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은 급격한 경제 성장과 에너지 수요 증가로 지난 20년간 SO2, NOX, CO, VOCs 등의 오염물질 배출이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1 이 중 SO2, NOX는 산성비를 유발하는데 가장 기여도가 크며, 용이한 확산성 때문에 쉽게 주변지역으로 이동하여 국지 오염이 광역 오염으로 확대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월경(transboundary)성 오염물질의 배출은 인접 국가들 간에 민감한 분쟁거리로 비화될 소지를 안고 있다. 이미 심각한 산성비의 피해를 경험하고 인접 국가들 간 분쟁을 겪은 북미, 북서유럽에서는 산성비에 대한 정책수립과 향후 대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3

산성비가 심각한 환경문제로 부각되었던 유럽과 북미의 경우 1970년대부터 체계적으로 산성비를 관리해오고 있다. 유럽에서는 1972년 OECD에서 대기오염물질 감시를 위한 프로그램을 설립했고, 이어 1977년에는 EMEP (European Monitoring and Evaluation Programme)를 설립하여 유럽 전 지역을 관할하는 산성퇴적물 측정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현재는 49 개 회원국이 대기질에 관한 과학적인 정보를 통한 배출량 감소를 위하여 EMEP 프로그램(Co-operative Programme for Monitoring and Evaluation of the Long-Range Transmission of Air pollutants in Europe)을 실행하고 있다. 미국 역시 National Acid Precipitation Assessment Program (NADP)을 통해 200 개 이상의 지정 측정소에서 산성비를 장기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관리와 SO2 발생량 감소로 이 지역의 SO42− 농도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5,6

전 세계 인구의 약 30 %를 차지하고 있고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북아지역의 경우, 이러한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그리고 오염 물질의 장거리 이동을 규명하고 이해하기 위한 연구가 1980년대 들어 다양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1 연구에 의하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인위적 오염원에 의하여 배출되는 SO2 배출량은 이미 산성비의 피해가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유럽과 북미의 발생량과 거의 유사한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아시아지역의 산성비에 관한 국제공동연구(Rains-Asia)에 의하면 아시아 지역의 SO2 총 배출량은 1990년에 34 Tg으로 미국(21 Tg)보다는 높고, 유럽(38 Tg)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4 이 중 기여도가 가장 큰 중국의 경우 총 22 Tg을 배출하여 아시아 전체 배출의 66 %, 다음으로 인도가 4.5 Tg으로 13 %를 차지하고 있다. 또 아시아 지역의 SO2 배출량은 연평균 4.7 %로 증가하여 2020년에는 최대 80~110 Tg까지 증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4,5,7

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중국은 급속한 공업화로 인해 가장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방출하고 있다. 2006년에 NASA의 INTEX-B mission을 통해 밝혀진 중국의 SO2 배출량은 아시아 총 배출량 4,710만 톤 중 3,100만 톤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01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36 %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8 또 한·중·일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 연구사업(LTP; Long-range Transboundary Air Pollutants in Northeast Asia) 결과에 따르면 한반도에 침적되는 황산화물의 약 20 %가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에너지의 대부분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고, 석탄의 황 함량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5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연간 SO2 배출량은 약 50만 톤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87 %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 비해 5 % 정도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동북아 4 개국 중 중국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더욱이 최근에 산업체와 자동차 사용량 증가에 따른 에너지 수요 확대 등으로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9

동아시아지역의 경우 1998년에 일본에서 개최된 산성비 전문가 국제회의를 계기로 이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동아시아지역 산성우 모니터링에 대한 국제 공동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2001년에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총 12 개국이 참여한 동아시아 산성비 모니터링 네트워크(EANET; Acid Deposition Monitoring Network in East Asia)가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10

제주지역은 산업시설이 거의 없고 인구밀도가 낮아 자체오염원의 발생이 낮은 청정지역이다. 또한 지리적으로 한반도, 중국, 일본의 중앙에 위치하여 이들 인접 지역으로부터 유입되는 오염 물질의 장거리 이동 영향을 평가하는데 아주 적합한 지역이다.11 본 연구는 이러한 배경 지역에서 강수 시료를 채취하여 주요 이온성분을 분석한 결과이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강수성분의 조성과 오염 특성을 조사하고, 강수의 산성화와 중화 반응에 관여하는 주요 성분의 기여도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2. 연구 방법

