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목적은 SF영화가 재현하는 기계—인간의 특성에 주목하여 미래 사회에 필요한 윤리적 주체성의 본질을 살펴보는데 있다. 인간 주체의 대타항적 존재로 이해되었던 시각에서 벗어나 기계—인간의 (비)인간성의 면모를 살핀다면 창조주인 인간의 본성뿐 아니라 근원적으로 지녀야 할 인간성의 차원 역시 기계—인간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성’의 의미가 지닌 허구적 실체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안적 제시로 순수한 주체적 형상을 살피고자 한다.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축적된 기억이나 풍요로운 내적 삶이 있다는 환상은 오히려 자신을 기만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야 한다. 나를 구성하는 배경과 내적 삶—내용의 허울을 버리고 ‘텅 빈 상태’에 이르렀을 때 오히려 순수한 주체의 지위에 이를 수 있다. 이를 살피기 위해 ‘기억’의 정체성 구성과 연관되는 관계를 살피고자 한다. 기억은 기계—인간의 인공적 성격과 결합될 때 다양한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신체의 소멸성에 갇힌 기계—인간이 실존적으로 경험한 과거로 재현되거나 이식된 기억이 실체적 정체성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야기하기도 한다. ‘기억’은 소멸되는 순간 겪는 ‘환상’으로도 재현되면서 인간성을 드러내는 감정들이 정서, 본능, 욕망으로 연결되는 전일적 대상임을 살펴볼 수 있다. 이상의 연구는 SF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대타항적 존재로 구현되는 ‘기계—인간’의 성격과 그 의미를 고찰하는 일은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간의 자질로 주체성을 갖춰야 함을 의미한다. 순수한 주체의 형상을 한 기계—인간의 형상은 비인간성으로 표상되는 기존의 시각을 넘어서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새롭게 바라봐야 하는 주제이다. 인간과 기계—인간의 상동성을 대조하는 일이야말로 확장된 인간성의 의의를 살피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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