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대를 ‘파국’으로 진단하는 전망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좀비서사는 도피의 환상처를 제공하기보다, 임박한 파국과 위기라는 민낯을 직시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연상호는 한국에서는 좀비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부산행>을 흥행시켰다. 이에 본 연구는 <부산행>과 <서울역>을 중심으로 ‘예외상태’와 ‘호모 사케르’ 개념을 통해 현 한국사회를 진단한다. 연상호는 ‘뛰는 좀비’와 ‘걷는 좀비’의 특성을 결합하여 좀비를 사회적이고 정치적으로 사유한다. 그것은 좀비와 인간 사이의 자리바꿈을 통해서다. 좀비는 노숙인, 가출 청소년과 등치되면서 그들이 사회에서 배제된 타자이며 생명에서 배제된 ‘호모 사케르’임을 상기시킨다. 동시에 인간들은 신자유주의의 화신이 되어 극한의 경쟁 속에서 타자를 파멸시킴으로써 좀비보다 추악한 괴물이 된다. 이는 한국사회의 ‘예외상태’가 점차 확장되고 항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상호는 우리 주변에 편재한 예외상태와 그 속에서 괴물이 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영화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일상의 회복을 꿈꾸지만 필연적 파멸로 귀결됨으로써, 예외상태가 끝나지 않으며 부단히 지속될 것이 암시된다. <부산행>과 <서울역>은 이제 예외상태가 전면화 되었음을 시사한다. 그것은 곧 시스템과 공권력, 그리고 예외상태가 내면화된 이기적 개인들에 의해서이다. 연상호는 두 영화를 통해 일말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듯하다. <부산행>이 임산부와 어린아이의 생존이라는 다소 순진한 희망이라면, <서울역>은 파국의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타자들의 분노와 역능을 통한 잠복된 가능성을 암시한다.
The contemporary era has been diagnosed by many as an age of catastrophes. Zombie narratives, which speak to this sense of catastrophe, force viewers to confront the bare facts of a world on the edge of ruin. Yeon Sang-Ho’s “Train to Busan” succeeded in breaking the notion that the zombie genre is difficult to present in Korea. Therefore, this study examines contemporary Korean society using Giorgio Agamben’s concepts of the “state of exception” and “homo sacer” in relation to Yeon’s “Train to Busan” and “Seoul Station.” Yeon, it is argued, combines the characteristics of the “running zombie” and the “walking zombie” to convey zombies as both social and political beings, through the inversion between zombies and humans. In these films, zombies consistently resemble homeless people and runaway youths, reminding us that they are the others in our society, or, the homo sacers who are excluded from life. On the other hand, humans represent the ugly monsters of neoliberalism that seek to eliminate and destroy the others in extreme competition. This situation is because the state of exception in Korean society is gradually expanding and becoming permanent. The films of Yeon Sang-Ho depict both the ubiquitous state of exception and the ugly human figures that can become monsters within the state. In the films, characters constantly dream of returning to daily life, though these dreams always lead to inevitable destruction, suggesting that the state of exception will continue indefinitely. “Train to Busan” and “Seoul Station” suggest that the state of exception is now full-scale due to systemic aspects of public power and selfish individuals who internalize the state. At the same time, Yeon offers some hope at the end of his films. While the hope in “Train to Busan” appears naïve, as the film ends with the survival of a pregnant woman and child, the finale of “Seoul Station” suggests the possibility of the other’s ability to overthrow the “potentias” that be and escape extreme situations of catastrop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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