2.1. 강수 시료 채취

강수 시료는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건물 옥상(33.26°N, 126.33°E)에서 2009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매 강수별로 총 284 개의 시료를 채취하였다. 강수채취기(Shinil, SL-4-001, Korea)는 빗물 센서가 부착된 자동시스템으로 강수 전후에 커버가 자동으로 개폐되도록 제작되었다. 강수채취기의 채수구는 내경이 253 mm인 스테인레스강 재질이며, 내부는 테플론으로 코팅되어 있다. 채수구는 시료 채취 전후에 항상 증류수로 세척하여 오염을 방지하였다. 채취된 강수는 실험실로 옮긴 후 일부를 분취하여 먼저 pH와 전기전도도를 측정하였고, 일부 분석용 시료는 냉동고(−20 ℃)에 보관한 상태에서 주요 이온 성분 분석에 이용하였다. 또 일부는 소량을 분취하여 클로로폼 한두 방울을가한 후 냉동고에 보관한 상태에서 유기산 분석에 이용하였다.

2.2. 강수 시료 분석

강수 시료의 pH는 pH 미터(ORION, 720A, 81-02 Electrode, US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강수 시료 일부를 분취하여 온도를 25 ℃ 정도로 조절한 후 측정하였고, pH 미터는 Orion 사의 pH 4.10과 6.97 완충용액(low ionic strength buffer)을 사용하여 보정하였다. 전기전도도는 전도도미터(Thermo Electron, ORION 3 STAR, 013005MD Electrode, US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이 때 시료의 온도는 약 25 ℃가 되도록 조절하였고, 전도도미터는 KCl 표준용액(146.8 µS/cm)을 사용하여 교정하였다.

강수 시료 분석에는 IC (Metrohm, Modula IC, Switzerland)를 사용하였고, 양이온(Na+, NH4+, K+, Ca2+, Mg2+)은 Metrosep Cation C4-150 column, 음이온(SO42− , NO3 , Cl , PO43− , NO2)은 Metrosep A-SUPP-5 colum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유기산과 일부 미량 성분(HCOO , CH3COO , F , CH3SO3) 분석에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Dionex, DX-500 IC (IonPac AG11/IonPac AS11 column), 그리고 2010년부터 2014년에는 Metrohm, Modula IC (Metrosep A-SUPP-16 column)를 사용하였다. 표준검정곡선은 Aldrich사의 1 차 표준물질을 사용하여 1000 mg/L 용액을 제조한 후 이를 적절히 희석한 표준용액을 사용하여 작성하였다. 또한 IC의 기기검출한계(IDL)는 최소 농도의 표준용액을 7 회 반복 분석하여 구한 표준편차에 Student-t (98 % 신뢰수준)를 곱하여 구하였으며, 강수이온 분석 시의 IC 조건과 기기검출한계(IDL)는 Table 1, 2와 같다.

Table1.
Instrumental conditions for ion chromatography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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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2.
Instrument detection limit (IDL) and coefficient of variation (CV) for IC analysis (n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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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역궤적 분석

기류의 이동경로 추적을 위한 역궤적 분석은 NOAA/ARL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Air Resources Laboratory)에서 제공하는 HYSPLIT4 (HYbrid Single Particle Lagrangian Integrated Trajectory, Version 4) 모델을 이용하였고, 기상자료는 GDAS (Global Data Assimilation System)를 이용하였다.12,13 본 연구에서는 320 m 고도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중국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의 경우 대략 4 일 이내에 한반도에 도달하는 것을 고려하여 역궤적 분석의 모사시간은 5 일(120 시간)로 설정하였다. 또 측정지점의 좌표는 제주대학교(33.26°N, 126.33°E) 지점을 설정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분석 데이터 신뢰도 조사

강수 성분 분석은 용해된 미량 성분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시료 채취 및 보관, 시료 전처리, 분석 방법 등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강수 시료의 주요 성분들에 대한 분석이 정량적으로 이루어졌을 경우, 이온수지(ion balance)는 양호한 상관성을 나타내야 한다. 또 강수의 측정 전기전도도(electric conductivity)와 강수이온 농도로부터 계산한 이론 전기전도도 간에도 우수한 상관성을 보이게 되며, 이 결과로부터 분석 데이터의 정확도를 평가할 수 있다.14 또한 다음의 식 (1)과 식 (2)에 의해 산분율(AF, acid fraction)을 계산하고 두 양을 비교하여 두 값 간의 상관성을 확인하는 방법으로도 분석 데이터의 정확도를 유추할 수 있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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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HHBN_2016_v29n1_19_e902.jpg

