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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SSN 2671-8197
  • E-ISSN 2733-936X

A Study on the 19th Century Catholicism’s Hagiography

Korean Studies Quarterly / Korean Studies Quarterly, (P)2671-8197; (E)2733-936X
2017, v.40 no.1, pp.223-252
https://doi.org/10.25024/ksq.40.1.201703.223
Kim Jeong-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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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글에서는 조선 후기 천주교 신도들이 읽고, 따르려 했던 성인전(聖人傳)의 서사 구조와 기적의 유형을 검토하여, 19세기 조선인들이 서학을 이해하고 수용한 방식을 드러내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조선 후기에 활발하게 읽혔던 작자미상의 한글본 『성년광익』에 실린 여성 성인의 전기를 주된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이 글의 Ⅱ장에서는 한글본 『성년광익』의 서사 구조를 정리했다. 여성 성인의 전기는 수정(守貞)을 결심한 이들이 겪는 고난과 극복을 그린 이야기라는 점에서 영웅소설의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주인공의 성취가 자질과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영웅소설과 구별된다. 성인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적’인데, 이 기적은 성인이 행하는 것 또는 성인이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인전에서 주체의 시련과 극복의 서사는 기적의 서사와 인과보다는 병렬의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Ⅲ장에서는 한글본 『성년광익』에 실린 기적의 유형을 분류했다. 이 글에서 검토한 바에 따르면 『성년광익』에 나타난 기적들은 구제, 처벌과 깨우침, 입증(여기에는 사후 이적도 포함된다.), 예시, 극복, 응답, 보상 등으로 분류해볼 수 있는데, 이 여러 유형의 기적들이 공통적으로 의미하는 사실은 성인전에서 ‘기적’은 어떤 행위에 대한 응답이 아니라 믿는 자에게만 보이는 원리나 윤리 같은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하여 이 텍스트에서 기적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어도 나머지 모든 행위를 해석해주는, 나머지 모든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적의 유형을 구분하는 것 역시 기적을 믿고 나서야 가능하다. 기적이 일어나기 전에는 어떤 행위가 기적과 관계될지 알 수 없으나, 기적이 일어난 후 독자는 성인들의 어떤 행위가 기적과 관계되는지를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Ⅲ장에서는 기적과 성인의 행위가 독자에 의해 사후적으로 연결된다고 보았다. 결론적으로 이 글에서는 성인전 독서는 내용을 읽기 전에 이미 제시된 내용을 모두 받아들인 상태라는 역설적인 방식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역설적 독서의 메커니즘이 조선 후기 천주교 여신도들의 적극적인 동정서원과 순교 그리고 새로운 독서 주체의 구성과 한데 논의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성인전은 수동적이고 비의지적인 기적의 출현을 이야기하지만, 이 같은 성인전 독서를 통해 형성된 독자 특히 조선의 여신도들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기적을 쟁취하고자 노력했으며, 이 글에서는 이 차이와 변화가 조선 후기 천주교 도입의 의의를 해명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keywords
Catholic, Martyrdom, Songnyeongwangik, Woman saint, the Virgin Mary, a Method of Reading, Biography, hagiography, biography of martyr, 19th century, miracle, 천주교, 순교, 성년광익, 여성 성인, 동정녀, 독서 방식, 전기, 성인전, 순교자전, 19세기,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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