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식품공전에 수록된 식용유지류의 정의는 “유지를 함유한 식물(파쇄분 포함) 또는 동물로부터 얻은 원유 나이를 원료로 하여 제조·가공한 것으로 콩기름, 옥수수기름, 채종유, 미강유, 참기름, 들기름, 홍화유, 해바라기유, 목화씨기름, 땅콩기름, 올리브유, 팜유류, 야자유, 혼합식용유, 가공유지, 쇼트닝, 마가린, 고추씨기름, 향미유 등을 말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식품 유형은 참기름 등 총 20종으로 분류하고 있다.1 이들 식용유지류의 자원에 대한 산가, 요오드가, 산화방지제, 리놀렌산, 에루스산, 냉각시험, 과산화물가, 조지방, 타르색소, 보존료 등 11개 항목에 대한 기준 및 규격을 다르게 설정하고 있다.1 또한, EU 및 Codex 등 국제기구와 주변 국가인 일본 및 중국 역시 자국의 실정에 맞는 식용유지 기준을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2-5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식용유지의 이화학적 특성에 근거한 품질 평가 지표로 활용되고 있을 뿐 소비자의 높은 관심사인 식용유지의 진위 판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내 식용유지의 시장 규모는 2011년을 기준으로 약 1조 719억 원, 양으로는 약 86만 톤에 이르고 있다.6 이렇게 유통규모가 큰 식용유지 생산은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및 영세한 기업에서도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콩기름(대두유), 옥수수기름(옥배유) 등을 생산하여 판매·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다양한 식용유지는 생산원료의 차이, 원산지 및 선호도 차이에 따라 제품의 가격이 결정되어 크게는 10~2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7 이에 일부 제조자들은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하여 비교적 값이 싼 원산지의 종자를 들여와 변조하거나 유사물질의 혼입을 통해 생산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변조 식용유지는 일반 소비자가 색, 맛, 향 등의 관능적 방법으로 판별이 어려울 뿐 아니라 기존 규정된 이화학적 특성에 근거한 품질평가 방법으로는 진위 여부 판별이 어렵다. 따라서 기존 품질 평가 방법 뿐만 아니라 부정식품 근절을 위한 식용유지의 근본적이고 과학적 접근에 근거한 진위 판별법 연구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영국은 FSA, 미국은 FDA에서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8,9 국내에서도 식품의 원료에 대한 원산지 판별 또는 가공식품 등에 대한 부정 식품 관리 강화 및 판별법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예로 참기름의 진위판별법 및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연구,10 국내 유통 부정·위화식품 조사연구,11 유전자 분석 기술을 이용한 식품 판별 법 연구,12 국내 유통 벌꿀의 동위원소 비율 양상 연구13 등이 보고된 바 있다.
식품의 진위 판별 분석법은 nuclear magnetic resonance (NMR)14 및 infrared spectrocopy (IR),15 fluorescence spectroscopy,16 atomic absorption spectrometer (AAS),17 inductively coupled plasma-mass spectrometer (ICP-MS),18 high liquid chromatography (LC),19 gas chromatography (GC),20 전기영동,21 전자코,22 PCR법23을 활용하여 주요 성분의 검출 또는 분포 패턴을 진위 판별에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질량분석기술 및 기기의 발달로 GC/MS, LC/MS, ICP/MS 및 IR/MS 등이 활용되어 감도와 정밀도면에서 크게 향상되었는데,24 이 중 식품 원재료의 주요 성분에 대한 동위 원소를 측정하여 상대적인 비율의 차이를 통해 판별하는 방법인 IR/MS 방법이 EU 등 각국에서 활용되고 있다.25
이러한 식품 원료에 존재하는 고유 동위원소 중 식물의 광합성을 거쳐 생성되는 성분인 탄소(C)가 주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식물의 근원을 판별하는데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이 활용된다.26,27 식물의 근원을 판별하는 기준인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은 식물의 기원에 따라 Calvin 및 Hatch-Slack 광합성 과정을 거쳐 −23‰ 이하 및 −19‰ 이상의 차이를 나타내어 식용유지의 원재료 기원에 따른 차이를 활용한다면 판별법으로서 가능할 것이다.
