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한국여성문학학회에서 고전문학 연구의 위상과 과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해당 학술지인 『여성문학연구』를 중심으로, 고전문학 연구 논문의 경향과 의의를 도출하고, 선택 집중된 기획 연구의 성과에서 더 나아가 연구자와 연구 대상을 확장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 방안을 제안해 보았다. 『여성문학연구』에서 고전문학 관련 논문은 전체의 15% 정도를 차지하지만, 여성문학사 서술이나 여성의 글쓰기와 문학 활동에 대해서는 여성주의 관점에서 집적된 연구들을 아우르며 연구 담론을 선도해가고 있었고, 고전문학 연구자들에 의한 학문 장의 연결은 고전부터 현대까지 문학·문화 현상들을 통시적으로 살피며 이론화하도록 했다. 즉 『여성문학연구』를 통한 고전문학 연구는 우리 토대에서 여성문학·문학 현상·글쓰기 이론을 사적으로 이으면서 보편화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었다. 한국여성문학학회에서 고전문학 연구는 기획 주제로 선택되고 집중되면서 집약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여성주의라는 방법론과 주제가고전 연구자들에게 시대와 장르를 확장하도록 이끌었고, 『여성문학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독려하며 활발히 연구할 수 있는 장을 제공했다. 그러므로 이러한 도전과 시도가 보다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수행되어 우리 문학 연구가 풍성해지고 사회적 실천 의의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성주의 관점에서 고전을 공부하는 학문후속세대를 북돋우고, 문학사 및 문학이론과 같은 장기적 연구를 지속시키며, 여성문학 관련 연구 자료나 사업 현황에 관심을 갖고 연구 대상도 넓혀야한다. 인구감소와 연구 환경 변화에 따라 후속 세대들이 학술적 지원을 기대하면서 연구를 지속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고전 전공 연구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응용 학문 연구자들과 연계하거나 고전과 현대를 잇는 시기와 대상에 대하여 보다 전공을 넘나들며 관심을 모을 필요가 있다. 관련 학문·학회간 연계와 소통을 추진할 때, 고전에서 이어지는 현재의 문학과 문화가 더욱 입체적으로 구성되면서 우리들의 원형적 사고와 감정도 총체적으로 파악될 것이다. 한국여성문학학회에서 고전 연구 역시 지난 20년간의 성취에 더하여 여성주의 시각으로 고전과 현대, 장르의 경계를 확장하며 그 실천적 의의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여성문학연구』는 1998년 창립된 이후 1999년에 1호 창간을 시작으로 학회지『여성문학연구』를 만 20년 동안 발간해 왔다. 이 글은 창립 21주년을 맞아 한국여성문학학회가 그동안 생산해 온 의제들을 검토하면서 동시에 『여성문학연구』 가 어떻게 ‘지금-여기’의 문제와 반응하며 혹은 그 너머를 바라보며 교호해 왔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씌어졌다. 이를 위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10년간 발행된 『여성문학연구』의 학문적 기억을 톺아보았으며 그 성과와 의미를 검토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우선 예비적 논의로서 ‘현대문학’ 분과에 한정하여10년 동안 『여성문학연구』의 특집 기획들과 특집 논문들, 그리고 일반 논문들을연구 주제와 연구 대상에 따라 분류해 보았다. 또한 주로 인용된 이론가들을 살피며 그간의 동향과 쟁점들을 검토하였다. 지난 10년 동안 『여성문학연구』가 천착해 온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여성문학의 단절성을 벗어나 새로운 연속성을 확보하는 문제, 그리고 이를 위해 여성문학을 분절하거나 왜곡시키는 굴절점들이나 착시 현상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의미화 할 것인지에 대해 문제화해 온 것이 바로 첫 번째이다. 특히 이러한맥락에서 젠더적 관점에서 한국문학사에 접근하거나 80년대 여성문학에 대한역사화를 시도하는 연구들이 최근 다양한 지면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생각해 보았을 때, 『여성문학연구』가 학계 바깥의 지면들과 서로 교호하면서 한국문학 전체에 대한 재구와 재의미화의 장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뿐 아니라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으로 ‘혐오’와 ‘난민’, ‘페미니즘 대중화이슈’ 등, 『여성문학연구』가 최근 제시하고 있는 의제들이 이전보다 ‘현재적인이슈들’이라는 점을 살폈다. 