식에서BGHHBN_2016_v29n1_19_e001.jpg는 양이온(H+ 제외)의 농도가중 평균 당량전도도, BGHHBN_2016_v29n1_19_e002.jpg은 음이온들의 농도가중 평균당량 전도도이고, BGHHBN_2016_v29n1_19_e003.jpg는 H+의 당량전도도이다.9

본 연구에서는 분석 데이터의 정확도 평가를 위해 이온수지, 전기전도도, 산분율 비교법 3 가지로 데이터의 정도보증/정도관리(QA/QC)를 실시하였고, 그 결 과를 Table 3에 수록하였다. 표의 결과와 같이 양이온 당량농도의 합과 음이온 당량농도의 합 간의 상관계수는 0.979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측정 전기전도도와 이론 전기전도도 간의 상관계수 역시 0.983으로 높은 상관성을 나타내었다. 또 앞의 식 (1)과 (2)에 의해 계 산된 산분율 간의 상관계수 역시 0.927로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이처럼 3 가지 방법에 의해 비교한 상관계수는 모두 r = 0.9 이상의 높은 상관성을 보였고, 본 연구의 분석 데이터들은 양호한 신뢰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Table3.
Comparison of ion balance, electric conductivity, and acid fraction by linear regression analysis (n=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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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양이온과 음이온 농도 합 간의 편차를 확인하기 위하여 두 값의 불균형도 (% imbalance)를 조사하였다. 이를 위해 이온농도 합(Σ[Cation]+Σ[Anion])에 대한 불균형도 ((Σ[Cation]−Σ[Anion])/(Σ[Cation]+Σ[Anion])×100)의 분산도를 확인하였고, 그 결과를 Fig. 1에 도시하였다. 일반적으로 강수 분석에서 데이터의 분산도가 25 % 이하이면 분석 데이터가 비교적 양호한 결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기준은 연구자의 연구 목적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인다. 초창기 연구에서 데이터의 분산도를 10%로 제한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그 후의 연구에서는 25%로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특성 연구의 경향을 파악하는데 무리가 없으면 이를 다소 완화시킬 수도 있다.5,9 본 연구에서는 이온 농도가 낮을수록 % imbalance가 크고, 높을수록 낮은 경향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총 284 개의 데이터 중에서 9 개를 제외한 나머지 데이터들이 25% 미만의 범위를 보여 양호한 신뢰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Fig. 1.
Scattergram of ((ΣCation−ΣAnion)/(ΣCationAnion))×100 versus (ΣCationA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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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강수 시료 분석 결과

3.2.1. 강수 이온 농도

제주지역에서 채취한 총 284 개 강수 시료들에 대해 pH, 전기전도도를 측정하고, 주요 성분들을 분석하였다. 이 때 H+의 농도는 pH 측정 결과로부터 계산하였고, HCO3의 농도는 [HCO3]=10(pH−11.3)의 관계식5,16에 의해 계산하였다. 제주지역에서 측정된 강수의 부피가중평균 pH는 4.9로 측정 기간 동안 비교적 약산성의 비가 주로 내렸음을 알 수 있었고, 부피가중평균 전기전도도는 22.7 µS/cm로 조사되었다. 강수의 이온세기(ionic strength)를 측정한 결과 0.27 ± 0.38 mM의 값을 보였고 전체 시료 중 약 35.9% 정도가 순수한 강수의 기준인 10−4 M 이하의 이온세기를 보였다.14

강수의 산성도에 관한 지구대기감시 보고서(2013) 자료에 따르면 1997~2012년까지의 국내 강수의 부피가중 평균 pH는 4.6~4.9 범위로 지역 간 또는 시간에 따른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제주 지역의 연구 결과 역시 이러한 선행 연구와 비슷하게 약한 산성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17 또한 연구 기간의 pH 빈도와 주요 성분들의 분포를 나타낸 결과를 Fig. 2에 도시하였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pH 5.5 이하가 전체의 90.2 %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pH 4.5~5.0 경우 전체의 41.8 %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그리고 pH에 따른 이온 성분의 농도는 pH 4.5 이하에서 nss-SO42−와 NO3가 NH4+와 nss-Ca2+에 비해 더 높은 농도를 나타내었다. 반면에 pH 5.5 이상에서는 nss-SO42−와 NO3에 비해 상대적으로 NH4+와 nss-Ca2+ 농도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Fig. 2.
Variation of Ionic concentrations (µeq/L) corresponding to the pH ranges of precip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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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구 기간의 이온성분 농도는 해염 기원의 Na+, Cl , Mg2+ 함량이 60.6 %를 차지하여 해양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음으로 2차 오염물질인 nss-SO42− , NO3 , NH4+의 함량이 25.5 % 비율을 차지하였고, 토양 지표성분인 nss-Ca2+은 3.5 %의 조성을 보였다.