식물성 식용유지는 일반 농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식물 전체 또는 과실이나 씨앗을 압착하여 유리시킨 것으로 90% 이상이 지방산이며, palmitic acid, stearic acid, oleic acid, linoleic acid, linolenic acid, arachidic acid 등 6종이 주요 지방산이다.28 그러나 기원이 다른 식용유지의 경우, 농산물의 생산지, 기후적 특성, 생육 환경 및 식물의 생리적 특성 등의 차이로 인해 서로 다른 지방산 조성을 보이며, 이러한 차이는 진위 판별법으로서 활용도가 크다.24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 및 국외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식용유지에 대한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 및 지방산 조성을 분석하고, 국내 유통 식용유지의 순수 여부 등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자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시료
시료는 국내에 유통 중인 식용유지를 대상으로 원재료 및 원산지에 따라 인터넷 쇼핑몰 및 대형마트에서 구매하였다. 국내산은 원재료별로 참기름(14종), 들기름(10종), 미강유(1종), 해바라기유(1종), 호두기름(3종), 고추씨기름(3종) 등 총 32종, 수입산은 원산지 및 원재료에 따라 중국산 11종[참기름(6종), 들기름(4종), 미강유(1종)], 인도산 2종[참기름(2종)], 미얀마산 3종[참기름(3종)], 일본산 1종[참기름(1종)], 태국산 4종[미강유(4종)], 스페인산 20종[올리브유(14종), 포도씨유(5종), 해바라기유(1종)], 이탈리아산 19종[올리브유(8종), 포도씨유(7종), 해바라기유(4종)], 터키산 4종[올리브유(1종), 해바라기유(3종)], 그리스산 2종[올리브유(2종)], 프랑스산 4종[포도씨 유(2종), 카놀라유(1종), 해바라기유(1종)], 캐나다산 9종[카놀라유(5종), 아마씨유(4종)], 호주산 2종[카 놀라유(2종)], 아르헨티나산 1종[해바라기유(1종)], 무기명 및 혼합 수입산 27종[참기름(10종), 포도씨유 (3종), 카놀라유(2종), 콩기름(6종), 옥수수유(6종)] 등 총 109종으로 국내 및 수입산 총 141종을 수거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2.2.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 분석의 기기 조건 및 측정 방법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은 AOAC에 등재된 분석법29 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분석기기는 원소분석기 (Elemental analyzer (EA), Vario micro cube, Elementar, Hanau, Germany)가 장착된 동위원소 질량 분석기 (Isotope ratio mass spectrometer (IR-MS), Isoprime, Cheadle, UK)를 사용하였다.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은 시료 약 50 μg을 주석 캡슐에 넣어 세밀하게 밀봉한 후 원소분석기에 주입하였다. 이는 1150 ℃ 의 고온으로 유지된 원소분석기 상에서 산소 공급하에 연소로와 환원로의 컬럼을 거쳐 완전하게 연소시킨 후 흡착 컬럼에 의해 잔존하는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여 얻어진 가스를 표준 기체(δ13C: CO2) 와 함께 He을 운반 기체로 하여 동위원소 질량 분석기에 주입되어 동위원소 비율의 값을 자동으로 측정하였다.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의 측정을 위한 질량 분석기의 조건으로 accelerating voltage는 약 3500 V, extraction voltage는 75%AV 이하, half plate differential (V)와 Z-plate voltage(V)은 최고 감도를 보이는 조건, trap current는 200~800 μA, electron volt는 70~100 eV, ion repeller voltage는 −2 ~ −10 V, magnet current는 약 4000 mA으로 하였다(Table 1).
분석에 사용된 가스는 운반 기체로 헬륨(He), 표준 기체는 이산화탄소(CO2)로 순도 99.999% 이상인 것을 사용하였다. 표준물질은 국제 원자력 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에서 인증된 것으로 IAEA-CH-6 [(Sucrose:-10.449±0.033‰VPDB, IAEA, Vienna, Austria)을 사용하였다.
