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0년 이후 소설의 영화화 동향과 영화화되는 소설의 특징을 고찰하여 영화 원작으로서의 한국소설의 위상과 향후 소설의 방향을 가늠해 보려는 것이다. 2000년에 대성공을 거둔 공동경비구역 JSA가 대표하듯이 2000년 이후에 영화화되는 소설들은 인과율과 개연성에 의거한 전통적 서사성을 강하게 드러낸다. 황석영의 소설 세편이 한꺼번에 영화화되는 것과 최근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영화화되어 대중의 호응을 얻은 것은 이를 잘 드러낸다. 이러한 서사성은 영화의 장르 문법과 상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며 시장 논리가 강화되고 있는 서사물 소통의 장에서 검증된 서사구조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소설이 독자적인 매체로서 생존이 힘들어지고 영화의 원작으로 채택될 때 영화와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되면서 소설에도 영화화되기에 보다 편리한 영화와의 대응적 친연성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표피적인 서술이다. 내면서술의 지양, 장면 별 분절, 속도감 있는 이야기 진행으로 이루어진 표피적 서술은 빠른 카메라워크로 진행되는 장르 영화를 방불케 한다. 또한 이러한 서술방식은 혼성장르화를 더욱 촉진시킨다. 이때 서사성이 강한 소설에 내재하는 풍부한 이야기는 영화에서 다양한 장르 요소로 전화될 수 있는 원재료로 기능한다.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일련의 영화가 최근에 크게 성공하면서 한국소설은 영화원작으로서 다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섣불리 자축하기에 앞서 이러한 움직임이 우리 문화계에 만연한 흥행추수주의에서 나온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서사성이 강한 소설이 영화의 원작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일단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자본의 논리 안에서 일정한 서사성과 장르 문법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거시적인 문화역량의 축적과 장기적인 문화발전의 관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매체 간 교류가 각 매체가 가진 고유한 자질을 전환하는 것에 대한 진지한 실험과 고민을 수반하지 못하고 ‘대박’만을 꿈꾸며 떼로 몰려다니는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소설계와 영화계, 나아가 문화계 전반의 앞날은 어두울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는 체제 내적인 에너지와 외적인 에너지가 충돌하고 공존하는 가운데 다양한 창조의 장이 보장되고 다원적인 수용자 층이 확보될 때 비로소 발전할 수 있다는 기본 원칙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주제어영화원작, 영화화, 매체전환, 서사성, 장르문법, 혼성장르, 표피적 서술, 문예영화
This paper is to examine characteristics of novels as original work for filmization through inquiring into having filmized novels since 2000. Several Korean novels have adapted to film since 2000 and more novels will adapt to film for the time being because the movies originated from literature had a great success recently. Not only three novels of Hwang, Seokyeong but also The Black Flower of Kim, Yeongha, Misil of Kim, Byeora, Hwangjini of Hong, Seokjung, Leesiml and Leejin of Kim, Takhwan and Sin, Keongsuk. There are two characteristics appeared in the novels which have adapted to film since 2000. First is the strengthening of Traditional Narrativity which is based upon causationism and provability. This Narrativity has mutual accordance with Hollywood Genre Narrative Convention in narrative structure and reign over narrative texts of present time as guarantied narrative structure. Second is the superficial storytelling which consists of the restraining from narrating interior mind, the segment according to space and speedy storytelling which are similar to speedy camera works of Genre Movies. This characteristics has intimate relationship with Hybrid-Genre tendency that is chief trend of narrative at present. It is good that the film and novel are strengthening mutual intimate relationship again. But restriction to narrow range of narrative having two characteristics by economic logic is rather dangerous, because the cultural development is possible when diverse narrative can survive.
(2005)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푸른숲
(1996) 파리의 조선 궁녀 리심, 민음사
(2000) 공동경비구역 JSA,
(2006)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1989) 무기의 그늘,
(2000) 오래된 정원, 창작과비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