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가임대차 문제로 서울 곳곳에서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다. 이러한 갈등의 최전선에서한남동의 카페이자 문화공간인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상가임대차문제를 개인 간의갈등을 넘어서는 사회적 재난으로 공론화했으며, 문화적으로 저항함으로써 재난을 알리고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본 연구는 테이크아웃드로잉의 안티-젠트리피케이션 운동을 통해 도시형 재난의 물리적·심리적·사회적 측면을 살펴보고, 재난에저항했던 다양한 방식과 그 저항의 가능성 및 한계를 고찰해보았다. 기존의 점거중심의 안티 젠트리피케이션 운동에 비해 테이크아웃드로잉의 문화적 저항은 ‘내몰림’의 공적 맥락을 강조하고 도시형 재난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공간을 다양한 문화적 활동의 장으로 활용함으로써 공간에 대한 재산권은 물론 임차인의 사용가치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의 계기를 제공했다.
Gentrification has become a buzzword in recent years as social conflicts betweentenants and landlords over Commercial Tenancy Act have expanded. TakeoutDrawing, a cafe and cultural space in Hannam, has emphasized that these are notprivate problems but social disasters and tried to overcome its disaster through culturalresistance. By addressing the case of Takeout Drawing, this paper discussesthe social, physical and psychological aspects of urban disasters, and analyses thecontribution and limitation of cultural resistance. In comparison with the previousanti-gentrification movements focused on squatting, Takeout Drawing’s cultural resistancehas emphasized the public context of displacement and contributed to theexpansion of social consensus of urban disaster. The anti-gentrification movementof Takeout Drawing has yielded insights into the gaps between tenants’ right andlandlords’ right, as Takeout Drawing obtained for all its space around its use valuesagainst exchange value.
공유재와 인클로저는 어떻게 도시 공간의 물리적 축출과 법적·규범적 통제가맞물려 일어나고 저항의 지점들을 만들어내는지 보는 개념으로 설명력과 실천력을 가진다. 최근 공유재와 인클로저를 현대 도시의 정치경제적 맥락에서 재해석하는 작업이 활발한데, 활발한 이론화 작업에 비해 도시공유재의 침식과 이에 저항하는 공유 실천 운동(commoning)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많지 않다. 이논문은 2015~2016년에 서울시 한남동의 예술작업장, 전시공간이자 카페인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일어난 상가임대차인 간 갈등과 극복의 과정을 다루고, 자본과 실정법 논리에 기대어 사태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과 젠트리피케이션에 맞서 공유지대를 만들어내려는 테이크아웃드로잉의 저항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이논문은 젠트리피케이션 저항에서 공유 실천 운동이 지니는 의미와 반란을 통해‘실재하는 도시공유재’를 만들어가는 것의 의의를 강조하려 한다. 대중은 사유재산권과 계급의 논리에 기대어 사태를 ‘가진 자들’의 싸움, ‘법대로’ 하지 않고‘떼쓰기’, ‘운이 없어서’ 불거진 사적 개인의 갈등으로 재현하며 상대적 강자인건물주에 편승해 사적 폭력의 사용을 정당화한다. 반면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사태를 사인들 간의 문제라기보다는 서울의 투기적 도시화 경험이 만들어낸 필연적인결과이자 삶의 기반을 박탈당한 이들이 함께 직시해야 할 문제로 이해하며, 이들의 저항 운동은 젠트리피케이션에 집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유지대를 어떻게구상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현장 연구는 지식의 생산과 사회적 실천의 과정을교차시킴으로써 안과 밖의 경계 허물기를 지향하는 전투적 연구(militant research)방법으로 진행되었다.
