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화자’ 연구의 쟁점은 ‘여성’과 ‘화자’ 중에 무엇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리 파악된다. 지금까지는 ‘여성’에 집중함으로써 여성주의적 연구에 대한 시각차는 확인했지만, 이러한 시각차를 조장하는 ‘화자’라는 개념의 문제성은 간과되어 왔다. 이 글의 목적은 ‘화자’에 대한 검토를 통해 논쟁의 핵심을 재인식하는 데 있다.‘화자’를 역사적 실체의 이데올로기적 장치로 보는 여성주의에서는 실제작가와 화자의 性이 일치하는지의 여부로써 문학의 진정성을 판단한다. 이들은 항상 여성적 경험의 특수성과 당파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편협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반면 ‘화자’를 시학적 패러다임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여성화자와 현실의 性別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실제작가의 性/性別과는 무관한, 보다 큰 ‘전일성’으로서의 ‘여성성’에 주목하여 여성주의적 편협성을 극복하고자 한다.그러나 ‘화자시학’은 중립적이기보다는 남성젠더적 방법론이기 때문에 이에 의거한 논의 역시 당파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글은 여성화자 해석에 간섭하는 당파적 입장을 그대로 인정할 뿐 아니라, ‘여성화자’에 담긴 세밀한 함의들을 분석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당파적 해석들을 조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문제는 다양한 당파적 해석들 간의 소통인데, 이를 위해서는 연구시각 자체를 공시적인 관점에서 통시적인 관점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Issues in Female Speaker in Korean Classical Poetry Ko, Jeong-Hee The issue of interpreting female speaker in korean classical poetry has been one of the most controversial subjects. This paper aims to comprehend the core of the controversy over female speaker by highlighting the poetical problem of 'speaker'. Those who regard 'speaker' as a poetic paradigm assert that we should distinguish female speaker from author. They focus on the 'femininity' as 'wholeness' which is unconcerned in the author's sex/gender. However those who regard 'speaker' as an ideological device focus on the poetic truth which is derived only from the identical gender speaker. They put emphasis on the uniqueness of female experience and partiality, and this is why they have been criticised for intolerance. I insist that the alternative of the partiality could be another partial assertion. 'Wholeness' might be a privilege of man and 'poetics of speaker' is also male methodology. Though I stress the partial research rather than the assertion of the wholeness, what is necessary is to transfer our viewpoint from synchronic to diachronic to solve the controversy.
본고는 고소설의 ‘여성주의적 연구’가 남성중심적 시각을 폭로하고 문제를 제기하던 단계에서부터 시작하여 지금 어디쯤 서 있는지를 가늠해보고자 그간의 연구 흐름을 개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여성주의적 연구방법론을 개척한 초창기 연구자들은 남성중심적 시각에 의해 왜곡된 여성의 이미지가 여성중심적 시각에서 바라보았을 때 어떻게 재평가될 수 있는지를 주로 논의하였다. 그 결과 기존에 평가절하되었던 작품 또는 작자의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한몫을 하였다.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여성 인물을 재해석하려는 시도 이후 여성중심적 시각이 보다 뚜렷이 반영된 여성영웅소설을 위주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여성의 영웅적 활약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여성의 남장 모티브’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이견이 제출되었으며, 이러한 논의는 다시 여성영웅소설을 당대 독자들의 통속적 욕망의 발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가부장적 사회구조의 모순에 대한 진지한 도전이 내재된 작품으로 볼 것인지 등의 주제의식과 연결되면서 쟁점화되었다. 그러나 여성 인물의 자아실현의 여부나 정체성 탐구를 판단하는 기준이 사회적 성취로만 단일화되어 있는 것은 문제이며, 오히려 여성주의적 시각을 통해서 여성들의 다양한 자아실현의 욕구를 읽어내려는 노력이 요청된다. 고소설의 ‘여성주의적 연구’ 가운데, 묻혀 있던 여성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여 재평가하려는 시도 또한 주요한 연구 동향 중 하나이다. ‘여성소설’의 특징, ‘여성의 글쓰기 방식’ 및 ‘여성성’에 주목한 일련의 논의들은 고소설의 ‘여성주의적 연구’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여성소설을 ‘여성 작가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여성성을 드러낸 작품’이라고 간주했을 때 ‘여성성’의 개념과 범주 등이 논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여성성’이 덜 반영되었거나 배제된 여성 작가/작품들의 범주 설정, ‘여성성’이란 과연 고정불변한 것인가? 