이는 최근 몇 년 간 한국 사회가 겪은 여러 가지 사회적, 정치적 진통들에 대한 『여성문학연구』의 적극적인 학문적, 이론적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의제들을 폭넓게 수용하고 발전적으로 재생산하며 ‘지금-여기’의 여성 문제를 다루는데 현재적 위치를 점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는 우리가 앞으로 다뤄야 할 ‘새로운 의제들’을 발굴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일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한 발굴과 확장의 방식이 앞으로의 새로운 10년간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모색 또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전’이 객관성에 대한 날조된 신화를 내세워 일종의 권위로 군림하며 타자의문화에 대해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힘을 행사해왔다는 비판은 정전 논쟁이 거둔 중요한 성과가 분명하다. 그러나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단순한 진실은 정전이폐기불가능하면서도 절실히 필요한 것임을 암시한다. 따라서 정전을 영구불멸의 신화가 아니라 퇴장과 교체가 이루어지는 가변성을 내포하는 개념으로 유연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전성’은 무릇 정전이 지녀야 할 내적, 외적 조건으로 시대와 맥락에 따라 그 내용과 기준이 변화한다고 보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나아가 정전의 가치 판단이 일부 특권 계급의 이익이나 관심사에 의존하지 않도록 사회적 소수자들의 지식이나문화적 유산을 등록해야 한다. 오늘날 『82년생 김지영』(민음사, 2016) 신드롬으로 대표되는 ‘페미니즘 리부트’ 현상은 ‘정전’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유효함을 암시한다. 2018년 미투 열풍이 일기 전 2015-2016년도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은 문학이라는 고상한 이름 뒤에 가려진 날것의 폭력을 고발했다. 가해자들이 피해자인 여성들에게서 빼앗은 것은 단지 신체의 소유권만이 아니라 문학에 대한 오랜 선망이나 존경심이었던 것처럼 문단 내 성폭력은 일부 남성 문인의 도덕적 일탈로 축소시킬수 없는 문학의 문제였다. 이는 ‘문학’ 혹은 ‘문학적인 것’에 대한 근본적이고도 반성적인 질문들이 제기되어야 함을 뜻한다. 여성문학의 정전화는 중간계급 지식인 남성의 가치, 관심, 이익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온 문학을 해체하고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등록하는 ‘미적인 것의 분할’(랑시에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페미니스트 문학 연구자들에게 여성문학의 기원과 그 역사를 등록해 정신적 유산으로 만들어 줄 앤솔로지를 구축하는 작업은 더 미룰 수 없는 실천이다.
본 논문은 트랜스내셔널문학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여성, 특히 재일조선여성의 글쓰기와 문학은 충분히 소개되지 못한 공백으로 남아 있었음을 지적하고 최근 재일조선인여성의 글쓰기가 한국에 소개되기 시작하는 경향을 소개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본 논문은 첫째로, 2014년경부터 부상한 재일조선여성문학의 특질을 ‘자기서사 공통장 텍스트’라고 규정하고, 재일조선여성이 글쓰기를 욕망하고 배우고 글을 쓰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 특질을 규명하기 위한 핵심적 요소로 삼는다. 둘째로, ‘자기서사 공통장 텍스트’의 형성 기반이 된 아시아 여성들의 연대 활동의 초기 형태들을 살핀다. 이때 재일조선인문학의 경험에 대한 구술이나 증언 등이 관심을 얻기 시작한 1970년대에 초점을 맞추고 비슷한 시기에 나타난 마츠리 야요리의 국제적인 아시아 여성 연대 활동 및 그 시기에 한국이 아시아의 여성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를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마지막 장에서는 이러한 ‘자기서사 공통장 텍스트’가 한국과 일본, 더 나아가 아시아의 미디어 순환 속에서 왜곡되거나 비대칭적으로 유통되는 상황을 사유했다. 예를 들어 『82년생 김지영』의 번역으로 촉발된 K–페미 및 K–문학에 일본의 관심과는 대조적으로, 위안부와 식민주의 및 재일조선인여성에 대한 일본사회의 지속적인 무관심과 배제가 있다. 이처럼 본 논문은 자기서사 공통장 텍스트의 유입과 확산, 1970년대부터 형성된 여성들의 자기서사 공통장이라는 관계와 한계, 자기서사 공통장 텍스트를둘러싼 한일간 출판유통의 비대칭성을 통해, 자기서사 공통장 텍스트 중에서도 재일조선여성문학이 읽힐 수 있는 자리를 모색하고, 자기서사 공통장 텍스트가 확산될 수 있는 방향성을 찾아보려고 한다.
