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inquire about the approaches,so-called 'cultural studies' opened researches internal korean literature studies in 2000s. The cultural studies, a close associate of media, have had a tendency to involute into the literature texts. With the critical mind that in the tendency to involution into the literature texts the cultural studies have little point in it, this paper examines the interaction with Medium and Lee In Gik's SINSOSEOL (early modern novel), Hyul-e-nu(blood tears). Through the transformation of the meaning in coding virtuous women and non-virtuous women in the context of home, the traditional understanding of woman had changed into the new understanding of woman, which was demanded in the context of home in 1900s. Above all, two heroine in Hyul-e-nu(blood tears), Okrun and her mother Chunae have to do with the new meaning of coding of virtuous women and non-virtuous women. Okrun has been said as the modern girl, but she was unstable and paradoxical character who wandered between the modern and pre-modern.
이 논문에서는 2000년대 이후 진행된 식민지 근대 시기의 여성문학연구에대해 개괄하고, 그 성격 및 한계와 전망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했다. 오늘날 여성문학연구는 많은 난제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여성문학 연구가보다 구체적이고 민감하게 현재적 문제의식과 맞닿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필요하다. 둘째, 여성문학 연구가 여성작가ㆍ작품의 범주 내부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극복이 요구된다. 셋째, 불연속적이고 단편적인 연구에서 벗어나본격적인 여성문학사의 기술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아직까지도 여성문학연구의 구심점이 될 만한 총체적인 한국근대여성문학사가 기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현재 한국 여성문학론이 부딪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이다. 여성문학사가 산출되기 어려운 것은 여성문학의 흐름에대한 심도 있는 접근을 할 만한 연구환경이 여성문학 연구자들에게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연구 분야에 여성연구자들의 수는 90년대 이후 급속도로 증가했으나, 아직도 ‘여성’ 문학연구자들과 ‘여성문학’ 연구자들은 ‘주변부’에 위치하고있다. 여성문학 연구자들이 여성해방의 근원적 목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면여성문학의 연구를 통해서 뿐 아니라 지금의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한 실천적 연대와 투쟁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There are beings who vanish in cold rooms alone without a protective layer from family or partners. They vanish not only from private life but from public spheres of career and work. Previous literature has focused on diverse socio-structural factors that make survival impossible including financial crisis, unstable employment,decreasing social welfare, the advent of Neo-fascism, etc. This paper explores the boundary of survivability and the origin and current situation of single life from the viewpoint of gender,especially focusing on the im/possible single life of women writers. The term 'single life' refers to lifestyle but also conveys 'singularity' of subject position and the nature of the existence of female writers as translator-poets (by Jacques Derrida). While paying attention to the single life of women from the late 1980s to now, I investigate how to theorize the political implications involved in women's choice and resolution of their lifestyles and power. In this investigation, I keep in mind also the attitudinal change over feminism in Korea. Just 20 years ago, many Korean scholars had a strong interest in gender issues and they argued, "We need more feminism!" However, nowadays, feminism