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당귀는 산형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서, 뿌리를 말린 것이 생약재로 사용되며, 주로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약용을 목적으로 재배되고 있다.1 당귀는 그 산지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되는 참당귀(Angelica gigas Nakai), 일본에서 생산되는 일당귀(Angelica acutiloba Kitagaw), 그리고 중국에서 생산되는 중국당귀(Angelica sinensis Diels)로 구분되나, 그 성분과 약리적 효과는 상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당귀는 약성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성이 없어 부작용이 없는 생약재로 인식되어 한방에서 생약제로 널리 사용되었으며, 면역 증강 작용, 항산화 작용, 항암 작용, 간기능 보호 작용, 혈액순환 개선 작용, 소염 및 진통 작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귀의 대표적인 화학성분으로서는 decursin, decursinol angelate, nodakentin, nodakenin, umbelliferon, β-sitosterol, α-pinene, limonene 등이 알려져 있다.2,3
흔히 만성 퇴행성 관절염으로 불리는 골관절염(osteoarthritis)은 뼈의 관절면을 감싸고 있는 관절 연골을 구성하는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의 마모로 인하여 연골 밑의 뼈가 노출되고, 관절 주변의 활액막에 염증이 생겨서 통증과 변형이 발생되는 질환이다.4 골관절염은 60세 이상 노인에서 약 80%, 75세 이상의 노인에서는 약 95% 이상이 이환되어 있을 정도로 가장 흔한 골관절계 질환의 하나이다. 골관절염이 진행되면 연골을 구성하는 proteoglycan (PG), chondroitin sulfate 및 glycosaminoglycan (GAG) 등의 함량이 감소되어 관절연골의 연화를 초래하여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야기한다.5,6 따라서 PG 및 GAG는 골관절염 치료제 연구를 위한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활용되고 있다.
골관절염 연구를 위한 실험적 동물모델로는 토끼나 개의 슬십자인대 또는 슬관절 반월판을 외과적으로 손상시키거나, 슬관절강 내로 colllagenase 또는 papain을 투여하여 골관절염을 유발하는 방법이 주로 이용되었다. 하지만 개나 토끼의 경우 크기가 크기 때문에 시험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아, 최근에는 흰쥐의 슬관절강내로 monosodium iodoacetate(MIA)를 투여함으로써 골관절염을 유발한 동물모델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7-9
본 연구에서는 MIA로 골관절염이 유도된 흰쥐 모델에서 참당귀 추출 분말 투여에 따른 관절연골의 PG 함유량 및 관절연골 활액내 GAG 함유량의 변화를 확인함으로써, 참당귀 추출분말이 골관절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2. 실험재료 및 방법
2.1. 실험동물
6주령의 수컷 Sprague-Dawley계 흰쥐(오리엔트바이오, 한국) 30마리를 구입하여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동물사육실 내에서 온도 23±2℃, 습도 55±5%, 12시간 주기의 명암 조건에서 1주간 적응시킨 후, 실험에 사용하였다. 실험기간 동안 실험동물용 멸균된 사료(삼양유지사료(주), 한국)와 멸균된 음용수를 제공하였으며, 이를 자유로이 먹도록 하였다.
실험군은 실험당일 1군당 10마리씩을 무작위로 군을 나누어 실험에 사용하였다.
2.2. 실험재료
시험물질로 사용된 참당귀 추출분말은 약전 당귀를 가지고 추출용매로서 5배의 에탄올을 사용하여 40~50℃에서 4시간 이상 추출한 다음, 1 μm 필터로 여과한 여액을 10%가 될 때까지 가온 농축한 다음, 결정 셀룰로오스를 서서히 가하면서 계속 농축하여 완전히 건조시킨 후 분말화한 것을 사용하였다. 분말은 증류수에 혼화, 희석한 후(10 mg/mL), 흰쥐에 1 mL씩 경구투여 하였다. 골관절염 유발에 사용된 monosodium iodoacetate (MIA)는 Sigma Chemical Co. (USA)에서, 동물마취제인 Zoletil과 Rompun은 바이엘코리아(한국)에서 구입하였다. Glycosaminoglycan (GAG) 함량 측정에 사용된 sulfated Glycosaminoglycan Assay kit는 Bilcolor Ltd. (Northern Ireland)에서 구입하였고, Proteoglycan (PG) 함량 측정을 위한 Safranin-O는 Merck Co. (Germany)에서 구입하였다.
2.3. 실험군의 분류
사육실에서 1주간 적응을 거친 실험동물의 체중을 측정하여 각 군당 10마리씩 3개군(정상군, 대조군 및 처치군)으로 고르게 배정하였다.
정상군은 양쪽 슬관절강 내에 각각 주사용 생리식염수 0.1 mL을 주사하고, 증류수 1 mL을 3주간 1일 1회씩 경구 투여하였다. 대조군은 양쪽 슬관절강 내에 MIA 용액 0.1 mL을 주사하여 골관절염을 유발시키면서 증류수 1 mL을 3주간 1일 1회씩 경구 투여하였다. 처치군은 양쪽 슬관절강 내에 MIA 용액 0.1mL을 주사하여 골관절염을 유발시키면서 참당귀 추출분말을 50 mg/kg 농도로 희석한 시험물질 1 mL을 3주간 1일 1회씩 경구 투여하였다.
