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면역체계는 화학물질, 중금속 및 생물학적 인자의 노출과 습관성 약물복용 등으로 인하여 영향을 받는다.
특히, 사람과 동물실험에서 중금속이 면역독성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보고가 있으며, 이중 일부는 자가면역성(autoimmunity)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1-3
대부분의 중금속은 자연계에 널리 존재하며, 망간(manganese, Mn), 철(iron, Fe), 구리(copper, Cu), 아연(zinc, Zn) 등과 같이 인체에 필수원소(essential elements)도 있는 반면, 납(lead, Pb), 카드뮴(cadmium, Cd),수은(mercury, Hg) 등과 같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금속들도 있다.
Mn (CAS 번호, 7439-96-5)은 합금, 유리, 화학물질 제조 등에 널리 사용되는 물질이며4 인체의 필수원소로 뇌물질대사(brain metabolism)에 절대적으로 필요 하지만 과량이 체내 흡수되면 신경독성을 유발한다.5 Yuan 등1은 망간에 노출되는 근로자와 노출되지 않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세포성면역(cellular immunity) 기능을 비교한 결과에서 두 군간 면역기능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으나 감정과 신경행동학적인 변화에 Mn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Mn에 의한 신경행동학적 변화와 신경독성은 신경세포염증과 신경퇴화(neurodegeneration)에 의하여 일어나는데, 이러한 결과는 산화성 스트레스(oxidative stress)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6
납(CAS 번호, 7439-92-1) 또한 산업체에서 널리 사용되는 중금속으로 밀도(11.34 g/cm3)가 높고 연성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합금, 땜납, 용접봉, 축전지 전극 제조 등에 이용되고 있다.7 납에 장기간 노출되어 과량의 납이 체내에 축척되면 신경계, 조혈기계, 위장, 신장 및 생식기계 등 신체 전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그러한 건강영향 평가는 주로 혈액의 납 농도를 근거로 이루어지고 있다.8-10
건강평가에서 혈액 중 납 농도를 근거로 하는 이유는 혈액 중 납 농도와 인체 독성 증상들이 좋은 상관 관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11 Mishra 등은12 혈액의 납 농도와 cytokines의 관련성을 보기 위한 연구에서 혈액의 납 농도 증가는 interferon-γ의 생성을 증가시키고 체액성면역기능의 저하와도 관련이 있음을 보고하였다.13 Fang 등은14 납의 노출이 흉선세포(thymocyte), 비장(spleen) 및 림프절 등에서 세포성면역 기능이 저하됨을 보고한 반면, Yuan 등은1 용접 근로자(혈액 중 납의 평균 농도=4.84 μg/dL, 범위=1.62-7.53 μg/dL)와 대조군 대상자(혈액 중 납의 평균 농도=1.92 μg/dL, 범위=0.81-2.54 μg/dL)에서 세포성면역기능의 차이가 없음을 보고하였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중금속과 면역기능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에서는 연구자간에 상이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상자의 특성, 노출기간 및 노출농도, 체내 항상성조절인자, 실험대상 물질(세포, 조직, 혈액 및 소변 등) 등의 차이에 의한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중금속에 노출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동물실험과 같이 정해진 환경에서 연구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자들을 배제한 상태의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연구자간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중금속 농도와 면역기능에 대한 관련성과 영향인자를 파악하고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야 직업적인 노출 근로자와 환경오염으로 인한 일반인의 건강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뿐만 아니라 직업적으로 중금속에 노출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여 연구를 진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따르기 때문에 연구의 진행이 미흡한 상태이다.
이에 본 연구는 직업적으로 저농도의 Mn과 Pb에 노출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혈액 중 Mn과 Pb의 농도를 분석하여 세포성과 체액성면역 기능이 Mn과 Pb의 농도에 의존적인 관련성을 보이는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2. 연구내용 및 방법
2.1. 시약 및 재료
혈액 중금속 분석에 사용될 Mn (≥99.9% trace metals basis)과 Pb (≥99.95% trace metals basis)의 표준용액, Triton X-100, (NH4)2HPO4, HNO3 및 실험에 사용될 기타의 일반 시약은 Sigma-Aldrich 사(St. Louis, MO, USA)로부터 analytical grade (purity≥99.9%)를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모든 초자기구는 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20% 질산에 4 시간 이상 담가두었다가 꺼내서 탈이온수로 여러 번 씻어 낸 다음, 실험에 사용하였다.
2.2. 연구대상자
본 연구는 특정한 질병이 없고 습관성 약물복용을 하지 않는 제조업 사업장의 남성 근로자 42명을 대상자로 하여 3 개의 실험군으로 구분하였다.
