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緖論
음양독(陰陽毒)은 『금궤요략(金匱要略)』 「百合狐惑陰陽毒病脈證治 第三」에서 백합병(百合病), 호혹(狐惑)과 함께 다루어지고 있다. 본 편에서 등장한 음양독의 증치(證治)에 관한 내용은 『제병원후론(諸病源候論)』,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 『비급천금요방(備急千金要方)』 등 후대의 여러 의서에서 인용되어 다루어지며 후대 의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금궤요략』의 백합병, 호혹과 함께 음양독에 관한 내용을 다룬 이1의 연구에서는 음양독은 역독(疫毒)이 혈분(血分)을 침범하여 발생하며, 발반(發斑)과 인후통을 주된 특징으로 하는 병증으로 정리하고 있다. 음양독의 예후에 대해서는 “五日可治 七日不可治”라 하여 조기치료를 해야 하고 만일 그렇지 못하면 예후가 나쁘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금궤요략』에서 음양독의 치방(治方)으로 제시하고 있는 승마별갑탕(升麻鱉甲湯)에 가감하여 혈소판감소성자반증, 성홍열, 홍반낭창 등을 치료한 현대중의 증례를 근거로 음양독은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고, 또한 인체의 저항력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잡병편(雜病篇)의 「寒(上) 傷寒陽毒」과 「寒(上) 傷寒陰毒」에서 음양독 관련 내용을 각각 다루고 있다. 양독과 음독의 기전과 함께, 『금궤요략』에서 제시한 증에 후대의 의가들이 제시한 맥을 비롯한 몇 가지 증을 덧붙여 증을 정리하고 각각의 치방을 여러 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마는 『동의보감』의 음양독 관련 내용을 인용하여,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 양독을 소양인과 태음인의 리열병(裏熱病)에서 생기는 병증으로 다루고, 음독은 소음인의 리한병(裏寒病)에서 생기는 병증으로 다루고 있다.
음양독에 대한 국내 한의연구는 『금궤요략』의 백합병, 호혹과 함께 음양독의 내용을 고찰한 문헌연구 1편1과 소양인 양독발반 증례보고 3편2-4, 태음인 양독발반 증례보고 2편5,6이 있다. 기존 연구가 많지 않고, 증례보고는 사상의학에 국한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금궤요략』, 『동의보감』에서 다루고 있는 음양독 관련 내용을 통해 장중경을 비롯한 의가들이 음양독에 대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이제마가 『동의수세보원』에서 음양독에 대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음양독에 대한 기존 의가들의 관점과 이제마의 견해를 비교하여 고찰함으로써 음양독에 대한 사상의학적 인식 및 접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이와 같은 음양독에 대한 사상의학적 인식 및 접근에 대한 이해가 음양독의 현대적 의미를 담고 있는 급성 및 만성, 난치 질환에 대한 임상적 치료 접근의 실마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Ⅱ. 硏究方法
『금궤요략』, 『동의보감』에서 다루고 있는 음양독 관련 내용을 통해 장중경을 비롯한 기존 의가들이 음양독에 대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증과 치방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이제마가 『동의수세보원』에서 음양독에 대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음양독에 대한 기존 의가들의 관점과 이제마의 견해를 비교하여 고찰하였다.
1) 『금궤요략』은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제공하는 웹서비스 한의학고전DB의 『금궤요략』7을 저본으로 하였다.
2) 『동의보감』은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제공하는 웹서비스 한의학고전DB의 『동의보감』8을 저본으로 하였다.
3) 『동의수세보원』은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제공하는 웹서비스 한의학고전DB의 『동의수세보원 신축본(辛丑本)』9을 저본으로 하였다.
Ⅲ. 本論
1. 『금궤요략』에서의 음양독
1) 음양독의 증과 치방
『금궤요략』 「百合狐惑陰陽毒病脈證治 第三」에서 음양독의 증과 치방을 논하고 있다. 양독의 증은 얼굴이 비단 무늬처럼 얼룩덜룩하게 붉고, 인후가 아프며 농혈(膿血)을 뱉는다. 발병한 지 5일을 넘지 않으면 치료할 수 있지만 7일이 넘으면 치료할 수 없다. 승마별갑탕으로 치료한다1).