is no longer the center of attention. This is the case not only in scholarly fields but also in mass media and the public sphere. The dominant perspective on feminism among ordinary people is "We've had enough!" or "No more feminism!" Yet the question “Who does ‘we’refer to in that sentence” challenges that perspective. The more critical issue to handle is from where the attitudinal change over feminism originates, especially regarding power, political position,and the representation of womanhood.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곤경에 처한 21세기 여성문학’은 곤경에 빠짐으로써여성문학을 구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빈사상태에 빠졌던 여성문학이라는제도적 명명법은 자신을 곤경에 처하게 함으로써 스스로에게 활력을 불어넣고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문예지에서 여성문학을 주제로 하는 특집은 기획되지 않았다. 이는 여성문학에 대한 무관심이나 가치 절하 때문은 아니었다. 90년대를 기준으로 볼 때, 여성문학은 퇴조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2000년대 문학장에서 문학 개념들의 변화와 맥락을 같이 한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여성문학의 약화는 여성문학 내부로부터 발생했다기보다 2000년대 문학의 발본적 전환이라는담론에 의해 소멸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당하다. 문학장의 변동 양상은 첫째,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담론에 의해격발되었다. 소설의 영역에서는 근대문학이 가지는 한정된 역사성을 인정하면서도 근대 문학 ‘이후’의 문학에 대한 신뢰의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둘째, 시의영역에서는 ‘미래파’ 논쟁으로 격화되었다. 서정이라는 제도적 문법을 공격하고, 서정시의 단일한 화자 개념을 무화시키고, 동일성의 시적 세계를 무한한차이의 세계로 변환시킨 미래파 시의 등장은 기존의 서정시에 발본적 전환을꾀하였다. 2000년대 문학장에서 여성문학이 자리 잡을 수 없었던 역사적 조건은 필연에 가까웠으며, 여성문학비평이 자기 자리를 잃어버리고 곤경에 빠졌다는 평가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 여성이라는 고정된 자기 정체성을 해체할 때여성의 자기 해방은 가능할 것이며, 구성적이고 수행적인 과정적 주체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멸된 ‘여성 문학’이라는 명명법은 어떻게 새롭게 구성되어야 할까? 몇 가지 제안을 한다면, 첫째, 여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여성적인 것’ 구성하기, 둘째, ‘여성 문학’이라는 제도적 명명법 폐기 이후, 새로운 페미니즘 지식개념 도입하기, 셋째, 여성적인 것의 정치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편성 개념 새롭게 구성하기.
이 논문은 1990년대 미국과 2000년대 한국 페미니즘 담론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읽어내고 버지니아 울프의 통찰에 힘입어 위기를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1990년대 미국과 2000년대 한국에서는 페미니즘의 죽음이나 실종을 선언하는 현상들이 공통적으로 대두한다. 신자유주의의 지배와 더불어 젠더 대립구도가 약화되고 여성 내부의 차이가 부각되면서관습화된 성차가 흐려지고 혼종적 젠더들이 등장한다. 대중문화 영역에서는올드 페미니스트와 신판 여성성의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자기개발담론이 주도권을 획득한다. 2008년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가 가시화되는트라우마적 순간으로 사라졌던 계급이 복귀한다. 계급차이가 인종문제로 치환되는 미국과 달리 한국사회에서 계급의 복귀는 여성 내부의 양극화로 나타난다. 한국과 미국에서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젠더지형의 변화를 비교하면서 본논문은 페미니즘의 실천성을 위해 ‘하나가 아닌 성’이라는 이리거레이의 주장을 버지니아 울프의 주장과 결합시키고자 했다. ‘하나가 아닌 성’은 하나로 환원될 수 없는 다양한 사회적 위치의 여성들이 가진 차이와 복합적 경험들을가리키는 동시에 하나의 논리가 지배하는 남성적 상징질서에서 잔여이자 잉여로 존재하는 여성성을 의미한다. 이리거레이가 반사적 여성성과 구분하여 잉여적 여성성이라 부르는 이 새로운 여성성은 여성 자신에게도 낯선 타자이자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지의 가능성으로 남아있다. 그것은 남성적 하나의 논리에 빠지지 않고 단독적 개체로서 개개 여성들의 고유한 가능성을 살리는 길이될 수 있다. 본 논문은 이 잉여적 여성성이 버지니아 울프가 자의식적 젠더 대립구도를 넘어선 지점에서 발현되는 성적 특질이라 부른 것과 개념적으로 상통할 수 있다고 본다. 울프는 여성이 남성지배사회의 국외자로서 갖는 독특한차이에 기반하여 인류의 해방과 평화의 증진이라는 보편적 대의에 기여할 것을 주장했다. 성차를 통해 도달하는 보편성의 지평은 우리 시대 지배 권력으로군림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질서로부터 자기 자신을 빼냄으로써 그 질서의 구조적 폭력에 맞서는 주체적 행위, 개별 여성으로서의 단독적 차이를 여성이라는 가상의 집합성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거부하면서 한 개체적 존재로서 시도하는 저항행위이다.
