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738-3188
이 글에서는 게임판타지에 나타난 성과주체가 왜 자발적으로 노가다 플레이를 지속하는지 게임적 요소, 판타지적 요소, 웹소설적 요소의 층위로 나누어 살펴보자고 한다. 그리하여 게임판타지에 드러나는 성과주체는 과연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복무하는 것으로 궁극적 의미를 다하는 것인지, 또 다른 균열과 저항을 드러낼 수 있는 대항주체로 기능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게임판타지에서 성과주체는 자발적으로, 열정적으로 노가다 플레이를 지속한다. 선명한 목표와 명료한 절차가 있는 행복한 생산성, 아이템 획득과 레벨업이라는 성공(성장)을 경험한 기쁨, 사회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소속감과 안정감,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장대함을 게임 감각으로, 일상 감각으로 맛보는 성과주체는 리얼리티를 딛고 판타지를 품은 이중 현실 가운데 열광적으로 노가다 플레이를 지속한다. 게임판타지는 이 행복의 묘미를 ‘상태창status, 퀘스트quest, 레벨업level-up이라는 게임적 요소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세계관 중첩overlap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로 재현했다. 또한 한 화(話)라는 짧은 호흡에서 ‘위기-해소-위기’의 사이다 구간을 진행하기 위해 성실한 먼치킨 주인공이 탄생했다. 먼치킨 주인공은 놀랍도록 성실함과 선량함을 보여주는데, 이는 독자들의 기대와 욕망에 부응한 것이다. 성실하고 선량한 인물이 노력 끝에 레벨업을 하면서 승리를 거두면 독자는 대리만족하게 된다. 게임판타지의 주인공들은 수많은 서사와 함의를 지니고 있다. 그들은 자본의 환상에만 사로잡혀 있지 않다. 그들 역시 놀이노동으로 착취됨을 인지한다. 그들은 제국의 힘 없이, 다중의 힘으로 놀이노동을 가장자리에서 균열을 내면서, 또 다른 콘텐츠로 변주하면서 송출할 준비를 한다. 이 글은 게임판타지의 장르관습을 분명하게 규명하면서, 성과주체가 균열과 저항을 드러낼 수 있는 대항주체로 기능할 잠재력을 발견한 데 연구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