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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서울분원 대회의실(별관 3층)
  • 2024년 07월 03일(수) 13:30
 

대중서사연구

  • P-ISSN1738-3188
  • E-ISSN2713-9964

<헤어질 결심>에 내재된 사랑의 윤리

The Ethics of Love in <Decision to Leave>

대중서사연구 / 대중서사연구, (P)1738-3188; (E)2713-9964
2022, v.28 no.3, pp.353-387
https://doi.org/10.18856/jpn.2022.28.3.010
한귀은 (경상국립대학교)

Abstract

이 논문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2022)에 내재된 사랑의 윤리를 해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헤어질 결심>은 예외상태에 놓인 ‘서래’를 통해 ‘예외적 사건’으로서의 사랑의 윤리를 구현하고 있다. 이 영화는 사랑의 윤리가 연인의 타자성을 수용하고 자신의 취약함을 인정하면서 언어에 대한 자의식을 통해 윤리적 폭력에 저항하는 말걸기를 지속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세계에 대한 위반과 전복, 상징계의 균열이 불가피함을 암시한다. <헤어질 결심>에서는 한국말이 서툰 중국인과 한국인이 주인공으로 설정됨으로써 사랑의 윤리가 ‘언어’와도 밀접히 관련된다는 점도 부각된다. 언어는 이데올로기에 종속되어 있고 따라서 언어를 사용하는 한 윤리적 폭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윤리의 시작이다. 자신이 한국어에 취약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서래는 윤리적 주체가 된다. 그녀는 폭력에 저항하는데, 폭력에 폭력으로 대항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재맥락화 시키고 그 바탕 위에서 지속적인 ‘말걸기’를 시도한다. 이 말걸기는 비록 실패할 수밖에 없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서래는 자신을 해준의 ‘미결사건’으로 남김으로써 해준에게 말걸기를 지속한다. 해준은 서래가 사라진 후 비로소 ‘붕괴’된다. 그리고 이 붕괴를 통해 상징계적 환상을 가로지르며 구원에 다다르게 된다. 구원은 상징계적 대타자가 아니라 취약한 또 하나의 주체,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에 의해 가능하다는 역설을 <헤어질 결심>은 보여주고 있다. 이런 역설은 대사 차원에 머물지 않고 데칼코마니적 프레임 구성과 편집, 실재계를 암시하는 장면 등을 통해 연출되고 있다. 이 논문은 타자를 소비하는 연애가 주류를 이루는 시대에 <헤어질 결심>의 해석을 통해 사랑의 윤리, 언어에 대한 자의식, 구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keywords
State of Exception, Exceptional Event, Love, Addess, Ethics, The Symbolic, The Real, Salvation, 예외상태, 예외적 사건, 사랑, 말걸기, 윤리, 상징계, 실재계,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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