 유적에 보편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육상 식료(C3를 섭취한 육상 동물 이라 가정함)를 주로 섭취한 인골에서는 δ13C(‰)값이 -20‰에 가까운 반면, 해양성 식료를 주로 섭취한 인골의 δ13C(‰)값이 -12‰에 가깝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어 있다.20 특히 유럽 중석기 시대 유적 분석 결과 질소 안정동위원소는 먹이 사슬의 영양 단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육상 생물로부터 단백질원을 주로 섭취한 경우 4에서 10‰의 값을 나타내고, 해양성 식료 위주의 섭취를 한 경우, 10에서 22‰의 범위에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다.20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 출토 뼈 콜라겐의 질소 안정동위원소값을 살펴보면, 콜라겐이라는 단백질의 특성 상 섭취한 단백질 정보를 반영하므로 전체적인 식생활 복원에는 한계가 있고, 해양성 어패류 등 단백질 비율이 높은 식료를 섭취할 경우 그 정보가 과대 반영되는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로 해양성 식료로부터 단백질원을 섭취하였음을 알 수 있다.

Fig. 3은 장항 유적과 시기적, 지리적으로 인접한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유적 출토 동물유존체의 기존 연구 결과이며, 이를 바탕으로 실제 어떤 동물들이 식료후보군으로 활용되었을지 추정해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 뼈 콜라겐에는 그 사람이 섭취한 식료보다 탄소 안정동위원소는 약 5‰, 질소 안정동위원소는 약 3~5‰ 높게 안정동위원소 정보가 기록된다 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질소 안정동위원소의 경우 각 영양 단계마다 3~5‰의 증가를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장항 유적 출토 인골의 경우 다양한 어류를 먹이로 섭취하는 강치(안도 패총,15 부산 동삼동 패총13)와 비슷한 질소 안정동위원소값을 나타내며, 따라서 해양성 어류를 주된 단백질원으로 사용하였을 것이라 추정된다. 이 외에도 패총에서 출토된 해양 포유류 역시 식료원으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부산 동삼동 패총에서 사슴, 멧돼지 등 육상 포유류가 출토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장항 유적에서도 육상 동물의 섭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는 당시의 고고학적인 정황을 고려할 때 해양성 어패류와 포유류를 식료로 이용했을 것이라는 가정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였다고 사료된다. 앞서 언급 했듯이 장항 유적 출토 동물유존체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좀더 구체적인 식료원 추적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된다. 또한 수렵채집 사회에서 C3 식물군인 야생 식물의 섭취 가능성9 배제하긴 어려우나, 앞서 언급했듯이 뼈 콜라겐은 주로 섭취한 단백질 정보를 반영하므로, 단백질 비중이 낮은 야생 식물의 경우 그 섭취에 비하여 뼈에는 그 값이 과소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Fig. 4는 장항 유적에서 발견된 두 가지 장법인 펴묻기와 굽혀묻기 장법에 따른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값을 보여준다. 펴묻기로 매장된 피장자들의 경우 δ13C (‰) = -14.4±0.2‰, δ15N (‰) = 17.1±1.4‰ (n=2), 굽혀묻기의 경우 δ13C (‰) = -14.6±1.5‰, δ15N (‰) = 17.5±1.9‰ (n=8)을 나타내며, 안정동위원소값에서는 장법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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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4.
Carbon and nitrogen stable isotope values of human bone collagen from Janghang site at Gadeok Island.
images/BGHHBN_2013_v26n6_387_f004.jpg

이 외에도 수골 경식, 소형완, 토기 등 부장품이 함께 출토된 피장자들의 경우 δ13C(‰) = -15.3±1.7‰, δ15N(‰) = 16.7±1.2‰ (n=3), 부장품이 없는 경우 δ13C(‰) = -14.2±1.1‰, δ15N(‰) = 17.7±1.9‰(n=7)로 식생활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흔히 희귀품이 부장된 경우 피장자의 신분에 차이가 있거나 위계의 분화16로 해석되기도 하고, 장법이나 부장품의 구성이 다를 경우 상이한 문화 형태를 보여주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나, 안정동위원소 정보에 기록된 그들의 음식 섭취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 예상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신석기시대 전기 최대 규모의 집단 묘역인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 출토 인골에서 추출된 콜라겐의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정보를 통해 당시 식생활을 복원할 수 있는 핵심적인 증거를 제시하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신석기시대 유적에서는 인골이 많이 발견되지 않아 직접적인 식생활 양상 추적이 어려웠는데, 부산 가덕도 장항유적에서 출토된 인골 48개체의 확인은 매우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본 연구에서는 인골 10개체에서 추출된 콜라겐의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평균값은 각각 다음과 같다(δ13C(‰) = -14.5±1.3‰, δ15N(‰) = 17.4±1.7‰). 뼈의 조직 분석 결과 보존 상태는 매우 안좋은 HI (조직학 지수) 0을 나타냈으나, 뼈 콜라겐의 경우 질 평가지수에 합격한 값만을 사용하여 생존 시 식생활을 반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정동위원소 분석 결과 주로 해양성 어류, 포유류, 패류 등 해양성 식료를 주로 섭취하였을 것이라 추정되며, 시기적, 지리적으로 인접한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유적 출토 인골 및 동물유존체의 분석 결과와 비교해 볼 때 사슴, 멧돼지 등의 육상 동물과 야생 식물의 섭취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당시의 고고학적인 정황을 고려할 때 장항 유적 피장자들은 해양성 어류, 패류 또는 포유류의 섭취를 하였을 것이라 추정되는데, 식료 섭취의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인골의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이러한 가정을 입증하였다.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에서는 펴묻기와 굽혀묻기 등 두 가지 장법과 함께 토기, 수골경식, 소형완 등 부장품도 발견되었으나, 안정동위원소값에서는 장법과 부장품 유무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장법이나 부장품의 구성이 다를 경우 상이한 문화 형태를 보여주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나, 안정동위원소 정보에 기록된 그들의 음식 섭취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 예상된다. 신석기시대 최대 집단 묘역인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 출토 인골 콜라겐의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 분석은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생활상을 복원하는 데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며, 추후 우리나라 유적지의 시기적, 지리적 인골 및 동물유존체 분석 결과가 축적된다면 보다 구체적인 식생활 복원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상의 이해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 기대된다.

Ack

전자현미경 분석에 도움을 주신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 김소진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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