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는 한국 문학사에서 민중문학과 노동문학의 시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노동문제를 소대로 한 70년대 소설에서 여성노동자의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성노동자들은 남성인물 혹은 남성서술자의 시선으로 관찰되고 재현될 뿐 여성노동자가 직접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당시 소설에서 말할 수 없는 여성노동자의 존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재현되는데, 첫 번째 유형은 ‘노동자’로서의 모습은 생략된 채 단지 ‘여성’으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남성 인물에 의해 그려지는 여성노동자의 모습은 대부분 퇴폐적이고 문란한 이미지로 왜곡되어 있거나, 혹은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버지나 오빠라는 가부장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할 연약하고 무지한 존재일 뿐이다. 또 다른 유형은 여성성이 아예 거세된 채 무성(無性)적 존재로서의 ‘노동자’로만 그려지는 여성노동자들이다. 이 경우 여성노동자들은 ‘산업전사’나 ‘산업역군’과 같은 멋진 수식어에 가려져 희생과 인내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했고, 이 과정에서 여성으로서의 욕망이나 감정 등은 쉽게 무시되고 배제되어 버렸다. 또한 남성노동자와 달리 여성노동자로서만 겪을 수밖에 없었던 성적 모욕이나 폭력과 같은 문제 역시 일반화된 노동문제에 가려져 제대로 거론될 수 없었다. 이렇듯 70년대 노동소설에서 여성노동자는 여전히 주변부적 인물이었으며, 이는 남성/지식인들이 (무)의식 중에 가한 또 다른 폭력이라 할 수 있다.
In the field of literary history of Korea, the 70’s is evaluated as an era of popular literature and labor literature. However, in these novels written in the 70’s that would talk about issues related to labor, female labourers are hardly observed. To be specific, the female labourers are observed or reproduced only through these eyes of male characters or male narrators but they seldom speak in their own voices. Presence of the female labourers who could not speak for themselves in the novels of those times is recreated basically in two ways and as for the first type of presence, the female labourers are described merely as ‘women’ but never as ‘labourers’. Most of these appearances of the female labourers explained by the male characters get distorted as some decadent and promiscuous images or by reason that they are not capable of conducting independent, proactive thinking, the female labourers are described as these vulnerable, ignorant individuals but nothing else who should be happy to be controlled or protected by a head of a family, either a father or an older brother. In addition, in terms of another type of the female labourers in the novels in the 70’s, there are these female labourers who would be described only as asexual ‘labourers’, and readers cannot find anything feminine about those women. In case of such female labourers, they were expected to accept sacrifices and pains with willingness as they were modified by these appetizing terms, ‘industrial worker’ and ‘pillar of industry’, and in the meantime, desires, emotions and others that they could have inside as women were easily ignored and ruled out. Add to that, unlike the male labourers, as for these problems such as sexual harassment and sexual violence that only female labourers could hardly avoid, they were never officially discussed as being left out behind these other generalized labor issues. As described so far, the female labourers in labour novels in the 70’s were still surrounding characters, and it can be regarded as another type of violence committed by the intellectual/men on purpose (out of awareness).
송기숙, 몽기미 풍경 , 최일남 송기숙 외, 노새 두 마리 外 , 2006.
이청준, 별을 기르는 아이 , 별을 보여드립니다 , 열림원, 2008.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 이성과 힘, 2003.
홍성원, 흔들리는 땅 , 홍성원 신상웅 외, 흔들리는 땅 外 , 창비, 2006.
황석영, 돼지꿈 , 삼포 가는 길 , 창작과비평사, 2000.
김복순, 산업화의 최종심급과 재현의 젠더 , 한국현대문학연구 27호, 2009, 407-449쪽.
김원, 여공 1970 그녀들의 反 역사 , 이매진, 2006.
김은하, 1970년대 소설과 저항 주체의 남성성 , 페미니즘연구 제7권2호, 2007, 249-280쪽.
김현미, 한국의 근대성과 여성의 노동권 , 한국여성학 제16권 1호, 2000, 37-62쪽.
김현미, 근대의 기획, 젠더화된 노동 개념 , 김영옥 엮음, “근대”, 여성이 가지 않은 길 , 또 하나의 문화, 2001.
류보선, 사랑의 정치학: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을 통해서 본 조세희론 , 민족문학사연구소 현대문학분과, 1970년대 문학연구 , 소명, 2000.
이정옥, 산업자본주의시대, 여성의 삶과 서사 , 여성문학연구 , 8호, 2002, 231-260쪽.
전혜진, 미혼 공장 여성노동자의 경험을 통해 본 근대적 여성성 형성에 관한 연구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3.
하시야 히로시, 김제정 옮김, 일본제국주의 식민지 도시를 건설하다 , 모티브북,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