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현대 예술 작품은 금속, 석재, 점토, 섬유,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여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플라스틱은 20세기 중반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만든 인공수지가 생산되면서 산업 및 건축 재료로 사용되어왔고, 뛰어난 조형성 및 대량생산의 장점에 의하여 점차 현대 미술에 전반적으로 쓰이게 되었다.1,2
이러한 플라스틱은 1839년 Eduard Simon에 의해 최초로 개발된 polystyrene (PS)을 비롯하여 1863년 John Wesley Hyatt의 cellulose nitrate (celluloid) 등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1900년대에 polyvinyl chloride (PVC), low density polyethylene (LDPE), polyurethane (PU), polypropylene (PP) 등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하였다. 국내에서는 1945년 이후부터 고분자 산업이 발생하여 1950년 이후에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1946년 (주)약리 화학에서 PVC를 사출하였고, 1963년 한국나일론에서 나일론 6을 생산하였으며, 1960년대에는 주로 아크릴 및 폴리에스테르와 같은 합성섬유를 생산하였다. 이처럼 1973년 울산석유화학단지의 조성 이전에는 주로 합성섬유를 생산하였으나 그 이후 본격적으로 PE, PS, PVC, PP 등의 산업용·공업용 플라스틱을 생산하였다.3,4
국내에서도 플라스틱 작품의 가치가 증대되고 있지만, 산업용·공업용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에 국한되어 있으며 특히 플라스틱 작품의 가치가 높더라도 쉽게 열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인하여 문화재 접착제 및 강화제로서 사용되는 합성수지에 대한 연구 외에는 플라스틱 작품을 보존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진행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플라스틱 작품을 보존하고 관리하기 위해서 먼저 재질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재질에 대하여 잘못 이해하고 수행되는 잘못된 보존처리 및 환경 조건은 작품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발생시킨다. 플라스틱은 재질마다 각기 다른 유리전이온도(glass transition temperatures; Tg)를 가지며, 이는 세척 및 접합 약품의 선정과 보존 환경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써 작용하기 때문에 재질을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플라스틱 재질을 분석하기 위하여 열(熱)과 광(光)에 의해 열화된 플라스틱 시료를 적외선분광분석법(fourier transform infrared spectroscopy; FT-IR, ATR mode)을 활용하여 표면의 열화정도를 분석하는 연구5가 진행된 바 있지만 이동에 제한을 받는 예술 작품에 적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처럼 플라스틱 동정 방법으로는 일반적으로 FT-IR, 불꽃 색상 확인 방법 등이 사용되고 있으나, 작품의 이동이 어렵거나 이동시 분석의 재현성이 떨어지고(FT-IR), 파괴적 분석(불꽃 색상 확인 방법)이라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비파괴적 혹은 극미량(약 0.1 mg)의 시료로 가능한 방법으로 고체상미세분석법(SPMEGC/ MS)과 열분해분석법(Pyrolysis-GC/MS)을 수행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공시 재료
현재 생산 및 시판되고 있는 플라스틱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PVC (polyvinyl chloride), PE (polyethylene), PP(polypropylene), PS (polystyrene), PU (polyurethane) 5종의 플라스틱을 선정하였다. PE와 PP는 증평의 (주)덕유에서 원재료를 구매하였으며, PVC, PS, PU는 대전의 (주)대진플라스틱에서 원재료를 구매하고 사출을 의뢰하여 제작하였다. PVC와 PU는 각각 경도 30과 80, PS는 LG화학의 GPPS(grade:25SPI)를 사용하였다. 일반적인 플라스틱에는 사용을 편리하게 하거나 내구성을 증가시키거나 색상을 내기 위하여 다양한 첨가제가 첨가되어 제작되지만, 플라스틱류 작품의 보존에 접근하는 기초 연구로서 기본적인 가소제 외에 자외선 차단제 및 색소 등의 첨가제를 최소로 한 플라스틱 재료를 제작하였다(Table 1).