지난 20세기 말 우리문화의 주변부에서 점점 중심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여성주의적 시각은 현재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장에서 그때의 문제제기가 얼마나 유효한 것이었던가를 선명하게 검증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분야의 자료를 섭렵하고 진지하게 여성, 젠더 연구 방법론을 탐색하는 연구자는 소수에 머물러 있으며, 연구 분야도 고전문학, 한문학계의 몇몇 범주에 국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여성 한시의 연구는 소설, 규방가사, 시조 등 다른 장르의 연구에 비해 그 외연이 더욱 왜소한 실정이다. 지금까지의 한시 연구에서는 여성작가의 한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 별로 효과적인, 생산적인 연구라고 인식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여성작가의 한시가 남성작가의 작품에 비해 그 양에서 현저하게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성작가의 한시의 의의는 현전하는 양의 다소에 의해 가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시는 중세의 주체들이 문필로 자신의 정감과 사유를 표현하고자 할 때 가장 적극적으로 선택한 장르이다. 그래서 한시에는 중세라는 시공간 속을 살다간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풍요롭게 드러난다. 여성의 역사와 그 전통에 대한 인식을 보다 균형 있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당대 여성들의 삶과 내면의식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 때 여성작가의 한시는 가장 중요하고도 의미있는 대상이 된다. 여성작가 한시의 연구에서 나아가 여성 작가 한시 문학사를 구축하는 것은 여성의 역사에 대한 올바른 복원, 그리고 여성문학에 대한 적절하고도 효율적인 이해를 만들어낼 수 있다.
The feminist view, which began to emerge increasingly from the periphery of our culture in the late 20th century, is now being clearly verified by how valid the problem was at that time in various chapters, including politics, economy and culture. However, there are still a handful of researchers who search for data in this field and seriously explore methodology, and the field of research is limited to some categories of classical literature and Chinese literature. In particular, the research of female Chinese poems is more dwarfed by other genres of research such as novels, lyrics and sijo. This is because previous Chinese studies did not recognize that intensive treatment of Chinese poems by female authors was a very effective and productive study. It is true that the female writer’s Chinese poems are significantly less in the amount than the male writer. But the significance of Han Shi, a female writer, is not something that can be gauged by the current amount of her poems. Chinese poetry is the genre most actively chosen by medieval subjects when they want to express their sentiments and reasons in writing. Thus, the life and culture of people living in time and space of the Middle Ages are revealed in abundance. In order to make women’s history and perception of their traditions more balanced, they first need to observe the lives and inner consciousness of women of the time. At this time, Chinese poems by female writers are the most important and meaningful subjects. Going forward from the study of female writer Han Shi, building up the history of female writer Han Shi literature can create the right restoration of women’s history and a proper and efficient understanding of women’s literature.
이 논문에서는 젠더시문학사 서술을 위한 과도기의 작업으로서 여성시문학사의 서술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여성시문학사 서술에서 요구되는 관점을 살펴본 후 서술 방법론에 대해 제안하고, 여성시문학사 시대 구분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여성시문학사 서술에서 요구되는 관점으로 교차성 페미니즘의 관점을 전유해 여성시에 나타난 ‘행위주체성’을 적극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여성시에 대한 새로운 독법과 새로운 여성시문학사의 구축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 논문에서는 정전 형성의 가치 척도로 논의되어 온 형식적·미적 척도, 내용의 척도, 연관적 척도, 영향과 관련된 척도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재검토함으로써 여성시문학사 서술 방법론으로 활용하고자 제안했다. 네 가지 척도를 활용한 여성시문학사 서술방법론에 따라 여성시문학사의 시기를 1기(1910~1920년대) 근대적 여성 주체의 선언과 좌절의 시기, 2기(1930~1960년대) 국가주의 페미니즘과 여성성의 축소 시기, 3기(1970~80년대) 글쓰기 주체로서 여성 정체성의 확립과 여성주의 미학의 발견 시기, 4기(1990년대) 여성적 글쓰기의 실험과 도전 시기, 5기(2000~2010년대) 젠더적 인식의 확산과 다양한 목소리의 출현 시기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Conceived by the problematic consciousness that the description of the literary history of women’s poetry was needed as a transitional work for the description of the literary history of gender poetry, this study set out to examine the perspectives required for the description of the literary history of women’s poetry, propose methodologies for description, and look into the issue of dividing periods in the literary history of women’s poetry. As for the perspectives required for the description of the literary history of women’s poetry, the study raised the possibilities of reading women’s poetry anew and writing new literary history of women’s poetry by interpreting actively the "agency" in women’s poetry based on the perspective of intersectional feminism. This study reviewed again the formal and aesthetic criteria, content criteria, connective criteria, and influence-related criteria discussed as the criteria of value in the formation of canons from the feminist perspective and proposed their utilization as the description methodology in the literary history of women’s poetry. Based on the description methodology for the literary history of women’s poetry according to the four types of criteria, the literary history of women’s poetry was divided into five periods: Period 1(1910s~1920s) when modern women subjects made a declaration and experienced a frustration, Period 2(1930s~1960s) when the femininity vested in the nationalism feminism was reduced, Period 3(1970s~1980s) when women’s identity was established as subjects of writing with feminist aesthetics discovered, Period 4(1990s) when there were experiments and challenges with feminine writing, and Period 5(2000s~2010s) when the gender awareness spread with the emergence of various voices.
