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건강불평등을 주제로 한 논문은 지난 20년 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건강불평등 연구의 궁극적 역할이 건강불평등의 개선이라고 했을 때, 연구의 양적 성장이 현실에 의미 있는 기여를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다. 이 글에서는 국내 건강불평등 연구 상황을 비판적으로 돌아보며, 건강불평등 지식 전환의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건강불평등 연구의 질문이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른 OO의 불평등이 존재하는가?’에서 ‘왜/어떻게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른 OO의 불평등이 나타나는가?’ 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 특정한 인식론, 특히 실증주의에 배타적 우선성을 부여하기보다는 연구 질문에 부합하는 인식론적 접근을 취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셋째,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이 인간의 몸과 마음에 체현되는 과정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분야의 연구자들이 협력하며, 사회적 현실을 토론할 수 있는 학문 공동체를 살려내는 것이 필요하다.
The number of papers on health inequalities in South Korea has exploded over the past 20 years. However, given that the ultimate role of research is to improve health inequalities, it is hard to argue that the quantitative growth of research has made a significant contribution. In this article, I would like to critically look back on the progress of health inequalities research in Korea and make a proposal to overcome the severance of knowledge translation. First of all, the question of health inequality research should be changed from 'Is there health inequality across socioeconomic groups?' to 'Why/How does health inequality develop across socioeconomic groups?' Second, it is necessary to take an epistemology relevant to research questions rather than giving exclusive priority to specific epistemology, especially positivism. Third, in order to fully understand the process of 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being embodied in the human body and mind, it is necessary to revive an academic community in which researchers from various disciplines can cooperate and have a discussion about social reality
국내 건강 불평등 연구가 양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2010년대 이후 건강 불평등 관련 정책 연구도 적은 양이나마 꾸준히 발표되었다. 정책 분석 연구보다는 정책 평가 연구가 더 많은 경향을 보이는데, 그 중 건강보험 보장 정책의 형평성 효과를 분석한 연구가 많았다. 대다수 연구가 국가에서 생산한 2차 자료를 사용하였고, 일부는 1차 설문조사 자료나 질적 면접 자료를 이용하였다. 2015년 이후 연구 주제와 방법에서 새로운 시도들도 확인되었다. 건강 불평등 완화 정책 연구 과제를 통해 정책이 채택되고 집행된 사례도 있는 반면, 정치적 상황에 의해 소중한 연구 결과가 사장되기도 하였다. 국내 건강 불평등 완화를 위해서는 건강 불평등 현황 및 경로 연구와 정책 연구가 균형 있게 발전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보건 정책에 대한 건강 형평성 관점에서의 효과 평가가 필요하지만, 연구 주제를 확장하여 건강의 사회경제적 결정 요인으로서 타 분야 정책에 대한 분석 및 평가도 필요하다. 건강 불평등을 감소시키는 사업 시행을 위해 체계적인 중재사업 기획과 평가가 요구되며, 다양한 연구방법을 시도하여 보다 적확한 연구 결과를 산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건강 불평등 관련 정책 연구를 비롯한 보건정책 연구의 기획, 지원, 합성과 확산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While research on domestic health inequality in Korea has grown in quantity, a small but steady stream of policy research on health inequality has also been published since the 2010. Policy evaluation studies tend to be more common than policy analysis studies. Many of the Policy evaluation studies have analyzed the effect on equity of health insurance coverage policies. Most studies used secondary data, while some used primary survey data or qualitative interview data. New research topics and methods have also been explored since 2015. Some research projects on health equity policy have been successful, leading to the policy adoption and implementation. In other cases, valuable research results could not be implemented due to political circumstances. Currently, there is an imbalance between research on health inequality status and pathway versus studies focused on policy. To further address health inequalities in Korea, additional emphasis should be placed on research directed towards implementation of policy. Apart from measuring the effect of public health policies on equity, it is also necessary to expand the research topics to analyze and evaluate the effects of policies in other sectors as the socioeconomic determinants of health. Systematic planning and evaluation of interventions aimed towards reducing health inequalities should be promoted. Efforts should be made to identify and use new research methods to produce more accurate results. Finally, it is necessary to establish an organization or institute that can support health policy research, including health equity policy research, throughout the planning, support, synthesis of the results, and dissemination.