2.2. SPME-GC/MS 분석
고체상미세추출법(solid phase micro-extraction; SPME) 은 흡착제인 폴리머(polymer)를 니들(needle)에 코팅하여(coated SPME fused silica fiber) 수용액상 혹은 기체상 시료에 넣어 분석 성분을 시료로부터 파이버로 흡착시켜 사용한다. 흡착과 동시에 농축된 성분을 가스 크로마토그래피(gas chromatography; GC)에 주입하여 주입구(inlet)의 온도에 의하여 흡착된 분석물이 각 성분으로 분리되며, 이 때 분리 컬럼에 탈착된 성분을 검출기를 이용하여 분석한다.6
플라스틱 5종에서 발생하는 VOCs를 분석하여 동정방법을 연구하기 위하여 Supelco사의 SPME 제품을 사용하였으며, fiber type은 Divinylbenzene-Carboxen/ Poly(dimethylsiloxane)(DVB/CAR/PDMS)로 사용 전 270℃에서 12 시간 이상 전처리(baking) 하여 준비하였다. 시료를 테플론(teflon)으로 봉해진 유리병 (glass vial, 15 mL)에 약 2 g씩 넣고 60 ℃에서 60분간 흡착 과정을 거쳤으며 이를 GC 주입구에 주입한 뒤 270 ℃에서 10분간 탈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방법은 Table 2와 같이 Agilent사의 GC/MS(GC :7890A, MS:5975C, USA)를 사용했으며, 분석용 컬럼 은 DB-5ms capillary column (Agilent Technologies, USA) 이고 GC oven 온도는 40 ℃에서 10분 유지 후 270 ℃ 까지 분당 5 ℃의 속도로 온도를 올려 270 ℃에서 10 분간 유지하였다. 주입구 온도는 270 ℃, 검출기 온도 는 250 ℃이며 MS의 ion source는 280 ℃, EI 70 eV이 고 m/z범위는 50~500이다. Splitless mode로 carrier gas 는 helium을 사용하여 1.0 mL/min.의 유속으로 흘려 주었으며, 분석을 통해 검출된 화합물은 Agilnet사의 Wiley library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7
2.3. Pyrolysis-GC/MS 분석
열분해 가스 크로마토그래피(Pyrolysis-GC/MS; Py- GC/MS)는 순간적인 열분해를 통하여 성분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고분자 재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극미량(약 0.1 mg)의 시료도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Py-GC/MS를 이용한 플라스틱의 동정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분석방법을 사용하였다 (Table 3). 분석기기는 JAI Portable Pyrolyzer JCI-21이 부착된 HP6890N Series GC/MSD system으로 열분해 온도는 590 ℃이다. 컬럼은 ZB-5 ms이며 GC injection mode는 split mode (100:1)로 온도는 280 ℃이다. Carrier gas는 helium을 사용하여 1.0 mL/min.의 유속이 되도록 조절하였으며 detector의 온도는 280 ℃이다. Oven 온도는 처음 40 ℃에서 5분간 유지한 뒤 280 ℃까지 분당 5 ℃의 속도로 온도를 증가시켰으며 최종 280 ℃에서 5분간 유지하였다.
3. 결 과
3.1. SPME-GC/MS 분석
각 플라스틱에서 방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을 분석한 결과, 계열에 따라 확연히 구분되는 화합물 을 확인하였다(Table 4).
PVC는 phenol, 1,2,4-trimethylbenzene, butylated hydroxytoluene와 n-undecane, n-tridecane, tetradecane, 그리고 2-ethyl-1-hexanol, 1-(2-butoxyethoxy)-ethanol이 검출되었다(Fig. 1(a)). 폴리올레핀(polyolefins) 계열인 PE와 PP는 n-dodecane (PE), n-tetradecane (PE), 3,7- dimethyldecane (PP), n-octadecane (PP) 등이 주요 화합물로 검출되었다(Fig. 1(b, c)). PS는 ethylbenzene, styrene, benzaldehyde가 주로 확인되었다(Fig. 1(d)). PU는 adipic acid, adipic ketone, diethylene glycol, n-phenyl-1-naphthalenamine가 주요 화합물로 분석되었다(Fig. 1(e).)