등 ‘여성소설’의 특성을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국면들이 많아 보인다. 최근 ‘여성주의적 연구’는 인물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여성 화자/서술자/여성적 언술 방식에 대한 연구 방면에서 보다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다. ‘가부장적 담론에 억압된 여성의 언술’ 속에서 ‘여성성’을 탐색하고자 한 일련의 연구’는 당대 여성의 실체를 가시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는 개별 장르에 따라, 작품에 따라, 개별 인물의 계층적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르게 구현되는 언술 방식을 구체적으로 고찰하려는 노력이 수반될 때 그 의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이미지 연구를 지나 여성 작가/작품을 발굴하고 ‘여성적 글쓰기 방식’, ‘여성성’ 등에 대해 고찰한 여성주의적 연구는 결국 여성소설의 특징, 여성 특유의 서사 전략 등을 예각화시켜 보여주는 데 이르렀다. 그러나 작가의 성별이 작품의 소재나 서사구조, 문체 등을 결정짓는다는 인식은 여성문학을 고립시키거나 한계를 지우기도 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여성주의적 연구가 지금까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좀더 진전된 논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첫째, 여성 작가/작품을 발굴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며 둘째, 고소설을 창작하고 읽은 고전 여성들의 삶, 욕망, 자아실현의 형태 등에 대한 구체적인 탐색이 요구된다. 셋째, 여성적 글쓰기 방식, 여성성 등에 대한 논의, 더 나아가 고전여성소설사를 서술하기 위해서는 텍스트가 놓인 공시적, 통시적 맥락뿐만 아니라 장르적 지향도 아우를 필요가 있을 것이다.
1960년대 말에 들어 초기 식민지 시대의 시를 여성성의 메타포로 설명하는 비평 담론들이 자주 등장한다. 다른 시기가 아니라 하필이면 1960년대 말에 초기 식민지 시대의 시작품들을 여성적이라고 규정하는 논의들이 잇달아 생산된 것은 1960년대 형성되고 있던 담론의 한 효과이자 60년대 담론 형성의 전략이기도 하다. 그 구체적인 양상을 살펴보면, 김현의 시비평에서는 전형적인 위계적 이분법 안에서 부정적인 함의를 갖는 여성성의 관념을 동원하여 60년대 세대인 그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50년대 세대를 극복한다. 이는 50년대의 문학인 혹은 문학적 경향이 20년대의 그것과 여성주의적이라는 점에서 동질적이라는 담론을 구축함으로써 수행된다. 한편 김윤식은 여성적인 것의 타자성을 적극적으로 긍정한다. 일상시에는 혼돈과 죽음으로 배제되던 여성성이 남성적인 것의 전형인 억압적 파시즘의 시기에는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 편향적인 것은 시의 미학적 품위를 유지하는 객관적 상관물로서도 긍정된다. 김윤식은 이와 같은 여성성의 개념을 빌어 종래에 비판받던 신문학 초기의 시 일단을 당당히 문학사로 재편입시킴으로써 주체적인 문학사 구축의 난점을 해결하고자 하나, 여성성의 타자성을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A Strategy of Sexualization in Criticism of the early Modern Korean Poetry ― Focusing on Early Poetic Criticism of Kim, Hyun and Kim, Yoon-Sik The latter of the 1960s, there were many critic discours which described poetry during the early Japanese Imperialism as rhetoric of female. What those kinds of critic discours were produced on that period of all others is the effect of the discours made in 1960's, and the strategy of the making discours. In the cass of Kim-Hyun's criticism about 1920's sentimental poetry, feminity includes the negative status in the type of hierarchical dichotomy in gender. These idea of feminity is applicable to generation of 1960's to overcome the generation of 1950's and make clear of their own identity. It is possible to go through with their work by an analogy the literature tendency of 1950's and that of 1920's. In the case of Kim, Yoon-Sik, the alterity of feminity are accepted positively. Though the feminity is excluded as chaos and death normal, it is the only one which can resist the fascism as the type of masculinity, And it is the objective correlative which can hold the aesthetic value of the early modern poetry. He could solve the problem in the project to describe the independent history of literature by grant admission to poetry which had been devaluation. In conclusion, they constructed each their literary identity by including gendered strategy in their critic discours.