안정동위원소 비율 값은 relative delta per mil (δ‰) 을 단위로 하여 표준물질인 Vienna Pee Dee Belemnite (VPDB)의 안정동위원소 비율에 대한 시료의 안정동 위원소 비율을 환산하여 다음 계산식에 의하여 산출하였다.
2.3. 지방산 분석
지방산의 분석은 식품공전의 일반성분시험법 중 기체크로마토그래피법에 따라 측정하였다.1 시료 약 25 mg을 유리 튜브에 정밀히 취하고 내부표준용액 1 mL를 첨가하였다. 이어 0.5 N 메탄올성 수산화나트륨용액 1.5 mL를 가하고 질소를 충진한 후 즉시 뚜껑을 덮고 혼합하였다. 이를 100 ℃ heating block에서 약 5분간 가온한 후, 냉각하여 14% boron trifluoride-methanol 용액 2 mL를 가하고 다시 질소를 불어놓은 후 즉시 뚜껑을 덮고 혼합하여 100 ℃ 에서 30 분간 가온하였다. 이어 30~40 ℃로 냉각한 후 이소옥탄용액 1 mL를 가하고 질소를 충진하여 뚜껑을 덮은 후 상기 온도에서 30초간 격렬히 진탕하였다. 다음 즉시 포화 염화나트륨용액 5 mL를 가하고 질소를 충진한 후 뚜껑을 덮고 진탕하였다. 이를 상온으로 냉각한 후 수층으로부터 분리된 이소옥탄층을 무수황산나트륨으로 탈수하여 GC 분석시료로 사용하였다. 분석은 Agilent 6890 GC systems (Agilent Technology, Santa Clara, CA, USA)을 사용하였다. 이때 GC 조건(Table 2)은 SP-2560 (100 m × 0.25 mm × 0.2 μm; Supelco, St. Louis, MO, USA) 컬럼을 사용하였고, 컬럼 온도는 100 ℃에서 4분간 유지한 후 3 ℃/min의 비율로 240 ℃까지 온도를 상승시키고 이후 15분 유지하였다. 주입부 온도는 225 ℃, 검출기 온도는 285 ℃로 하였고, 이동상은 He을 사용하여 분당 0.8 mL 속도로 유지시켰으며, split mode(split ratio 200:1)로 측정하였다. 그리고 시료주입량은 1 μL로 하여 불꽃 이온화 검출기(flame ionization detector (FID))를 사용해 분석하였다(Table 2). 표준용액은 FAME mixture (Supelco, St. Louis, MO, USA)를 이소옥탄에 녹여 0.5 mg/mL 이상이 되도록 조제하였으며, 내부 표준용액은 undecanoic methyl ester(Fluka, St. Louis, MO, USA)를 이소옥탄에 녹여 0.1 mg/mL 되도록 조제하여 사용하였다. GC 분석에 의해 얻어진 결과는 내부 표준물질에 대한 각 지방산들의 머무름 시간의 비(Relative retention time (RRT))를 사용하여 각 지방산의 정성을 확인하였으며, 각 지방산의 피크 면적과 내부 표준물질의 피크 면적으로부터 식품공전의 산출식에 의해 정량하였다.1 또한, 얻어진 개별 지방산 methyl ester 함량은 식품공전의 지방산 전환 계수를 사용해 개별 지방산 함량을 산출하였다.1
3. 결과 및 고찰
3.1. 국내 유통 식용유지의 유통 현황
Table 3은 본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수거된 식용유지를 기준으로 100 g 당 원 가격으로 환산하여 단가를 비교한 결과이다. 참기름의 가격은 평균 5,556원으로 제일 단가가 낮은 콩기름(평균:429원) 및 옥수수유 (평균:470원)에 비해 약 11~13배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식용유지는 대부분 지방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참기름 등과 같은 고가 식용유지에 콩기름 및 옥수수유 등과 같이 저가 식용유지를 인위적으로 혼입하게 되면 관능적으로나 최근 보고된 단백질 유전자 추출법 등으로 검출이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용유지의 원재료 구별법이 필요한 실정이다.
