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범죄현장에 남겨진 범인의 흔적은 사건의 수사와 범인의 검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과학수사요원들은 범죄현장에서 지문, 혈흔, 타액반, 정액반 등의 생물학적 증거물과 미세증거물을 수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문은 지난 한 세기 동안 가장 확실한 개인식별 방법으로 자리잡아왔지만, DNA 의 양이 적어 유전자감식은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어왔다. 그러나 최근 유전자감식 기술의 발전으로 지 문에서도 성공적으로 DNA 프로필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사건현장에서 지문을 탐색하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는 단파자외선이 DNA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 사용된 루비스는 별도의 시약 처리없이 넓은 공간의 사건현장에서 지문을 찾는데 매우 유용한 장비이다.1-2 유전자 감식을 위해서는 항상 비교 대상자가 있어야 하지만 지문은 검출과 동시에 신원을 확인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최근 유전자감식 기술의 발전으로 지문을 포함한 미량 DNA 시료에서도 유전자 감식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지문을 찾기 위해 단파자외 선을 사용한다면 DNA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3 자외선은 사람의 눈으로 인식할 수 없는 비가시광선 영역인 10~400 nm에 해당되는 빛으로서 UV-A (315~400 nm), UV-B (280~315 nm), UV-C (100~280 nm)로 구분하며, 파장이 짧을수록 DNA에 심각하고 장기적인 손상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4-6 특 히 사건 현장에서 사용하는 루비스는 일반적으로 254 nm의 파장을 갖는 단파자외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DNA의 손상은 더욱 클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7 본 연구에서는 일선 과학수사요원들이 사건 현장에서 잠재 지문을 찾기 위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세 종류의 단파자외선과 고출력의 장파자외선(350 nm)을 사용해 자외선 조사 거리와 조사 시간에 따른 DNA 양의 변화를 비교 분석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실험 장비 제작

단파자외선 조사를 위해 Fig. 1과 같은 암상자(Dark box)를 제작하였다. 암상자의 전체 크기는 80 cm × 30 cm × 30 cm (가로 × 세로 × 높이)이며, 안쪽에 조 사 거리를 조절할 수 있도록 고안하였다. 앞쪽 덮개 부분에는 시료를 묻힌 거름종이가 중앙에 위치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외부의 빛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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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Dark box for experi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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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단파 및 장파 자외선 광원

사건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세 종류의 단파자외선 장비와 한 종류의 장파자외선 장비를 이 용하여 실험을 진행하였으며, 사용된 광원은 아래 Table 1과 같았다. 현재 국내 경찰에 보급되어 있는 국산 루비스는 ‘경찰 루비스’, 미국 SIRCHIE 사의 The Black Talon Stabilizer는 ‘서치 미니라이트’, UVP600ST UV Panther AC/DC Shortwave Light는 ‘서치 루비스’, 호주 ROFIN사의 Polilight는 ‘폴리라이트’로 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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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1
UV and RUVIS equipments used in this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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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혈액 시료 준비

실험에 사용된 시료는 혈흔으로서 20대 후반 남성으로부터 제공받은 혈액을 사용하여 준비하였다. 먼저 혈액을 1/50로 희석하여 거름종이에 10 μL씩 떨어뜨린 후 상온에서 자연 건조하였다. 혈흔이 부착된 거름 종이를 암상자의 덮개 부분에 고정시키고 자외선을 조사하였다. 정제된 DNA의 정량 분석은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거리별, 시간별로 각 3 개씩의 혈흔 시료를 준비하여 사용하였다.

2.4. 자외선 조사 시간과 조사 거리에따른 DNA의 손상

단파자외선에 의한 DNA 손상 정도를 조사 시간별, 조사 거리별로 알아보기 위해 직접 제작한 암상자를 이용하였다. 자외선의 조사 거리는 10 cm, 30 cm, 50cm로 하였고, 각 거리에서 0초, 10초, 30초, 60초의 시간동안 조사한 후 DNA의 농도를 측정하여 손상 정도를 비교하였다.

2.5. DNA 정제, 정량 분석 및 STR 분석

자외선을 조사한 혈흔으로부터 DNA를 정제하기위해 QIACUBE (QIAGEN, Hilden, Germany) 장비를 사용하였다. 정제된 DNA는 QuantifilerTM Human DNA Quantification kit (Applied Biosystem, Foster City, CA, USA)와 Real-time PCR system (9700, Applied Biosystem, Foster City, CA, USA), 7500 System SDS software (v1.2.3, Applied Biosystem, Foster City, CA, USA)를 사용하여 정량하였다. STR (Short Tandem Repeat) 분석을 위해 AmpFlSTR Identifier kit (Applied Biosystem, Foster City, CA, USA)를 사용하였으며, 증폭 산물은 3100 Genetic Analyzer (Applied Biosystem, Foster City, CA, USA)에서 전기영동을 수행한 후 GeneMapper-ID Software를 통해 최종 DNA 프로필을 얻었다.