이 논문은 식민지의 민족주의 담론과 제국주의 담론의 동일성과 차이를 분석하려는 글이다. 여성성의 재규정을 분석하여 동일성과 차이를 밝히려 하는데 여성성과 남성성의 대립쌍은 가장 오래된 비유로 민족간 위계만들기를 자연화할 수 있는 대표적 기제이기 때문이다. 민족주의 서사가 여성성의 재규정을 둘러싸고 담론적 경쟁을 하는 현상도 민족주의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여성성의 재규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반증한다. 이 논문에서는 제국주의 담론의 철저한 모방이라 할 수 있는 친일문학과 그에 대한 저항을 담고 있는 작품을 비교하여 여성성의 재규정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살펴보았다. 친일문학의 경우 이기영의 처녀지는 남녀계몽구조로 민족간 위계만들기를 서사화하였다. 또한 한찬숙의 초원은 제국남성의 구원신화로 제국주의를 구원자로 비유해냈다. 그 반면에 한찬숙의 대륙은 남녀 계몽구조를 역전시켜 민족간 위계를 흔드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차이들을 세밀히 분석해가면 식민지 민족주의 서사에 드러나는 동일성과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Creating Ethnic Hierarchies and Gender Politics Lee, Sun-Ok This article interrogates how nationalist discourse and colonialist discourse often intersect despite their ostensible differences. One can argue that the binary of masculinity and feminity is the oldest and the most familar rhetoric of difference, which can, in turn, naturalize the hierarchies between races, ethnic groups and nations. Therefore, both nationalist and colonial discourses have invested great efforts in incessantly defining and redefining feminity. Without successful manipulation of feminity, neither colonial project nor nationalist struggle could be legitimized. In this article, I investigate how pro-Japanese literatures differently defined feminity from anti-Japanese nationalist literatures. Among the pronationalist literatures, this old rhetoric of male-female hierarchy enabled Lee Ki-young's Chonyoji (virgin land) to legitimize the colonial ethnic hierarchy, and Han Chan-sook's Chowon (grassland) to symbolize imperialism as a savior. In contrast, reversion of gender hierarchy in Han Sul-ya's Daeryuk (continent) resulted in destabilizing ethnic hierarchy. By carefully examining subtle differences among these literatures, this paper aims to rethink the sameness and difference between colonialist and nationalist discourses.