또한 본 연구의 강수 분석 결과를 국내에서 비교적 청정도가 높은 안면도와 울진 지역, 그리고 국외의 일본 Okinawa, 중국 Shenzhen, Shanghai 및 Guangzhou 강수와 Table 4에 비교하였다. 먼저 주요 2 차 오염물질인 SO42−, NO3, NH4+ 농도는 제주지역에서 각각 37.2, 19.1, 18.3 µeq/L를 나타내었다. 이를 국내 배경 지역인 안면도, 울진과 비교해 본 결과, 3 가지 성분 모두 1.1~2.5 배 낮은 농도를 나타내었다. 또 일본의 청정지역인 Okinawa와 비교해 보면, 제주지역이 NO3는 2.7 배, NH4+은 1.9 배 높고, SO42−는 1.4 배 더 낮은 결과를 나타내었다. 그러나 이를 중국의 산업지역인 Shenzhen, Shanghai와 Guangzhou 지역과 비교해 본 결과에서 SO42−는 1.7~5.4 배, NO3, NH4+은 각각 1.1~2.8 배, 1.8~4.4 배로 중국에서 훨씬 더 높은 농도를 나타내었다.

Table4.
The volume-weighted mean ionic concentrations (µeq/L) of precipitation in Jeju Island and other si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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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Report of Global Atmosphere Watch 2013 (2013), 18)Sakihama et al. (2008), 19)Huang et al. (2010), 20)Huang et al. (2008), 21)Cao et al. (2008)

반면에 해염 기원의 Na+, Cl 농도는 본 연구에서 71.8, 68.8 µeq/L로 중국의 Shenzhen에 비해 각각 6.4 배, 3.3 배 더 높고, 일본의 Okinawa 보다는 더 낮은 결과를 나타내었다. 특히 일본의 Okinawa는 제주지역에 비해 Na+, Cl 농도가 각각 4.3 배, 5.1 배 높은 값을 나타내었다. 이처럼 해염성분의 농도가 높은 것은 본 연구를 수행한 제주지역이 해양과 인접해 있어서 해염입자의 유입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17-21

3.2.2. 강수 성분 계절 특성

제주지역 강수의 pH, 전기전도도, 이온성분 농도를 계절별로 비교하여 Table 5에 나타내었다. 부피 가중 평균 pH는 봄, 여름, 가을에는 각각 4.8, 5.1의 값을 나타내었으나 겨울철에는 4.5로 더 낮았다. 마찬가지로 전기전도도의 경우에도 겨울철에 49.7 µS/cm로 높은 경향을 보여 강수량과 대기 중 이온 농도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Table5.
The volume-weighted mean pH, conductivity (µS/cm) and ionic concentrations (µeq/L) of precip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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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의 산성화와 관련이 큰 nss-SO42−, NO3, NH4+은 겨울철에 각각 68.1, 44.7, 39.8 µeq/L로 가장 높고, 여름철에 각각 15.0, 10.4, 10.4 µeq/L로 낮았으며, 대략 3.8~4.5 배 차이를 나타내었다. 이처럼 겨울에 농도가 상승하는 것은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한 반면에 강수량이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리고 북서계열 풍향이 우세한 겨울철이 주로 남동풍이 우세한 여름철에 비해 높은 이유로 대륙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의 유입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nss-Ca2+은 봄철과 겨울철에 각각 14.3, 23.4 µeq/L로 여름철(5.2 µeq/L)이나 가을철(5.6 µeq/L)보다 2.8~4.5 배 더 높은 농도를 나타내었다. 이와 같이 북서풍이 우세한 계절에 농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지역적인 영향보다는 대륙에서 이동한 토양 입자의 영향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5 강수 성분들 중 해염성분 농도는 Na+이 가을철과 겨울철에 각각 102.3, 100.3 µeq/L, Cl는 각각 150.9, 142.2 µeq/L를 나타내었다. 특히 가을철과 겨울철이 봄과 여름철에 비해 2.1~3.4 배 높은 농도를 보였으며, 이는 강한 바람에 의한 해염입자의 비산이 용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9

