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낙태 문제를 다룬 텔레비전 드라마 <M>을 물질성, 관계성, 행위주체성 등의 이론적 초점과 연결시켜 행위적 현실(agential reality)의 축도로서 회절적으로 독해하려는 시도다. 캐런 바라드의 행위적 실재론(agential realism)에 따르면, 텔레비전 드라마 <M>은 당대의 의료 기술, 괴담과 전설, 그리고 남성중심적 정동 등의 물질적이고 담론적인 장치들의 행위적 내부작용을 통해 산출된 사회문화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1990년대는 기술, 담론, 정동 등의 장치들을 통해 ‘혐오’를 반복적으로 드러내는데, 이는 여성의 젠더화된 신체를 향한다. 성형과 낙태라는 물질적-담론적 실천은 몸을 둘러싼 행위적 현실이 의료 기술은 물론, 젠더화된 혐오의 정동과 긴밀하게 엮여 있다는 사실을 예증한다. 이와 관계된 또 다른 물질적-담론적 현상으로서 괴담의 유행과 전설의 재발견 역시 탈자연화된 몸에 대한 혐오의 정동으로부터 생산되고, 이 정동을 다시 한 번 확대재생산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정동 환경 속에서 등장한 <M>은 회절(diffraction)을 상연하는데, 이는 테크노-신체의 물질화에 대한 포스트휴먼적 함축을 결여한 채 백래시의 역행적 힘에 따라 이루어진다. <M>은 역사적으로 틀 지워지고, 맥락 속에서 정의된 ‘인간(Man)’에 대한 휴머니즘적 가정들을 보편적인 정의(justice)로서 앞세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휴머니즘의 젠더화된 정의(definition)일 뿐이다. ‘낙태죄’ 폐지 이후, COVID-19 감염증 유행과 함께, 의료 기술 및 담론, 신체적 물질을 둘러싼 정동이 격렬히 내부작용하는 현재는 <M>이 애써 거부한 인간의 대안적 정의에 대해 신중하게 사유하고 응답해야 할 때다.
정세호 연출, <M>, MBC, 1994.8.1.~1994.8.30. (총 10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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