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자연에 존재하는 라듐은 은백색의 금속으로 223Ra, 224Ra, 226Ra, 228Ra의 동위원소가 존재한다.1 이 중 226Ra은 230Th의 딸핵종으로 반감기가 1,600년이며 알파붕괴시 222Rn을 방출한다. 미국 환경청(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US EPA)은 음용수 중 226Ra과 228Ra의 합이 5 pCi/L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전알파값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분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2 226Ra은 알파붕괴시 입자의 특성상 에너지가 크고 속도가 느려 피부를 투과하지 못하지만 섭취나 음용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면 지속적으로 위해를 줄 수 있다. EPA에서는 라듐 기준치를 초과하는 물을 수년간 음용시 발암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2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ganization, WHO)에서는 226Ra의 권고치(guidance level)를 1 Bq/L로 규정하고 있다.3
226Ra을 다른 물질과 공침 후 다양한 전처리 과정을 거쳐 기체비례계수기(gas proportional counter, GPC) 또는 액체섬광계수기(liquid scintillation counter, LSC)로 측정하는 방법은 실험시간이 많이 요구되고 시료의 손실이 높으며 실험자에 따른 결과값의 편차가 큰 단점이 있다.4-7 반면에 마리넬리비커(Marinelli beaker)나 고상추출디스크(solid phase extraction disk)를 이용하여 간단한 전처리 후 감마선분광분석기(gamma-ray spectrometer, GRS)로 측정하는 방법은 회수율이 높으며, 고순도 게르마늄(high purity germanium, HPGe) 검출기를 이용할 경우 핵종별 분석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226Ra을 측정하기 위해 마리넬리비커법을 연구한 사례가 있다.8 또한 환경으로부터 오는 방사성물질의 간섭(background activity)을 줄이기 위해 질소가스를 감마선분광분석기 챔버내에 주입하여 분석한 연구가 있었고,9 226Ra의 측정효율을 높이기 위해 마리넬리비커의 재질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하여 분석한 사례도 있었다.10 일반적으로 마리넬리비커의 용량은 500 mL~4 L로 사용되고 있으며, 감마선분광분석기 챔버의 크기가 한정돼 있고, 저준위 시료의 경우 다량의 시료를 측정하기 위해서 농축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상추출디스크법은 많은 양의 시료 측정이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농축과정 또는 장치가 필요한 마리넬리비커법에 비해 분석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고상추출디스크법은 산처리 된 시료를 일정한 유량으로 디스크에 여과시켜 226Ra을 추출한 후 226Ra의 직접 측정 또는 방사평형 된 딸핵종을 간접 측정하여 226Ra을 분석하는 방법으로써 전처리 과정이 간단하고 높은 회수율을 보이는 장점이 있다.11-12 또한 고상추출디스크법은 공침농축정제 등의 과정이 필요없고 마리넬리비커법과 EPA method 903.1과 같은 액체섬광계수법 등에 비해 시료량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뛰어난 검출한계를 얻을 수 있고 환경 중 저농도로 존재하는 226Ra을 측정시 유용한 실험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고상추출디스크를 이용한 226Ra 연구사례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고상추출디스크를 이용한 226Ra의 분석방법에 대해 연구하였다. 첫째, 매뉴얼과 문헌을 토대로 고상추출디스크를 이용한 226Ra 실험방법을 제시하였다. 둘째, 감마선분광분석기 챔버내에 질소가스 주입유무에 따른 blank 시료를 측정하여 환경 중의 간섭값 제거 및 검출한계를 평가하였다. 셋째,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NIST)기관의 226Ra 인증표준물질(standard reference material (SRM) 4966a (287.6 Bq/g)를 일정농도로 희석한 후 고상추출디스크법으로 분석하여 회수율을 평가하였다. 넷째, 마리넬리비커법 및 액체섬광계수법으로 측정한 회수율 값과 본 연구에서 적용한 고상추출디스크법의 회수율 값을 비교하였다. 마지막으로 7 개의 지하수 시료를 액체섬광계수법과 고상추출디스크법으로 분석하여 결과를 비교하고 적용성을 검토하였다.