음독의 증은 얼굴이 파래지고 몸이 몽둥이에 맞은 것처럼 아프며 인후도 아프다. 발병한 지 5일을 넘지 않으면 치료할 수 있지만 7일이 넘으면 치료할 수 없다. 승마별갑탕거웅황촉초(去雄黃蜀椒)로 치료한다2).
장중경이 음양독의 치방으로 제시한 승마별갑탕의 구성은 승마 2냥, 당귀 1냥, 촉초 1냥(볶아서 기름 성분을 제거한 것), 감초 2냥, 별갑 손가락 크기만 한 것 1편(구운 것), 웅황 반냥(간 것) 이상 6가지이다3). . 양독에는 승마별갑탕을 음독에는 승마별갑탕에서 웅황과 촉초를 빼고 사용한다.
2. 『동의보감』에서의 음양독
『동의보감·잡병』 「寒(上) 傷寒陽毒」 과 「寒(上) 傷寒陰毒」에서 음양독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다.
1) 양독의 기전, 증, 치방
양독이 생기는 기전은 상한(傷寒)의 삼양병(三陽病)이 깊어지면 반드시 변하여 양독이 된다. 한법(汗法)이나 하법(下法)을 쓸 때를 놓치거나, 본래 양증(陽證)인데 열약(熱藥)을 잘못 투여하여 열독이 깊이 들어갔기 때문이다4).
양독발반(陽毒發斑)의 증은 광란(狂亂)이 발작하고, 얼굴과 눈이 붉어지고, 몸에 누런 반점이 생기거나, 혹 황적색의 설사를 하고, 육맥(六脉)이 홍대(洪大)해지는 것이다5). 양독의 증은 얼굴이 비단 무늬처럼 얼룩덜룩하게 붉고, 인후가 아프며 농혈을 뱉는 것이다. 발병한 지 5일을 넘지 않으면 치료할 수 있지만 7일이 넘으면 치료할 수 없다6). 상한에 두 눈이 붉거나 황적색을 띠면 양독인데, 육맥이 홍대하고 유력하며, 입이 마르고 갈증이 있다7)
양독의 치방으로는 흑노환(黑奴丸), 삼황석고탕(三黃石膏湯), 양독승마탕(陽毒升麻湯), 양독치자탕(陽毒梔子湯), 갈근탕(葛根湯), 삼황거승탕(三黃巨勝湯)을 제시하고 있다. 상기 치방의 구성은 Table 1과 같다. 또한, 양독의 외치(外治)로는 물로 적시는 법(水漬法)을 제시하고 있다. 수지법(水漬法)은 푸른 베 5-6자를 여러 겹으로 접어서 새로 길어온 물에 담갔다가 환자의 가슴에 얹는 것이다. 가슴에 올려놓은 베가 뜨거워지면 물에 다시 담갔다가 얹기를 수십 번 반복한다8)
2) 음독의 기전, 증, 치방
음독이 생기는 기전은 상한의 삼음병(三陰病)이 깊어지면 반드시 변하여 음독이 된다9). 쌓인 음기가 밑으로 들어가면 미약한 양기는 상부에서 사그라진다10)
음독의 증은 사지가 싸늘하고, 토하며 설사하는데도 갈증이 없으며, 조용히 몸을 웅크리고 누우며, 심하면 목이 아프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여기에 더하여 머리가 아프고 머리에 땀이 나며, 눈동자가 아프고 빛을 보려 하지 않으며, 얼굴ㆍ입술ㆍ손발톱이 검푸르게 되고 손등에 식은땀이 나며, 명치가 뭉치고 단단하며, 배꼽 부위가 맥이 톡톡 뛰면서 아프고, 몽둥이로 맞은 것처럼 몸이 아프고 외신(外腎)이 얼음같이 차갑다. 그 맥은 뼈에 닿도록 누르면 잡히고 살짝 누르면 잡히지 않는다11). 또한, 이 증은 얼굴이 푸르고 혀가 검게 되며, 사지가 싸늘하고 잠을 많이 잔다12). 사지가 무겁고 싸늘하며, 배가 아프고 목구멍이 불편하거나, 명치가 창만(脹滿)하여 뭉치고 단단하고 입이 마르고 갈증이 있으며 허한(虛汗)이 멎지 않거나, 때로 미친 소리를 하고 손발톱과 얼굴이 검푸르며, 육맥이 침세(沈細)하면서 한 호흡에 7번 뛴다13). 