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ACOMS+ 및 학술지 리포지터리 설명회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서울분원 대회의실(별관 3층)
  • 2024년 07월 03일(수) 13:30
 

대중서사연구

<미나리>, 취약한 주체의 탈중심화와 윤리적 전회

<Minari>, Decentralization and Ethical Turn of Vulnerable Subjects

대중서사연구 / 대중서사연구, (P)1738-3188; (E)27139964
2022, v.28 no.1, pp.71-107
https://doi.org/10.18856/jpn.2022.28.1.003
한귀은 (경상국립대학교)

Abstract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에 이주한 한인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대 전세계적인 공감을 얻었다. 이 논문은 그 이유를 동시대 상황 및 담론과 관련시켜 해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미나리>의 주인공 제이콥은 가부장으로 호명된 인정투쟁의 주체이다. 그는 자신을 ‘미국에서 성공한 한인’이라는 기표에 동일시함으로써 미국 사회의 상징계적 질서를 내면화하고 이에 맞춘 동일화를 수행함으로써 주체화를 꾀한다. 그러나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이데올로기는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은폐하고 있기에 그의 상징계적인 욕망 달성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은 제이콥과 모니카의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제이콥이 자아이상을 실현시키려고 하면 할수록 자기부정에 이르게 되고, 타자까지도 동일화시키려는 과정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모니카는 자신의 취약함을 인지하는 주체이다. 모니카가 ‘함께’를 강조하는 것은 자신과 타자의 취약함과 의존의 불가피성을 알기 때문이다. 순자는 시스템이 요구하는 ‘할머니’라는 호명에 동화되지 않은 탈중심화 주체이다. 순자는 데이빗에게 ‘말걸기’로 다가간다. 순자는 데이빗이 진정한 주체화로 나아가게 하는 조건이자 세계가 된다. 데이빗이 제이콥으로부터 부여받은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자아이상도, 모니카로부터 투사된 대타자 신에 대한 두려움도 순자로 인해 해제되기 시작한다. 순자로 인해 발생한 화재와 창고의 전소는 상징계적 차원에서 보았을 때 완전한 실패이자 절망적 사건이지만, 바로 이 실패가 취약성과 의존성을 깨닫게 되는 윤리적으로 전회의 계기가 된다. <미나리>는 상징계적 욕망과 환상을 가진 성과주체가 자신이 취약함을 깨닫고 탈중심화 주체가 되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화는 이러한 주체화를 통해 타자에 대해 책임을 갖는 윤리적 전회가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미나리>는 팬데믹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품고 있는 영화이며, 이 논문은 그 가치를 드러내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keywords
상징계적 욕망, 환상, 동일화, 탈동일화, 취약함, 말걸기, 윤리적 전회, the Symbolic Desire, Fantasy, Centralization, Decentralization, Vulnerability, Address, Ethical Turn

참고문헌

1.

정이삭 감독, <미나리>, Plan B Entertainment, 2020.

2.

강영안, 『타인의 얼굴: 레비나스의 철학』, 문학과지성사, 2005.

3.

김동규, 「상처받을 수 있는 주체: 대칭성과 비대칭성 윤리 사이에서」, 『철학연구』 158, 대한철학회, 2021, 63-95쪽.

4.

김미덕, 「공감, 정체성, 탈동일시」, 『사회와 철학』 26, 사회와철학연구회, 2013, 317-354쪽.

5.

김은주, 「탈근대의 윤리적 주체화와 책임의 새로운 지평: 들뢰즈와 버틀러의 윤리적 주체화」, 『한국여성철학』 29, 한국여성철학회, 2018, 59-86쪽.

6.

데이비드 노먼 로드윅, 『질 들뢰즈의 시간 기계』, 김지훈 역, 그린비, 2005.

7.

루이 알튀세르, 『재생산에 관하여』, 김웅권 역, 동문선, 2007.

8.

류재형, 「<미나리>의 국적성과 내셔널 시네마」, 『영상기술연구』 36, 한국영상제작기술학회, 2021, 165-188쪽.

9.

모리스 블랑쇼 외, 『밝힐 수 없는 공동체 / 마주한 공동체』, 박준상 역, 문학과지성사, 2005.

10.

사카이 나오키, 『번역과 주체』, 후지이 다케시 역, 이산, 2005.

11.

슬라보예 지젝, 『자본주의에 희망은 있는가』, 박준형 역, 문학사상, 2017.

12.

신동준, 「아메리칸 드림은 존재하는가?; 문화 측정 항목에 대한 확인요인분석」, 『조사연구』 13-2, 한국조사연구학회, 2012, 155-181쪽.

13.

신병식, 「라캉 정신분석과 권력 개념: 초자아와 권력의 양면성」, 『현대정신분석』 11-2, 한국현대정신분석학회, 2009, 87-110쪽.

14.

안미영, 「영화 <미나리>에 구현된 ‘가족 신화’ 분석—토포필리아의 구현과 가장(家長)의 수행성」, 『비평문학』 81, 한국비평문학회, 2021, 99-126쪽.

15.

안토니오 네그리 외, 『공통체-자본과 국가 너머의 세상』, 윤영광 외 역, 사월의책, 2014.

16.

야니 스타브라카키스, 『라캉과 정치』, 이병주 역, 은행나무, 2006.

17.

에띠엔느 발리바르, 「주체」, 슬라보예 지젝 외, 『법은 아무것도 모른다』, 강수영 역, 인간사랑, 2008.

18.

유제우, 「영화 <미나리> 속 ‘공간과 오브제’의 이미지 상징」, 『글로컬 창의 문화연구』 10-1, 글로컬창의산업연구센터, 2021, 87-96쪽.

19.

이선정, 「『안티고네』독서를 통한 라캉의 윤리적 주체에 대한 고찰」, 『인문과학』 23, 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 2011, 72-90쪽.

20.

자크 라캉, 『에크리』, 홍준기 외 역, 새물결, 2019.

21.

장 뤽 낭시, 『무위의 공동체』, 박준상 역, 인간사랑, 2010.

22.

조르주 아감벤, 『장치란 무엇인가?』, 양창렬 역, 난장, 2010.

23.

조현준, 「안티고네: 숭고미에서 퀴어 주체로」, 『현대정신분석』 8-2, 현대정신분석학회, 2006, 181-211쪽.

24.

주디스 버틀러, 『불확실한 삶』, 양효실 역, 경성대학교출판부, 2008.

25.

주디스 버틀러, 『윤리적 폭력 비판: 자기 자신을 설명하기』, 양효실 역, 인간사랑, 2013.

26.

주디스 버틀러,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 김웅산 외 역, 창비, 2020.

27.

질 들뢰즈, 『철학이란 무엇인가』, 이정임 외 역, 현대미학사, 1995.

28.

질 들뢰즈, 『의미의 논리』, 이정우 역, 한길사, 1999.

29.

Hu, Jane, “The Specificity of Minari”, the RINGER, 2021.2.17. (https://www.theringer.com/movies/2021/2/17/22286185/minari-review-asianamerican-representation)

30.

Roh, Hannah Amaris, “My Minari: On Asian American Immigrant Cinema”, LARB, 2021.2.10.(https://www.lareviewofbooks.org/article/my-minari-on-asian-american-immigrant-cinema/)

대중서사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