본고는 여성생활사자료집과 기타 자료들에서 17-8세기 사족 여성의 언어문자생활을 구술을 중심으로 살피는 데 목적이 있고, 이로써 한문, 언문, 구술의 상관성을 생각해보려 하였다. 특히 심육과 권만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한문과 언문과 구술의 사이를 생각하였다. 남성의 한문 글쓰기가 인용이나 번역, 구술을 포섭한 것은 사실이나, 여성의 경우 그 배움의 단계부터 한문, 언문, 구술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한문과 언문은 같은 문자이지만, 한문은 보다 문자문화에 가깝고 언문은 구술문화에 더 가깝다. 여성의 말이 행장 등에 한문 문자로 고착될 때는 부덕이나 ‘번다함’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변형되는데, 언문은 문자문화이면서 구술문화에 속한다고 보았다. 또한 여성에 관한 상투적으로 보이는 기술이 오히려 정형화를 추구하는 구술문화의 영향이 아닐까 했다.
This thesis’s topic is consider aspect of orality of the upper classes women in the 17th- 18th Joseon Korea. Hereby I raise published “collection of Materials of Women’s History”’ s practical use and look furtively possibility of microscopic lives history study of traditional korean women. And I searched aspect of orality divide the upper classes women into three groups, that is daughter, wife, mother in “collection of Materials of Women’s History”. And this thesis explored the Korean script was a kind of spoken language, that is between literacy and orality.
국문장편소설 연구에서 복수와 반동인물에게 가해진 폭력은 그동안 조명 받지 못했다. 본고는 〈하진양문록〉과 〈유씨삼대록〉을 대상으로 남성 주동인물의 여성반동인물 보복살인 양상과 그 정당화 과정, 다양한 입장차 속에서 이루어지는 주변 인물들의 발화와 침묵을 검토하였다. 사적인 살인임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문제제기나 강도 높은 비판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사회적 용인이 이루어졌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을 곧바로 긍정이나 동조로만 독해할 수는 없다고 보고 정당화의 논리와 동조, 방관, 우회적 비판의 목소리들을 확인하고자 했다. 특히 직접적으로 비판을 가할 수 없는 상황적 맥락에 주목하였다. 진세백과 유현은 과시적 살인을 통해 스스로를 도덕적 인물이자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존재로 격상시켰지만 동시에 그 현장에서 정당화에 균열을 가하는 복합적인 발화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남성 주동인물에 의해 기획된 음녀 서사는 역설적으로 균열이 발화될 수 있는 장을 열었다.
On the studies of Korean long piece novel, it is not yet illuminated that the revenge and violence inflicted on villain. This paper analyzed the aspects of revenge murder, which male main character acts on a female villain, the justifying process of it, and comments and silence of people around in the different positions on the Korean long piece novel 〈Ha Jin Yang Mun Rok〉 and 〈Yu Ssi Sam Dae Rok〉. Jin Se-Baek and Yu Hyun murdered Ha Kyo-Ju and Jang Sul-Hye cold blood who had been punished by the state law. What we focused on is not just the fact of allowance, but the process of justifying through the view of each characters different social positions. Ironically, the narration of Mn-yeo designed by male main character gave the opportunity to speak about incompleteness of it.