Recent activism and studies are seeing an increased use of the terms, enclosureand commoning, in entangling the relationship of physical displacement and normativecontrol of urban spaces and galvanizing practices. Taking the conceptual lensof enclosure and commoning, this study looks at a case of Takeout Drawing, anindependent artspace/café in Seoul. Diverse artists, cultural activists, and researchersgathered to combat forced eviction attempts by the landlord in 2015, labeling itas gentrification. This study is based on a 9-month long militant research in thefield and on media representations of the unfolding events. Findings suggest thatthe public perception embodies more than a mere spectator’ position, leading toauthoritarian legalism to judge and justify violence. Takeout Drawing attemptedto broaden their struggle to include shared concerns of those deprived of their rightsin current urban crisis. ‘Disaster’, ‘refugee’, and ‘great asylum’ are symbolic languagesTakeout Drawing used to create ruptures in the current power relations. In conclusion I argue that the uneven boundaries of ‘actually existing urban commons’are negotiated by ceaseless insurgencies, allowing re-imagination on cities ascollectively produced commons.
이 논문은 서울 서남부의 한 지역인 구로의 사회공간적 변화와 장소만들기를고찰한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구로공단’이 실존했던 이 지역에는 저층공장 건물과 함께 노동계급 거주지가 유기적으로 형성되어 있었지만, 2000년대이후 국가가 후원하고 기업이 주도하는 산업적 구조조정과 대규모 전치를 통해‘G밸리(디지털단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공간의 극적인 재편이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섬유·전자 등의 오래된 제조업은 정보통신산업이나 패션산업 등의 새로운산업으로 대체되었고, 신축 재개발된 주거용 및 산업용 고층 아파트가 이 지역의지배적 경관을 구성하게 되었다. 이 구조조정과 재개발로 인해 이 지역은 상이한구역들로 분절되었고, 오래된 주민과 더불어 지역운동가, 청년 노동자, 중국동포들이 지역의 상이한 구역의 주요 행위자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예술가와문화기획자들이 이 지역의 낙후한 지역으로 진입하여 장소의 물리적 보존과 상징적 재구축을 수행하고 있다. 이 모든 변화들은 마을만들기와 도시재생 등의 정부정책을 통해 조우하고 교차하고 있다. 그 결과 구로는 산업구조 변화, 국내·국제이주, 지역 운동, 지역 거버넌스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잠재적으로 민감한 지역이되고 있다. 완전히 탈산업화되어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쇠퇴하고 남루한 채 방기되지도 않은 구로 지역은 동아시아의 구(舊) 공업지역의개발주의 이후의 도시발전의 흥미로운 양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This paper investigates the socio-spatial changes and the place-making of Guro,a southwestern district of metropolitan Seoul. Home to the old ‘Guro IndustrialComplex’ in the 1960~90s, the area used to be consisted of organically formedworking class neighborhoods alongside low-rise factory buildings. Since the early2000s, the Complex has obtained a new name ― ‘G Valley(Digital Complex)’ ―through a state-sponsored, corporate-led industrial restructuring project that causeddisplacement on a massive scale. Old manufacturing industries of textile and electronicsgave way to new industries such as ICT and fashion, which located themselvesin newly built high-rise apartment-style factory and residential buildings. This restructuringsplit the district’s residential area into different segments, each populatedby old-time residents, community activists, young ‘creative’ industry workers, andKorean-Chinese returnees. In particular, artists and cultural entrepreneurs thatmoved into these run-down parts of the neighborhood have recently contributedto the physical preservation as well as symbolic reconstruction of the town. All thesechanges are interwoven in the name of urban regeneration and community building,which consists of both top-down policy and bottom-up activism at the same time. Thus Guro has become politically and culturally sensitive again because of the intersectionbetween industrial mobility, international migration, community activism,and local governance. Neither deindustrialized/gentrified nor dilapidated/deserted,Guro is an interesting place that may betray something unique about East Asianurban regeneration.