이 글에서는 근대소설을 대상으로 논의된 ‘몸 담론’을 살펴보았다. 몸 담론은 크게 1890~1910년대, 1910년대, 1920년대, 1930년대로 나누어 전개되었다. 1890~1910년대 신문의 서사물과 신소설에 관한 논의에서는 국가주의에 상응하는 ‘국민’의 신체 만들기가 몸 담론의 관건으로 나타난다. 1910년대 이광수의 무정과 그의 논설에 관한 논의에서는 ‘개별성과 공리성이 착종하는 우생학적인 몸’이 몸 담론의 관건으로 나타난다. 1920년대 소설에 관한 논의에서는 ‘욕망하는 여성의 몸’과 ‘욕망을 억제하는 시선’이 몸 담론의 관건으로 나타난다. 1930년대 이상 소설을 비롯한 모더니즘 소설에 관한 논의에서는 ‘근대적 존재’로서 ‘개인의 몸’이 몸 담론의 관건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몸 담론의 전개과정을 바탕으로, 이 글에서는 근대소설에 나타난 몸 담론의 쟁점을 ‘체제를 내면화하는 집단의 모형’, ‘근대적 인간으로서 ‘개인’의 존재방식’, ‘여성의 ‘목소리’를 재현하는 여성의 몸’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몸을 자연성(自然性)을 실현하는 시공간이라고 볼 때, 한국근대소설 논의과정에서 ‘몸 담론’은 몸의 반자연성(反自然性)에 주목하고 몸을 구속하는 권력의 미세한 성격을 조명하고 있다.
The Development and Issues of Discourses on the Body in Modern Novels Ahn, Mi-Young The present study examined “discourses on the body” in modern novels. Discourses on the body were developed through four periods – 1890s ~ 1910s, 1910s, 1920s and 1930s. Discussions on narratives and new‐style novels in newspapers in the 1890s~1910s are focused on making the body of ‘the people’ equivalent to nationalism. The key point of discussions on Lee Gwang‐soo’s ‘Mujeong’ in the 1910s and his editorials appears to be ‘a eugenic body complicated with individuality and public interests.’ Discussions on novels in the 1920s are focused on ‘the body of craving women’ and ‘the eye of suppressing desires.’ Discussions on modernistic novels including Lee Sang’s works in the 1930s deal with ‘individual bodies’ as ‘modern beings.’ Based on the development process of discourses on the body as presented above, we examined issues in discourses on the body in modern novels, dividing them into ‘a model of group internalizing the system,’ ‘the way of existence of ‘individuals’ as modern men and women’ and ‘women’s body that reproduces women’s voice.’
페미니즘 미학은 학문의 가장 강력한 상징인 ‘방법’에 ‘여성’과 ‘우리’가 배제되어 있어 기존의 미학이론이 학문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인식론적 근본학문으로서의 페미니즘 미학은 서양미학사의 기본 전제였던 개념과 방법, 즉 보편성, 객관성의 개념들 뿐 아니라 미적 반영 및 재현의 문제, 미적 가치의 문제 등과 관련하여 학문적 정당성의 측면에서 이의를 제기한다.페미니즘 미학에서 보편성은 절대적이거나 선험적이지 않으며, ‘맥락적’으로 구성되는 ‘상황적 보편성’이다. 상황적 보편성이란 실재에 대한 ‘대응’ 개념이라기보다 공동체에서의 ‘합의’ 개념이며, 객관성은 주관성이 상호매개 된 ‘관계주의적 객관성’이다. 페미니즘 미학은 젠더 차이를 보존하면서 개별성이 상황적 보편성과 상호매개 되어 특수성으로 지양되고, 관계주의적 객관성 속에 주관성이 고려되는 ‘구성과 발견의 변증법’이다. 페미니즘 미학의 범주로서의 특수성은 여성 젠더라는 차이를 고려하는 개별성과 ‘우리’를 전제로 구성되는 상황적 보편성을 맥락적으로 구성하며, 이들의 통일을 구현하여 제3의 것으로 정립시킨다.미적 반영의 문제에 있어서도, 각 개별자의 개인적 실행인 시선은 개별적이면서도 상황적 보편성을 매개한다. 개별자의 시선은 실재를 변형하는 이데올로기적 속성을 갖고 있다. 소위 ‘보편’미학에 대한 페미니즘 미학의 비판적 지점 중 하나인 ‘인식주체’도 다시 규명되었다. 페미니즘 미학은 주체와 대상의 이분법적 분리를 거부하며, 대상에게도 행위자로서의 지위를 부여한다. 또한 페미니즘 미학은 재현의 젠더에 따라 소설의 미적 가치가 달라지며, ‘보편’ 미학이 남성 중심적 미(문)학의 이론에 입각해 소설 형식의 젠더화를 드러낸다는 점도 밝혀내었다.페미니즘 미학의 방법론은 맥락과 관점에 의해 구성되는 해석적 실행으로서, 여성 중심주의 미학을 넘어서는 새로운 미학의 길을 열어 준다.
