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본고에서는 제주 돌문화공원의 1코스인 ‘신화의 정원’을 대상으로, ‘설문대할망’ 이야기와 이를 구현하는 돌형상이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살펴봄으로써 돌문화공원을 구성하는 장소감과 장소의 정신을 연구하고자 한다. 그 방법으로 돌문화공원의 구성요소를 이야기와 돌형상, 즉 언어와 자연으로 분절한 후, 각각의 콘텍스트를 살펴본다. ‘설문대할망’ 이야기의 콘텍스트는 ‘설문대할망’의 다양한 설화 유형이며, 돌형상의 콘텍스트는 제주 탐라목석원이다. 이들을 살피는 것은, 지금 현재 존재하는 돌문화공원의 ‘신화의 정원’이 다른 모습으로 존재할 수는 없었는지 그 대안적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서이다. 먼저 ‘설문대할망’ 설화 유형을 보면, 이 이야기는 존재 유형, 행위 유형(창조적 행위 유형과 비극적 행위 유형)으로 나뉘며, 신화적, 전설적, 민담적 성격을 두루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돌문화공원에서는 비극적 행위 유형을 중심으로 ‘신화의 정원’을 스토리텔링 한다. 돌문화공원의 돌형상은 탐라목석원에 있던 것들을 전승하고 있는데, 탐라목석원에서는 돌형상을 통해 구체적이며 일상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돌문화공원의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이야기에서는 그러한 일상성이나 구체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 결과 돌문화공원에서 언어와 돌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환된 ‘설문대할망’은 일상의 창조성이 탈각된 ‘어머니’로서의 이미지이다. 모성에 대한 감응은 이곳에 부여된 장소의 정신이기도 하고, 관람객들이 인지하는 장소감이기도 하다. 돌문화공원에서 장소감과 장소의 정신은 모성성을 매개로 일치한다. 그리고 본고는 바로 그 점이 돌문화공원에서 가장 아쉬운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허구로는 제주만의 지역성을 살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돌문화공원의 지역적 정체성은, 설문대할망의 풍부하면서도 다면적 면모를 구현할 수 있을 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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