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ACOMS+ 및 학술지 리포지터리 설명회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서울분원 대회의실(별관 3층)
  • 2024년 07월 03일(수) 13:30
 

대중서사연구

폐허, 바다의 기억 - 일본군 ‘위안부’는 셀 수 있는가

Ruins, Memories of the Sea - Can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Be Counted?

대중서사연구 / 대중서사연구, (P)1738-3188; (E)27139964
2023, v.29 no.1, pp.141-175
https://doi.org/10.18856/jpn.2023.29.1.005
이혜령 (성균관대학교)

Abstract

이 글의 목적은 일본군 ‘위안부’는 셀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짐으로써,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를 정부에 등록시켜 셀 수 있는 인구로 범주화한 것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한국 내에서 살아남은 일본군 ‘위안부’의 수를 셈하기 이전에 자신을 드러낸 김학순의 증언 투쟁에 내재한 상징과 정동을 살펴보았다. 김학순이 증언을 통해 드러낸 전쟁 기억 이미지로서의 폐허는 지명을 지닌 특정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무수한 죽음을 목격한 곳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군 ‘위안부’와 그 참상을 돌아갈 수 없는 주검들이 부유하는 바다로 그려낸 도미야마 다에코의 <바다의 기억>이 제시하는 전쟁의 폐허 이미지를 주목하였다. 땅이 아닌 바다의 폐허 이미지는 굳이 셈할 필요조차 없다고 간주된 여성들에 대한 일본군 ‘위안부’의 동원과 존재 방식, 초국가적인 폴리스를 창출한 운동의 양상에 각인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본다면, 일본에서 기금 문제가 대두된 것에 대한 국내 운동의 대응 속에서 이루어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정부 등록의 법제화는 커밍아웃의 청자를 정부로 삼았으며, 그 자격이 대한민국 국적을 지닌 자에 국한되어 있었다는 것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법제화 과정과 그 결과는 일본군 ‘위안부’ 운동, 기억, 서사에 있어 민족주의 프레임을 강화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오늘날 ‘위안부’ 생존자 수를 세는 관행과 세계 곳곳에 지속되고 있는 전쟁에 힘입어 확장되는 K-방위산업을 자랑하고 신냉전의 군사적 긴장 속에 확전을 외치는 것이 같은 민족주의의 깃발 아래서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이 글은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헤아릴 필요조차 없는 존재들을 대량 생산하는 자본주의 팽창으로 일어나는 전쟁의 중지와 반대에 있음을 주장한다.

keywords
일본군 ‘위안부’, 김학순, 증언, 바다의 기억(도미야마 다에코), 민족주의, 반전,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Kim Hak-sun, testimony, nationalism, Memories of the Sea (by Tomiyama Taeko), anti-war

대중서사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