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738-3188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의사소통은 끊임없는 누빔점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재정의될 수 있다. 이 누빔점 설정은 상징계적 의사소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다. 그러나 이 소통의 성공은 실재계적 차원을 억압하면서 이루어진다.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소통의 한계를 보완하는 실천적 차원으로 ‘말걸기’를 제시하고, 이 말걸기의 경험을 인터뷰 다큐멘터리 제작이 줄 수 있음을 논증하였다. 말걸기로서의 인터뷰 다큐멘터리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이자간 대화가 아니다. 여기에는 또 다른 ‘시선’ 주체인 (잠재적) 시청자와 ‘응시’의 주체인 실재계의 ‘무엇’이 공존한다. ‘시선’은 자아이상과 완벽한 소통을 지향하게 만들지만, ‘응시’는 실재계적 징후를 환기시키며 대타자로부터 분리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다. 이 때문에 인터뷰는 매끄럽고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않지만 바로 이 점이 ‘말걸기’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말걸기는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윤리적 신중함과 재맥락화를 필요로 하는 소통방식이기 때문이다. 참여자들은 인터뷰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말걸기의 태도를 내면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소통의 실재계적 측면이 환기됨과 동시에, 여러 교육과 소통의 장에서 학생이나 일반인이 인터뷰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봄으로써 ‘말걸기’로서의 소통의 중요성이 더 확대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