2. 실험방법
감마선분광분석기를 이용한 226Ra 측정방법은 방출하는 에너지 준위에 따라 226Ra (186.21 Kev)을 직접 측정하는 방법과 밀폐된 환경에서 방사평형(반감기가 충분히 긴 모핵종의 방사성 붕괴에 의해 생성된 딸핵종의 농도가 모핵종의 농도와 같아지는 현상) 후 딸핵종인 214Bi (609.31 Kev)와 214Pb (295.21 Kev, 351.92 Kev)을 간접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직접측정 방법의 경우, 226Ra과 235U (185.71 Kev)이 방출하는 에너지 준위가 유사하여 상호간의 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지하수 중 226Ra의 배경농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7 낮은 농도의 235U값도 226Ra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8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26Ra의 딸핵종들을 측정하여 농도를 산출하는 간접방법을 사용하였다. 간접측정방법은 226Ra의 딸핵종들이 성장한 후 방사평형상태에서 측정되어야 하는데 226Ra의 딸핵종인 222Rn (214Bi, 214Pb의 모핵종)이 기체이기 때문에 라듐추출과정을 거친 고상추출디스크가 밀폐된 공간에 존재해야 딸핵종들이 방출되지 않고 평형상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폴리에스테르(polyester, PET) 재질의 필름을 사용하여 전처리가 끝난 디스크를 완전 밀봉한 후 아크릴을 양면에 부착 시키는 방법으로 222Rn 기체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였다(Fig. 1).
본 연구에서 사용한 고상추출디스크는 emporeTM radium rad disk (3 M corporation)로 산처리된 물 시료에서 226Ra을 선택적으로 추출할 수 있다(Fig. 1). 디스크의 직경은 47 mm이고 두께는 0.5 mm이며 90% 흡착제와 10% PTFE (poly tetra fluoro ethylene)고분자 매트릭스로 구성되어 있다. 밀봉된 고상추출디스크의 226Ra 분석에는 고순도 게르마늄 검출기(P-type)가 장착된 감마선분광분석기(Canberra GC 3018)를 사용하였다. 검출기의 상대효율은 약 30%이고 측정에너지 영역은 4 kev~10 Mev이다. 고순도 게르마늄검출기는 분해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핵종별 정성·정량 분석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감마선분광분석기의 교정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orea Research Institute of Standards and Science, KRISS)에서 제작한 디스크 형태의 인증표준물질(certificated reference material, CRM)을 8만초 동안 측정하여 에너지 및 효율교정을 수행하였다. 인증표준물질 측정결과 10 개 핵종의 인증값에 대한 측정값의 효율이 98.6~102.3%로 나타났으며, 불확실성값은 2.3~5.8%로 나타났다(Table 1).
고상추출디스크를 이용한 실험방법은 Fig. 2에 나타냈다. 먼저 일정량의 시료를 poly ethylene (PE)병에 채취하고 질산을 첨가하여 pH를 약 2이하로 조절하여 실험실로 가져온다. 유량을 조절할 수 있는 여과장치를 준비하고 고상추출디스크를 여과장치에 위치시킨다. 2 M (mol/L) 질산 20 mL를 약 50 mL/min 이하의 유량으로 여과시킨다. 질산을 디스크에 여과시키는 이유는 226Ra을 효과적으로 추출하고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이 후 산처리 된 시료를 약 50 mL/min이하의 유량으로 여과한다. 이 과정으로 226Ra이 정량적으로 디스크에 남게 된다. 다시 2 M 질산 20 mL를 약 50 mL/min 이하의 유량으로 여과시킨다. 모든 여과과정들은 디스크가 건조되기 전에 수행하며, 만일 디스크가 건조되면 실험을 처음부터 다시 수행한다. 여과과정이 끝난 디스크는 여과장치에서 꺼내 유리판에 올려놓고 hot plate에서 50 ℃ (hot plate 설정온도)로 건조시킨다. 건조된 디스크는 코팅기를 이용하여 PET 재질의 필름으로 밀봉한다. 밀봉된 디스크는 아크릴 판 2 개를 앞뒤로 붙여 교정시 사용했던 표준물질 디스크와 같은 직경 및 높이로 제작한다. 제작된 디스크는 226Ra의 딸핵종들이 방사평형을 이루도록 약 24일 이상 안정화시킨 후 측정한다(Fig. 1).1,10