응급의료 취약지로 지정된 경상남도 함안군의 응급의료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의료진, 구급대원, 공무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질적 연구방법을 통한 기초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응급의료체계와 지역주민 건강과 관련된 지역사회의 맥락을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전략을 제시하였다.함안군의 응급의료체계의 맥락을 대상자별로 분석한 결과 응급의료 관련 군지역과 도시와의 격차, 지역병원에 대한 신뢰 부족, 의료취약지 자원 부족 문제, 중앙의 지역에 대한 차별, 환자 .의료진. 구급대원 간 소통의 부재, 이송병원 선정의 어려움, 관내 병원의 역량 부족 등이 나타났다. 지속 가능한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전략을 분석한 결과 응급의료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관심, 지역주민의 참여, 지역에 관한 연구와 실천, 책무성에 기반을 둔 법제 개선, 응급의료 이해관계자 간 소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안군의 지속 가능한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연구의 제언들을 정책화하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의 특성에 맞게 응급의료 개선 정책이 수행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본 연구는 제주 지역에서 감염병 대응역량 향상을 위해 진행된 숙의공론화를 통해, 주민참여의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2022년 3월 2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포스트코로나 제주 공공보건의료 도민원탁회의'(이하 도민원탁회의)에는 제주도민 51명이 참여했으며, 코로나19와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한 방안에 대해 토론하였다. 참여자가 가장 많이 지지한 감염병 역량 강화 방안은 지방의료원 리모델링 및 전담 병상 확충, 전문의·간호사 등 인력 확충이었다. 또한, 정책단계별 숙의공론 원칙을 적용하여 도민원탁회의 운영을 검토한 결과, 참여자 모집과 정보 제공, 정책반영 과정에서 대표성과 숙의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었다. 향후 효과적인 숙의공론을 위해 적절한 의제 설정,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외되기 쉬운 주민의 참여 보장, 정보 제공에서 전문가와 협의를 통한 토론 설계, 정책반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 조성 등을 논의하였다. 본 연구는 제주 지역 숙의공론화 사례를 통해 향후 보건의료에서 주민참여 실질화를 위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This study examines the possibilities of public participation in building public health policy through the case of public deliberation held i Jeju, South Korea. This public deliberation called "Town-hall meeting of the public healthcare system in Jeju during the Post COVID-19 era", was conducted to improve the capacity to respond to infectious disease outbreaks in Jeju, on March 26th and 27th, 2002. Fifty-one residents of Jeju participated and discussed how the government should respond to COVID-19 and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Among the measures to strengthen the capacity of infectious disease response, the participants preferred 'remodeling local medical centers and expanding dedicated beds', and 'expanding manpower such as specialists and nurses' the most. Through the assessment of the operation of the town-hall meeting, by applying the principle of deliberation throughout each policy stage, we found that it is necessary to improve the representation and deliberation in the process of recruiting participants, providing information, and reflecting policies. For effective deliberation in the future, it is necessary to select appropriate discussion topics, engage diverse stakeholders and minorities, design discussions with experts on information provision, and create an institutional framework for policy-making. All in all, this paper provides and insight into the future tasks and possibilities of public engagement in public healthcare in the future through the case of public deliberation in Jeju.
기후 위기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구조적 모순을 더욱 격화시키며 건강의 위기가 되고 있다. 점증하는 기후 재난은 지역과 사회계급에 따라 극적으로 불평등한 충격을 가해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이 글은 건강과 환경의 위기가 자본의 축적 과정에서 발생하였음을 설명하고, 인간과 자연 소외를 극복하기 위한 건강 정의 이론을 모색한다. 건강 정의 이론은 건강을 변화하는 자본주의 체제 모든 계급 관계 속에 스며든 쟁점으로 사고할 것을 제안하며 건강을 사전 결정된 사회적 경계 안에 가두는 이분법에 도전할 것을 요구한다. 불평등을 만드는 ‘원인의 원인’을 구체화하고 건강 불평등 담론에서 사라진 자본의 실체를 복원하는 정치성을 강조한다. 건강 정의 운동은 상호의존의 존재들이 수행하는 복수(複數)의 권리 투쟁이며, ‘공거(公居) 윤리’를 통한 혼종 공동체의 가능성을 지향한다.
