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신소설은 여성 주인공의 압도가 두드러진 양식이다. 비슷한 시기 창작된 역사ㆍ전기물이 남성 주인공을 내세워 민족적 서사를 창조해 간 반면, 신소설은 성적 수난을 거쳐 가정으로 귀환하는 여성의 서사를 핵심으로 한다. 사적 영역에 국한된 듯 보이는 이 서사는, 그러나 여성의 사회적 존재양상의 변화, 중인 및 평민층이라는 계급의 부상, 망명객을 중심으로 한 국가 구상이라는 다양한 층위를 함축하고 있다. 신소설의 여성 주인공은 자기 의사로 가출, 집밖의 세계에서 성적 위협에 시달리면서 서사를 추동해 가는데, 이는 조선 후기 소설에서 여성들이 ‘여화위남(女化爲男)’이라는 장치를 통해서나 외부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역사와 대비된다. 이렇듯 홀로 집 밖에서의 수난을 감당해야 한다는 설정은 중인 및 평민층의 신분 감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시비(侍婢) 없이 단독적인 존재로 세계 속에 던져진 여성 주인공들은 실제 신분 설정에 있어서도 서리(胥吏)의 딸로 전형화되어 있다. 신소설에서 몇 편 되지 않는바 남성 주인공을 중심에 내세운 텍스트와 비교해 볼 때, 여성 주인공은 망명의 서사를 지지한다는 특성 또한 내비친다. 남성 주인공이 국가라는 경계를 넘어 외국에서의 이력을 개척하는 이주의 서사를 주도해 간다면, 여성 주인공은 부재를 견디고 귀환을 목표로 하는 망명객의 서사에 접근해 있다. 신소설 전반을 요약하는 무리한 작업을 무릅쓴다면, 신소설은 여성의 사회적 좌표의 변이를 반영하면서 중인 및 평민층의 신분 감각을 표현하고 있으며 또한 망명객들로 대표되는 국가 기획에 동의를 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신소설의 풍부한 사회ㆍ정치적 함축은 새로이 독해될 필요가 있다.
본고는 일본 헤이안(平安) 시대의 산문문학 중 그 시대 여성들의 삶과 사랑 등 생활사를 가장 잘 드러내 주고 있는 이른바 ‘여류 일기문학’에 주목해, 젠더와의 관련성에 관해 고찰해 본 논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일본문학 속에서 ‘일기’와 ‘일기문학’의 차이는 무엇이며, 여성이 왜 자기 삶을 ‘글쓰기’를 통해 드러내는 데 ‘일기(문학)’라는 양식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최초의 여류 일기문학인 『가게로 일기(蜻蛉日記)』에 형상화된 화자인 ‘미치쓰나의 어머니(道綱母)’의 자의식의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여성의 존재기반과 젠더의식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서 고찰해 보았다. 사실의 기록이라는 일기의 본래적인 성격에 충실한 남성의 한문 ‘일기’와 달리, 여성(또는 여성으로 가장한 남성)이 어느 시점에서 그 이전의 자기 삶, 즉 체험한 자기 시간을 회상해 가나 문자로 쓴 일종의 회고록인 여성의 ‘일기’가 ‘문학’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인생에 대한 독자적인 인식이 작품 속에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게로 일기』에 나타난 미치쓰나의 어머니의 ‘일기’관을 분석해 보았을 때, 여성이 가나로 쓴 ‘일기’는 ‘옛 이야기(古物語)’와는 달리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양식이며, 남성의 공적 한문일기와는 달리 자기 신상과 관련된 내용만 집필하는 양식으로 이해되고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삶을 재구조화해 ‘일기문학’이라는 새로운 양식의 글쓰기를 시도하고는 있지만 독자를 의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록’이라는 일기의 본래 목적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 점이 여성이 ‘일기’라는 양식을 선택한 이유이 기도 했다고 생각된다. 『가게로 일기』에 형상화된 화자인 미치쓰나의 어머니의 자의식의 양상은 ‘나는 뭐란 말인가’라는 표현 등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표현 등으로 표상화된 자의식에 바탕해 미치쓰나의 어머니는 남편인 후지와라 가네이에(藤原兼家)와의 관계 속에서 여성으로서의 자기 위치를 객관적으로 인식하여 젠더의식을 갖게 되었고, 이를 통해 세상의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현실적인 자기 이야기를 ‘일기(문학)’라는 양식으로 형상화할 수 있었다. 이때 미치쓰나의 어머니가 자기 심정을 그대로 토로할 수 있었던 데는 자국어문자인 가나문자라는 표현수단의 성립과 획득이 불가결한 조건이었다.