Basic Concepts and Methods of Feminist Aesthetics Kim, Bok-Soon Feminist Aesthetics is not only a discipline, a new kind of epistemology but it is also a counter-movement against an established male-centered aesthetics. It begins with a reinterpretation of concepts which have been premise of established male-centered aesthetics in the West. In the result, it leads to questioning the propositions of established male-centered aesthetics, concerning the issues of reflection and the gender of representation of aesthetics, and the issues of aesthetic values. In feminist aesthetics, the concept of universality is a "situated universality" constituted contextually. It means an agreement in the community rather than the correspondence (reflection) to the real. Therefore, feminist aesthetic is a dialectics of 'constitution and finding-outs' The concept of speciality as category in feminist aesthetics consists of the singularity considering gender, and the situated universality premising 'we'. By unifying these two, the third theory is created. The methodology of feminist aesthetic as an interpretational practice of contexts and standpoints, takes part in the aesthetic identity of the work, and it is a standpoint which evaluates aesthetic values in the inner respect.
이 논문은 실전 혹은 실창 판소리의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배비장전 연구의 주요 대본이 되는 1916년 신구서림본 배비장전의 의미에 대해 고찰하였다. 20세기 이전 배비장타령의 기록은 배비장전과 동일하지 않고, 신구서림본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이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20세기 이전 배비장전의 존재 형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 논문은 기존의 접근 방식을 탈피하여 배비장전이 20세기 극장의 성립, 판소리 산정 소설의 출판 등의 조건을 문화적 배경으로 하여 형성된 텍스트일 가능성을 도모해 보았다. 구체적으로 이 텍스트가 판소리의 유명한 대목들을 차용하여 서사의 공간을 구성하였다는 점과 춘향전의 해석적 지평에 기대어 모티프를 서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존 서사의 형성 시기가 20세기 초반일 수 있음을 논증한 것이다.이 소설은 성적 쾌락을 꿈꾸는 남성들의 판타지였다. 연기와 포즈로 성적 쾌락을 극대화하는 판타지로서의 이해는 기존 풍자소설로서의 설명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대 기생 인물에 비해 주체적 여성상으로 논의되었던 애랑이 여성의 자의식 확대 현상을 기반으로 등장한 인물이라고 논의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분석의 결과, 애랑은 ‘유혹’만으로 정체화된 불균형적 인물이어서, 그의 주도성은 남성 향유층이 서사에 공감하며 쾌락을 추구하면서도 그에 따른 도덕적 부담감마저 전가시키려는 욕구가 전략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었다.
A Critical Reading Baebijang-jeon as a Fantasy of Sensual Pleasure Joo, Hyung-Ye This paper is to look into the literary understanding on Baebijang-jeon which was published in Singuseorim in 1916, which has been mainly referred by Baebijang-jeon studies. Since records on Baebijang-taryeong prior to the 20th century are not the same one as a unique novel text Baebijang-jeon, published in Singuseorim. So we could question the narrative style of this version was how to be formed. Adopting several cultural analytic methods, this thesis unfolds the new possibility that this text might be created according to the foundation of the theatres in the 20th century and the publication of the novel with Pansori linkage. That narrative has much chance of being formed at the early of the 20th century judging from the facts that the space of narrative is built with the well-known unit paragraphs of Pansori and the specific narrations are highly dependent on the interpretation of Chunhyang-jeon This novel was a fantasy of men who dreamed of sensual pleasure. The fantasy of sensual pleasure which make sexual pleasure maximize through the actor's performance. Such a reading method differentiate from the reading one as a satire to a royalty of social status. As a result, Aerang who has been treated as an independent character comparing with the previous gisaeng turned out to be somewhat unbalanced character. She is identified as an allurer and her propensity to take leadership among others is fundamentally attributable to the men's inclination to pass a sense of moral guilt to the character while enjoying the work with sensual pleasure.