마리넬리비커를 이용한 실험은 기존의 문헌을 따라 수행하였다(Fig. 3).9 액체섬광계수법은 EPA method 903.1의 단점인 대량의 시료 필요 및 품질관리의 어려움5 등을 보완하여 국립환경과학원이 제안한 실험법(라듐-226 실험방법(안))을 사용하였다.6,13
3. 결과 및 고찰
3.1. 질소주입 유무에 따른 blank 시료 측정결과
마리넬리비커를 이용한 226Ra 측정시 감마선분광분석기 챔버내에 질소를 흘려주면서 측정 하면 배경농도 값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9에 따라 본 연구에서도 고상추출디스크를 측정할 경우 질소주입 유무에 따른 배경농도값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증류수 5 L를 Fig. 2의 실험법으로 수행하여 디스크를 제작한 후 감마선분광분석기 챔버내 질소유무에 따라 8만초 동안 측정하였다. 질소의 주입유량은 기존문헌을 참고하여 약 2.5 L/min으로 주입하였다.8 Blank 시료에 존재하는 6개 핵종 모두 질소를 주입했을 경우 배경농도 값이 감소하였다(Table 2). 특히, 226Ra의 딸핵종인 214Bi (609.31 Kev)와 214Pb (351.92 Kev)의 배경농도는 질소를 주입하였을 경우, 각각 0.24 pCi/L, 0.23 pCi/L로 나타났으며 214Pb (295.21 Kev)은 0으로 나타나 주입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약 10% 이하로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결과는 챔버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핵종을 지닌 공기가 질소의 유입으로 챔버내에서 빠져나오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감마선분광분석기 챔버내에 질소주입 유무의 결과를 스펙트럼으로 확인해보면 214Bi, 214Pb핵종의 피크가 질소주입으로 상당량 감소함을 알 수 있다(Fig. 4). 하지만 226Ra (186.21 Kev)을 직접 측정하는 핵종의 농도는 6.46 pCi/L로 다소 높았다. 일반적으로 지하수 중 226Ra의 배경농도 값이 높지 않고, EPA의 라듐(226Ra+228Ra) 기준치2가 5 pCi/L인 것을 감안하면 226Ra을 직접 측정하는 방법은 다소 무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소검출한계(minimum detectable activity, MDA) 값은 질소를 주입했을 경우 모든 딸핵종들에 대해 낮아졌으며, EPA의 검출한계2인 1 pCi/L를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blank 시료 1 L를 마리넬리비커로 측정하였을 경우 226Ra 딸핵종들의 평균검출한계는 2.9 pCi/L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질소가스를 챔버내에 주입할 경우 배경농도 값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검출한계는 EPA의 기준을 만족시켰다.
3.2. 226Ra 표준물질을 이용한 회수율 측정결과
고상추출디스크법의 회수율을 측정하기 위해 226Ra의 표준물질인 NIST SRM 4966A (287.6 Bq/g)를 사용하였다. 표준물질 원액을 20배 희석(14.35 Bq/g)하여 증류수 5 L에 1 mL를 주입한 후 Fig. 2의 실험방법으로 디스크를 제작하였다. 제작된 디스크는 경과시간에 따라 최대 32.8일 동안 16 회 측정하였고 1회 측정시 8만초 동안 분석하였다(Table 3).
디스크의 회수율값은 226Ra의 딸핵종들이 성장함에 따라 약 15일까지 급격하게 증가 후 점차 완만해졌고 25일 이후에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Fig. 5). 이 결과는 226Ra의 딸핵종인 214Bi와 214Pb가 방출되지 않고 밀봉된 디스크안에서 성장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약 25일 경과 후에는 모핵종과 딸핵종의 방사평형이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32.8일 밀봉 경과 후, 고상추출디스크법의 226Ra 회수율은 214Bi (609.31 Kev)가 80%, 214Pb (295.21 Kev)이 104%, 214Pb (351.92 Kev)이 104%로 분석되어 표준물질의 값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위의 결과로 보아 고상추출디스크를 이용한 226Ra의 측정회수율은 충분한 적용가능성을 보였지만, 핵종별 회수율이 다르기 때문에 시료의 농도 산정시 주의가 필요하다.