이 연구는 ‘기억의 영토화(the territorialization of memory)’ 개념을 분석틀로삼아 세월호 기억공간 세 곳(안산 단원고 기억교실, 서울 광화문광장, 제주 기억공간)의 형성과정을 분석한다. 문헌자료 분석, 심층 면담, 현장 방문을 통해 세기억공간의 기억의 영토화 과정, 즉 1) 물질적 변환을 통한 점유, 2) 기억 영토화주체들의 점유와 갈등, 3) 슬픔 관광을 통한 영토 확장의 과정을 본다. 이 연구의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단원고 기억교실은 희생자들이 사용하던 교실에 생전에 쓰던 물품으로 점유하고 적극적인 슬픔관광을 통해 확대 실천을 벌였다. 세월호 기억화 주체인 기록활동가와 유가족은 학습권 담론을 주장하는 학교운영위원회와 영토싸움의 갈등을 겪고 탈영토화(de-territorialization of memory)된다. 둘째,공공공간인 서울 광화문광장의 경우, 유가족과 시민들이 직접 존재/활동하는 일시적 점유 방식으로 정치적 영토화가 일어났다. 공공공간의 점유를 비판하는 보수단체, 이 공간을 관리하면서 영토화를 간접 지원했던 서울시 정부, 집단행동에무력으로 대응을 한 중앙정부도 서서히 주체로 나타났다. 셋째, 제주도 기억공간은 세월호 기억이 대안적 영토로 옮겨 영토화하는 재영토화(re-territorialization ofmemory)의 사례이다. 세월호의 목적지이면서 대안적 삶을 상징하는 제주에서 제주 문화이주자 네트워크, 희생자 네트워크, 관광객에 의지한 느슨한 네트워크형영토화이다. 이 논문은 기억의 공간정치에 관한 학술논의에 기여하고 초기 단계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에 관한 사회적 정책적 함의를 제시할 것이다.
This study looks at the process of place-of-memory making regarding the SewolFerry disaster through the concept of ‘the territorialization of memory.’ Based onarchival analyses, in-depth interviews, and site visits, the research investigates theformation process of memory classes in Danwon High School, Gwanghwamun Plaza,and a place of memory in Jeju. It focuses on the three aspects of the territorializationof memory, including occupancy of materialized conversion of memory, actors’ occupancyand conflicts, and the expansion of territory through dark tourism. The results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irst, the memory became territorialized through thematerials victim students used in their daily lives. Main actors such as recordingactivists and victims’ parents engaged in a discourse competition with other parentson the right to study. As a result of the conflict, the memory becamede-territorialized. Second, the Gwanghwamun Plaza represents a case of politicalterritorialization of memory through actors’ physical occupancy. Victims’ parentsand supportive citizens territorialized the memory by occupying the public space. Conservative organization members and the police sent by the national governmentattempted to dissolve the occupancy, and the Seoul government supportedthe occupancy by permitting the victims’ parents and citizens to do it. Third, thememory became re-territorialized by leaving the Korean peninsula for an alternativeplace, Jeju. The re-territorialization of memory was dependent on a network of culturalmigrants, victims of national disasters, and tourists. This research contributesto the understanding of the spatial politics of memory and suggests policy implicationson memory places associated with the Sewol Ferry accident.
깁슨-그레엄은 절대적·상대적 공간개념이 모두 여성의 몸과 공간의 생산적 힘을 설명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공간을 ‘코라’로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다면 코라는 어떤 공간인가?이에 필자는 우선 코라 공간을 처음으로 언급한 플라톤의 『티마이오스』를 상세하게 분석하면서 이후 포스트구조주의자들이나 여성주의자들이 강조해 발전시키는 코라의 내재적 힘이 코라의 구성성 및 운동성에 대한 플라톤의 언급과 연관되어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나아가 필자는 여성주의적·포스트구조주의적 언어이론이 플라톤의 코라가 갖는 힘과 영향력을 어떤 방식으로 전유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필자는 크리스테바의 여성주의적 포스트구조주의적 언어이론에 나타난 코라의 의미를 살펴보고, 이를 데리다 및 라클라우와 무페의 이론과 연결시키는 가운데, 코라의 내재적 힘이 이질적인 힘들의 ‘절합’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며, 이런 점에서 코라는 동일성(의미, 본질, 형상)의 ‘구성적 외부’로 개념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러한 논의들을 기반으로 하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필자는 깁슨-그레엄의 여성주의적 정치경제 지리학에 나타난 코라 공간론을 재구성해 볼 것이다. 이에 따르면 깁슨-그레엄이 말하는 코라는 단순히 대문자 자본주의(동일성, 형상)를 받아들이는 수동적 용기가 아니라 비자본주의 또는 소문자 자본주의들이 ‘절합’되어 차이와 지연을 생산하는 ‘구성적 외부’이다. 따라서 코라 공간으로서의 여성의 몸과여성의 공간은 동일성의 실현이 끊임없이 지연되고 차이가 발생하는 가임의 공간이 된다.
