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738-3188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흥행에 성공하면서 동시대 대중들의 호응을 받았고,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 장르의 흥행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본 논문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형상화한 디스토피아의 ‘미래’는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살펴본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장르, 서사 시간, 영화 장치의 배치 속에서 기괴한 유토피아의 문화 정치학을 보여준다. 이는 크게 스크린 미디어의 시간성, 아이의 상징적 시간성, 그리고 플래시백의 시간성 등 세 가지 시간성을 중심으로 한다. 각각의 시간은 현재/근미래, 다큐멘터리/SF가 구분 불가능한 스크린 미디어의 시간, 미래의 상징인 아이의 부재, 되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부재한 플래시백으로 나뉘며 이는 각각 현재, 미래, 과거를 나타낸다. 아파트의 역사를 시작으로 멸망한 현재를 보여주는 스크린 미디어는 ‘아파트’를 향한 물신의 영속성을 보여준다. 멸망한 현재에서 재생산의 미래를 상징하는 아이는 부재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관습과 같은 ‘아이의 구원’의 자리를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저출산이라는 실재로 봉합하면서 장기적인 미래를 상상하는 것의 불가능성을 기호화한다. 아이의 상징성만이 아니라 플래시백의 관습 또한 ‘아파트’를 향한 욕망의 지속을 강화한다. 자본주의가 상상된 미래라는 허구적 구성을 전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면, ‘아파트’를 향한 욕망 자체가 한국 자본주의를 추동시키는 허구적 구성물이라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현재 대중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영상물의 감응 구조를 밝히고, 지금 여기에서의 ‘미래’에 대한 영화적 표현을 분석하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