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738-3188
본고는 기후 재앙에 맞서 만들어진 지하 도시를 에코테크네 도시로 명명하고, 그 도시를 통제하는 생명 정치의 양상을 살펴보며, 이 도시의 시민들, 청년들이 에코테크네 도시에 대해 보여주는 기술적 적응과 저항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이끼숲』의 사변소설적 특징과, 21세기 한국 SF에 대한 에코테크네 비평의 조건과 가능성을 살펴볼 것이다. 『이끼숲』은 기후 재앙으로 인해 인류가 지하 세계로 들어가 도시를 건설하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지상은 기후 재앙으로 훼손된 자연 그 자체이며 인류가 잃어버린 낙원이고, 지하 도시는 기후 재앙 속 인류의 유일한 피난처다. 지상 위의 삶과 완전 단절되어 하늘과 바다의 기억이 가짜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이 곳의 시민들은 아침이면 완벽하게 기술공학적으로 재현된 친환경 상태에서 깨어나 ‘인공 자연’‘인공 낙원’을 만끽한다. 『이끼숲』에 재현된 지하 도시는 기술 자본주의에 의해 계획되고 통제되는 생명정치의 공간이다. 이 도시에서는 산아제한으로 선택받은 아이들만 태어나 자라며, 『멋진 신세계』의 ‘소마’처럼 지하 도시에 살면서 미치지 않게 만들어주는 VA2X를 사먹기 위해 ‘일’을 한다. 노동을 하다 다친 신체는 미리 만들어놓은 클론의 신체로 바꿔 쓸 수 있고, 사람의 목소리를 사서 아바타의 목소리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이 지하 도시의 시민들은 노동 파업을 하고, 등장인물인 6명의 청년들은 자신들만의 연대와 사랑으로 이 도시의 삶에 적응하려고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도시의 지극적인 운명 앞에서 다 좌절당하고 만다. 소마는 유오의 클론을 엎고 디스토피아 지하 도시를 탈출해 이끼숲에 이르러, 지하 도시의 생명정치가 내포한 폭력성을 폭로하게 된다. 『이끼숲』은 “기후 재앙 이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 지상과 지하 도시를 생물학적 적응과 기술적 진화의 공간으로 재인식하고 있다. 그 안에서 생명 정치의 자본화되고 사물화된 타자로 전락한 인류를 응시하는 비판적 시선에서 21세기 한국 SF의 사변소설적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This paper seeks to characterize the underground city created in response to climate catastrophe as an ecotechne city, to examine the biopolitics that governs it, and to find meaning in the technological adaptations and resistances that the city's citizens, especially the youth, exhibit toward the ecotechne city. In the process, I will examine the speculative fiction features of Moss Forest and the conditions and possibilities of an ecotechnological critique of Korean science fiction in the 21st century. "The Moss Forest depicts a climate catastrophe that forces humanity into the underworld, where they build a city and live in it. The surface is nature itself, damaged by the climate catastrophe, and a lost paradise for humanity, and the underground city is humanity's only refuge in the midst of the climate catastrophe. Completely disconnected from life above ground and believing that the memories of the sky and sea may be fake, the citizens of this place wake up in the morning to a perfectly technologically reproduced eco-friendly state and enjoy an 'artificial nature' and 'artificial paradise'. "The underground city recreated in Mossy Forest is a biopolitical space planned and controlled by technological capitalism. In this city, only children selected for birth control are born and raised, and like Soma in The Wonderful New World, they live in the underground city and 'work' to buy VA2X, which makes them not crazy. If you get injured while working, you can replace your body with the body of a pre-made clone, and you can also buy a human voice and make it your avatar's voice. In this environment, the citizens of this underground city go on a labor strike, and the six young people in the story try to adapt to life in the city with their own brand of solidarity and love, but their love is thwarted by the city's ultimate fate. Soma escapes the dystopian underground city with a clone of Yuo and reaches the Moss Forest, where he exposes the violence of the underground city's bio-poli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