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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서울분원 대회의실(별관 3층)
  • 2024년 07월 03일(수) 13:30
 

대중서사연구

진보 없는 시대의 유토피아 - 타임루프 장르의 서사학적・기술문화적 맥락과 이데올로기 연구

Utopia in The Era of No Progress - The Narratologies and Ideologies of the Korean Time Loop Genre

대중서사연구 / 대중서사연구, (P)1738-3188; (E)27139964
2023, v.29 no.1, pp.217-247
https://doi.org/10.18856/jpn.2023.29.1.007
유인혁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Abstract

이 연구의 목적은 한국 타임루프 장르의 문화적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타임루프 장르는 201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이 형식이 탈근대적 조건의 시공간을 재현하고 있으며, 진보로 대표되는 근대적 시간관‧역사관을 부정하는 측면이 있음을 논증하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은 총 세 가지 상호연관적인 세부목표를 경유하여 수행되었다. 첫째, 이 연구는 타임루프 장르가 반서사학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타임루프 장르가 연대기적인 시간성을 교란함으로써, 서사학적 차원을 ‘사건의 시간적 배치’에서 ‘사건의 공간적 배치’로 전환시키는 측면이 있음을 살펴보았다. 이때 나타나는 서사의 ‘다중분기구조’가 근대적 시간관‧역사관을 부정하는 효과를 가진다는 점을 조명했다. 둘째, 이 연구는 타임루프 장르가 ‘게임 형식의 서사화’의 성격을 가진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서사에서 동일한 텍스트의 다시읽기는 권장될 수는 있으나 필수적인 경험이 아니다. 그러나 놀이는 동일한 수행의 반복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맥락을 참조할 때, 타임루프 장르는 비디오 게임의 ‘재시작’이나 ‘세이브/로드’를 서사적으로 번안한 형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셋째, 이 연구는 타임루프 장르의 서사학적‧기술문화적 맥락이 어떠한 이데올로기적 차원을 가지고 있는지 제시했다. 타임루프에서 시간성의 교란은 미래에 대한 전망을 갖기 어렵다는 현실인식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비디오 게임은 재시작을 통해 최소한의 기회를 제공하는 유토피아적인 세계로서 재현되고 있다. 이러한 서사는 현재 우리 사회의 증상이 ‘현실적인 플롯’으로는 적절히 다스려지지 않는 측면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언설의 의미는 타임루프 장르에 아로새겨진 욕망이 ‘비현실적’이며 따라서 현실도피적이라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타임루프 장르는 진보에 대한 전망을 갖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불합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가망성과 기회를 상징적으로 요구하는 서사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keywords
타임루프, 타임슬립, 다중분기구조 스토리텔링, 시간성의 교란, 진보의 부정, time loop, time slip, multi-branch structure storytelling, disturbance of temporality, negation of progress

대중서사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