이 논문은 노천명이 섬세하고 절제된 일상적인 삶과는 달리, 구원으로서의작가의식과 명예의식적 삶에 대해서는 절제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노천명 스스로가 작가의식의 짐을 지고 있기 때문이며, 타자를 기준점으로 두고 있는 세상의 시선에 대한 저항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이 노천명 시의식의 부정적인 한 정서로 작용하여 고독 속에 갇히게 되는이유이다. 노천명의 시에서 고독은 작가의식에 의한 결핍으로서의 나르시시즘적 고독과 신체적 고통으로 인한 고독과 죽음으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노천명은 고독의 탈피로서 타자를 향한 초월에 어떻게 이르게 되는지 규명하는데 그 목적이있다. 근대 이후 실존적 고독은 타자 속에서 주체가 주체로서 자신의 존재를 확립해 가는 과정을 말한다. 그러나 본 연구인 노천명의 고독은 존재자인 주체가타자와의 관계에서 존재성을 내안에 필연적으로 갖고 있는 걸 의미한다. 이때주체는 흐르는 현재의 존재를 포획하고 홀로서기로서 자신 안에 얽매이게 되는데, 이때 주체의 실존이 그 자신에게 속한 무게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할 수 있다. 노천명의 고독에 대한 논의는 지금까지 꾸준히 이루어져 온 편이다. 그러나소재적인 측면에서 다루었기에 피상적인 것에 머물거나 전체로 끌어올리지 못한 한계를 보인다. 본고는 선행연구의 성과를 받아들이고 한계를 지양하여 노천명의 시 전체를 통해 고독의 변모를 알아보았다. Ⅱ장은 고독의 형성과정과의미를 살피는 장이다. 여기서 노천명 시에 나타나는 고독 중 하나는 결핍에의해 형성된다. 이때 고독은 성의 정체성 혼란, 세속적인 이유, 작가 의식에 기인한다. 이는 자아의 이중성과 불만의식을 드러내는 것으로서 주체는 타자와화합하지 못한 채 고독의 비극성 속에 갇힌다. Ⅲ장에서 하나는 우울과 의기소침의 반어적 의미로 결핍에 의한 나르시시즘적 고독에 대해 규명했다. 또 하나는 신체적 고통으로 인한 고독과 죽음에 대해 규명해 보았다. 여기서는 전기적사실, 부역, 조실부모에 대한 고독과 죽음의식이 깔리게 된다. 노천명의 죽음의식은 오랜 신체적 고통에 의해 강박증을 낳을 수 있다고 과정하면, 이런 강박증 속에는 죽음욕동과 연결된 삶의 욕동에 의해 주체는 고독에서 벗어나고타자 속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로써 노천명시에서 고독은 타자에 의해 갇히고자신 안에 있는 삶의 욕동에 의해 타자를 맞아들이고, 타자에게로 나아가게 된다. Ⅳ장에서는 고독의 탈피로서 초월을 규명해 보았다. 이는 하나의 존재양식에서 다른 존재 양식으로의 이행을 뜻한다. 즉, 의식의 차원에서 인식의 차원인 신에게 의탁을 의미한다. 이때 신의 섭리는 인간의 역사 속에서 타자들에대한 경외를 통해 실현된다. 타자들은 나뭇잎, 호수의 물결, 낯선 타인의 열굴등으로 존재한다. 이처럼 정화된 타자의 얼굴은 윤리적 질서를 전달하는 ‘그무엇에 이르게’ 되는 것과 연결되어 타자들의 ‘정신 부활’을 나타낸다. 따라서 노천명의 고독에 관한 문학적 의의는, 노천명이 타자와 관계의 흐름에서 단절되어 있다가 정신적 부활을 통해 다시 타자로 향하는 것이다. 이는고독에 대한 속죄양을 의미하며, 속죄양은 아가페적 문학관을 형성하게 된다. 아가페적 문학관은 인간이 하느님께 보내는 사랑처럼 타인의 얼굴에서 신의섭리가 작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김승희 시에서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비상(飛上)의 의지는 주목할 부분이다. ‘솟구쳐 오르기’에 대한 강력한 열망은 주체를 아래로 끌어당기는 강력한힘에 의한 ‘주체의 추락’에 대한 반발로서, 김승희 문학의 가장 중요한 축은 아래로 끌어당기는 일상적 현실의 힘과 솟구쳐 오르고자 하는 주체의 욕망 사이의 힘겨루기에 있다. 