본 연구는 Amartya Sen의 역량 접근(Capability Approach)을 활용하여 교육을투자로 여기는 한국 사회의 가치관과 신자유주의적 경쟁을 맥락화한 사회정치적공간으로서의 학교가 학생들의 역량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다. 이를 위해A외국어 고등학교와 그 졸업생들을 연구 사례로 삼았으며, 연구를 위하여 연구참여자 총 18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 연구는 A외고 출신 졸업생들의 고소득전문직이라는 장래 희망은 그들의 역량이 제약된 결과임을 주장한다. 교육을 투자로 여기는 한국 사회의 가치관과 신자유주의적 경쟁을 맥락화하고 있는 공간인A외고는 명문대 입학이라는 획일적 목표를 학생들에게 주입한다. 이러한 획일적목표하에서 A외고를 구성하는 행위주체들의 실천 역시 목표 달성에 복무하는 방향으로 조직되어 학생들을 수동적인 존재로 만들어가고 있다. 나아가 A외고 졸업생들은 졸업 이후에도 그들에 대한 사회적 기대 및 준거집단으로서 A외고 커뮤니티의 영향으로 인해 고소득 전문직이라는 장래희망을 수용한다. 이러한 과정을통해 A외고는 한국 사회의 가치관과 신자유주의적 경쟁을 확대재생산하는 공간으로, A외고 졸업생들은 그 공간을 통해 만들어진 사회적 엘리트 모델이 되어 현사회구조를 유지 및 강화하는 동력이 된다. 학교를 사회정치적 공간으로 개념화해 학생들의 역량 형성 과정에 개입되는 사회적 요소들을 밝히고 나아가 이러한역량 제약의 결과가 사회적으로 갖는 함의를 밝힌 것이 본 연구의 기여점이다.
This study, based on Amartya Sen’s Capability approach, examines the influenceof schools as a socio-political space on the students’capability formation process. The research subjects are university students who have mainly graduated from AForeign Language High School(referred to as “A School” henceforth). 18 in-depthinterviews were conducted, including 12 in-depth interviews of students who graduatedfrom A School. The study argues that the career prospects of A School’sgraduates ― mostly high-income professions ― are the results of their limitedcapability. The school acts as a microcosm of neoliberal competition, facilitatingKorea’s national morale in utilizing education as a tool for economic returns. Theirmain message to students to enter into the ‘best universities’echo passivity and uniformityas the most important values of education. This research shows that, evenafter graduation, students maintain institutional membership by referencing theirconnections to A School as a networking gateway to high-end professions. Ultimately, A School and A School’s graduates have become a driving force in maintainingcurrent social structures by reproducing the morale of Korea and its neoliberalcompetition. The main contributions are as follows: 1) conceptualizing schoolsas a socio-political space, 2) examining its implications for individuals’capability limitations,and 3) demonstrating these individuals’systemic roles in maintaining theboundaries of Korean society.
박원순 서울시장과 데이비드 하비 교수 간에 이루어진 이 대담에서, 두 분에게 한번 발언의 시간을 제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대담하도록 요청했으며, 또한 진행자가 두 분의 대담에 가능한 개입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두 분의 발언이 다소 길게 전개되었고, 전체적으로 발언의 횟수는많지 않았다. 하지만, 두 분은 어느 정도 충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을 뿐만 아니라 상호교감을 통해 진지한 대담을 나눈 것으로 평가된다. 이글은 대담 과정을 녹취한 후 가능한 원문을 살리면서 어색한 구어체 문장을 부분적으로 수정하고 적절하게 문단을 나눈 것이다. 하비교수의 발언은원문과 번역문을 동시에 게재했으며, 추가 설명이 필요한 경우는 [ ] 속에 서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