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738-3188
본 연구는 ‘마인드 업로딩Mind-Uploading’ 기술에 대한 SF영화의 서사를 분석함으로써 동시대 영화의 SF적 상상력이 제기하는 인식론적이고 존재론적인 사유가 갖는 의의와 한계를 살피고자 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죽음에 대한 포스트휴먼적 윤리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SF가 이를 논의하는 대안적이고 담론적인 장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SF의 주된 소재 중 하나인 마인드 업로딩 기술은 인간 존재를 기억이라는 정보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신체의 문제뿐만 아니라 죽음과 관계의 문제와도 깊이 관련되어 왔다. 2020년대 한국 영화계에서도 SF영화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졌고 그만큼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미래 기술과 사회를 사유하는 작품이 등장하게 되었다. <마인드 유니버스Mind Universe>(2023)와 <원더랜드(Wonderland)>(2024)는 공통적으로 마인드 업로딩 기술을 활용하여 디지털 사후세계를 구축하는 미래 사회가 죽음을 다루고 애도하는 방식을 상상한다. <마인드 유니버스>는 정보화된 기억이 갖는 물성을 죽은 이의 기억을 토대로 구성된 AI와의 접촉을 통하여 드러내고, 사후적으로라도 존재와 시공간을 재구성하면서 애도를 완성하고자 하는 남겨진 이들의 욕망을 담아낸다. 반면 <원더랜드>는 죽은 이의 기억을 토대로 구성된 AI가 살아가는 가상세계를 구축함으로써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을 그리고자 한다. 그러나 죽음을 자본화하고 상실의 자각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서사는 역으로 애도를 박탈시키는 생명정치적 미래를 상기시키고 있다. 두 작품의 서사와 주제를 살펴볼 때, 한국 영화계의 SF적 상상력에는 화려한 연출이나 기술적 요소 외에도 서사적인 차원에서 가족, 사랑, 관계, 그리고 죽음에 대한 대안적 사유를 충분히 제공하는가에 대한 성찰과 죽음에 대한 윤리적 고찰이 요청된다. 아울러 SF영화가 갖는 인식론적인 잠재성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대안세계를 모색하는 담론 장으로서의 SF의 의의를 지속적으로 되짚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