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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SSN 2671-8197
  • E-ISSN 2733-936X

The Developmental Process and Characteristics of the ‘Gimyeong‒jeolji‒do’ Paintings of An Jung‒sik

Korean Studies Quarterly / Korean Studies Quarterly, (P)2671-8197; (E)2733-936X
2018, v.41 no.1, pp.185-216
https://doi.org/10.25024/ksq.41.1.201803.185
Kim, Ye-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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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안중식(安中植, 1861‒1919)은 19세기 장승업(張承業, 1843‒1897)이 유행시킨 길상적인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와 장식적인 궁중장식화를 토대로 자신의 기명절지도를 완성한 화가이다. 안중식은 본래 기명절지도가 가지고 있던 길상화적 성격에 문사적(文士的) 아취와 계절적 정취를 더하여 완상(玩賞)의 대상으로 변화시켰고, 1890년대의 수복강녕(壽福康寧)의 길상화였던 기명절지도는 점차 시정(詩情)과 사실성이 결합된 감상화로 발전하였다. 안중식의 기명절지도는 10폭 이상의 대병풍들이 여러 점 전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는 궁중용으로 제작된 것도 있다. 따라서 안중식의 기명절지도는 당시 궁중의 취향을 반영하면서 장승업의 기명절지도와 다른 개성을 확립해갔다. 안중식은 2년에 걸쳐 중국과 일본을 유람하고 돌아온 1901년부터 본격적으로 궁중의 화사(畵事)를 담당하였다. 이 시기에 제작된 기명절지도 병풍은 고동기가 짙은 먹으로 검게 강조되고 사실적으로 묘사되었으며, 고동기의 숫자와 종류도 많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기명절지도에서 고동기의 비중이 많아지는 것은 당시 궁중에서 장수(長壽)와 다남(多男)의 길상화로 감상되었던 준이종정도 병풍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또 화려한 채색을 자제하고 수묵을 중심으로 문아한 아취를 강조한 것도 팔군자도(八君子圖), 십군자도(十君子圖)와 같이 문인적이면서도 화려한 소재를 애호했던 당시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다. 안중식은 1907년 7월 양천군수직을 그만둔 뒤로 궁중의 화사에서 벗어나 그림의 판매와 전시, 서화회 개최 등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다. 그리고 청신한 몰골채색법과 신선한 색채를 구사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였다. 1900년대 후반 안중식 기명절지도의 가장 큰 특징은 꽃과 과일의 선택에서 계절성을 고려한 점이다. 10폭의 병풍은 봄에서 겨울까지의 계절의 순서에 따라 소재와 제화시가 짝을 이루었고, 두 폭의 대련이나 단폭의 그림에서도 계절의 순리에 맞는 꽃과 과일의 조합이 선택되었다. 사계절의 변화는 중국 송대(宋代)부터 사계화조화(四季花鳥畵), 사계화훼화(四季花卉畵) 등에서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지만, 본고에서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일본화단에서 활발히 제작된 사계화훼화에 주목하였다. 특히 안중식의 화법은 나가사키를 통해 들어온 심전(沈銓, 沈南蘋, 1682‒1760?)의 화법을 배운 난핀파(南蘋派) 화가들의 몰골채색법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안중식이 장승업과 다른 기명절지도를 만들어낸 배경에는 당시 궁중의 회화감상 취향, 그리고 국내에 유입된 일본 회화에 대한 교감과 자극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중식의 기명절지도는 19세기 나가사키를 통해 일본에 유입된 중국 명(明)·청(淸)의 화훼(花卉)·소과도(蔬果圖)류가 안중식을 통해 새로운 분위기로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keywords
An Jung‒sik, gimyeong‒jeolji‒do: paintings of precious vessels with flowering plants and/or fruits, juni‒jongje‒ong‒do: paintings of bronze ritual vessels, hwahwe‒bakgo‒do, painting of flowers of the four seasons, 器皿折枝圖, 尊彛鐘鼎圖, 花卉博古圖, 四季花卉圖, 안중식, 기명절지도, 준이종정도, 화훼박고도, 사계화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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