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1960년대 중반 한국의 주류 장르로 부상한 스릴러를 특정 시기에 유행했던 안정된 하나의 장르로 접근하기보다 할리우드와 프랑스 등의 영향을 받아 중층적으로 구성된 초국적 양식이었음을 주장한다. 이러한 영향들은 2차 대전 후 필름 느와르 영화들과 이에 대한 비평들이 글로벌하게 순환한 방식과도 연결된다. 즉 필름 느와르는 프랑스에서 미국 전후 스릴러 영화들에 나타난 속도감과 어두운 시각적 분위기라는 두 가지 특징들을 식별하면서 비평적으로 정립된 용어로, 이 두 특징들은 60년대 한국 범죄 스릴러에도 ‘템포’와 ‘무드’라는 두 가지 국면들로 반영되었다. 템포와 무드는 할리우드 영화의 시스템과 테크놀로지에 대한 욕망, 그리고 프랑스 영화에 대한 비평가들의 예술영화적 욕망을 응축했다는 점에서 초국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초국성은 1960년대 근대화된 도시의 일상적 경험에 따른 속도와 감각성에의 매혹과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지역적인 것과 협상했다. 본 논문에서는 스릴러/느와르의 이러한 혼종적 특징들에 착안하여 이 영화들을 대중영화적 새로움과 영화언어의 새로움, 이국적 감수성과 지역적인 맥락들이 교섭하고 경합하는 역동적인 실천의 양식들로 간주하면서 이러한 특성들을 잘 드러내는 작품들로서 이만희의 <검은 머리>(1964), 조해원의 <불나비>(1965), 이강원의 <도망자>(1965)를 분석한다.
This paper argues that the thriller which emerged as a mainstream genre in the Korean cinema of the 1960s should be seen as a transnational mode of film production rather than as a stable genre that had its popularity during a specific period, one that was overdetermined by the influences of Hollywood and French cinema. These influences are linked to the ways in which both the post-war film noir movies and the criticisms on them were globally circulated. The French critics in the late 1940s and 50s identified as the two key characteristics of the post-war US crime thrillers the sense of speed and the dark visual atmosphere, both of which enabled the critics to name the films as ‘film noir.’ These two characteristics were also reflected in the Korean crime thriller films in the forms of ‘tempo’ and ‘mood.’ These two aspects are transnational in the sense that they consolidated a desire of the 1960s’ Korean cinema for the system and technology of Hollywood on the one hand, and another desire of the local critics for the French cinema that they considered as the culmination of art cinema, on the other. These twofold transnational aspects were, too, in negotiation with the local, given that they were expressive of the local audiences’ fascination with the urban speed and sensory plenitude that they experienced in their everyday life. With these hybrid aspects in mind, I define the Korean thriller/noir as a dynamic mode of film practice through which the newness of popular cinema, the newness of film language, exotic sensibility, and local contexts negotiated and competed with each other, examining Black Hair (Lee Man- hee, 1964), The Tiger Moth (Cho Hae-won, 1965), and The Fugitive (Lee Kang-won,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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