3.2. 식용유지의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
식물의 주요 구성 성분인 탄수화물은 식물체의 종류에 따라 두 가지의 서로 다른 탄소 동화 작용을 거치는데 Calvin cycle pathway 또는 Hatch-Slack cycle pathway를 통해 C3 식물군(−21‰ 이하)과 C4 식물군 (−19‰ 이상)으로 분류된다.26,27,30 이와 같은 분류방식은 다양한 유지자원으로 부터 생산된 식용유의 품질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수거된 141종 식용유지류의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을 측정한 결과는 Table 4에 나타내었다.
Table4.
1)a-e: Mean with the same lettered superscripts in a columns are not significantly different at the 5% level by Duncan's multiple range test.
식용유지에 대한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 결과는 (옥수수유), (포도씨유, 호두기름), (해바라기유, 참기름, 들기름, 카놀라유, 올리브유), (아마씨유, 고추씨기름, 콩기름), (미강유) 등 5개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식물군의 기원에 따라서는 C4 식물을 기원으로 하는 옥수수유, C3 식물이 기원인 식용유지, 식물의 기원이 C3 식물 군이지만 유의적 차이가 인정되는 미강유 등 총 3개 그룹으로 분류되었다(p<0.05). 따라서 본 연구에서 분석한 식용유지의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은 총 3개 그룹으로 구분이 가능하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가짜 식품에 대한 다양한 판별법을 개발하여 국민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식품을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개발된 유전자 분석법을 활용해 다양한 식품의 진위 판별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식용유지의 경우, 대부분이 지방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단백질 성분이 존재해야 분석이 가능한 유전자 분석법에 적용이 어렵다.23 따라서 식용유지에 적용되는 효율적인 진위 판별법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을 활용하면 옥수수유와 같이 C4 식물군에 속하는 식용유지와 미강유와 같이 C3 식물군이지만 일반 식용유지의 결과와 유의성을 나타낼 경우 구분이 가능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이 어떠한 물리·화학·생물학적 처리와 무관하게 일관성 있는 결과를 나타낸다는 연구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으며,31 Table 3에서 나타난 저가 식용유지의 구분을 일부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연구자들에 의해 보고된 결과 값과 유사한 경향이었다.7,32-35
3.3. 이종 식용유지류의 혼합비율에 따른 탄소 양상안정동위원소 비율 양상
최근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하여 고의적으로 주요 성분의 검출을 어렵게 하거나 값싼 원재료를 사용하여 소비자에게 속여 판매하는 불법 유통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 예로 가격이 비교적 고가인 참기름에 저가인 콩기름, 옥수수유 및 미강유를 혼입하여 판매하는 불법 행위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변조 참기름의 유통량이 해가 갈수록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변조 참기름 등의 부정 식품 유통은 생산자에게 유통 질서의 혼란을 가져다주고 있으며, 소비자인 국민들에게는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을 가져다주며, 사회적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혼입 여부가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을 활용해 구분이 가능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Table 5와 같이 참기름에 콩기름, 옥수수유 및 미강유를 0, 5, 10, 20, 30, 40, 50, 60, 70, 80, 90 및 100%의 비율로 혼합하여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을 측정하였다.
Table5.
1)a-l: Mean with the same lettered superscripts in a columns are not significantly different at the 5% level by Duncan’s multiple range test.