실험군 I은 중금속과 기타의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지 않는 사무직 근로자 13명, 실험군 II는 제조업 현장 근로자 21명, 실험군 III는 제조업에서 주로 용접을 수행하는 작업자 8명이었다. 이 연구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생명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승인을 받은 후, 연구책임자가 대상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여 근로자들에게 연구목적, 방법, 결과활용 및 개인 정보보호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한 다음, 연구 참여를 희망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동의서를 받고 진행하였다.
2.3. 연구 대상자의 채혈 및 혈액 중 Mn과 Pb 농도 분석
혈액 중 Mn과 Pb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대상 근로자의 혈액 채취는 오전 08:30-10:00 사이에 이루어졌으며 채혈은 10 mL 일회용 주사기로 정맥혈에서 실시하여 EDTA 처리된 혈액용기에 넣고 밀봉한 다음, 냉장상태로 실험실로 운반하였다. 대상자의 혈액 중 Mn과 Pb 농도는 표준화된 분석방법에15 따라 Perkin Elmer 사 (St. Waltham, MA, USA)의 모델 AAnalyst 800 원자흡광분석기(atomic absorption spectrometer, AAS)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2.3.1. 혈액 중 Mn 분석
Mn 표준용액을 탈이온수로 단계적으로 희석하여 Mn의 농도가 1, 3, 5, 7 μg/dL가 되도록 표준용액을 만들었다. 0.1% Triton X-100 용액 1.8 mL에 농도별 Mn의 표준용액 각각 0.1 mL, 정상인 전혈 0.1 mL를 가하여 잘 섞어 준 다음, 표준물첨가법에 의한 검량선 작성용 시료를 조제하였다. 연구대상 근로자의 혈액 중 Mn을 분석하기 위한 시료는 0.1% Triton X-100 용액 1.8 mL에 탈이온수 0.1 mL, 대상자의 전혈시료 0.1 mL를 가하여 잘 섞어 준 다음, 자동시료주입기를 이용하여 15 μL를 취하여 AAS를 이용하여 Table 1의 조건으로 분석하였다.
2.3.2. 혈액 중 Pb 분석
Pb 표준용액을 탈이온수로 단계적으로 희석하여 Pb 10, 30, 50, 70 μg/dL가 되도록 표준용액을 만들었다. 0.2% Triton X-100/.2% (NH4)2HPO4 용액 1.8 mL에 농도별 Pb 표준용액 각각 0.1 mL, 정상인 전혈 0.1 mL를 가하여 잘 섞어 표준물첨가법에 의한 검량선 작성용 시료로 조제하였다. 연구대상 근로자의 혈액 중 Pb를 분석하기 위한 시료는 0.2% Triton X-100/0.2% (NH4)2HPO4 용액 1.8 mL에 탈이온수 0.1 mL, 대상자의 전혈시료 0.1 mL를 가하여 잘 섞어 준 다음, 자동시료주입기로 15 μL를 취하여 AAS를 이용하여 Table 1의 조건으로 분석하였다.
2.4. 세포성면역 및 체액성면역 측정
연구대상자의 면역기능은 세포성과 체액성면역으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세포성면역 측정은 연구대상자의 전혈 100 μL를 mouse IgG1-FITC/mouse IgG1-PE (negative control), anti-T4(CD4-FITC)/anti-T8(CD8-PE), anti-T3(CD3-FITC)/anti-3G8 (CD16+CD56-PE) 등 단일세포성면역항체와 15 분 동안 어두운 곳에서 incubation를 시켰다. 시료에 탈이온수로 10배로 희석시킨 1xFACS 용액(Becton Dikinson, USA) 2 mL 넣고 천천히 혼합한 후, 어두운 곳에서 10분간 incubation시키고 원심분리(1,000 rpm, 5분 동안)하여 얻은 침전물을 2 mL phosphate buffered saline (PBS)으로 resuspension하여 Flow cytometry (XL Coulter Epics, Coulter Co, Florida,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Fig. 1).16 체액성면역 측정은 연구 대상자에서 채취한 혈액을 원심분리(2,500 rpm, 15분)하여 혈청을 분리한 다음, 혈청과 immunoglobulins (IgA, IgG 및 IgM)에 대한 특이 단일세포성면역항체와 면역반응을 실시한 후, Behring Nephelometer Analyzer II (DADE Behring Co, USA)를 이용하여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방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연구 대상자의 특성 및 혈액 중 Mn Pb 농도
연구 대상자의 특성, 혈중 Mn과 Pb의 농도는 Table 2과 Table 3에 제시하였다.