3·1운동에 참가한 여학생 가운데 일부는 수감 생활을 마친 후 중국으로 이동해 독립운동을 이어나갔다. 이 가운데 상해 애국부인회는 독립운동에 적극적이었지만, 이들에 대한 임시정부 내부의 시각은 상반되었다. 특히, 독립운동가의 아내 혹은 며느리의 신분 즉 독립운동가 가족의 일원이었던 여성들은 여학생 출신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정정화는 시아버지와 남편을 만나기 위해 1920년 1월 상해로 망명했고, 1930년까지 임시 정부의 자금 모금 및 운반을 책임진 밀사로 활약했다. 동시에 임시정부의 안주인이라는 칭호로 불릴 정도로 임시정부의 살림을 맡아 헌신하기도 했다. 조혼으로 근대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정정화는 신여성에게 비우호적이었지만, 임시정부에서 활동하며 여성 지식인들과의 교류를 넓히고 우정을 형성하며 정치적 참여에 점차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 해방 후 정정화는 감찰위원직을 제안 받지만 거절하고, 분단, 전쟁, 남편의 납북, 투옥 등의 역경을 모두 극복한 뒤 80대 후반에 자서전을 출간한다. 『장강일기』는 자서전인 동시에 독립운동사, 전쟁사, 가족사, 여성사 등의 사료적인 가치를 확보하고 있다. 정정화가 신여성들과의 차별과 경쟁 속에서 스스로의 삶을 구성하는 과정에 주목하여 『장강일기』를 재독하며, 임시정부는 정정화에게 사적영역이자 반(semi) 공적 영역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Some of the female students who participated in the March 1st Independence Movement, continued the independence movement in China after completing the sentence of imprisonment. Even though the Shanghai Korean Patriotic Women’s Club actively participated in the independence movement, the provisional government’s internal viewpoint on them was conflicting with each other. Especially, the status of wife or daughter-in-law of independence activists like the women who were a member of the family of independence activists, critically evaluated those female activists who participated in the independence movement as a female student, which is shown from Jeong, Jeong-Hwa’s 『Janggang Journal』. After coming to Shanghai as an exile in January 1920, Jeong, Jeong-Hwa actively worked as a secret envoy in charge of fund raising/transfer of the provisional government till 1930. She devoted herself to all sorts of works in the provisional government, so that she was even called the hostess of the provisional government. Even though Jeong, Jeong- Hwa who got married in her age of 11, had a hostile and critical viewpoint on the modern women, she gradually had an active attitude toward the political participation by slowly expanding her exchanges with female intellectuals while working at the provisional government. After the liberation, Jeong, Jeong-Hwa turned down a proposal for the position of inspector. However, her autobiography 『Janggang Journal』 published in the late 1980s, proves that her lifetime accords with the traces of the provisional government. The 『Janggang Journal』 as an autobiography also secures the value of data such as the history of independence movement, war history, family history, and the history of women. Re-reading the 『Janggang Journal』 by paying attention to the process in which Jeong, Jeong-Hwa composed her own life under the discrimination and competition with the modern women, this thesis verifies that the provisional government had such meanings of personal area and also semi-public area to Jeong, Jeong-Hwa.
박화성의 1960년대 장편소설들은 애정 서사를 중심에 두면서도 4.19를 전후한 시대적 현실을 알레고리화하여 다루고 있어 주목된다. 기존의 4.19 이후 문학사 논의가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이 소설들은, ‘여성의 4.19’에 대한 소설적 재현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작품들로 재평가되어야 한다. 박화성은 이 소설들에서 4.19라는 사건을 여성인물들이 부성적 역사의 억압에서 벗어나는 것과 동일시함으로써 혁명의 젠더적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기성의 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려는 젊은 세대 여성인물들을 등장시켜, 당대의 전형적인 세대 교체 서사에서 자주 누락되었던 여성 주체를 복원하고 있다. 결국 이 소설들은 한국전쟁을 겪으며 자각적으로 성장해온 여성 주체를 부각시키고 4.19의 현장이나 그 이후의 역사 전개과정에서 여성인물들에게 분명한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여성들에게 시민적 저항의 주체로서의 위상을 돌려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Park Hwa-sung’s newspaper novels in the 1960s focus on love narratives, but they are allegorically dealing with the contemporary reality around 4.19. Since the discussion on the 4.19 representation in the history of literature has been centered on men, these novels have not been properly evaluated. They have to be reevaluated as works that have significant meaning in the history of the novel representation of ‘4.19 and women’. Park Hwa-sung expressed the gender meaning of the revolution by storytelling 4.19 as woman character’s deviating from the oppression of paternal history. In addition, the creation of women characters of the young generation trying to move on to a new era, restored the females who was often missing from the typical generational narrative of the time. In the end, these novels highlight women subject who have grown self-consciously during the Korean War and take clear role in the development of the history of 4.19 and later.