『청춘』에 게재된 이광수의 초기 소설들은 한 남성의 일련의 성장의 기록을 내포함으로써 근대적 남성이란 무엇인지 감각적으로 형상화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근대 남성이란 무엇보다도 기존의 관습에서 여성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던 자질들, 예컨대 감상성과 낭만적 사랑에 대한 동경을 내면화한 존재들이다. 그들은 기존의 남성적 영웅들을 전복시키고 삶을 감정적 반응을 유도하는 일련의 사건으로 경험한 역사상 최초의 남성들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젠더적 경계를 무화시키는 이 ‘수행적 여성성’이 영원히 찬미되거나 고양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욕망은 언제나 사회적 제도나 금기와 충돌한다. 사회의 유지, 보지를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이 욕망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이 조율을 위해 근대가 발명한 욕망의 조율장치 가운데 하나가 바로 소설이다. 소설에 내재되어 있는 감정교육의 양상은 시민계급의 욕망을 조율하는 미시적 장치로 작동한다. 이 장치를 통해 자신의 욕망과 사회적 관습 사이를 중재하고 새로운 내면적 도덕률을 확립하는 근대 남성 부르주아가 탄생한다. 이광수는 이 과정을 우리 소설에 가장 전형적으로 형상화한 소설가이다. 우리가 그를 감정교육가, 내면적 도덕률의 창안가로 부를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의 소설은 여성적 자질로 간주되어온 덕목들을 활용하고 전유하는 수행적 여성성을 통해 새로운 감수성과 내면적 도덕률로 무장된 근대남성의 상을 제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우리 시대의 젠더발명가에 다름 아니다.
The Emotional Education and The Birth of the Modern Man ― The World of Lee, Gwang Soo's Early Novels ― Novels of Kwang-soo Lee which were published on The Youth, are successful in describing sensitively what a modern man means by containing a series of records of a man's initiation. According to the novels, a modern male, among other things, was an existence which internalized dispositions which had been regarded as those of females by then-existing customs, for example recognition of loneliness and aspiration for love originating from the former. They are the first men in human history who subverted pre-existing masculine heroes and experienced the life as a series of events which induced emotional reactions. These new male heroes can be seen as "females" in terms of gender who demolished the boundaries of gender and equipped themselves with "performative feminity." However, this transfer cannot be admired or encouraged forever. Desire to stir up the boundaries of gender with performative feminity always collides with social institutions or taboos. This is why emotional education becomes very important. "Emotion" tends to lose voluntariness of human's inborn nature through "education." But, if there is no such education, society cannot be maintained. Novels are agency of the desire of civil class to carry through preservation of social institutions and maintenance of taboos. Civil classes who go through this agency can mediate between their voluntary desire and social customs and finally achieve refinement of their emotion based on new internal moral rules. Kwang-soo Lee is the novelist who described this apparition in most typical way in our history of novels. This is why we call him emotional educator or inventor of internal moral rules. However, it is necessary for us to note the gender devices he elaborately utilized and appropriated in this process. Without the performative feminity which appropriated virtues which had been regarded as feminine dispositions, internal moral rules of modern males could not have been so widespread in our times with such a speed. He is not anything else than a gender inventor of our times.