3.3. 강수의 산성화 및 중화 특성

강수의 산성화는 일반적으로 H2SO4, HNO3, HCl, 유기산(RCOOH) 등에 의해 일어난다. 따라서 이들 산 물질의 짝염기(nss-SO42−, NO3, Cl, HCOO, CH3COO등) 농도를 측정하면 각각의 산성화 기여율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중 Cl의 경우 청정지역에서는 주로 해염에 의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강수의 pH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 강수에서 산 물질은 주로 NH3, CaCO3, MgCO3 등의 염기성 물질에 의해 중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들 염기 물질의 짝산(NH4+, Ca2+, Mg2+)의 농도를 측정하면 중화 기여도를 유추할 수 있다.1, 5

본 연구에서는 제주지역 강수의 주요 산 물질이 강수 산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식 (3)에 의해 산성화 기여도(acidification contribution, AC)를 조사하였다. 식에서 [nss-SO42−]+[NO3]+[HCOO]+[CH3COO]는 각 성분의 당량농도 합이며, [X]는 각각의 당량농도이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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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에 의해 무기산(nss-SO42−, NO3)과 유기산(HCOO,CH3COO)의 산성화 기여율을 계산하였고, 그 결과를 Table 6에 수록하였다. 연구 기간에 무기산에 의한 산성화 기여율은 91.0 %로 제주지역 강수의 산성화는 주로 이들 무기산 성분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유기산에 의한 산성화 기여율은 9.0 %로 무기산에 비해 훨씬 더 낮은 결과를 나타내었다.

Table6.
Acidification contributions (%) of acidic anions in precip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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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의 산성도를 평가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유산성도(free acidity)가 이용된다. 자유산성도는 H+ 당량농도와 산성 음이온(nss-SO42−, NO3, HCOO, CH3COO)의 당량농도를 구하여 실질적인 산도를 파악하는 것으로 “Free acidity (%) = ([H+]eq/Σ[acidity anions]eq)×100” 식에 의해 구할 수 있다. 또한 중화 기여도는 다음의 식 (4), (5)로부터 중화인자(neutralization factor, NF)를 구하여 평가할 수 있다. 식에서 [nss-SO42−], [NO3],[NH4+], [nss-Ca2+]는 각 성분의 당량농도이다.9,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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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강수에서 자유산성도와 중화인자를 계산한 결과를 Table 7에 수록하였다. 제주지역 강수의 자유산성도는 22.0 %를 나타내었고, 중화인자는 NH3에 의한 중화인자가 0.33, CaCO3에 의한 중화인자는 0.20을 나타내었다. 이를 통해 제주지역에서는 NH3에 의한 중화가 가장 많이 일어나며, NH3와 CaCO3에 의한 중화율 합이 약 53 %로 대부분 이들 성분에 의해 중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Table7
Neutralization factors (NF) by ammonia and calcium carbon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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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성 음이온(nss-SO42−, NO3, HCOO, CH3COO)의 합과 수소이온과 염기성 양이온(H+, NH4+, nss-Ca2+) 합 간의 상관성을 조사하여 Fig. 3에 도시하였다. 이들 산성 음이온과 수소이온 및 염기성 양이온 합 간의 상관성이 클수록 강수의 산성화 및 중화는 주로 이들 성분들에 의해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이들의 상관성이 낮을수록 강수의 산성화 및 중화는 이들 외에 다른 성분들의 기여도가 높음을 의미한다.5 본 연구 결과에서는 Fig. 3과 같이 제주지역 강수의 산성화 물질과 중화 물질의 상관성을 조사해 본 결과 상관계수(r)가 0.907로 비교적 큰 상관성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결과로 미루어 보아 제주지역 강수의 산성화 및 중화는 이들 성분들에 의해 일어나고 있고, 이 외에 다른 산과 염기 물질의 기여도는 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Fig. 3.
Correlations between Σ([H+]+[NH4+]+[nss-Ca2+]) and Σ([nss-SO42−]+[NO3]+[HCOO]+[CH3C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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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강수 성분의 유입 경로

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 문제는 국가 간의 민감한 현안 과제이며 이에 대한 현황 파악과 조사가 필요하다. 산성비의 피해가 가장 먼저 부각된 유럽에서는 1950년대부터 북구의 호수와 강이 산성화되고 산성퇴적물에 의한 피해가 산림 등 생태계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그리고 대기와 강수의 오염물질 측정과 모니터링을 위한 계획이 추진되기 시작하여 현재는 산성퇴적물 배출량 감소를 위한 EMEP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1 그리고 동북아시아 지역의 경우에는 1980년대 초, 중반부터 EANET와 LTP 등의 동북아시아 지역 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1 이처럼 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의한 국가 간 월경 문제는 인접 국가들 간에 매우 중요한 관심거리이다.