1960, 70년대에 대한 연구는 냉전과 군사주의, 새마을운동과 생산성 담론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어왔다. 이 글에서는 이 시기의 또 다른 특징으로 볼 수 있는 과학주의를 분석 주제로 삼고자 한다. 분석대상으로는 잡지 『여학생』 특집을 대상으로 삼았으며, ‘소녀’ 개념을 형성하는 과정을 젠더의 감정 재배치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1차 연구에서는 사춘기담론을 중심으로 의학, 과학 등 과학적 담론이 소녀 개념을 어떻게 자연화시키는지 살펴보았다. 이 글은 2차 작업으로 감정 재배치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내용 분석 결과 1960년대 특집과 1970년대 특집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1960년대는 이상적인 소녀상을 구성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특히 감정관리와 신체관리가 중심 내용으로 판단된다. 감정은 명랑성, 감상성(센티멘탈리즘), 허영심(사치), 열등감(질투) 등의 특성이 두드러진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감정적 특성은 명랑성과 감상성이다. 이상적인 소녀의 성격은 명랑함이다. 집안의 꽃으로 항상 가정을 밝게 빛나게 하는 소녀가 이상적인 소녀상이며, 부정적 감정은 지나친 감상성이다. 명랑사회 건설이라는 국가정책과도 관련되어 있는 명랑성을 소녀성으로 표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명랑소설, 순정소설이 『여학생』의 대표적인 장르소설이라는 점도 이러한 소녀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는 불량소녀와 순결한 소녀의 이분법으로 처벌담론이 강화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치심을 소녀의 성격으로 구성하는 젠더의 감정 재배치가 이루어지며, 이러한 수치심은 불완전한 신체, 오염된 신체에 대한 혐오와 관련되어 사회적 수치심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성애화된 여성신체에 대한 사회적 수치심 구성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감상적 소녀, 불완전한 신체에 대한 수치심은 기계신체로 구성되는 남성성이 혐오하고 버려야 하는 대상이 된다. 특히 식민지시기와 전쟁을 겪으면서 훼손된 남성성을 초남성성(기계적 남성성)으로 급속하게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여성은 남성이 버려야 할 감정과잉, 불안한 인간성을 투사하는 사회적 수치심의 대상으로 재구성된다. 소녀 개념을 둘러싼 감정의 재배치는 196,70년대 과잉노동력 주체로 재구성되는 남성성과 대치되는 국민만들기의 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This paper closely analyzes the discourse of scientism and the construction of gender in 1960s and 1970s South Korea. Existing scholarship on the 1960s and 1970s often discusses cold war politics, militarism, the New Town Movement, and the discourse of productivity. To supplement this scholarship, this essay designates scientism as an additional defining characteristic of this period in South Korean history. More specifically, I explicate the formation of the concept of girlness through an analysis articles appearing in the magazine 『Yeohaksaeng』(Schoolgirl). I show that the nature of editorials appearing in 『Yeohaksaeng』 differ greatly from the 1960s to 1970s. Articles from the 1960s concentrate on ideal constructions of girlhood. In particular, controlling one’s emotions and taking care of one’s body constitute a large portion of writing from this decade. The emotions of girls are spoken of in terms of cheerfulness, sentimentality, vanity, and jealously. Among these, cheerfulness and sentimentality are the main terms defining emotions and temperament. Cheerfulness is the main term used to define the ideal personality of the girl. Images of ideal girlness describe young girls as a bouquet of flowers which brightens the lives of family members. The undesirable personality of the girl is defined by excessive sentimentality, vanity, and jealousy. The concept of cheerfulness is inseparable from the state policy of creating a “cheerful society.” Indeed, ideal girlhood can be seen as a representation of the state ideology of cheerfulness. It was typical for so-called “cheerful novels” and romance to appear in 『Yeohaksaeng』, which demonstrates the interconnectedness of discourses informing the concept of girlness. Indeed, the redefining of emotional temperament centered on the nature of girlness. In this essay, the discourse of scientism (including discourses on hormones and puberty) is analyzed for how it was deployed to naturalize the concept of girlness and proper emotional temperament. The era of the 1970s can be said to begin on December 5th, 1968 with the promulgation of the National Charter for Education. The 1970s signals the full-scale arrival of the enlightenment period and magazine articles typically emphasized the need for the discipline and management of rebellious youth. The 1970s emerged as a decade distinguishing between polluted girlness and pure girlness. An article from August 1970 titled “The Absconding of Schoolgirls” succinctly reflects the dominant discourse of the period. Articles discussing “wandering runway teenagers,” purity, and relations with the opposite sex increased dramatically during this period. In addition, considerable emphasis was placed on the category of shame as an important emotional category. Commercialized eroticism also emerged as the dominant culture in the 1970s. This period saw a rapid increase in girls moving to Seoul and working in factories which necessitated the management and discipline of young girls. In this context, it is significant that shame became a concept central to emotional health. Indeed, the directing of shame and hatred toward specific nefarious individuals can be viewed within the larger project of forming uniform subjects of the state. Modern state-building projects sought to create uniform subjects for the purpose of guaranteeing male labor power and restoring eroded post-war male subjectivity. Moreover, the concept of girlness is also intimately related to the transformation of the productive power of the male into the “mechanical body.” It can be deduced that the discarding of the fragile, imperfect, and shameful physical body was achieved through the construction of girlness. The reorganization of gendered definitions of emotion in the 1960s and 1970s is one method for conducting an analysis of making national body under Park Chung-hee’s modernization project.