음독으로 심하게 위중한 증후는 육맥이 뼈에 닿도록 누르면 잡히지만 살짝 누르면 잡히지 않고, 맥이 한 호흡에 8번 이상 뛰거나 제대로 셀 수 없이 뛰는 것이다. 여기까지 이르면 약으로 병을 치료하기 어렵다14). 상한음독으로 얼굴이 푸르고 몽둥이로 맞은 것처럼 몸이 아프며 인후통이 있을 때는 5일까지는 치료할 수 있으나 7일이 지나면 치료할 수 없다15). 어떤 사람이 상한으로 사지가 싸늘하고, 배꼽 밑으로 맥이 톡톡 뛰면서 아프며, 몽둥이로 맞은 것처럼 아팠다16)
음독의 치방으로는 정양산(正陽散), 감초탕(甘草湯), 반음단(返陰丹), 복양단(復陽丹), 환양산(還陽散), 퇴음산(退陰散), 부자산(附子散), 백출산(白朮散), 회양구급탕(回陽救急湯)을 제시하고 있다. 상기 치방의 구성은 Table 2와 같다. 또한, 음독의 외치로는 배꼽 아래(기해와 관원)에 각각 200~300장씩 뜸을 뜨는 것과 배꼽 찜질법(熨臍法)을 제시하고 있다. 울제법(熨臍法)은 사향과 유황을 배꼽에 채우고 파떡(葱餠)을 그 위에 덮어서 다리미로 찜질을 하는 것이다. 파떡이 문드러지면 새것으로 바꾸고 다시 찜질한다17)
『東醫寶鑑·雜病』 「寒(上) 傷寒陰毒」 速於氣海ㆍ關元 各灸二三百壯, 以手足溫煖爲效. 仍服還陽散, 退陰散. 『本事』『東醫寶鑑·雜病』 「寒(上) 傷寒陰毒」 或不可數. 至此則藥餌難爲攻矣. 宜灸臍下二三百壯, 更以還陽散等熱藥助之. 如手足不和煖者, 不可治. 『本事』『東醫寶鑑·雜病』 「寒(上) 傷寒陰毒」 仍灸臍下百壯, 乃手足溫, 陽回, 得汗而解. 『本事』『東醫寶鑑·雜病』 「寒(上) 傷寒陰毒」 熨臍法 治陰毒危急, 體冷, 無脉, 氣息欲絶, 或不省人事. 大葱白把切去葉, 扎餠二三寸許, 連作四五餠. 先將麝香ㆍ硫黃 各一字, 塡臍內, 放葱餠於臍上, 以熨斗火熨之. 如餠爛, 再換新餠, 又熨之. 以葱氣入腹爲效. 手足溫有汗卽差. 更服四逆湯, 以溫其內. 如熨後手足指尙冷, 甲下肉黑者死. 『活人』
3. 『동의수세보원』에서의 음양독
1) 양독
(1) 소양인의 양독
① 소양인 비수한표한병(脾受寒表寒病)에서의 양독발반
『동의수세보원』 「少陽人 脾受寒表寒病論」 말미에 제시된 섬어괴증(譫語壞證) 치험례 중에 열다한소(熱多寒少)의 상한병에 걸린 소양인이 꿩고기탕을 먹고 양독발반이 발생한 내용이 실려있다. 양독발반에 백호탕 3첩을 연복(連服)하라고 하였는데 반 첩만 복용하여 섬어괴증에 빠진 환자에게 석고를 대량으로 사용하였다. 5-6일간 약을 쓰면서 사용한 석고의 양이 모두 14냥이나 되었다18)
『東醫壽世保元 辛丑本』 「少陽人 脾受寒表寒病論」 9-42 其後 又有 少陽人 一人 得傷寒 熱多寒少之病 有人 敎服雉肉湯 仍成陽毒發斑 余敎服白虎湯 連三貼 而其人 只服半貼 數日後 譫語而病重 病家愬急 顚倒往觀 則病人外證 昏憒 已有動風之漸 而耳聾譫語 舌上白胎. 藥囊 秖有石膏一斤 滑石一兩 而無他藥故 急煎石膏一兩 滑石一錢 頓服 而其翌日 又服石膏一兩 滑石一錢 此兩日 則大便 皆不過一晝夜. 至于第三日 病家 以過用石膏 歸咎故 一日不用石膏矣 至于第四日 病家愬急 顚倒往觀 則病人大便秘閉 兩夜一晝 而語韻不分明 牙關緊急 水飮不入 急煎石膏二兩 艱辛下咽 而半吐半下咽 少頃 牙關開 而語韻 則不分明如前. 又連用石膏 一兩 其翌日 則以午後動風 藥不下咽之慮故 預爲午前用藥 以備動風 而又五六日用之 前後用石膏 凡十四兩 而末境 發狂數日 語韻宏壯 而病愈 數月然後 方出門庭.
