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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SSN 2671-8197
  • E-ISSN 2733-936X

식민지 대중문화와 ‘청춘’ 표상

The Representation of ‘Cheongchun’(youth) in Popular Culture in the Korean Colonial Period

한국학 / Korean Studies Quarterly, (P)2671-8197; (E)2733-936X
2011, v.34 no.3, pp.145-182
https://doi.org/10.25024/ksq.34.3.201109.145
김지영 (대구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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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젊음의 기표도 역사를 갖는다. ‘청춘’이 젊음을 가리킨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 기표가 표상하는 의미의 층위는 그것이 놓이는 사회 정치적 구조 및 그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인식 지향과의 역학 속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청춘’의 의미는 젊음이 배치되는 사회구조와 생활양식 및 의식 지표가 복합적으로 관련을 맺는 구성물로서, 각 시대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인식되고 표상된다. 계몽잡지를 필두로 한 1900년대 미디어에서 ‘청춘’이 대체로 하나의 시기를 중립적으로 가리키는 말이었다면, 1920년대 본격적으로 개화를 맞은 근대문학에 의해 ‘청춘’은 감각과 감정을 공공화하고 개체성을 긍정하는 어휘로 전환된다. ‘청춘’이 국민국가 건설의 기관차로 이상화되고, 부모 세대에 맞서 문명건설에 매진해야 할 자수자양의 존재로 자리매김됨으로써 근대적으로 개념화되었다면, ‘청춘’은 개체의 고유한 내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열띤 감각과 감정을 긍정하는 젊음의 또 다른 측면을 가시화함으로써 개념적으로 근대화된다. 개체와 공동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청춘’이 노년과 대립하고 여성을 배제하는 배타적 방식으로 작용하는 개념이었다면, 개체와 욕망의 관계를 부각시키는 ‘청춘’은 젊음의 충동적이고 비가시적인 열정을 공공화하면서 ‘청춘’의 배타적 범주와 고정된 표상질서에 균열을 가했다. 그러나 긍정적 기대와 폭발적 호응 속에서 젊음을 주체화시켰던 ‘청년’과 ‘청춘’은 식민지의 모순된 현실 속에서 처음과 같은 활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웠다. 1920년대 중반 사회주의 세력이 등장한 이후 청년 운동이 쇠퇴하고 일본 학생과의 차별대우 속에 입학난, 취업난에 시달렸던 학생들의 부랑 세태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청춘’의 위상은 평가절하되었고, ‘청춘’의 의미는 화치부박(華侈浮薄)한 문화 양태와 직결되어갔다. 이는 식민지 시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대중문화 산업이 패션, 화장품, 연극, 영화, 소설 등 문화상품에 ‘청춘’이라는 이름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젊음의 감성과 활력을 자본주의적 상품의 하나로 변모시켰기 때문이다. 청년-학생-인텔리들을 주축으로 한 ‘모-던’ 문화의 신풍조는 ‘청춘’을 퇴폐적 환락과 접속시켰고, 연극·영화·신소설 등 통속 대중서사들은 박탈된 당대 젊은이들의 형상을 통해 눈물과 동정을 유도해냄으로써 ‘청춘’의 감각을 슬픔의 정서 속에 투영하곤 했다. 환멸의 ‘청춘’과 연민의 ‘청춘’은 젊음이 진취적 ‘청춘’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정열적 ‘청춘’으로도 발현되지 못하는 제한된 현실의 결과였다.

keywords
청년(Cheongnyon), 청춘(Ceongchun), 식민지(Colonial Korea), 대중소설(Popular fiction), 신소설(Sin-soseol), 승방비곡(Seungbang-bigok), 청춘의 십자로(the Cross Road of the Youth), 모던, 도시문화(Modernity), 대중문화(Popular Culture), 개념사(Concept Study), 학생(Youth) 대중서사(Popular narrative), 근대(Modern), 대중매체(Mass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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