참기름에 옥수수유를 일정비율로 혼합하였을 경우, C4 식물인 옥수수가 C3 식물인 참깨보다 높은 탄소 동위원소 비율을 나타내기 때문에 희석 농도가 높아질수록 높아지는 정의 상관(r2=0.9994)을 나타내었다. 반면에 미강유는 동일한 C3 식물을 기원으로 하지만 참기름보다 낮은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 값을 가지기 때문에 희석 농도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부의 상관(r2=0.9966)을 나타내었다. 하지만, 미강유는 10% 이하 혼합 수준에서 유의적인 차이가 인정되지 않아 구분에 어려움이 있었다. 한편 동일한 C3 식물을 기원으로 하면서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 값이 유사한 참기름과 콩기름의 혼입 결과는 상관계수(r2)가 0.8761 의 부의 상관을 나타냈지만 농도가 높아질수록 비례적으로 증가하거나 낮아지는 결과가 아닌 혼합비율 간의 차이가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어 부의 상관의 신뢰성을 인정할 수 없었다. 또한 가장 낮은 값을 보이는 콩기름 100% (−29.92‰)와 가장 높은 값을 나타내는 참기름 100% (−29.12‰) 간의 차이가 0.80‰인 점을 보았을 때 참기름에 혼입된 콩기름을 판별하기에는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만으로 어려웠다.
3.4. 식용유지의 지방산 조성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 결과를 통해 얻은 식용유지의 구분은 C4 식물기원, C3 식물기원이나 유의적 차이가 있는 미강유, 그리고 C3 식물기원 등 총 3개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C3 식물로부터 얻은 식용유지의 경우, 식용유지 간 유의적 차이가 검증되지 않아 판별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식용유지의 명확한 판별 필요성이 제시되는데, 식물성 식용유지는 식물 전체 또는 씨앗을 압착하여 짜낸 것으로 대부분이 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명확한 구분법 의 대안을 찾고자 주성분인 지방산을 가스크로마토그래피에 의해 측정하였으며, 얻어진 결과는 던컨 다중범위 검정법(Duncan’s multiple range test)에 의해 군간 유의적 차이를 조사하였다(Fig. 1).
12종 식용유지에 대해 지방산 조성을 분석한 결과, 식물성 식용유지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성분은 palmitic, stearic, oleic, linoleic, linolenic 및 arachidic acid 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6종 지방산에 대해 유의적 검증을 실시한 결과, palmitic acid (C16:0)의 경우, 미강유 > 고추씨기름 > 옥수수유 올리브유 콩기름 >참기름 >포도씨유 >들기름 해바라기유 아마씨유 호두기름 카놀라유 순으로 8개 그룹의 유의성이 인정되었다(p<0.05). 이는 저가 식용유지로 알려져 있는 콩기름, 옥수수유 및 미강유가 고가 식용유지로 분류되는 참기름과 유의적 차이를 나타내어 판별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Stearic acid (C18:0)는 참기름 > 아마씨유 콩기름 = 포도씨유 해바라기유 올리브유 호두기름 > 고추씨기름 들기름 옥수수유 미강유 카놀라유 순으로 5개 그룹의 유의성이 인정되어(p<0.05), 참기름과 콩기름, 옥수수유 및 미강유 간의 유의적 차이가 인정되었다. Oleic acid (C18:1)는 올리브유 > 카놀라유 > 미강유 참기름 > 해바라기유 옥수수유 > 콩기름 포도씨유 아마씨유 호두기름 들기름 > 고추씨기름 순으로 8개 그룹의 유의성이 인정되었으며(p<0.05), 참기름과 콩기름 및 옥수수유 사이에 유의적 차이가 인정되었다. Linoleic acid (C18:2)는 고추씨기름 > 호두 기름 포도씨유 > 해바라기유 옥수수유 > 콩기름 > 참 기름 > 미강유 > 카놀라유 > 아마씨유 들기름 > 올리브 유 순으로 9개 그룹의 유의성이 인정되었고(p<0.05), 참기름과 콩기름, 옥수수유 및 미강유 사이에 유의적 차이가 인정되었다. Linolenic acid (C18:3)는 들기름 > 아마씨유 > 호두기름 카놀라유 > 콩기름 > 미강유 옥수수유 올리브유 고추씨기름 참기름 포도씨유 해바라기유 순으로 7개 그룹의 유의성이 인정되었으며 (p<0.05), 참기름의 경우 콩기름과 유의적 차이가 뚜렷한데 비해 옥수수유 및 미강유와는 유사한 수준을 나타내었다. Arachidic acid (C20:0)는 미강유 > 참기름 카놀라유 > 올리브유 옥수수유 콩기름 > 고추씨기름 해바라기유 포도씨유 > 아마씨유 > 들기름 > 호두기름 순으로 8개 그룹의 유의성이 인정되었다(p < 0.05). 이 결과에서도 참기름의 경우 콩기름, 옥수수유 및 미강유와 구분이 가능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Kim10이 보고 한 결과가 입증해주고 있는데, 고가 식용유지인 참기름에 저가인 콩기름을 인위적으로 혼입시킨 경우, 주요 지방산인 palmitic acid, stearic acid, oleic acid, linoleic acid, linolenic acid가 유의적 상관을 나타낸다는 결과와 본 연구에서 나타난 식용유지별 유의적 차이가 유사하였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지방산 조성 결과와도 유사한 경향이었다.10,36,37
3.5. 이종 식용유지류의 혼합비율에 따른 지방산 조성
고가 식용유지인 참기름에 상대적으로 저가인 콩기름, 옥수수유 및 미강유를 0, 5, 10, 20, 30, 40, 50, 60, 70, 80, 90 및 100% 비율로 혼합하여 지방산 함량을 측정한 결과는 Table 6과 같다.