② 소양인 위수열리열병(胃受熱裏熱病)에서의 양독발반
『동의수세보원』 「少陽人 胃受熱裏熱病」의 흉격열증(胸膈熱證)에서 受病之日 已爲險證으로 양독발반을 제시하고 있다19). 「新定 少陽人病 應用要藥 十七方」에 실려 있는 양독백호탕의 주치(主治)는 양독발반 변비이며, 구성은 석고 5돈 혹 1냥, 생지황 4돈, 지모 2돈, 형개 방풍 우방자 각 1돈이다20)
(2) 태음인의 양독
① 태음인 간수열리열병(肝受熱裏熱病)에서의 양독
『동의수세보원』 「太陰人 肝受熱裏熱病論」의 간열증(肝熱證)에서 양독을 제시하고 있다. 얼굴에 비단에 놓인 무늬처럼 붉은 반점이 생기고, 인후가 아프면서 농혈을 뱉거나21) 또는 얼굴이 불그레하고 눈이 충혈되며, 몸에 반점이 돋거나 황적색의 설사를 하고 맥이 촌관맥에서 모두 홍대하게 나타나는 것22)을 양독증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치방으로 갈근해기탕(葛根解肌湯), 흑노환(黑奴丸)을 제시하고 있다23)
「新定 太陰人病 應用要藥 二十四方」에 실려 있는 갈근해기탕의 구성은 갈근 3돈, 황금 고본 각 1.5돈, 길경 승마 백지 각 1돈이다24). 「唐宋明三代醫家著述中 太陰人病經驗行用要藥 九方」에 실려있는 흑노환은 주굉의 『활인서(活人書)』에 실려있는 처방이며, 구성은 마황 대황 각 2냥, 황금 부저매(솥 밑의 그을음) 망초 조돌묵(아궁이 굴뚝의 그을음) 양상진(들보 위의 먼지) 소맥노(밀깜부기) 각 1냥으로 이제마는 망초를 빼고 사용하였다25)
2) 음독
(1) 소음인의 음독
① 소음인 위수한리한병(胃受寒裏寒病)의 태음병음독증(太陰病陰毒證)
『동의수세보원』 「少陰人 胃受寒裏寒病論」의 태음병음독증에서 음독을 제시하고 있다. 얼굴빛이 푸르고 온몸이 몽둥이로 얻어맞은 것처럼 쑤시면 아픈 것26), 사지가 궐냉(厥冷)하며 토하고 설사를 하여도 갈증이 나지 않고 몸을 구부리고 조용히 누워서 잠자기를 좋아하고 극히 심하면 목이 아프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여기에 두통과 머리에서 땀이 흐르는 증을 일으키며 눈동자가 아파서 햇빛을 싫어하며 얼굴, 입술, 손톱이 푸르고 검으며 몸은 몽둥이로 얻어맞은 것 같은 것과 더불어 면색이 청백흑하며 사지가 궐냉하고 잠을 많이 자는 것27)을 음독증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소아에서의 음독만경풍(陰毒慢驚風)의 치험례를 제시하고 있다. 치방으로는 인삼진피탕(人蔘陳皮湯), 인삼계피탕(人蔘桂皮湯), 인삼부자이중탕(人蔘附子理中湯)을 제시하고 있다28)
「新定 少陰人病 應用要藥 二十四方」에 실려있는 인삼진피탕의 구성은 인삼 1냥, 생강 사인 진피 각 1돈, 대조 2개이고, 소아의 음독만경풍을 치료한다. 인삼진피탕에서 생강을 포건강으로 바꾸고 계피를 추가하면 온위축냉지력(溫胃逐冷之力)이 강화된 인삼계피탕이 된다29)
4. 음양독에 대한 사상의학적 견해에 대한 고찰
1) 음양독에 대한 장중경 및 기존 의가의 관점
장중경은 『금궤요략』에서 양독과 음독의 증을 관찰하여 제시하고, 치방으로는 승마별갑탕을 입방하였다. 양독과 음독의 증은 달리 제시하였지만, 각각의 치방을 달리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음양독이 발병한 지 5일을 넘지 않으면 승마별갑탕을 사용하여 치료할 수 있지만 7일이 넘으면 치료할 수 없다는 것으로 보아 입방이 충분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상한의 삼양병과 삼음병이 깊어지면 변하여 양독과 음독이 되는 것으로 기전을 정리하고 있다. 양독과 음독의 증은 장중경이 『금궤요략』에서 제시한 것에 후대의 의가들이 제시한 맥을 비롯한 몇 가지 증을 덧붙여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치방에 있어서는 양독과 음독의 치방을 각각 달리 정리하고 있다. 양독에서는 흑노환을 비롯한 6개(Table 1), 음독에서는 정양산을 비롯한 9개(Table 2)의 치방을 제시하고 있다. 치방의 구성을 살펴보면, 양독은 대황, 갈근, 황금, 마황, 석고가 군약이고, 음독은 부자, 천오, 유황, 인삼, 건강, 감초가 군약이다(Table 1,2).
