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5-6706
본 연구는 이른바 ‘노키즈존’을 사례로 일상 공간을 매개로 흐르고 작동하는, 따라서 쉽게 파악하기 어렵거나 또는 간과되는 형태의 공간적 권력의 등장 및 변주에 관해 논의한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에서는 카페 및 식당 등 사적으로 소유된 공공 공간을 중심으로 ‘노키즈존’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공간들은 업주의 재량에 따라 아동의 출입을 금지하는데, 구체적인 금지의 기준은 개별 공간에 따라 상이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개별 공간이 아닌‘노키즈존’의 등장 및 확산을 하나의 공간적 현상으로 파악하고, 이러한 현상이 개인의 일상을 규율하고 통치하는 양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본 연구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노키즈존’은 CCTV, 공간설계, 여론조사 등 전통적인 방식 외에 온라인 공간의 혐오 표현 및 담론과 결합해 개인들의 일상을 통치한다. ‘노키즈존’의 권력은 온라인을 통해 유포되는 ‘맘충’과 같은 혐오 표현이 일상의 배제적 공간 실천과 결합해 미시적인 차원에서 그효과를 드러낸다. 둘째, 권력이 경험되는 측면에서 ‘노키즈존’의 공간적 권력은 해당 공간의 경계를 넘어 외부를 향해 행사된다. 이러한 공간적 권력을 가장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여성 양육자들은 아이를 동반한 외출에서 과도하게 스스로의 행동을 규율한다고 응답하였으며 ‘노키즈존’의 존재로 인해 (준)공공 공간 전반에서 행위의 반경 및 이동성이 위축된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사적으로 소유된 공공 공간, 온라인-오프라인 연속체 등을 매개로 개인의 일상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는 혐오와 차별, 불평등한 권력관계에 대한 비판적 논의가 필요함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