Table6.
1)a-l: Mean with the same lettered superscripts in a columns are not significantly different at the 5% level by Duncan’s multiple range test.
참기름에 콩기름을 일정 비율로 혼합하였을 경우 상관계수가 0.2382~0.9999 수준으로 희석 농도가 높아질수록 높아지는 정의 상관(palmitic, linoleic 및 linolenic acid) 및 희석 농도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부의 상관(stearic, oleic 및 arachidic acid)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stearic acid의 경우는 5.076~5.114% 범위로 그룹 간에 결과 값 차이가 적고 중복되는 그룹이 다수 존재하여 혼입 여부 판별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arachidic acid의 경우에도 가장 높은 함량을 나타낸 참기름 100% (0.600%)와 가장 낮은 함량을 나타내는 콩기름 100% (0.408%) 사이의 차이가 0.192%로서 혼입 여부의 명확한 판별에는 어려움이 존재하였다.
참기름에 옥수수유를 일정 비율로 혼합한 결과는 상관계수가 0.9929~0.9997 수준으로 혼합 비율이 높아질수록 높아지는 정의 상관(palmitic, linoleic 및 linolenic acid) 및 혼합 비율이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부의 상관(stearic, oleic, arachidic acid)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palmitic 및 arachidic acid의 경우 혼합 비율이 10% 미만일 때 그룹 간에 유의적인 차이가 인정되지 않았다. 또한 arachidic acid의 경우는 콩기름의 결과와 유사하게 가장 높은 결과를 보인 참기름 100% (0.607%)와 가장 낮은 값을 보이는 옥수수유 100% (0.410%) 사이의 차이가 0.197%로서 명확한 판별에는 어려움이 존재하였다.
참기름에 미강유를 일정 비율로 혼합한 결과는 상관계수가 0.3109~0.9997 수준으로 희석 농도가 높아질수록 높아지는 정의 상관(palmitic, linoleic 및 linolenic acid) 및 희석 농도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부의 상관 (stearic, oleic, arachidic acid)을 나타내었다. 이 중 arachidic acid는 상관계수가 0.3109이면서 그룹 간에 결과 값의 차이가 크지 않고 중복되는 그룹이 다수 존재하여 혼입 여부 판별에는 어려움이 존재하였다.
따라서 식용유지의 주요 구성 성분으로 알려진 지방산은 서로 원재료가 다른 식용유지마다 유사한 조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각각의 특이성을 나타내는 지방산 조성을 가진다. 따라서 구별하고자 하는 식용유지의 지방산 함량을 파악한 후 상기 결과 값을 활용한다면 혼입 여부의 추정에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만으로 어려웠던 콩기름 판별은 지방산 조성을 활용하여 구분이 가능한 것으로 추측된다. 즉, stearic acid를 제외한 palmitic, oleic, linoleic, linolenic 및 arachidic acid는 유의적 차이가 인정되고 뚜렷한 상관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탄소 안정동위원소 측정만으로 판별이 어려웠던 콩기름의 구분이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3.6.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 및 지방산 조성을 활용한 식용유지 구분
식물성 식용유지의 주성분으로 알려진 지방산과 이들을 구성하는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 값을 동시 활용하여 판별 분석법으로서 가능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산점도 분포도를 이용해 그룹 간 차이를 조사하였다(Fig. 2).