이 논문은 장아이링(張愛玲)의 글쓰기에서 소문은 서사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이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장아이링의 서사를 작동시키는 주요한 테크놀로지 중의 하나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이는 장아이링 서사의 핵심을 소문을 전하는 서술자의 등장과 팰림프세스트의 서사 전략으로 파악한 본 논문의 관점과 관련된다. 장아이링의 서사에서 서술자는 전기(傳奇)의 이데올로기를 무너뜨리면서 이를 다시 전기와 소문의 형식으로 봉인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가운데 여성은 추문화하는 소문과 이야기에 포섭되거나 굴복하지 않는다. 장아이링의 서사는 소문과 전기라는 기존의 형식을 이용하여 이에 저항하면서 이를 새롭게 해석하여 재전유하는 시각을 제시한다. 이는 팰림프세스트의 서사 전략으로 명명할 수 있는 것으로 장아이링에게 이는 전기라는 형식을 보전하는 가운데 소문을 보는 시각을 고쳐 쓰면서 저항한 흔적을 남기는 데 중점이 있다. 여기서 서술자의 재등장은 ‘전기’라는 전통 형식에 의탁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장아이링의 서사에서 소문의 테크놀로지는 소문과 이야기를 서술자에게 집중하지 않고, 흩어지고 산포하게 하는 것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장아이링의 펠림프세스트가 덧쓰면서 남기는 것은 이 끝나지 않는 오래된 이야기이다. 장아이링은 소문의 테크놀로지와 서술자의 재등장을 ‘현대인’과 ‘현대소설’로 포개어놓는다는 점에서 자신의 서사를 전통/현대의 이분법을 뛰어넘어 새로운 ‘현대소설’로 갱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The main purpose of this paper is to inquire the relation between the Kasa and Gender centering around the Gubang Kasa, which was produced from the late of Chosun Dynasty to the early modern period. After 18th Century, Kasa which had been enjoyed by the literati as the path of their cultural expression began to representative way of writing of the period as diverse minority groups involved the production and distribution of Kasa. The remarkable point is the emergence of autobiographic Kasa which contains the personal history of the women including their growth, marriage and family life. It can be said that the autobiographic Kasa came up to the surface as a consequence of sharing the cultural trends which encouraged the sub alter to express themself and their own life. Through writings of Kasa they call attention the meaning of their own life and identity. In addition the Kasa, emerged from the field of Kubang Munwha ( the culture of aristocrat women) in the late of the Chosun Dynasty provided the women with the path to describe their life looking back upon the past with emotion. This paper pays attention the fact that writing and reception of Kasa encouraged the women to share their own life with other women and embody their identities as a group or an individual.
본 논문은 한국 근대문학에서의 장편소설이라는 양식과 젠더와의 관련성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 문학사의 경우 중요한 장편소설들은 거의 신문에 연재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통속성을 띠고 신문에 연재된 장편소설로서, 특히 여성 애독자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 경우를 연구대상으로 하였 다. 장편소설 속에서는 여성 애독자가 편지, 연설, 기행문이라는 장르의 속성과 결부되면서 표준어로서의 언문일치체를 규범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는 신문연재소설이라는 대중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소설 속에 설정된 여성 애독자는 내포독자와 실제 독자를 매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장편소설의 젠더 형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여 독자를 일정한 방향으로 추동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한국 근대문학에서 장편소설이라는 양식은 ‘독자’라는 매개항을 거쳐 젠더를 형성하였다는 것이다.
