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738-3188
이 논문은 2020년대 이후 베스트셀러에 나타난 힐링 콘텐츠의 현황을 확인하고 힐링 담론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2010년대 초반 한국 사회는 힐링 담론이 유행하였고, 2020년을 전후로 초기 힐링 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기 시작했다. 힐링 콘텐츠는 서적을 중심으로 기획되기 시작하여 언론 미디어까지 확장하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힐링 콘텐츠는 출판 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렇지만 힐링 콘텐츠와 담론에 대한 학술적 연구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진전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출판 시장에 나타난 힐링 콘텐츠의 현황을 정리하고 베스트셀러 힐링 콘텐츠에 나타난 힐링 담론의 특징과 한계를 분석하였다. 2020년대 베스트셀러는 에세이에서 소설로 변화하였다. 에세이가 개인 내면의 성찰에 집중하였다면 소설은 개인을 벗어나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힐링 소설의 메시지는 초기 힐링 담론의 한계를 벗어난 것처럼 보였다. 사회적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귀속시키면서 개별 주체를 고립시키며 신자유주의 통치성을 강화하는 방식에 대한 거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힐링 소설에서 형상화한 공동체는 사회의 정상성을 완벽하게 구현한 사람들로만 구성된 배타적 성격을 보여주었다. 힐링 소설 속 주인공은 능력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능력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이었기 때문에 힐링 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었고, 문화 자본을 확보한 사람들의 화법과 매너를 구현해야 힐링 공동체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2020년대 힐링 담론은 표면적으로는 사회적 자아의 구축과 타자와의 연대를 표방하지만, 그 이면에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자본이 없는 사회적 소외 계층을 배제하고 있었다. 학술과 문화의 영역에서는 힐링 담론을 갱신하기 위한 비판적 성찰이 계속되고 있으나, 정작 베스트셀러 힐링 콘텐츠에 대한 분석은 부족하였다. 이 논문은 대중적으로 영향력 있게 유통되는 힐링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확보함으로써 힐링 담론의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