이 글은 고정희의 문학과 운동, 특히 인간해방과의 관련 하에 논의되는 여성해방의 전망을 제2물결 페미니즘의 성과와 한계로 한정하는 것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문을 고정희의 문학·삶의 궤적에서 보이는 제3세계 시각의 수용 및 민중시에 대한 문제의식에 주목함으로써 풀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고는 우선적으로 고정희 문학의 초기 시기에 집중한다. 이 글의 2장에서는 1970~80년대 초중반 한국에서 제3세계 휴머니즘의 수용 맥락과 인간해방 전망의 전개를 고찰한다. 고정희가 참조한 파울로 프레이리의 인간화 개념은 남미 해방신학이 맑스주의를 받아들였던 것과 달리 1970년대 한국의 에큐메니컬 운동이 맑스주의를 적극 수용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맑스주의가 탈각된 실존주의적 휴머니즘으로 한국에 정착했다. 이는 당대 제2물결 페미니즘과 함께 프레이리의 탈식민 해방이론 및 제3세계 페미니즘을 수용한 여성의 인간화 운동이 제2물결의 의제를 상대화하면서 한국 여성들의 하위주체적 현실에 대한 분석을 진척시키지 못했던 배경이기도 했다. 그러나 고정희는 인간화 운동이 민중운동과 거리를 두고 ‘중간집단’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것에서 나아가 그러한 기조 저변에 흐르던 급진화한 인간화 운동의 양상을 심화시켜 인간해방의 전망을 갱신한다. 고정희는 이 과정에서 인간을 민중 또는 여성을 위계적으로 포괄하는 것으로 간주하지 않고 각 범주들을 동시적으로 사유하는 면모를 보인다. 이는 향후 고정희가 제3세계 시각을 벼리게 되는 하나의 토대가 된다. 3장에서는 1983년 무렵 고정희의 민중시에 대한 문제의식이 인간해방의 이념과 연결되어 표출되는 양상을 살펴본다. 고정희는 「인간회복과 민중시의 전개—조태일·강은교·김정환 론」에서 민족주의·민중주의에 휴머니즘을 교차시킨다. 고정희가 타진한 ‘어머니-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휴머니즘 문학으로서의 민중시는 민중 담론을 휴머니즘으로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당대 담론과 운동의 장에서 분리/대립돼있던 인간과 민중과 여성을 동시에 사유하는 시도이다. 이는 민중신학의 메시아니즘을 민중시의 이념으로 전유한 것으로서 『초혼제』 이후의 과제, 즉 민중의 수난사 및 죽음의 재현을 넘어 ‘죽은 자는 어떻게 돌아올 수 있는가’, ‘어떻게 그들의 역사를 쓸 것인가’ 질문한 것이었다. 고정희는 민중시가 이러한 도전에 마주함으로써 여성수난사를 극복하고 인간해방의 문학으로 재구성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고정희에게 이 문제의식은 ‘또 하나의 문화’와의 만남을 통해 구체화된다.
식민지 조선에서 항일운동과 공산주의 활동을 했던 여성들이 조선희의 소설 『세여자』에 재현되었다. 1920년대 새로운 정치적 주체로 등장한 항일 공산주의자 여성들은 당대에는 혁명가나 운동가가 아니라 신여성 담론에서 연애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소비되었다. 정치적 존재가 아니라 ‘섹슈얼리티’의 성적 존재로 남은이 여성들의 표상은 오랜 시간 동안 그대로 수용되었다. 분단체제에서 오랫동안 망각되고 침묵을 강요받은 공산주의자 여성들은 1920-30년대 형상화된 표상으로 남아 전달되었고 오랜 시간 동안 수정될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반공주의 시대는 물론 현재도 문학에서 재현되기 어려운 공산주의 여성들을 주체적으로 재현한 『세 여자』는 망각된 역사의 복원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하지만 공산주의자 여성들의 서사는 기록의 부재로 ‘볼 수 없고’, 기억의 상실로 ‘보이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시공간을 뛰어넘어 현재 그들을 재현한다는 것은 여러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당대의 기록과 기억 속에 대상화된 공산주의자 여성을 주체의 자리에 놓고 사유하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 여자』 에서 허정숙이 자기 삶과 역사에서 일관되게 주체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주세죽과 고명자는 시대적 불운 앞에서 좌절하며 주체의 자리를 상실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만 본다면 허정숙과 주세죽, 고명자가 식민지 조선에서 비가시적인 존재가 되기 전에 만들어진 이 세 여자에 대한 당대의 표상과 일치하게 된다. 시간을 뛰어넘어 그들이 식민지 조선에서 잊혀진 이후의 행적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세 여자가 남긴 자기서사와 역사적 기록, 증언의 유무는 그들의 서사를 재현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자기서사와 증언이 결여된 공산주의자 여성의 경우 그들의 서사가 재현되기 위해서는 그들의 내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인식의 창이 필요하다.