Fanfics are stories that women read and write about stars, and the most of them describe homosexual relationships. Fanfics have made and been enjoyed among the women and by themselves un- or anti-institutionally based on popularization of the super-high speed internet for 10 years. The production and consumption process of fanfics shows that women can possess their own informal market as the medium of men. It is the notable point that they also violate sexual morality and heterosexual love-central taboo imposed to women. The scenes of intensive sexual love composed of top/bottom structure using in fanfics are concretely contextualized as romantic narratives. At this time, women leave the context of male-dominated heterosexual love and accept homosexual love as an understandable thing. After all these women have queer subjectivity that doesn't accept the Phallic power prohibited thoroughly.
본 연구는 해방과 전후로 이어지는 국가재건의 과정 속에서 감각화된 여성 주체의 등장에 주목해 강신재 초기 소설의 유미주의적 특징을 살펴보고 있다. 강신재 소설이 주류문단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수직적인 초월, 도덕적인 초월”(김현)을 거부하는 여성의 욕망을 담고 있기 때문이며 이렇듯 윤리, 법, 규범, 이념 등 상징계 질서를 거스르는 방식으로 이성보다는 감각을 중시하는 글쓰기 방식이 사용되고 있음을 주목했다. 그녀의 소설적 페르소나들은 규범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에 의존해 사물의 미추를 판단한다는 점에서 유미주의자들이다. 유미주의는 삶을 정열적으로 경험하려는 것인데, 이렇듯 삶에 대한 열정적 추구는 사물의 판단의 심급이 바로 자기, 즉 감각하는 자기에게 있다고 믿는 것이기에 사회적 규범을 넘어서는 욕망을 옹호하거나 주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미주의자는 오만한 쾌락주의자의 형상을 띠며 사회적 질서에 반하는 퇴폐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강신재의 감각적인 혹은 감각을 신뢰하는 둔 글쓰기는 서구화, 근대화와 함께 새로운 감각이 유입되고 이에 대한 매혹만이 아니라 사회적 공포가 등장한 사회적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결코 반시대적이거나 비현실적이지 않다. 해방과 전후로 이어지는 격변의 역사 속에서 출현한 감각적이고 소비주의적인 문화와 도시문화의 발흥, 그리고 이에 대한 전후 한국사회의 공포와 두려움이 여성-감각을 매개로 표출되는 지점을 포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 혼란에 대한 공포가 조화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방인, 괴물, 즉 타자로 표상되는 집단이 양공주, 미망인, 도시 여성 등 여성하위주체들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50년대의 성의 정치, 즉 하위주체 여성의 몸이 전통과 서구, 식민과 탈식민의 정치가 첨예하게 맞물리는 지점을 엿볼 수 있다.
This essay aims to investigate the Women Intellectuals characterized in Park, Kyung Ri's Novels through the women characters' reaction to Power(law, dominant discourse). According to the point of view, the Women Intellectuals are divided into four types : women characters passively resisting law, women characters unconditionally obeying law, women characters deviating from law, women characters taking a ambivalent attitude of resistance and obedience toward law. The first type of women intellectuals yield to law of the family system. But it is formal obedience. Because they can't forget an bygone love loosing by marriage obstacle. They form 'Melancholiac Subject' uniting their ego with the loosing lover. So, they practically deny the identity as wife and mother. This type of women characters passively resist law in the field of power. The second type of women characters form Complaisant Subject. They obey the marriage institution according to the criterions of the dominant discourse without love for spouse. We can notice that these woman characters' identities as wife/mother are empty names. Their social identities such as a patron of the arts, poet are also empty names. Because they marriage and socialize in compliance with the dominant discourse without independent thinking. The third type women characters attempt to form Social Identity by deviating from law, especially family system. They try to succeed in social life by sex peddling. Finally, they fail to form Social Subject. The forth type of women characters are positive images of women intellectuals. Their attitudes toward law are ambivalent. They sometimes resist law, and sometimes obey law. They don't absolutely yield to law and deviate from law. They resist law according to their independent decisions. After resisting law, they obey law and form new (Social) Subject. Through this discussion on the four types of women intellectuals, this essay overcome the limitation of the preceeding investigation which focus on the positive women characters. And, through the positive women intellectuals brought into relief by the negative women characters, we can notice that the resistance to law enabling Subject formation is emphasized in Park, Kyung Ri's Nov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