3. 결과 및 고찰

3.1. 단파자외선에 의한 DNA 손상

루비스의 장점은 넓은 공간에서 별도의 시약 처리없이 잠재 지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지문 을 확실히 식별할 수 있는 거리가 광원과 루비스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 사용된 세 종류의 단파자외선 광원별로 지문 식별이 가능한 최소 거리를 측정해보았다. 단파자외선을 사용하는 세 종류의 광원 중에서 서치 미니라이트와 서치 루비스는 1.5 m 정도에서부터 지문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경찰 루비스의 경우에는 10 cm까지 접근하여도 지문의 식별이 쉽지 않았다.

첫 번째로 경찰 루비스가 DNA에 미치는 영향을 실 험하였는데, 광원 조사 시간이 길수록, 그리고 조사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 많은 DNA가 손상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Fig. 2A, Table 2). 경찰 루비스는 지문 식 별 가능 거리가 10 cm 이내로 매우 짧았고 10초의 짧 은 조사 시간만으로도 40%이상의 DNA가 손상되었다. 두 번째로 서치 미니라이트의 경우에는 경찰 루비스보다 다소 높은 DNA 손상률을 보여주었는데, 10 cm 의 거리에서 60초 동안 조사한 경우 DNA의 양이 74%나 감소하였다(Fig. 2B, Table 2). 마지막으로 서치 루비스의 경우에는 10 cm 거리에서 10초 동안 조 사했을 때 약 50% 정도의 DNA가 감소되었다(Fig. 2C, Table 2). 본 연구에 사용한 세 종류의 단파자외선 광원은 모두 DNA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유전자감식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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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DNA concentration of biological samples after RUVIS treatment (A: Police RUVIS, B: SIRCHIE mini light, C: SIRCHIE RUVIS, D: Poli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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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2
The degree of DNA damage(%) according to UV trea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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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장파자외선 광원에 의한 DNA 손상

가변광원장비인 폴리라이트를 이용하여 장파자외선이 DNA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350 nm의 장 파자외선은 단파자외선에 비해 DNA 손상률이 낮았으며, 조사 시간 및 조사 거리와 DNA 손상률의 관련성도 낮았다(Fig. 2D, Table 2). 장파자외선도 DNA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8 폴리라이트의 경우에는 출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DNA도 손상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3.3. STR 분석

앞선 실험에서 단파자외선 및 장파자외선이 DNA에 미치는 영향을 DNA의 정량분석을 통해 확인해보 았다. 그 결과 자외선의 조사 시간이 길수록, 그리고 조사 거리가 가까울수록 DNA의 농도가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가 실제 유전자 감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정제된 DNA의 STR 분석을 수행하 였다. 먼저 각 처리군에서 자외선 조사 시간이 가장 긴 60초 시료를 선정해 STR 분석을 수행하였는데, 모든 처리군에서 모든 좌위(Locus)의 디엔에이형 값을 확인할 수 있었다(Data not shown). 다음으로 단파 및 장파 자외선에 의한 DNA의 손상이 STR 분석에 미치앞선 실험에서 단파자외선 및 장파자외선이 DNA 에 미치는 영향을 DNA의 정량분석을 통해 확인해보 았다. 그 결과 자외선의 조사 시간이 길수록, 그리고 조사 거리가 가까울수록 DNA의 농도가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가 실제 유전자 감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알아보기 위해 정제된 DNA의 STR 분석을 수행하 였다. 먼저 각 처리군에서 자외선 조사 시간이 가장 긴 60초 시료를 선정해 STR 분석을 수행하였는데, 모 든 처리군에서 모든 좌위(Locus)의 디엔에이형 값을 확인할 수 있었다(Data not shown). 다음으로 단파 및 장파 자외선에 의한 DNA의 손상이 STR 분석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STR 증폭산물을 마커별로 피크의 높이(RFU, relative fluorescence unit)를 비교하였다. Homozygote로 하나의 피크를 나타낸 D2S1338 마커에서 피크의 RFU 값을 LIZ의 피크 높이로 보정해 비교한 결과, DNA 정량분석 결과와 유사한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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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STR analysis res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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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사건현장에서 지문 탐색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경찰 루비스, 서치 미니라이트, 서치 루 비스 및 폴리라이트가 DNA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국내에서 제작된 경찰 루비스는 10 cm의 거리에서 10초의 조사만으로도 40%이상의 DNA가 손상됨을 확인할 수 있었고, 10 cm의 짧은 거리에서조차 지문의 위치를 명확히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효용성에 의문을 갖게되었다. 서치 미니라이트와 서치 루비스 역시 경찰 루비스와 유사한 DNA 손 상 정도를 보여주었으며, 특히 10 cm 거리에서 60초동안 처리한 경우에는 DNA의 70% 이상이 손상되었 다. 따라서 지문의 탐색을 위해 단파자외선을 이용하는 루비스 장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문 확인 최대 거리인 1 m 전후에서 조사하는 것이 DNA의 손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판단되었다. 자외선 조사 시간도 DNA 손상의 중요한 요인이 되므로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지문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장파자외선 장비인 폴리라이트는 DNA 손상 정도가 단파자외선에 비해 낮았지만, 단파자외선과 마찬가지로 조사 거리가 가까울수록, 조사 시간이 길수록 많은 DNA 손상을 볼 수 있었다. 사건현장에서 지문도 찾고 유전자감식을 통해 DNA 프로필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자외선 장비를 선택하고, 최대한 먼 거리에서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지문을 확인해야할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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