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삼국유사」 제5권 「감통」 제7에 실려 있는 ‘郁面婢念佛西昇’이라는 텍스트를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읽은 결과물이다. 욱면 이야기는 「鄕傳」과「僧傳」의 기록, 일연의 견해를 피력한 논평적 산문서술, 이 이야기에 대한 일연의 직접적 감상을 표현한 7언절구 형태의 讚, 이렇게 네 부분으로 크게 나누어진다. 「향전」의 기록은 욱면의 몸이 진신, 즉 남성의 속성을 지니는 부처의몸으로 변하여 서승했다는 점에, 그리고 「승전」의 기록은 욱면의 전생이 팔진의 무리에 속하는 한 남성 수행자였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글에서는 같은 이야기에 대하여 페미니즘적 관점 하에서 두 가지 다른 독법으로 접근하였는데 하나는 양성성 혹은 양성구유(androgyny)의 관점에서 해석하는독법이고, 다른 하나는 이 이야기를 남성편향적 시각에 의한 기술물로 보는 독법이다. 즉, 전자의 독법은 신앙생활에서 드러나는 욱면의 양성적 특성을 보여주고있는 「향전」의 기록과 욱면의 전생이 남성 수행자였다고 하는 「승전」의 기록에 기초하여 이 이야기를 욱면이라는 한 개인에게 남성과 여성 양성의 요소가具有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기술로 읽는 것이다. 후자의 독법은 여성성불을 인정하기 어려웠던 욱면 당대, 후대의 남성지식인들이 그 타협안으로서 ‘여성변신성불’과 ‘남성 전생’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여성의 종교적 성취를 왜곡 내지희석시킨 기술물로 이 이야기를 읽는 관점이다. 전자는 욱면의 이야기를 당대사회`문화`종교적 맥락을 배제하고 텍스트 자체만을 검토한 것이고, 후자는 텍스트 외적 맥락 및 배경과 연결하여 텍스트를 해석한 것이다.
이 연구는 무속신화 속에서 여성의 몸이 기술되는 방식과 몸의 형상화에 주목한다. 즉 무속신화 텍스트가 여성의 몸을 기술하는 방식을 통해 문화의 기원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이 몸이라는 틀을 바탕으로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 지를살피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신화는 문화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이고, 이러한신화를 구성하는 주체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무속신화의 주제가 문화의 기원과 인간의 삶과 죽음의 기원을 찾는 것이라고 할 때,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 안에서 이러한 것들에 대해 상상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무속신화를, 여성의 몸을 통해 세상을 읽어나가려는 인간의 시도라고 본다. 해당 텍스트 속의 여성인물들은 크게 네 명으로 자지멩왕아기, 바리데기, 자청비, 가믄장아기이다. 우선 여성의 몸은 남성의 지배와 시선 속에서 불완전성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 불완전성으로 인해 여성의 육체는 남성에 의해 구속받거나 버려지거나 성적 대상으로서 끊임없이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 있다. 그러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식 속에서 인간의 삶과 죽음의 여정을 몸소 체험하고, 다른이들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육체적 성장과 몸에 대한 주체적 인식이후 자발적으로 집을 나오게 되는 여성들의 행보와 감각적 체험을 통한 세계인식의 자세를 통해 여성적 체험이 인간 문화를 구성하는 원리가 된다는 점에서 무속신화의 세계관은 여성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This paper focuses on the manner in which female bodies are described in the Korean shaman myths. This paper aims at exploring how the assumption that human culture is originated from the women’s bodies is shown in the texts. The myths in general covers the stories about supernatural creatures and forces such as a variety of gods. However, their subjects cannot be beyond a human’s imagination, and it is because myth is a story about the origin of human culture, and it is a human that creates the story. This paper assumes that Korean shaman myths are a product of humans’ efforts to expand their understanding of the world through the female bodies. This paper analyzes four female characters in the selected texts: baridegi, chogongbonpuli,segyongbonpuli, samgongbonpuli. There are two ways of representing the imaginary world through female bodies in the texts; one is to embody a human’s life and death by describing women that are confined to their home and even abandoned in the woods, and the other is to explain the origin of farming through the description of sensorial experience of the female characters. Exploring the meaning of the Korean shaman myths and their implications by examining how female bodies are portrayed in the selected texts is a process to substantiate the assumption that the vitality of the female bodies is the primary condition of developing the human culture and to discover the memories of humankind imprinted in the women’s bodies.