김승희 시의 수직적 상상력은 이처럼 ‘상상적 추락’과 ‘비상’으로 이루어져있다. ‘상상적 추락’과 관련된 중요한 이미지는 ‘벽’으로 대표되는 유폐된 공간이다. 사면이 단단한 벽으로 막혀있는 폐쇄적인 공간은 주체를 고립시키고 감금하고 것으로, 주체의 본성을 억압하고 길들이는 강력한 현실의 힘을 상징한다. 이 유폐된 공간에서 주체는 소멸되고 퇴화된 우울한 자기 인식을 드러낸다. 일상적 현실에 의해 본성을 잃고 길들여지고 조종당하는 생명체의 이미지들 역시 주체의 상상적 추락을 드러낸다. 그러나 존재 본연의 가치와 생명력을 되찾기를 욕망하는 시인은 유폐된 공간을 뚫고 솟구쳐오르는 비상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상승을 표상하는 김승희시의 중요한 상징인 ‘바람’과 ‘나비’는, 가볍고 부드럽게 비상함으로써 주체를무겁게 억압하고 있던 현실의 단단한 ‘벽’과 정반대의 지점에 놓이게 된다. 주체의 비상의 의지는 거세당했던 야성성을 회복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김승희 문학에서 ‘상상적 추락’과 ‘비상의 의지’는 맞물려 나타나고있으며, 시인이 지향하는 ‘존재의 고양’은 이처럼 추락으로부터 비상하려는 의지로 드러난다.
1945년 8․15 효풍 해방을 중심으로 해방 후 서사장르에서 대중성이재편되어 가는 양상 및 젠더 연관을 검토해 보았다. 정치사 중심, 사건사 중심,대표성 중심의 거대사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대중들에 의한 ‘대중 유토피아 건설’ 의지 및 ‘대중 주권’이라는 측면에서 등장인물들의 선택 및 젠더 연관을 고찰해 보았다. 1945년 8․15 효풍 해방은 실천→모색→회피 및 테러라는 대중 주권의 변모과정을 드러내면서, 아직 ‘공적 영역’에 대한 ‘공통감각으로서의 재미’를 전제로 하는 재현 방법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1950년대 중․후반의 소설에 나타난 재미의 ‘사적 영역화’라는 양상과 매우 다른 지점이었다. 여성 주체 형상화에 있어서도 상당한 변모가 확인되었다. 1945년 8․15에서는 ‘정치적 여성 주체’이면서도 연애의 주체가 그려졌다면, 효풍에서는정치적 여성 주체로서는 탈락되며 연애의 주체로만 남게 된다. 해방에 이르면 정치적 주체도, 연애의 주체도 아닌 성적 대상화의 영역으로 밀려 나게 된다. 이 과정은 선정성과 폭력성, 야만성이 강화되는 과정이었다. 특히 좌익 대중 주권자인 화순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반공주의 가부장제’를 확인시켜 주었다. 이러한 과정들은 재미의 젠더화와 연관되어 있었다. 한편 이 시기에는 영어자본을 토대로 신분 상승 및 부의 축적을 도모하려는‘호모아메리카나’가 대거 등장하였는데, ‘지주-기회주의자’에 이은 ‘제2의 기회주의’적 인물유형으로 배치되었다. 한미관계는 동양/서양, 한국/미국, 여성/남성의 유비관계를 형성하면서 피식민지/신식민지 관계를 유포하고 있어 한미관계의 젠더적 구조를 확인시켜 주었다. 해방 후 한국에서의 대중 주권에 의한 대중 유토피아의 탐색은 정치 문제등의 공적 영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으며, ‘국가’가 배제되지 않았고, 젠더화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이는 대중 유토피아 탐색의 한국적 특수성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박경리 문학에 대한 연구는 토지를 중심으로 하여 초기 단편 소설과 몇몇 대표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각 작품에 대한독립적인 연구와 함께 각 작품의 상호텍스트성을 바탕으로 박경리 문학의 전모를 통합적으로 살피는 것 또한 박경리 문학세계를 밝히는데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초기 작품에 드러나는 속악한 