3.3. 고상추출디스크법, 마리넬리비커법, 액체섬광계수법의 회수율 비교
고상추출디스크법의 회수율을 평가하기 위해 226Ra 표준물질을 이용하여 마리넬리비커법과 액체섬광계수법으로 회수율 실험 후 세 가지 방법의 결과값을 비교해 보았다(Fig. 6). 전처리 과정이 많은 액체섬광계수법은 시료의 손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3개의 표준물질을 제조하여 회수율값을 측정하고 평균값을 산출하였다. 액체섬광계수기는 검출기의 분해능이 높지 않아 핵종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방사평형된 최종 count per minutes (CPM) 총합을 핵종개수로 나누어 한 개 값으로 회수율값을 산출하였다. 산출된 평균회수율값은 74.80±0.03%로 실험과정 중에 일정량의 시료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마리넬리비커법의 회수율값은 핵종별로 214Bi가 103%, 214Pb (295.21 Kev, 351.92 Kev)의 회수율은 각각 115% 및 122%로 이론값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고상추출디스크법의 회수율은 214Bi (609.31)가 80%, 214Pb (295.21 Kev)이 104%, 그리고 214Pb (351.92 Kev)은 104%로 이론값에 비해 214Bi는 다소 낮았고 214Pb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전처리 과정이 적은 마리넬리비커법와 고상추출디스크법은 시료의 손실이 거의 없어 회수율이 다소 높은데 비해 전처리과정이 많은 액체섬광계수법은 회수율이 다소 낮았다. 이 결과로 보아 고상추출디스크법의 적용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할 것이다.
실제 지하수시료를 이용하여 실험방법에 따른 결과값을 비교하기 위해 7 개 지점의 지하수를 채취하였다. 7 개 지하수 시료에 대해 액체섬광계수법과 고상 추출디스크법을 사용하여 226Ra을 분석 후 결과값을 비교하였다(Table 4). 두 방법으로 분석한 7 개 시료의 농도는 대체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한 226Ra 농도에 대한 두 방법의 상관계수는 0.987으로 나타나 고상추출디스크법의 적용가능성을 보였다.
4. 결 론
지하수 중 226Ra을 분석하기 위해 고상추출디스크를 이용한 방법을 연구하였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제작한 디스크 타입의 인증표준물질을 측정한 결과 10 개 핵종의 인증값에 대한 측정값의 회수율이 98.6~102.3% 나타나 기기의 상태가 양호한 것을 확인하였다. Blank 시료 측정시 질소가스를 챔버내에 주입하지 않았을 경우에 226Ra의 딸핵종인 214Bi (609.31 Kev), 214Pb (295.21 Kev), 214Pb (351.92 Kev)의 농도가 각각 3.91, 3.94, 3.99 pCi/L 이었으나 질소가스를 챔버내에 주입하였을 경우에는 각각 0.24, 0, 0.23 pCi/L로 10배 이상 감소하였다. 또한 시료 5 L, 분석시간 8 만초를 기준으로 측정한 226Ra의 검출한계 값은 0.17~0.40 pCi/L 범위로 나타나 EPA의 1 pCi/L를 만족하였다. 일반적으로 지하수 중 존재하는 226Ra의 농도가 높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많은 양의 시료 전처리가 간편한 고상추출디스크법이 검출한계를 낮추는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고상추출디스크법으로 226Ra 표준물질의 회수율을 측정한 결과, 214Bi가 80%, 214Pb (295.21 Kev)이 104%, 214Pb (351.92 Kev)이 104%로 나타나 적용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 poly ethylene 필름을 이용하여 디스크를 밀봉하는 방법이 라돈방출을 막고 딸핵종들을 방사평형시키는데 유용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고상추출디스크법과 마리넬리비커법 및 액체섬광계수법으로 226Ra을 측정하여 회수율을 비교한 결과, 마리넬리비커법, 고상추출디스크법, 액체섬광계수법의 순으로 다소 높게 나타나 고상추출디스크법의 적용가능성을 확인하였다. 7 개 지하수 시료에 대해 액체섬광계수법과 고상추출디스크법으로 226Ra을 분석한 결과 두 방법의 농도에 대한 상관계수는 0.987로 높은 것을 확인하였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에서 제안한 고상추출디스크법은 적용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고상추출디스크법과 다른 분석법으로 다수의 시료를 분석하여 비교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