장정심(張貞心)은 1898년 경기도 개성에서 태어나 1947년 타계할 때까지시작 활동과 사회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구했다. 1927년 「청년」지에 「기도실」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시집 「주의 승리」(1933)와 「금선(琴線)」(1934)을 발간했다. 또한 여성 선교의 시각으로 「조선 기독교 50년 사화」(1934)를 편찬했다. 장정심의 작품 활동은 조선인들의 사상과 행동이 제약받는 일제 강점기의 상황에서 추구한 것이기에 주목된다. 이 논문에서는 장정심의 시 세계를 자아 인식, 낙원 인식, 민족 해방 의식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장정심은 기독교 신도로서의 신앙 고백을 넘는 세계인식을 지향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통해 자아 인식을 심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자아 인식을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역사적인 차원으로 확대했다. 일제의 식민 통치에 고통 받는 조선인들을 역사의식으로 품고 낙원을 염원한 것이다. 그리하여 시인은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조선인이라는 자부심으로 민족의 해방을 노래했다.
기존에 고정희를 바라보던 시선들은 고정희의 문학을 주로 ‘사회운동’이라는 편향된 맥락에서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고정희의 삶에 나타난 다양한 모습들과 문학이 지니고 있는 넓은 스펙트럼을 간과하고 몇몇 선험적 어휘로 해석해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고정희 문학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읽어내려는 노력은 굿의 형식을 한 「저 무덤 위의 푸른 잔디」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굿의 언어는 문제제기와 해결의 과정에서 단골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이전의 다른 작품에 비해 내용적인 면과 형식적인 면 모두에서 온전한 굿의 모습을 띠고 있는 「저 무덤 위의 푸른잔디」에는 사회적 메시지를 넘어서 고정희의 삶에 대한 서사, 즉 자서전적 텍스트성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자서전적 텍스트성’을 ‘/’에서 즉 경계면에서 형성되어가는 과정으로 보는 실버만(J. Silverman)의 논의를 통해볼 때, 「저 무덤 위의 푸른 잔디」에는 삶과 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들의 경계면에서 형성되는 고정희의 자서전적 텍스트성과 문학적 자아의 흔적이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본고는 「저 무덤 위의 푸른 잔디」에 나타난 자서전적 텍스트성의 흔적들을고정희 삶에서 종교적 차원과 사회 운동의 차원으로 나누어 고찰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저 무덤 위에 푸른 잔디」에 나타난 무교의 모습은 고정희의 삶에서기독교와 무교, 전통과 종교의 길항작용 ‘사이에서’ 형성된 자아의 흔적으로, 사회운동에 관한 모습은 민중운동과 여성운동의 경계 ‘사이에서’ 확장되는 고정희의 자아가 텍스트에 각인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때 문학적 언어로 텍스트에 각인된 고정희의 자서전적 텍스트성은 ‘어머니’라는 시어에서 종합된다. 「저 무덤 위에 푸른 잔디」에 나타난 ‘어머니’는 고정희가 경험한 다양한 삶의 모순을 시 쓰기를 통해 형성한 굿판에서 해원하고자하는 고정희의 바람이 담겨진존재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어머니’는 고정희가 경험한 현실과 그것을 위로해줄 수 있는 신적 존재의 모습을 통해 고정희 삶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나타내면서 동시에 앞으로 추구해나갈 바람이 담긴 ‘문학적 자아’인 것이다. 따라서 「저 무덤 위에 푸른 잔디」는 굿을 바탕으로 한 민중극과 같이 사회운동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저항시를 넘어서 굿의 언어를 통해 고정희의 삶과문학의 ‘사이에서’ 형성된 자서전적 텍스트성이 담긴 문학적 자서전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냉전 시기를 단지 근대화(성) 시기로만 간주하면 여러 가지 오류가 발생할수 있다. 