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0023-3900
본 연구는 고구려 역사의 귀속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두가지 측면에서 접근하였다. 먼저 당대의 고구려와 중국이 서로 상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고구려는 언제나 중국을 ‘이국’ 또는 ‘이민족’으로 여기며, 대부분의 경우 대등한 상대국으로 인식하였다. 중국 역시 고구려를 ‘오랑캐의 나라’로 인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다음 고구려의 멸망 후 그 역사를 누가 이어왔는가를 살펴보았다. 고구려 멸망 후 그 역사를 수용하며 이어 온 것은 신라였다. 신라는 고구려인과 백제인을 포용하였고 그들의 역사의식을 존중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이후 한국사 전개에 다양성과 역동성을 갖게 하였다. 그 결과 통일신라→고려→조선→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사에서 이러한 삼국의 역사는 한국고대사의 한 장으로 부동의 위치를 갖게 되었다. 반면 중국의 경우는 고구려가 멸망하자 고구려 단절의 정책을 취하였다. 그 결과 고구려역사는 이후 중국사에서 배제되었으며 오히려 고려를 고구려의 후예로 인정해 온 것이 사실이었다. 1980년대 중반에 들어 갑자기 중국이 고구려 역사를 그들의 역사로 주장하고 나온 것은 학문적인 측면에서 인정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