3.2. Pyrolysis-GC/MS 분석
Py-GC/MS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각 플라스틱 마다 검출되는 화합물이 다른 것을 확인하였다 (Table 5).
PVC는 주로 3-octene, 4-methyl-3-heptene와 diethylhexyl phthalate(DEHP)가 검출되었다(Fig. 2(a)). PE 는 1-hexene, 5-decene, diisobutyl phthalate (DIBP)가 분석되었으며(Fig. 2(b)), PP는 2-butene, 1-hexene, 2- hexadecanol이 확인되었다(Fig. 2(c)). PS는 styrene 이 주요 화합물로 검출되었고(Fig. 2(d)), PU는 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 (MDI)가 확인되었다(Fig. 2(e)).
4. 결과 및 고찰
비파괴 및 극미량 시료에 대한 플라스틱 동정을 위하여 SPME-GC/MS와 Pyrolysis-GC/MS를 실시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SPME를 이용하여 플라스틱 5종에서 방출되는 VOCs를 분석한 결과, PVC는 방향족 화합물인 phenol, 1,2,4-trimethylbenzene, butylated hydroxytoluene 등과 지방족 알칸류 화합물인 n-undecane, n-tridecane, tetradecane 등의 화합물, 그리고 2-ethyl-1-hexanol, 1-(2-butoxy-ethoxy)-ethanol과 같은 산화에 의한 알콜계 화합물이 함께 검출되었다. 특히 2-ethyl-1-hexanol은 가소제인 DEHP의 분해생성물로 알려져 있다.13 이는 2007년 장미옥 등이 PVC벽지 원자재에서 방출되는 VOCs를 SPME-GC/MS로 분석한 결과, toluene 등의 방향족 화 합물, ethanol, butanol 등의 알콜류 화합물, decane, undecane 등의 알켄류 화합물, 그리고 methoxyacetone, 2-butanone 등의 케톤류 화합물 등이 검출되었다는 것8 과 유사한 결과로 나타났다. 케톤류 화합물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은 본 연구가 VOCs 채집을 60 ℃에서 1 시간동안 한 것에 비하여 장미옥 등의 연구는 100 ℃에서 1시간 동안 가열하는 등 본 연구와 상이한 분석 조건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SPME-GC/MS를 이용한 VOCs 연구 사례에 따르면 PE와 PP에서 n-undecane, n-dodecane 등 거의 알칸류 화합물, PS에서 styrene, toluene, benzene, benzaldehyde 등의 화합물이 분석되었다는 결과9가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에서도 폴리올레핀(polyolefins) 계열인 PE와 PP에서 각각 n-dodecane과 n-tetradecane 그리고 3,7- dimethyl-decane, n-octadecane 등과 같은 지방족 알칸 화합물(aliphatic alkanes)이 주로 검출되었다. 스티렌 (styrenic family) 계열인 PS는 스티렌 계 제품 생성시 이용되는 ethylbenzene과 styrene 등의 방향족 화합물 (aromatics)이 주로 검출되었고 스티렌 계 고분자(styrenic polymer)의 산화로 인해 생성되는 benzaldehyde가 확인 되었다.
PU의 경우 diethylene glycol, adipic acid, adipic ketone 등의 화합물이 검출된다는 보고10와 같이 중합시 가소제로서 사용되는 adipic acid와 adipic ketone이 검출되었고, 폴리에스테르(polyester)를 기반으로 한 PU에서 나타나는 diethylene glycol이 확인되었다. 특히 nphenyl- 1-naphthalenamine 등이 검출되었는데 이는 고무 및 플라스틱계의 산화방지제로 널리 쓰이는 물질로 표준시료에 일부 산화방지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11
또한 플라스틱에서 발생하는 VOCs에 대한 국내연구로 플라스틱 소각시 발생되는 VOCs에 대한 정성정량 분석 결과, PVC는 1-heptene, 1-hexene 등의 알켄류와 n-heptane, hexane 등의 알칸류, benzene, toluene 등의 방향족 화합물의 검출이 보고되었다. 또한 PE와 PP는 2-butene, 1-pentene 등의 알켄류, hexane, methyl cyclopentane 등의 알칸류, benzene, ethyl benzene 등의 방향족 화합물이 보고되었으며, PS는 다수의 알켄류와 높은 농도의 benzene이 특징적으로 검출된다고 보고되었다.12 이는 플라스틱을 600 oC로 소각하여 teadler bag 으로 VOCs를 채집하여 분석한 것으로 극미량 플라스 틱 시료에 대한 VOCs분석의 한계가 있다.