냉전 체제의 ‘차이’가 소거된다는 점, 서구적 근대화(성)에 대한 의식적ㆍ무의식적 지향성이 포착된다는 점, 신식민적 제 특성이 은폐된다는 점이다. ‘냉전 미학’은 냉전 체제 하에서의 예술적 지향성 및 서사적 특성을 담론화하는 미학적 장치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신식민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지배(종속)와 저항의 양면을 고찰하고 담론화 과정에 비판적으로 접근하기 위해고안된 개념이다. 해방 후-1950년대 신문소설의 감각화, 사적 영역화, 젠더화, 무논리성ㆍ즉자성, 극단적인 이분법이라는 내적 형식들은 냉전체제의 문제를 ‘제시’해 주기보다 ‘은폐’하였고, 신식민적 타자들을 양산하는데 더 기여하였다. 이러한 방법하에 특히 여성(성)은 ‘내부 냉전’ 요소로 확대ㆍ배치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냉전-분단이 남성의 노이로제였음도 확인시켜 주었다. 당시의 신문소설은 냉전의 다양한 국면을 반영하면서 냉전 미학을 창출해보여 주었다. 체제경쟁, 이념경쟁, 이분법적 대립, 내부 냉전 요소 만들기, 특정주제 다루지 않기, 특정 주제 극단화 하기, 냉전에 대한 풍자 결여 등 당시의신문소설은 비정치적 형태의 위장된 냉전 무기였다. 당시 신문소설의 계몽구조는 신식민적 타자의 생산을 통한 계몽구조였다. 이는 잡지 소재의 단편이나장편, 전작 장편의 서사전략과 다른 것이었다. 냉전 미학은 내적 형식을 통해‘여성성’을 가장 근본적인 냉전 요소로 배치하였고, 냉전 미학에서 ‘젠더’는 기본모순의 핵심이었다.
이 글은 1950년대 문화엘리트의 주도로 형성된 교양여성담론이 미국문명의유입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구체적인 내용을 구성하고 있었는가를 살피는한편, 교양여성의 유력한 수신방법으로 선택되었던 글쓰기와 독서 행위에 대한 의미부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동시에 여성일반의 독서와 글쓰기 경험이 교양여성담론을 일정부분 수용하면서도 그 통제와 규제의 담론에 가하고 있었던 균열의 가능성을 밝히고자 한다. 이는 새로운국가체제 형성기의 통제와 규제의 대상으로 간주되었던 여성이 단지 수동적존재로서만 존재한 것이 아니라 그들 나름의 욕망과 이상을 실현하고자 한 능동적 주체였음을 밝히는 것이며, 1950년대 여성이 경험하고 있었던 근대의 복합적 양상을 살펴본다는 의의가 있다.
This research investigates the relation between American civilization and Discussion of Woman's Bildung in 1950's. As population who can read and write increased, printed media such as newspapers and magazines became a mass media from the exclusive property for a small number of intellects. Such increase of people's literacy had significant influence on women especially. The concern and expectation of women readers focused on novel and other literature sectors and in addition to their preference on literature readings, they actively participated events like subscribing reader's notes, reader's literature class, reader's literature competition and women's literature competition and composed communal indemnity through the magazines. Women's magazines introduced to write poems and novels liasing their comtemporary famous authors and literary people and commissioned public measurement for poems, novels and essays written by their readers. Such lectures by literary people and public literature measurement were exclusively seen in the women's magazines and it was result of influences of readings according to increase of women readers and feminization of writing to publishing market in 1950's.