실험동물 체중의 측정은 실험개시일, 4, 8, 12, 16, 20일에 모든 개체의 체중을 측정하였다.
2.4. MIA에 의한 골관절염 유발
Zoletile과 Rumpun이 2:1 비율로 희석된 마취제를 흰쥐에 투여하여 마취시킨 후, 양쪽 무릎 주변을 깨끗이 제모하고 1 mL 주사기를 이용하여 양쪽 슬관절강내에 생리식염수로 희석된 MIA (30 mg/mL) 0.1 mL을 주사하였다.
2.5. 표본의 처리
실험 종료일에 모든 개체를 ether로 가볍게 마취시켜 좌측 대퇴골 및 경골을 척출하였다. 적출된 슬관절강 내에 생리식염수 0.5 mL을 주사하여 세정하고, 세정된 활액을 250 μL 이상 채취하여 검사 전까지 −80℃에서 냉동보관하였다. 우측 슬관절은 적출 즉시 10% 중성 포르말린 용액에 24시간 고정하였고 10% formic acid로 24시간 간격으로 72시간 동안 용액을 교환하면서 탈회를 실시하였다. 파라핀 블록의 제작은 자동 포매장치(Tissue-Tex 4701, Sakura Co., Japan)를 사용하였다. 제작된 블록은 회전식 미세박절기(Rotary Microtome 2040, Sakura Co., Japan)를 사용하여 조직을 수직방향으로 5 μm 두께로 연속 절편하여, 부유온수조와 신전기 과정을 거쳐 슬라이드에 부착시켰다. 제작된 조직 슬라이드는 관절연골의 PG 변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기질인 당단백의 sulfur기와 반응하는 원리를 이용한 Safranin-O 염색하여 관찰하였다. 박절한 조직 절편은 탈파라핀과 함수처리과정을 거친 후 Weigert's iron hematoxylin (Sigma, St. Louis, USA)용액에 약 10분간 염색한 후, 세척하고 이어서 0.02% fast green (FCF) (Sigma, St. Louis, USA)용액으로 5분간 염색하였다. 이어서 0.1% acetic acid, 0.1% Safranin-O (Sigma, St. Louis, USA) 용액으로 염색한 후, 세척하여 관찰하였다.
2.6. 활액내 GAG 함량 측정
GAG 함량은 Sulfated Glycosaminoglycan Assay kit를 이용하여 DMMB (1,9-dimethylmethylene blue) assay로 측정하였다. 간단히 설명하면, 첨가하여 30분간 반응시킨 후, 12,000 rpm에서 10분간 원심분리하였다. 이 후 반응하지 않은 dye가 포함된 상등액을 제거하고 GAG-dye complex를 얻은 다음, dissociation 용액 0.5 mL를 첨가하여 용해시킨 후, 12,000 rpm에서 5분간 원심분리하여 시료를 획득하였다. 각 시료의 상등액 200 μL를 96 웰 플레이트에 넣고 ELISA reader를 이용하여 656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각 시료의 GAG 함량은 표준물질로 사용된 bovine chondroitin sulfate의 표준검량선 으로부터 계산하였다.
2.7. 활액내 TNF-a 함량 측정
활액내 TNF-a의 함량은 Rat TNF-a ELISA kit(Invitrogen, Camarillo, USA)를 사용하였다. 얻은 활액을 incubation buffer와 1:2의 비율로 희석한 후, 100 μL를 well-plate에 가하고 상온에서 2시간 반응한 후 상층액을 제거하였다. 4회 세척후 100 μL Biotin conjugate와 1시간 반응, 4회 세척후 100 μL Streptavidin-HRP를 가하고 30분 반응 후, 다시 4회 세척하고 tetramethylbenzidine(TMB) 용액에서 30분간 반응시켜 발색시키고 여기에 stop solution으로 반응을 정지시켰다. 반응액은 ELISA reader (Molecular Devices, Sunnyvale, USA)에서 45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계열희석한 0~750 pg/mL 농도 범위의 8개의 TNF-a 표준액(0, 11.7, 23.4, 46.9, 93.8, 187.5, 375, 750 pg/mL)의 450 nm에서의 흡광도 범위(0.05~3.29)에서 나온 검량선을 사용하여 활액 내 TNF-a의 함량을 측정하였다.
2.8. 관절연골의 PG 함량 측정
앞서 제작된 5 μm 두께의 조직절편 슬라이드를 Safranin-O 염색하였다. 염색된 조직절편을 칼라영상분석기(Media Cybernetics, Image-Proplus, USA)를 이용하여 모든 관절연골에서의 평균투과도를 측정하였다. 정상군에서 측정된 평균 투과도의 평균을 100%로 설정하고, 대조군 및 처치군의 투과도를 환산하여 PG함유율을 평가하였다.