미강유 및 옥수수유의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이 차이가 명확하여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외의 식용유지는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 차이가 뚜렷하지 않아 각각의 지방산 조성을 대입하였다. 그 결과, palmitic acid, oleic acid 및 linoleic acid의 경우 (참기름)과 (들기름, 콩기름 및 카놀라유) 간에 유의적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p < 0.05). 특히, 참기름의 주된 지방산은 oleic acid 및 linoleic acid이었으며, 해바라기유를 제외한 식용유지의 뚜렷한 차이를 확인 할 수 있었다(p < 0.05). 또한, 올리브유의 지방산 함량은 oleic acid가 가장 높아 타 식용유지와의 뚜렷한 차이를 확인하였다(p < 0.05). 따라서 유지자원으로부터 생산된 식용유지의 주요 지방산과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을 적용하면 구분이 가능함을 추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식용유지의 지방산 조성이 유사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Table 3에서 보는바와 같이 유통 가격 차이로 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저가 식용유지와 고가 식용유지 간 차이를 구명할 수 있었다(p < 0.05).
그러나 이 방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검증 연구가 요구되는데, Seo 등7이 보고한 결과와 같이 고가 식용유지에 저가 식용유지를 일정 비율로 혼합 시킨 후, 2개 이상 지방산 함량의 차이를 구명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방산 조성이 3개 이상 차이가 날 경우, 2차원이 아닌 3차원 이상의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추측되며, 이는 좀 더 명확한 판별법을 도출할 수 있는 연구로 판단되어, 현재 후속 연구로 진행하고 있다.
4. 결 론
국내 식품공전에서 식용유지의 기준 및 규격은 각각의 특성마다 달리 정하고 있는데, 산가, 요오드가, 산화방지제, 리놀렌산, 에루스산, 냉각시험, 과산화물가, 조지방, 타르색소, 보존료 등 11개 항목에 대해 설정하고 있다. 또한, EU 및 Codex 등 국제기구와 국내 주변 국가인 일본 및 중국 등에서도 각 국가의 실정에 맞는 식용유지 기준을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식용유지의 이화학적 특성에 근거한 품질 평가 지표로만 활용되고 있을 뿐 소비자의 높은 관심사인 식용유지의 진위 판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식물의 기원에 따라 진위 판별이 가능한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과 식용유지의 주성분인 지방산 조성을 동시 활용하여 식용유지 판별법으로서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이를 활용해 식용유지의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한 분석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식용유지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원소분석기가 장착된 동위원소 비율 질량분석기(EA-IR/MS)와 가스크로마토그래 피(GC/FID)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수거된 식용유지의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은 참기름 등 C3 식물군, C4 식물군인 옥수수유, 유의적인 차이가 인정된 미강유 등 총 3개 그룹으로 구분이 가능하였다. 수거된 식용유지의 지방산 조성은 각각의 지방산 마다 식용유지별로 유의성을 나타내었다. 따라서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만으로 구분이 어려웠던 C3 식물 기원의 식용유지에 대해 지방산 조성 결과를 대입하면 구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어, 통계를 활용한 2차원적 scatter plot 분석을 실시한 결과, 대표적인 저가 식용유지인 콩기름과 고가 식용유지인 참기름 사이에 구분이 명확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 조사한 식용유지는 원재료에 따라 상대적인 탄소 안정동위원소 비율을 나타내어 식물의 기원이 다른 경우, 일부 구분이 가능하였고, 지방산 조성 또한 원재료마다 상이한 결과를 나타냄으로써 원재료 구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이 두 가지 분석 항목을 2차원적 통계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일부 판별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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