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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서사연구

만주웨스턴 연구

A Study of the Manchuria-Western Genre

대중서사연구 / 대중서사연구, (P)1738-3188; (E)27139964
2008, v.0 no.20, pp.7-46
https://doi.org/10.18856/jpn.2008..20.001
박유희 (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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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주로 1960년대에 액션 영화의 일종으로 존재했던 ‘대륙물’, 그 중에서 웨스턴을 전유하고 있는 ‘만주웨스턴’ 장르에 대한 연구이다. 본고에서는 1962년∼1971년까지 한국영화에서 웨스턴을 전유했던 양상을 살펴 ‘만주웨스턴’의 의미를 밝히고, 그것을 통해 <놈놈놈>과 같은 영화로 이어지는 만주웨스턴 장르를 영화사적 맥락에서 정관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한국에 수입된 웨스턴 영화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그 과정에서 대륙물이 형성되는 맥락과 대륙물의 추이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만주웨스턴의 양상과 욕망을 고찰하여, 만주웨스턴의 장르사적 의의를 밝혔다. 해방 이후부터 1960년대 전반기까지는 할리우드 웨스턴의 전성기로 한국에도 웨스턴 영화가 대거 수입되면서 총이 나오는 액션영화에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1966년 <황야의 무법자>가 수입되어 스파게티 웨스턴이 크게 유행하면서 웨스턴 영화의 판도가 달라지고, 이 시기에 대륙물 중에서도 웨스턴의 문법을 전면적으로 전유하고 있는 ‘만주웨스턴’이 두드러지게 된다. 이는 문명에 대한 자신감으로 차있는 할리우드 웨스턴보다 냉소적이고 적나라한 욕망을 드러내는 스파게티 웨스턴이 한국 대중에게 보다 핍진성 있게 다가왔다는 것, 대륙물에서 점차 심화되던 이분법의 균열도 스파게티 웨스턴의 전복적인 서사를 수용하는 데 토양이 되었다는 것, 기존 웨스턴의 광활하고 정형적인 미장센과는 다른 협소하고 누추한 지역성을 지닌 웨스턴이 가능하다는 것이 세르지오 레오네의 영화를 통해 입증되면서 한국영화에서도 웨스턴을 본격적으로 전유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추동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상옥 감독의 <무숙자>는 웨스턴의 관습 안에서 한국에서 가장 주류 장르인 멜로드라마의 서사를 중심에 놓음으로써 웨스턴 전유의 중요한 경향을 보여준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유연한 봉합이 돋보이는데, 그러한 봉합을 통해 웨스턴의 도상과 서사가 한국 멜로드라마의 정서로 수렴된다. 이러한 정서는 이데올로기 면에서는 기존의 위계와 질서에 순응하는 것으로 귀결되지만, 이질적인 장르의 접합을 통한 전유라는 점에서 장르 실험으로서의 의의를 지닌다. 이는 혼성 장르화 경향이 심화되며 장르 내부의 상호텍스트성 속에서의 관습 혁신이 중요해지고 있는 현재 영화의 관점에서 볼 때 선취에 해당한다. 임권택 감독의 <황야의 독수리>는 1950,60년대 할리우드 웨스턴의 유연한 서사와 스파게티 웨스턴의 오락성이 강고한 이분법과 부딪힐 때의 파탄을 드러낸다. 이 영화는 가부장적인 이분법과 오락으로서의 폭력이 불편하게 공존하다가 마지막에 파국을 맞이함으로써 치명적인 폭력으로 전화되어 버리는 문제적인 텍스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극단적인 파국을 통해 그 폭력성이 폭로됨으로써 그것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측면도 있다. 이로써 이 영화는 이분법을 고수하는 강고한 욕망에 의해 간섭되는 도착적인 폭력의 세계를 보여주는데, 이는 한국영화에서 지속되고 있는 문제적인 지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계몽적 이분법에의 집착과 그로 인한 오락성의 죄의식은 지금까지도 한국영화의 특성이자 한계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만희 감독의 <쇠사슬을 끊어라>는 가장 전복적인 웨스턴인 스파게티 웨스턴의 전복성을 더 끝까지 밀고 나간다. 이 영화는 농담을 통해 당대의 무거움과 진지함을 넘어서면서 놀이로서의 영화 공간을 가능케 했다. 농담과 놀이는 당시의 강고한 지배 질서와 거리를 확보함으로써 타협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사학이며, 그로부터 구현되는 철저한 개인주의는 일종의 반항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적인 저항은 되지 못하고 개인적 열망으로서의 정신적 탈주로 남는다. 그러한 탈주의 에너지는 영화를 살아가게 하는 핵심적인 힘이며, 이 시기에 그러한 에너지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쇠사슬을 끊어라>는 의의를 지닌다. 이러한 영화들이 생산된 시기는 4.19를 통한 시민의식의 체험이 5.16으로 인한 가부장적 질서로 봉합되면서 이분법적 구도로는 수렴되지 못하는 복잡한 욕망이 그것을 담아낼 수 있는 하위 장르들의 분화를 추동하던 때이다. 이 시기에 ‘만주웨스턴’은 현실과 영화의 관계에서 벗어나 영화와 영화의 관계망 안에서 영화 장르를 실험함으로써 상상력의 폭을 넓혔던 장르였다. 여기에서 이 영화들을 비판하는 하나의 이유였던 ‘무국적성’은 현실과 유리되게 하는 요인이었지만, 다양한 가능성의 폭을 확장하는 기반으로서 기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도 지닌다. 장르 혼성의 시대인 21세기에 <놈놈놈>과 같은 한국영화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이러한 기반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만주웨스턴이 보여준 장르 혼성 실험, 관습적 이분법, 놀이를 통한 탈주는 <놈놈놈>에서도 중요한 장르 요소로 작용하기 있기 때문이다.

keywords
Manchuria-Western, action film, Daeryukmul, Western Movie, Spaghetti-Western, appropriation, dichotomy, suture, Genre, 만주웨스턴, 활극, 대륙물, 서부영화, 스파게티웨스턴, 전유, 이분법, 멜로드라마, 봉합, 장르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amine the Manchuria-Western genre which were produced from 1960s to the early 1970s as a sub-genre of ‘Daeryukmul’ and a appropriative genre of Western movies. Hollywood western movies have imported since 1945 largely and have influenced on Korean Action films. The Spaghetti- Western movies hit the big time in Korea since the middle of 1960s and led to the full scale appropriation of the Western movies. The result were Manchuria-Western films such like <A homeless wanderer> (1968), <An eagle of a wildness>(1969), <Cut off the Chains> (1971). The Manchuria-Western genre regarded just as the films for amusement. So ironically, the Manchuria-Western movies implied diverse desires which were not taken by main genres or Art films. the Manchuria-Western films opened up the new space of imagination which had capacity for the amusement such like fun, joke, game. In conclusion, the Manchuria-Western films means a kind of passive resistance against the dichotomy times. And it means also a kind of experimental genre which was formed between the genre and the genre. So it enables the crossover genre films such like <The good, The bad, The weird>(2008) in the digital era.

keywords
Manchuria-Western, action film, Daeryukmul, Western Movie, Spaghetti-Western, appropriation, dichotomy, suture, Genre, 만주웨스턴, 활극, 대륙물, 서부영화, 스파게티웨스턴, 전유, 이분법, 멜로드라마, 봉합,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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