2) 음양독에 대한 이제마의 사상의학적 견해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에서 양독을 소양인과 태음인의 리열병에서 생기는 병증으로 다루고, 음독은 소음인의 리한병에서 생기는 병증으로 다루고 있다. 소양인의 양독발반은 표한병의 섬어괴증과 리열병의 흉격열증에서 위열이 치성(熾盛)하여 생길 수 있고, 치방으로는 지황백호탕과 양독백호탕을 사용함과 더불어 석고를 중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태음인의 양독은 리열병의 간열증에서 간열이 치성하여 생길 수 있고, 치방으로는 갈근해기탕과 흑노환을 제시하는데 해당 치방에서는 갈근, 대황 등을 중용하고 있다. 소음인의 음독은 리한병의 태음병음독증에서 위의 온기(溫氣) 약화로 대장의 한기(寒氣)가 치성하여 생길 수 있고, 치방으로는 인삼진피탕, 인삼계피탕을 제시하는데 해당 치방에서는 인삼을 중용하고 있다.
이제마는 양독을 소양인에서는 상한병을 오치(誤治)하거나 적시에 적합한 치료를 하지 못하여 시일을 끌게 되어 섬어괴증이 발생하게 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병태의 하나로 양독발반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소양인 리열병의 흉격열증에서 양독발반은 발병한 날부터 이미 험증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이제마는 양독을 소양인에서 표리병을 막론하고 위열이 치성하여 발생하는 병증으로 설명하면서 석고를 핵심 약재로 제시하며, 치방으로 제시한 지황백호탕과 양독백호탕에서는 석고를 한 첩에 5돈에서 1냥을 사용한다. 소양인병은 화열(火熱)병증으로 빠르게 변하여 열이 치성해지기 쉬우므로30), 대변으로 열의 정도를 가늠함31)과 동시에 빠르게 열을 제어해주어 양독발반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양독발반이 발생하면 석고를 고용량으로 사용하여 빠르게 열을 내려야 한다는 용약의 지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제마는 양독을 태음인에서는 리열병의 간열증에서 상한으로 인한 삼양병이 심해지면 변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제시하며, 처방으로 갈근해기탕과 흑노환을 제시한다. 또한, 태음인에서 간열로 양독이 발생하였을 때, 간열의 정도를 대변으로 가늠하여 대황32)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리열을 제어해야 함을 용약의 지침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이제마는 양독을 상한의 삼양병에서 급성적으로 발생하는 괴증으로 파악하고, 소양인에서는 위열, 태음인에서는 간열을 빠르게 제어하는 것을 치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열의 정도를 대변으로 가늠하며, 소양인에서는 석고를 태음인에서는 갈근을 비롯한 대황을 핵심 약재로 사용하였다.