실험군별 대상자의 특성을 보면, 대상자 전부 남성 근로자로서 group I 대상자의 평균연령은 43.15±5.52세였고, group II는 42.29±7.46세 그리고 group III는 46.50±6.74세로 실험군별 유의한 연령 차이는 없었다(Table 2). 실험군별 혈액 중 Mn과 Pb의 농도를 비교한 결과, group I 대상자의 Mn과 Pb 농도는 각각 0.87±0.12과 3.07±1.94 μg/dL이었다. Group II 대상자의 Mn과 Pb 농도는 1.21±0.16과 4.33±2.37 μg/dL이었고 group III 대상자는 각각 1.84±0.27과 6.99±5.07 μg/dL로 실험군간에 Mn(F 값=75.456, p<0.01)과 Pb(F 값=4.450, p<0.05) 농도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able 3). 직업적으로 Mn과 Pb를 포함한 중금속에 노출되지 않는 정상인의 혈액 중 Mn과 Pb의 농도는 각각 0.57-2.33 μg/dL와 4-22 μg/dL로 알려져 있는데(양등, 1997), 이번 연구결과 실험군별 Mn과 Pb의 농도는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 정상인의 농도범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근로자에 대한 건강관련 면담조사결과 건강장해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대상자는 없었으며, 그러한 이유는 Mn과 Pb의 농도가 정상인의 혈액 농도 범위에 속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3.2. T lymphocytes subpopulation과 Immunogloblins 농도 비교
Lymphocytes subpopulation과 immunogloblins의 농도는 Table 4에 나타내었다.
CD4+CD45RA+(naive)와 CD4+CD45RO+(memory)의 농도는 Group I에서 각각 373.8±101.1와 626.2±194.2 per mm3 whole blood이었으며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으나 Group II는 Group I보다, Group III는 Group II보다 낮은 농도로 측정되었다. Group I, II와 III에서 lymphocytes subpopulation 농도를 비교한 결과, CD4+ (990.7±228.6 vs 844.7±220.6 vs 313.8±163.5 per mm3 whole blood), CD8+ (582.8±137.7 vs 477.7±130.4 vs 487.3±113.0 per mm3 whole blood), CD3+ (1,387.6±268.2 vs 1,176.9±243.5 vs 1,131.3±210.5 per mm3 whole blood) 및 natural killer (NK) cell (392.6±180.9 vs 462.8±215.2 vs 291.1±94.7 per mm3 whole blood) 등도 CD4+CD45RO+와 CD4+CD45RA+의 농도와 같은 양상의 변화를 보였다. 그러나 apoptosis와 관련이 있는 CD19+의 농도는 Group I에서 356.1±175.0 per mm3 whole blood로 Group II (227.4±102.7 per mm3 whole blood)와 III (199.5±91.3 per mm3 whole blood)보다 유의하게 높았다(p<0.05). Total lymphocytes의 농도도 실험군별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2,232.5±345.1 vs 1,946.1±337.0 vs 1,669.8±251.9 per mm3 whole blood, p<0.05). 실험군별 Mn과 Pb 농도 차이에 따른 immunoglobulins 농도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성은 보이지 않았으나 Mn과 Pb의 농도가 증가되면 세포성면역기능이 감소된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 생각된다.
3.3. 혈액의 Mn과 Pb 농도와 T Lymphocyte subpopulations의 관련성
T lymphocytes subpopulation, Mn과 Pb 농도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Table 5에 나타내었다. Lymphocytes subpopulation의 농도와 중금속(Mn과 Pb)의 농도는 서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Mn 농도는 lymphocytes subpopulation 중 CD4+CD45RA+(r = -0.306, p<0.05), CD4+(r = -0.323, p<0.05), CD8+(r = -0.358, p<0.05), CD3+(r = -0.447, p<0.01), CD19+(r = -0.309, p<0.05), total lymphocytes (r = -0.550, p<0.01)와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Pb 농도는 단지 total lymphocytes와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r = -0.318, p<0.05).
이번 연구에서는 immunoglobulins은 Mn과 Pb의 농도와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4. 결 론
제조업 사업장 근로자들은 제품 생산과정에서 중금속, 화학물질 등 많은 유해물질에 노출되고 있으며 그로 인하여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 연구는 저농도의 Mn과 Pb 노출이 면역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제조업 사업장의 남성 근로자를 선정하여 혈액 중 Mn과 Pb 농도를 분석한 다음, 면역기능과의 관련성을 파악하였다. 대상자의 혈액 중 Mn과 Pb의 농도는 실험군별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우리나라 정상인의 혈액 중 Mn과 Pb 농도인 0.57-2.33 μg/dL와 4-22 μg/dL 범위 내로 측정되었다. 비록, 이번 연구 대상자의 혈액 중 Mn과 Pb의 농도가 우리나라 정상인의 범위에 속하는 농도였지만 이들 중금속의 농도증가에 따라 CD19+와 total lymphocytes의 농도가 감소되었다. 또한, 혈액 중 Mn과 pb의 농도는 T lymphocytes subpopulation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임에 따라 낮은 농도의 Mn과 Pb의 직업적인 노출이 세포성면역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