본고는 여성가족사소설 『혼불』과 죽음의 크로노토프를 검토한 것이다. 죽음의 크로노토프는 실제 장소와 기호학적 죽음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청암부인의 무덤, 후자는 인물들의 죽음과 죽음에 관련된 각종 의례, 민속소재들-망혼제, 평토제, 혼불, 투장, 제문, 열녀비, 액막이연…… 따위로 제시된다. 이처럼 죽음은 『혼불』의 서사소(narrativity)로서 작중인물들은 타나토스에 깊이 강박돼 있다. 하지만 그 죽음은 생명의 씨앗이 되어 조상과 자손의 세대가 교체, 지속하는 자연의 로고스로 간주된다. 죽음의 크로노토프에서 보자면, 『혼불』은 영생, 순환하는 한국인의 존재론을 서사화한 살(肉)과 뼈(骨)의 축제다. ‘살로는 情을 나누고, 뼈로는 일을 한다’고 했다. 청암부인이 몰락한 종가를 ‘내 홀로 내 뼈를 일으키리라.’고 다짐하듯 일제 치하 망국민으로 무기력한 남성을 대신해 종가를 지켜낸 여성 3대(청암부인-율촌댁-효원)를 비롯, 민족의 보존을 떠맡은 여성들의 수난사가 『혼불』의 기둥줄거리다. 하지만 플롯층위에서 『혼불』은 플롯없는 열린 텍스트이다. 장황한 수사, 에피소드들의 나열, 시간모순 등으로 시점의 혼란이 많고 결말다운 결말이 없다. 이를 판소리와 같은 부분의 독자성으로 볼 수도 있지만 소설담화의 적정성을 고려하면 서사단위들의 파편화를 응집하는 데도 크로노토프는 유용한 개념이라고 생각된다. 한편 『혼불』은 일제 치하 창씨개명과 더불어, 냇물을 사이에 두고 원뜸/아랫몰의 지지적 공간분할에 따른 예각화되는 것을 통해 가계연속성 욕망과 민족주체성을 동일시한 여성가족사소설의 특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혼불』은 여성신체의 풍요원리, 집안살림의 내공쌓기로 여성성을 고양시키고 자력으로 가문의 혼불이 된 종부를 통해 타자의 디스코스를 재현했다. 무엇보다 언술층위에서 『혼불』은 전통사회 여성들의 구연담화와 내간체의 기록담화를 혼합하고, 흡인력을 발휘하는 풍부한 비유와 생기있는 묘사로 소설언어의 영역을 최대한 확장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신여성에 소개된 영화들의 대부분은 여성 독자를 고려한 멜로영화이거나 멜로드라마적 성격을 포함하고 있는 영화였다. 이에 주목하여 본고는 영화관객으로 부상한 여성 대중의 문제와 여성 영화로 자리 잡기 시작한 멜로 영화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조명하였다. 영화가 조선에 수입된 초기, 여성은 관객층에서 소외되었거나 남성 관객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활용되었다. 1920년대 신여성의 영화 관련 기사는 여성 관객으로서의 신여성의 대두와 연애의 수사로 충만한 극장관의 발견을 보여준다. 1930년대 이후 식민지 조선의 영화는 무성영화 시대에서 유성영화 시대로 접어든다. 유성영화 시대 외화의 관람은 자막을 읽을 수 있는 문식력(literacy)을 필요로 했으며, 이는 여성 중에서도 교육을 받은 신여성들이 유성영화의 주관객이 될 수 있었음을 의미했다. 신여성에 소개된 서구의 멜로영화는 가족과 사랑을 방해하는 여성 악인의 등장, 자녀에 대한 사랑의 절대화, 부부 사랑의 승리, 국가와 가족의 갈등 관계를 통해 근대 가부장제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 반여성주의적 성격 역시 내재하고 있었다.