이 글은 서사의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지만 이와 관련된 연구는 거의 축적되어 있지 않은 『토지』의 겁탈모티프를 분석함으로써 겁탈의 가부장적 계보를밝히고 이에 대한 여성인물들의 대응양식을 통해 여성의 주체적, 능동적 가능성과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대한 반담론을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성애, 성매매, 성폭력을 동일선상에 위치지우는 연속선 개념과 비가렐로의 겁탈의 계보학 등에 기대어 겁탈은 정상과 질서를 위협하는 예외적이고 일탈적 충동이 아니라 정상과 질서가 바탕해 있는 구조, 즉 가부장 권력, 제도,젠더, 국가 등의 전 담론체계와 연동된 폭력임을 드러내었다. 소설의 남성인물들은 사랑과 겁탈을 분할하고 있지만, 여성을 동원하여 남성주체를 성장시키며 동성간의 연대 또한 공고히 하는 매개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양자는 상통함을 밝혀내었다. 또한 새론 마커스와 깁슨-그래함의 담론전략을 원용하여 겁탈을 수용하는여성인물의 대응양식을 해석함으로써 타자화와 피해자화로 작동하는 여성 통제 매커니즘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정조관념으로부터 일탈하는 여성인물들의 태도에 유의하여 죽음 혹은 의사죽음을 명하는 가부장제와협상하거나 가부장제를 부정하는 주체화의 궤적을 탐색하였다. 욕망을 기입하고 스스로가 상황과 맥락을 구성하는 여성인물의 능동성에서 여성을 피해자화함으로써 스스로의 주체성을 확보하는 남성지배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일으키는 반담론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여성문학에서 여성 금기와 억압의 상징인 술/담배는 남성 권력에 저항하고공모하는 여성의 정치적 무의식과 성별화된 윤리기제를 읽어낼 수 있는 상징체계를 구현한다. 중산층 가부장 가정의 지표인 ‘주부’의 음주, 즉 ‘키친 드링커(kitchen drinker)’의 존재는 신성한 가정 내부의 위기와 균열의 증거가 된다. 그러나 이들은 정숙 윤리에 긴박되어 욕망을 은폐하며 살아가는 분열된 주체로서 가부장 이데올로기의 결핍이자 과잉을 의미하는 ‘위험한’ 기호이다. 공선옥 소설에서 음주와 흡연은 하층민 여성이 탈성화(desexualization)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기를 보존하는 생존과 윤리의 기제이다. ‘신성한 모성’과 ‘정숙한 주부’로 환원되지 않는 이 여성들은 가부장 기획의 실패와 균열을 증거하는 불온한 기표이다. 공지영,권여선 소설에서 술/담배는 혁명의 주체로서 열등한 젠더표지를 은닉하고 남성성을 전유하고자 했던 지식인 여성의 정치적 무의식을 반영하는클리셰(cliches)로 기능한다. 여기서 여성은 술/담배를 남성 가부장 권력에 대항하는 대타적(對他的) 도구로 삼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를 개인의 자율적형식으로 수용한다. 이렇게 술/담배에는 젠더표지를 은닉하고 복원하고 재건해가는 여성 성장의 역사가 기재되어 있다.
이 글의 관심은 근대 일본의 신문․잡지 미디어가 생산하고 유포한 신여성논의를 면밀히 살펴보는 데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누가 어떠한 의도로 신여성을 유형화하고 본질화하고자 했는지, 나아가 신여성 논의가 균질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원인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것은 또 동시기 식민지 조선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어떠한 함의를 갖으며 일본 젠더의 특수한 상황은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하는 데에 주력하였다. 근대 일본에서 전개된 신여성 논쟁은 근대 국민국가라는 큰 틀 안에서 기획되고 거기에 맞게 구획된 측면이 농후하게 보인다. 이때 ‘현모양처’와 ‘모성’은그 좋은 사상적 자원으로 활용되었음은 물론이다. 우선 「태양(太陽)」, 「신쵸(新潮)」 등 당대 메이저급 미디어가 기획하고 유포한 신여성을 둘러싼 논의는표면적으로는 찬반양론으로 극명하게 나뉘어 전개된 것처럼 보이나 실은 찬성론자나 반대론자나 기존의 남성중심 사회규범 및 젠더질서를 견고하게 유지ㆍ강화하는 측면을 내포하고 있는 점에서는 양자가 공통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여기에는 담론의 생산자가 남성 주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측면은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주체적인 목소리를 발현하는 장(場)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났다. 즉 여성의 주체성을 획득하고자 신여성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개진하였던 논의, 이를테면 정조 문제, 낙태와 피임문제, 매춘 문제 등은 일본의 여성해방사상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고 할 수있으나, 신여성들이 산출한 논리 또한 위에서 언급한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던 정황도 함께 포착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일본 젠더가 갖는 특수한 상황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이러한 측면은 동시대의 식민지 조선의 경우와 대비하여 살펴볼 때 더욱 문제적이다. 예컨대 식민지조선의 신여성들의 경우 당시 유행하던 ‘민족 개조론’의 범주를 그대로 추인하여 식민지 현실을 타개하고 민족의 자립을 위한 방편으로서 여성을 가정 내‘현모양처’의 역할로 제한할 것을 노골적인 형태로 주장하였다면, 일본의 경우는 ‘국가’와 무관한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 그 이면에서 ‘현모양처주의’의 강화를 통해 ‘민족의 어머니’, ‘국가적 모성’과 같은 허구의 관념을 산출하여 남성․제국주의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견고하게 뒷받침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젠더 위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신여성담론이 내포한 보다 복합적 측면을노정한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