3. 실험결과 및 고찰
3.1. 체중의 변화
수컷 Sprague-Dawley계 흰쥐의 대조군(control)군은 정상군(normal)군에 비하여 실험 12일째부터 실험 20일까지 체중의 증가 속도가 유의성있게 감소하였다. 처치(treated)군은 실험 8일째부터 실험 20일까지 대조군에 비하여 체중이 높았으며 실험 16일부터는 대조군에 비하여 체중이 유의성있게 증가하였다(Table 1).
Table1.
Normal: saline injected and treated with saline, Control: MIA injected and treated with distilled water, Treated: MIA injected and treated with Angelica gigas.
★: Statistically significant compared with normal group (*: p < 0.05)
#: Statistically significant compared with control group (#: p < 0.05)
3.2. 활액내 Glycosaminoglycan(GAG) 함량의 변화
MIA를 주사하고 3주째 채취된 흰쥐 슬관절 활액 내 GAG 함량은 정상군에 비해 대조군 및 처치군 모두에서 유의성 있게 증가되었다. 이는 MIA로 인해 골관절염이 유도됨에 따라 흰쥐 관절연골에 존재하는 GAG가 활액내로 빠져나가 생긴 현상으로 여겨진다.10,11 하지만 Fig. 1에 나타낸 바와 같이, 처치군의 GAG 함량은 대조군에 비해 유의성 있게 감소되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참당귀 추출분말이 관절연골 내 GAG 소실을 억제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3. 활액내 Tumor necrosis factor (TNF-a) 함량의 변화
슬관절에서 채취한 활액 내 TNF-a의 량은 MIA처리한 대조군이 정상군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Fig. 2). 반면, 참당귀 추출물 처리군은 대조군에 비하여 TNF-a 함량은 미약하게 감소하였다.
3.4. 관절연골의 PG 함유율
칼라영상분석기를 통해서 측정된 각 군의 Safranine-O 염색정도를 관절연골내 PG 함유율로 평가하였으며, MIA를 주사하고 3주째 적출된 흰쥐 관절연골 조직에서의 PG 함유율은 Fig. 3와 같다. PG 함유율은 정상군에 비해 대조군 및 처치군 모두 크게 감소되었으나, 처치군은 대조군에 비해 유의성 있게 덜 감소되었다. 이는 참당귀 추출분말이 관절연골 내 PG 파괴 또한 막아주는 것으로 풀이된다.10,12
3.5. 참당귀 추출물 조성 및 함량
참당귀의 지표 성분으로 사용되는 decursin 및 decursinol angelate은 HPLC 조건에서 각각 18.2분 및 19.7분에 용출하였다(Fig. 5). 표준품 함량을 기준으로하여 추출분말 시료중 참당귀의 주요 성분인 decursin 및 decursinol angelate의 총 함량은 전체 시료의 10.5±0.2%이었다.
4. 결 론
골관절염은 국소적인 관절에 점진적인 관절연골의 소실 및 그와 관련된 2차적인 변호와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관절연골의 손상은 여러 기계적인 자극, 염증으로 인한 효소반응 및 대사의 변화 등으로 시작되며, proteoglycan (PG) 함유량의 감소 및 glycosaminoglycan(GAG) chain의 길이가 감소함으로써 수분 보유 능력이 떨어져 추가적인 손상에 매우 약한 상태가 된다.10-12
골관절염이 진행되면 관절연골 내에 존재하는 PG와 GAG가 소실되어 관절연골의 탄력성 및 압축력과 같은 기계적 성질을 변화시키고, 이는 관절막과 관절액의 변화를 초래하여 윤활작용, 이화작용에 의한 대사물질 제거, 관절표면에 대한 영양 공급 장애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3-15 따라서 관절염으로 파괴되어 활액 내로 유입된 GAG 함량을 측정하면 관절연골 내 PG의 손상 정도와 관절염이 진행 정도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참당귀 추출분말이 골관절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 MIA로 골관절염을 유발한 흰쥐를 이용하여 참당귀 추출분말을 21일간 투여한 후, 슬관절의 활액 내 GAG의 함량 및 관절연골의 PG의 함유량 변화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흰쥐 슬관절의 활액 내 GAG 함량은 처치군이 대조군에 비해서 유의성 있게 감소되었고, 관절 연골의 PG 함유율은 처치군이 대조군에 비해서 유의성 있게 덜 감소되었다. 한편, MIA 자극으로 증가한 TNF-a는 미약하게 감소하였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참당귀 추출분말은 MIA로 골관절염이 유발된 흰쥐의 관절연골 내에서 TNF-a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하며, PG의 파괴를 저하시키고, GAG 소실을 감소시켜서 관절염의 진행과 그로 인한 손상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에 사용된 MIA로 유발된 골관절염은 그 과정이 수 주내로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16 실제 임상에서 발생하는 골관절염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작용기전 연구와 더불어 임상적인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