The climate crisis is becoming a health crisis, exacerbating social and structural contradictions that affect health. Growing climate disasters exacerbate health inequalities, with dramatically disproportionate impacts across regions and social classes. This article explains that health and environmental crises occurred in the process of capital accumulation, and seeks a health justice theory to overcome the alienation of humans and nature. Health justice theory proposes to think of health as an issue that permeates all class relations in the changing capitalist system and calls for challenging the dichotomy that traps health within pre-determined social boundaries. In order to reveal the cause of structural inequality, it emphasizes the political nature of restoring the reality of the capital-spider that has disappeared from the health inequality discourse. The political nature of the health justice movement includes the possibility of multiple rights struggles by interdependent beings taking place around the globe, and aims for a hybrid community through the ‘ethic of cohabitation’.
이 연구는 이용자 관점에서 개발한 의료이용 지표가 기존 미충족의료 지표에 비해 의료불 평등을 더 정확하게 측정해줄 수 있을지 검증하고자 하였다. 연구자료로는 대면 설문조사로 수집한 617명의 표본자료를 이용했다. 기존 미충족의료 문항 과 개발한 문항 모두 미충족이 없다고 응답한 집단과 기존 문항에는 미충족이 없다고 응답했 지만, 개발한 문항에서는 미충족이 있다고 응답한 집단 사이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의료찾기, 이용, 결과 단계 모두 50대(OR 3.23, 95% CI 1.29-8.09; OR 4.25, 95% CI 1.42-12.70; OR 4,69, 95% CI 1.29-17.10), 건강수준이 나쁜 집단(OR 2.22, 95% CI 1.07-4.61; OR 5.21, 95% CI 2.33-11.63; OR 8.51, 95% CI 3.70-19.61)과 의료기관 가용성이 부족한 집단(OR 3.68, 95% CI 1.96- 6.93; OR 4.33, 95% CI 2.15-8.71; OR 2.22, 95% CI 1.02-4.86)에서 개발한 문항을 통해 추가적인 미충 족 경험을 나타냈다. 연구 결과는 사람들의 의료경험을 기존의 미충족의료 지표로 측정할 때에 비해 이용자 관 점을 반영한 문항으로 측정할 때 취약한 집단의 의료필요 미충족을 더 민감하게 드러낼 수 있 음을 보여준다. 향후 의료불평등을 측정할 때 이용자 관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
This study aimed to verify whether the healthcare utilization indicators developed from the user’s point of view could measure healthcare inequality more accurately than conventional unmet healthcare needs indicators. A face-to-face survey was conducted with 617 people using a measurement tool developed from the user’s point of view. Two groups were identified. The first group responded that there were no unmet healthcare needs with both the existing and developed items. The second group responded that there were no unmet healthcare needs with the existing items but with the developed item. The characteristics between the groups were analyzed. Analysis results indicated a significant difference in “in the stages of seeking healthcare,” “during utilization,” and “results of utilization” between age, self-rated health, and availability of healthcare facilities. More unmet healthcare needs were reported for tools developed in the group with people aged 50 and older (OR 3.23, 4.25, and 4.69, respectively), those in their 60s and older (OR 2.62, 10.53, 9.51, respectively), those with poor self-rated health (OR 2.22, 5.21, and 8.51, respectively), and those with poor availability of healthcare facilities (OR 3.68, 4.33, and 2.22, respectively). The study results show that the risk of underestimating unmet healthcare needs in more vulnerable groups can be prevented (and more sensitively revealed) when measured from the user’s standpoint than when measured with conventional unmet healthcare needs indicators. In the future, it is necessary to supplement the user’s point of view when measuring healthcare inequ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