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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SSN 2671-8197
  • E-ISSN 2733-936X

Korean Studies Quarterly / Korean Studies Quarterly, (P)2671-8197; (E)2733-936X
2009, v.32 no.3, pp.275-295
https://doi.org/10.25024/ksq.32.3.200909.275
Seo, Jin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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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1960년대 한국현대시의 모더니즘 계열을 대표했던 동인지 『현대시』는 사회참여계열의 시들과는 달리 그들의 언어실험 경향과 내면 지향성이 지금까지는 줄곧 ‘시대'의 문제와는 무관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한 시대를 살고 있는 시인의 글쓰기는 그것이 어떠한 방식이건 간에 자신의 존재조건과 무관한 것일 수 없다. 특히 4ㆍ19로 인하여 ‘개인과 자유에의 욕구'가 극대화되었으나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생활 세계에서는 오히려 제도와 규율에 의한 억압이 더욱 심화되었던 1960년대의 글쓰기는 결국 삶의 조건에 대한 필사적인 대응 방식이 아닐 수 없다. 『현대시』의 주축으로 활동했던 이유경은 특히 시대성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그것을 자신의 시세계에 독특한 양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유경은 자본주의적 근대화와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던 1960년대 현실에 대하여 해체되는 육체 이미지와 ‘검열'의 과정을 묘사함으로써 당대 사회의 맹목적 전체성과 감시 체계를 비판한다. 본고에서는 이유경 시에서 자주 등장하는 ‘웃음'의 양상에 주목하고, 부정적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대 인식과 ‘웃음'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유경의 시에서 ‘웃음'은 현실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현실을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데서 비롯한 냉소적인 웃음이며 이를 현실에 대한 인식 태도로서의 ‘시니시즘'과 관련지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시에서의 냉소는 단지 부조리한 현실을 바라보는 우월한 주체만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현실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무기력한 자아를 향한 것이기도 하였다. 이유경 시에서 이처럼 경험적 자아를 향한 냉소적 태도는 가학적인 폭력과 죽음 이미지가 결합한 위악적인 섹슈얼리티로 발현된다. 따라서 그의 시에서 나타나는 성적 이미지들은 시적 주체의 견딜 수 없음을 드러내는 신경증적 양상을 보인다. 성적 이미지들이 이처럼 가학적인 양상을 드러내는 것은 당대에 있어서 이례적인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야유하고 조롱하는 경험적 현실세계는 결코 수정될 수 없으며 경험적 자아에 대한 자조와 냉소가 자아의 존립 자체를 회의하게 만들고 위태롭게 하는 것임을 깨닫는 순간, 시적 주체는 현실세계로부터의 ‘초월’을 꾀하게 된다. 이유경 시에서 드러나는 ‘절대자’의 초월적 시선은 다음 시집에서의 변모를 예고하게 된다. 이유경의 냉소주의적 글쓰기는 창작 주체의 시대적 인식에 대한 대응방식, 즉 자기 정체성을 위협하는 생활세계에 대한 미학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시의 형식은 곧 ‘인식의 기법화’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keywords
전체성, 냉소, 섹슈얼리티, 부정성, totality, cynicalsneer, sexuality, nega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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