이에 0.1 mg 이하의 극미량 플라스틱 시료에 대한 성분분석을 위해 Py-GC/MS를 이용 범용고분자 5종에 대한 정성분석 결과, PVC는 3-octene, 4-methyl- 3-heptene 등의 지방족 알켄류 화합물과 phthalic anhydride, diethylhexyl phthalate (DEHP) 등이 검출되 었다. Phthalic anhydride는 DEHP의 열분해시(600 ℃) 얻어지는 화합물이며 DEHP는 가소제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다.13 PE 역시 지방족 알켄류 화합물(1-hexene, 5- decene 등)과 가소제인 diisobutyl phthalate (DIBP)가 검출 되었는데 일반적으로 PE는 탄소간 결합에너지의 불규칙성으로 인하여 열분해시 불규칙 분해반응(random decomposition)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n-alkane과 nalkene이 생성되며 이 때 alkane보다 alkene이 훨씬 많이 생성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14 PP는 지방족 알켄류 화합물(2-butene, 1-hexene 등)과 더불어 산화된 화합물 (2-hexadecanol)이 확인되었으며 특히 PP의 열분해생성 물로 알려진 2,4-dimethyl-1-heptene이 검출되었다.15 PS 는 방향족 화합물(styrene)이 검출되었고, PU는 폴리우 레탄의 주요 재료로써 hard segment를 만드는 방향 족 이소시아네이트 계 화합물인 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 (MDI)를 확인하였다.
5. 결 론
플라스틱별 발생되는 특징적인 화합물을 비교하면, PVC는 주로 방향족 화합물과 알칸류, 알켄류 화합물이 분석되었으며, PE와 PP는 같은 폴리올레핀 계열로 알칸류, 알켄류 화합물이 주요 화합물이 검출되었다. 이는 각 플라스틱 재질을 이루는 물질에 기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PS는 styrene, benzaldehyde 등의 스티렌계 고분자의 특징적인 화합물이 검출되었고, PU는 diethylene glycol, adipic acid, adipic ketone, 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 (MDI) 등의 폴리에스테르 계열 폴리우레탄의 특징적인 화합물이 분석되었 다. 이를 통해 검출된 화합물의 특징적 차이에 따른 플라스틱 재질의 동정이 가능함이 확인되었다.
플라스틱 작품 보존을 위한 국내 연구가 거의 전무한 실정에서 본 연구를 통하여 PS와 PU 고분자에 대해서 SPME 분석법을 이용한 비파괴적인 동정기술을 연구하였으며, pyrolysis 분석법을 이용하여 극미량의 시료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어 향후 플라스틱 작품의 보존 처리에 앞서 재질 미상인 플라스틱의 동정 방법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ferences
‘A Study of the Modern Sculpture Expression Material and Sculpture Technique’ Master's thesis(2005) Kunsan, Korea: Kunsan National University S. Kim, ‘A Study of the Modern Sculpture Expression Material and Sculpture Technique’ Master's thesis, Kunsan National University, Kunsan, Korea, 2005. , KimS.
‘Pyrolysis-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 of polymeric materials’ ( ) (2012) Germany: Advanced Gas Chromatography- Progress in Agricultural, Biomedical and Industrial Applications P. Kusch, ‘Pyrolysis-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 of polymeric materials’, Advanced Gas Chromatography- Progress in Agricultural, Biomedical and Industrial Applications, Germany,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