The women of anti-Japanese movement and communism in colonial Joseon were recreated in Cho Sun Hee’s novel “Three Women”. Anti-Japanese Communist women, who emerged as new political subjects in the 1920s, were consumed not as revolutionaries or activists of the day, but as protagonists of dating scandals. The representation of these women, who remained sexual rather than political, was accepted for a long time. Communist women who had long been forgotten and silenced in the divisions remained transmitted as symbolic representations in the 1920s and 30s and had no chance of being modified for a long time. In that sense, The Three Women, which independently reproduced Communist women not only in anti-communist times but also in literature, is significant in that it attempted to restore the forgotten history. However, because the observers have been ‘unable to see’ narratives of communist women due to the absence of records and ‘invisible’ due to the loss of memory, it is difficult to reproduce them now beyond time and space. It is because they do not know how to put the communist woman, who is the subject of the records and memories of the time, in the place of the subject. In the Three Women, Huh Jung Sook consistently occupies the subject in his life and history, while Ju Se Juk and Go Myung Ja lost their position in frustration in the face of bad times. As a result, it coincides with the contemporary representation of these three women who had been created before Hur Jung Suk, Ju Se Juk, and Go Myung Ja became invisible in colonial Joseon. Over time, the three women’s self-narration, historical records, and testimony left behind in the course of their disappearance in colonial Joseon have had a significant impact on the reproduction of their narratives. Communist women lacking self-narration and testimony need a window of awareness where their narrative can be heard in order for their narratives to be reproduced.
이 논문은 정성주 작, 안판석 연출의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2015)를 너멀 퓨워의 ‘공간침입자’ 개념으로 분석한다. 너멀 퓨워의 공간침입자는 여성이나 사회적 소수자 등 외부자들이 배제되었던 공간에 출현했을 때 발생하는 갈등과 타협, 배제와 포섭 등 격렬한 공간적 지형의 변화를 설명해준다. 미성년 만삭 임산부의 몸으로 국내 최대 로펌 대표의 집에 등장한 서봄은 일종의 공간침입자로서 최상층 권력가 집안의 철저히 위계화된 공간을 교란시키고 지배 질서와 규범을 뒤흔들어 놓는다. 이 공간은 사적 공간인 동시에 공적 공간으로, 주인들과 고용인들이 분리된 수직적 상하층 위계 구조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봄이의 침입으로 공간적 위계화의 수직적 동학은 더욱 활발히 작동하는데, 분리 통제와 분할 통치의 형태로 나타난다. 봄이와 인상/아기/봄이 가족들/다른 고용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포섭과 배제의 동학은 상황에 따라 변화하면서 위계화와 구별짓기를 계속한다. 그것은 특히 매너와 애티튜드 등 신체 규범의 형태로 지배 체제의 공고화를 꾀한다. 봄이와 인상의 저항은 점차 고용인들에 의한 한송과의 싸움으로 확대되는데, 세대와 계급, 젠더가 서로 교차하면서 대항 전선을 구축해간다. 지배자의 횡포와 억압에 맞선 을들의 저항은 고용인들의 끊임없는 뒷담화, 가십의 정치학을 통해 힘을 얻는다. 결국 서봄이라는 공간침입자의 등장으로 시작해 연쇄적으로 확산된 을들의 반란은 가십의 공간을 경유해 점차 연대와 결속을 다지더니 마침내 강고한 지배 질서와 체제에 매우 큰 균열을 일으킨다.
한국에서 셰익스피어 번역은 오랫동안 남성 번역가들이 주를 이루어 작업을 해오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가부장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당연히 남성의 시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고, 독자들은 오랜 기간 편중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번역작품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셰익스피어 햄릿의 번역본 비교를 통해 작품 안에서 성차별적인 단어가 어떤 식으로 번역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따라서 본 논문은 번역가의 성별 및 연구 성향을 기본으로 하여 실제 번역은어떠한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대체로 남성 번역가는 성차별적인 단어가 그대로 드러나는 번역을 하였고 여성 번역가는 우회하는 표현을 사용해 원문의 성차별적인 요소가 드러나지 않도록 번역하였음을 볼 수 있었다. 현대 번역은 더 이상 단어 대 단어의 변환을 고수하는 전통적인 개념이 아니라, 원문 내에 숨어 있는 권력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상에 발맞추어 좀 더 다양한 형태의 번역이 많이 등장하여 연구의 폭을 넓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날짜 2019년 10월 26일 토요일장소 성균관대학교 퇴계인문관 31604호사회 김양선 (한림대 일송자유교양대학 부교수) 패널 이상경 (한국과학기술원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심진경 (서강대학교 대우교수), 손유경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조서연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