Melo-Movies & Femininity - Based on the Articles in New Women Most of the movies introduced in 「New Women」 were female melo- movies or melodramatic movies considering female audience. Taking notice of it, this essay illuminated the problems of female public emerging as a movie audience, and the characteristics of melo-movies getting settled as female movies, from the viewpoint of feminism. In the early stage of introduction of movies to the Joseon dynasty, women were ignored from the type of audience or used as a strategic tool for male audience. In 1920's, the articles relating to movies in 「New Women」 showed rise of new women as female audience, and revelation of a viewpoint on theater full of rhetorics about love. Since 1930's, the movies of colonial Joseon entered the sound movie days out from the silent movie days. Viewing of foreign sound movies needed literacy to read subtitles, and it meant that the new women educated among the female could be the main audience of the sound movies. The western melo-movies introduced in 「New Women」, was involving as well the characteristic of antifeminism which contributed to solidification of the modern patriarchism through appearance of female baddies disturbing family and love, absolutization of love to children, victory of love between husband and wife, and the conflicting relation between country and family.
이 논문은 1960년대 문제적인 작품이었던 김기영의 <하녀>를 대상으로 이 영화에서 보이는 매저키즘적 쾌락의 양상을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영화는 틀 이야기의 현실과 내부 이야기의 판타지가 액자 구조를 통해 분리되는 구성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 내부 이야기에서 한 남자는 하녀의 유혹으로 인해 벌어지는 파멸을 상상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이러한 틀 이야기(현실)와 내부 이야기(환상)에 있어서 틀 이야기에서 보이던 주인공의 남성다움이 내부 이야기에서는 위축된 형태로 드러나면서 영화의 서사는 피지배의 쾌락을 드러낸다.내부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매저키즘적 쾌락의 양상을 띠는 것은 세 가지의 층위에서다. 매저키즘적 쾌락은 첫째 두 명의 여성(아내와 하녀)에 의해 남성이 지배됨으로써 구현된다. 이야기 속 가정의 가부장은 위기 상황에 있어서 스스로 판단을 하거나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두 사람의 여성-아내와 하녀-에 예속되어 있다. 둘째, 모성의 양가성을 통해 구현된다. 이 영화는 먹을 것을 주고 부엌을 차지함으로써 어머니의 역할을 수행하는 하녀를 두려움과 매혹의 대상으로 그려낸다. 이러한 양가성은 어머니를 사랑의 대상이자 통제자로 이해하는 구순기적 단계의 정신 상태와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두 층위는 모성적 초아자로서의 여성에 의한 남성의 피지배로 집약될 수 있다. 여성에 대한 예속됨은 여성이 아닌 남성의 입장에서 갖는 환상으로 이 영화는 이러한 의미에서 남성적 쾌락을 구현하고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가 갖는 또 다른 매저키즘적 쾌락의 층위는 모성이나 초자아의 층위를 벗어난 본능의 영역과 관련되어 있다. 영화는 본능에 의해 파멸되는 인물들을 통해 근원적 지배자는 바로 인간의 본능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본능에 의한 지배는 숙명적인 것이며 벗어날 수 없다는 허무를 보여줌으로써 김기영 영화 특유의 세계관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A Study on Kim Ki Young 「 The Maid」 ― focusing on the aspect of masochistic pleasure ― Roh, Ji-Seung This study aims to analyse the aspect of masochistic pleasure in Kim Ki Young 「The Maid」. Masochistic pleasure are formed by the help with the peculiar structure and the relation of man and women in this film. First, 「The Maid」is characterized by the frame narrative embedded with another narrative. While frame narrative is real, embedded narrative is a fantasy that same hero is ruined by the seduction of the maid. In frame narrative, the hero is masculine but in embedded narrative, he is emasculate, passive. So this hero is controlled by two women-his wife and the maid in embedded narrative. His wife represents super-ego that functions as conscience and moral. On the other hand, having sex with the maid represents pleasure by the violation of law. But his wife and maid are two different faces of mother who has a power. According to the psychoanalytical theory, mother is a object of affection and also a controller to her child in pre-oedipal period(oral period). The hero controlled by two women, is a child who is afraid that he would lose mother's love. But two women who have a maternal image, are also controlled by two kinds of instincts- the reproductive urge and the desire for existence. This two kinds of instincts ruin all characters including two women. Finally, there is a fatality that human must be controlled by instincts. This fatalism is the characteristic viewpoint of 「The Ma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