본 연구에서는 강수 오염성분의 유입 경로를 추적하기 위하여 강수 시료 채취 시기의 기류 이동을 HYSPLIT4 역궤적 분석법으로 추정하였다.12 그리고 역궤적 분석 결과를 기초로 Fig. 4와 같이 군집분석 (cluster analysis)을 실시하여 기류의 유입경로 조사하였다. 군집분석은 총 284 개 강수일 중 객체 간 유사성이 비교적 낮은 5개를 제외한 총 279 개를 대상으로 군집화하였고, 모두 3 개 군집으로 분류하였다. 군집화한 역궤적은 Cluster 1 (중국대륙)이 30 % (84 개),Cluster 2 (한반도)가 48 % (134개), Cluster 3 (북태평양) 22 % (61 개)로 분류되었고, 이 중에는 한반도에서 유입된 기류의 빈도가 가장 많았다.

Fig. 4
Clustered 5-day back trajectories of air masses corresponding to precipitation sampling 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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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궤적 군집분석 결과를 기초로 기류의 유입경로별 강수성분 농도를 비교하였고, 그 결과를 Fig. 5에 나타내었다. 그림에서 보듯이 nss-SO42−의 농도는 Cluster 1~3에서 각각 70.4, 47.3 및 29.7 µeq/L이었다. 그리고NO3 농도는 Cluster 1~3에서 각각 46.9, 33.5 및 19.2 µeq/L이었고, NH4+ 농도는 41.2, 30.1 및 19.4 µeq/L로 중국대륙에서 기류가 유입되었을 때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한반도에서 유입되었을 때가 높은 농도를 나타내었다. 또한 토양 지표성분인 nss-Ca2+은 Cluster 1~3에서 각각 27.9, 12.9 및 9.7 µeq/L로 나타내어 이들 역시 Cluster 1 > Cluster 2 > Cluster 3 순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주요 강수 이온성분 농도는 대체적으로 기류가 중국대륙으로부터 제주지역으로 이동했을 때에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한반도에서 이동하였을 때에 높은 반면, 북태평양에서 유입되었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더 낮은 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Fig. 5.
Variation of NH4+, NO3, nss-Ca2+, and nss-SO42− concentrations in relation to three inflow types of air masses by clustered back traje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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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 론

국내 배경지역인 제주지역에서 강수 시료를 채취하여 주요 이온성분들을 분석한 결과로부터 오염특성을 조사하였다. 또 기류의 이동경로에 따른 강수 이온성분 농도를 비교하여 주변에서 제주지역으로 이동한 오염 물질이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제주지역 강수의 부피가중평균 pH는 4.9로 약산성을 나타내었고, 전기전도도는 22.7 µS/cm, 이온세기는 0.27 ± 0.38 mM로 전체 강수 중 35.9 % 정도가 순수 강수의 수준을 유지하였다. 또 산성도에 따라 pH 4.5 이하일 때 nss-SO42−와 NO3의 농도가 높은 반면, pH 5.5 이상일 때에 상대적으로 NH4+ 와 nss-Ca2+의 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무기산(nss-SO42−, NO3)의 산성화 기여율은 91.0 %이었고, 유기산(HCOO, CH3COO)의 산성화 기여율은 9.0 %로 제주지역은 주로 무기산에 의한 산성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NH3에 의한 중화율은 33 %이었고, CaCO3에 의한 중화율은 20 %로 대부분 이들 두 성분에 의해 중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이들 산성 음이온(nss-SO42−, NO3,HCOO, CH3COO) 농도 합과 수소이온 및 염기성 양이온(H+, NH4+, nss-Ca2+) 농도 합 간의 상관계수는 비교적 높게 나타나 이들 성분들이 강수의 산성화와 중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역궤적 군집분석에 의해 기류의 이동경로별로 강수의 주요 이온성분 농도를 비교한 결과, 기류가 중국대륙으로부터, 다음으로는 한반도로부터 제주지역으로 이동했을 때 nss-SO42−, NO3, NH4+ 및 nss-Ca2+의 농도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반면에 북태평양에서 기류가 유입되었을 때는 상대적으로 더 낮은 농도를 나타내어 제주지역 강수성분이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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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2013년도 정부(미래창조과학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기초연구사업임(NRF-2013R1A1A201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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