현실에 대한 결벽한 성격을 가진 여성인물의 저항과 토지에서 완성되고 있는 생명사상이 1960․70년대 중․장편 소설에서 어떻게 연계되어 나타나고 있는 가 밝히는 것은 박경리 문학의 일관된 세계관의 도출과 결국 문학을 통해 작가가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밝히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 1960․70년대 발표된 박경리 소설에 드러난 표층 서사의 갈등은 멜로 드라마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심층적으로 인물들의 연애의 실패는 애정 문제에 국한 된 것이 아닌 보다 근본적으로, 다층적인 차원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있다. 박경리의 1960․70년대 장편소설에 드러난 애정의 갈등과 해결과정은대중소설의 관점을 넘어 가족이데올로기에 대응하는 가족서사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박경리의 1960․70 년대 장편소설의 가족 서사적 특성을 통해 가족 갈등의원인과 해소 과정을 거치면서 드러난 완전한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살펴보고이를 바탕으로 생명사상의 연속성을 밝혀보고자 한다.
이 논문은 박완서의 도시의 흉년(1979)을 통해 여성의 글쓰기가 중산층가정과 여성을 둘러싼 당대 국가의 지배적 규범을 이탈 혹은 해체하는 방식에주목함으로써 그간 통속적 “여류”로 분류된 여성작가의 창작활동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당시 여성 대중소설은 치정, 범죄, 폭력, 광기, 비밀, 성적 난잡함 등자극적이고 엽기적인 소재들을 빈번하게 등장시킨다는 점에서 상업적 이익을위해 풍속을 저해하는 문제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여성대중소설의선정성을 상업주의가 아니라 순결주의, 과잉 도덕화를 강제하는 가부장적 국가에 대한 히스테릭한 저항으로 해석해야 한다. 여성대중소설은 주로 비밀스러운 사생활 영역을 충격적이고도 관능적으로 그린다는 점에서 상업적 가치를 고려하고 쓰여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감추어진 비밀이 폭로되거나 환상의 베일이 벗겨지는 과정에서 사회의 관습과 제도와 믿음들이 재검토되며 성의 정치학의 문제가 대두한다. 특히 이상적이고 평온해 보이지만 그 내부 속에서는 불만과 분노가 끓어올라 범죄로까지 발전되는 가정 및 사회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문화사회적, 여성문학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러한 한 사례로 박완서의 도시의 흉년은 비밀과 거짓으로 가득한 중산층 가정의 진실을 들추어내려는 욕망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그녀는 한국의 중산층 가족을 소설이라는 검시대에 올려 놓고 비정하고도 날렵하게 해부한다. 중산층 가족은 한국 근대 프로젝트의 추진 동력이자, 그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오류와 균열을 봉합하는 구실을 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선택은 의미심장하다. 박완서와 그녀의 문학은 흥미로운 배반의 사례이기도 하다. 박완서는 마흔 살의 나이에 주부 잡지인 여성동아를 통해 등단함으로써 여성 작가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성을 국가 근대화를 주도해 나갈 계몽주체로 계도하기보다 근대화와 가부장적 국가의 허위와 억압성을 전시하고 폭로하는 전복적 글쓰기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