이제마는 음독을 소음인에서 태음병이 제대로 풀리지 못하고 시일을 끌면서 발생한 변증(變證)으로 보고33), 음독으로 발전하기 전에 미리 약을 써서 정기(正氣)를 도와야 한다고 용약의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34). 또한, 음독은 정기와 사기가 서로 기울어질까 말까 하는 병(正邪相傾之病)으로, 6-7일이 되면 죽음의 지경에 이르게 되어 더욱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여 미리 약을 써 정기를 도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이제마는 음독의 증뿐 아니라 소음인 병증약리의 틀 안에서 음독이라는 병증의 기전과 경중 및 예후를 기존 의가보다 체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음독으로 발전하기 전에 약을 미리 써야 한다는 용약의 대강(大綱)과 소음인의 정기 즉 보명지주를 인삼을 한 첩에 한 냥 사용하는 치방으로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치료의 방향성을 보다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
Ⅳ. 結論
음양독에 대해 『금궤요략』과 『동의보감』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고, 이제마가 『동의수세보원』에서 다루고 있는 음양독에 대해 살펴보았다. 음양독에 대한 기존 의가들의 관점과 이제마의 견해를 비교하여 고찰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1. 장중경은 『금궤요략』에서 양독과 음독의 증을 관찰하여 제시하고, 치방으로는 승마별갑탕을 입방하였다. 양독과 음독의 증은 달리 제시하였지만, 각각의 치방을 달리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음양독이 발병한 지 5일을 넘지 않으면 승마별갑탕을 사용하여 치료할 수 있지만 7일이 넘으면 치료할 수 없다는 것으로 보아 입방이 충분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다.
2. 『동의보감』에서는 상한의 삼양병과 삼음병이 깊어지면 변하여 양독과 음독이 되는 것으로 기전을 정리하고 있다. 양독과 음독의 증은 장중경이 『금궤요략』에서 제시한 것에 후대의 의가들이 제시한 맥을 비롯한 몇 가지 증을 덧붙여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치방에 있어서는 양독과 음독의 치방을 각각 달리 정리하고 있다. 양독에서는 흑노환을 비롯한 6개, 음독에서는 정양산을 비롯한 9개의 치방을 제시하고 있다(Table 1,2).
3.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에서 양독을 소양인과 태음인의 리열병에서 생기는 병증으로 다루고, 음독은 소음인의 리한병에서 생기는 병증으로 다루고 있다. 소양인의 양독발반은 표한병의 섬어괴증과 리열병의 흉격열증에서 생길 수 있고, 치방으로는 지황백호탕과 양독백호탕을 사용함과 더불어 석고를 중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태음인의 양독은 리열병의 간열증에서 생길 수 있고, 치방으로는 갈근해기탕과 흑노환을 제시하는데 해당 치방에서는 갈근, 대황 등을 중용하고 있다. 소음인의 음독은 리한병의 태음병음독증에서 생길 수 있고, 치방으로는 인삼진피탕, 인삼계피탕을 제시하는데 해당 치방에서는 인삼을 중용하고 있다.
4.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에서 양독을 상한의 삼양병에서 급성적으로 발생하는 괴증으로 보고 치성해진 리열을 빠르게 제어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소양인 양독에는 석고를 태음인 양독에는 갈근과 대황을 사용하여 청리열(淸裏熱)하고, 리열의 정도를 대변으로 가늠하여 용약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음독은 소음인에서 태음병이 제대로 풀리지 못하고 시일을 끌면서 만성적 경과로 발생한 변증으로 보고, 음독으로 발전하기 전에 미리 약을 써서 정기를 도와야 하고 이를 위해 인삼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