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본고는 2000년대 전후 선군시대라고 일컬어지는 북한의 체제 하에서의 북한 여성 작가의 감성적 글쓰기 양상을 살펴보았다. 북한에서 1990년대 수령의 사망과 ‘유훈 통치기’를 거쳐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고 2000년대 선군시대를 맞이하면서 겪게 되는 연이은 재난과 위기의식이 문학적으로 표출될 때 일련의 북한 여성 작가의 글 속에서는 여성 특유의 감수성이 드러난다. 1990년대 후반 이후 북한의 사회적 변화와 위기는 북한 여성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이는 문학적으로 형상화되고 고난의 행군 시기를 전후하여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본고는 1980년 이후 국가의 문학현상모집에 당선되면서 성장한 문학세대 중 감성적 글쓰기 양상을 선보인 북한 여성 작가를 선정하여 선군시대에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방식으로서의 글쓰기 양상을 고찰하고자 하였다. 선군시대 여성 작가들은 다양한 체험을 글로 표현하면서 세밀한 관찰을 통해 생활의 발견과 시대의 감정을 발현하고 있다. 본고에서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는 렴형미, 리연희, 리라순의 글에서는 정서적 교감을 통한 감성적 글쓰기의 형태가 돋보인다. 이들은 군중문학 출신으로 생활 현장에서의 체험을 통해 선군시대의 이상과 감성을 분출하고 있다. 렴형미의 시는 결혼과 출산, 육아의 경험을 통해 조화로운 감각, 돌보는 모성 역할에 대해 노래한다. 렴형미 시에 나타나는 ‘모성’은 남성 중심적인 부정적 질서에 대한 전복이 아니라 여성이 겪는 결혼, 출산, 육아 등의 본질적인 문제가 선군시대 북한이 겪는 문제들과 결부되어 이를 극복해내는 방식으로서 표현된다. 그의 시에서의 모성은 여성적 체험을 바탕으로 체제에 기여하려는 책임의식, 돌봄, 사랑으로 표현되고 이는 접촉의 시어로 형상화된다. 리연희의 시에서는 혁명적 낭만이 열정과 환상으로 표출된다. 선군시대 북한 문학은 시련을 이겨내고 강성대국의 길에 들어서는 현실을 반영하면서 혁명적 낭만성을 구현할 것이 요구되는데 리연희의 사회주의 현실주제 작품을 살펴보면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는 여성 특유의 감성인 안음과 안김의 시어로 표출된다. 리라순은 사회주의 현실주제 작품 창작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최근의 작품에서는 최첨단 돌파를 위해 국가에 자발적으로 헌신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리라순의 소설에서는 정과 사랑의 의미를 모성에 비유하여 그 의미가 강인하고 뜨거운 믿음임을 강변하는데 이는 정의 서사를 이룬다. 이러한 선군시대 북한 여성 작가의 글쓰기 양상을 통해 북한 체제 하의 여성의 삶과 시대정신을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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