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ACOMS+ 및 학술지 리포지터리 설명회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서울분원 대회의실(별관 3층)
  • 2024년 07월 03일(수) 13:30
 

logo

  • ENGLISH
  • P-ISSN1229-4632
  • E-ISSN2733-5925
  • KCI

선전물로서의 번역, 전쟁터로서의 여성 – 북한 대외홍보지 『새조선(新朝鮮)』에 게재된 여성영웅서사의 번역을 중심으로

Translation as Propaganda, Women as Battlefield – Focusing on translation of Heroine narrative published on the Propaganda Magazine New Korea

여성문학연구 / Feminism and Korean Literature, (P)1229-4632; (E)2733-5925
2023, v.0 no.60, pp.169-203
https://doi.org/10.15686/fkl.2023..60.169
등천 (中國海洋大學)

Abstract

한국전쟁 기간 동안 북한의 대외홍보지 『새조선(新朝鮮)』에서 일련의 소설을 번역함으로써 전장(戰場)에서 헌신적으로 싸운 영웅 군상을 중국 독자에게 보여주었다. 이 가운데 여성영웅은 이데올로기와 미학의 충돌, 거대담론과 개인담론의길항관계를 교묘하게 드러내는 표상으로서 독특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본 연구는 임순득의 「조옥희」와 황건의 「불타는 섬」에 주목하여 두 소설이 중국어로번역된 과정에서 수반된 여성 인물의 변용과 전용 양상을 젠더적 독법으로 검토했다. 임순득의 「조옥희」는 북한 최초의 여성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은 조옥희의 일대기를 문학적으로 재현한 실화문학이다. 『새조선(新朝鮮)』의 번역주체는옥희가 유격대원으로 활동한 집단서사를 최대한 충실하게 재현한 반면 가족 회상으로 구성된 개인사를 대폭 삭제했다. 이에 따라 조옥희는 여성성이 넘치는 한인간으로부터 조국, 인민과 수령에 대한 사랑으로 무장된 탈성화된 ‘영웅’으로변신되었다. 황건의 「불타는 섬」은 월미도를 사수하는 전투에서 해안포 중대장이대훈과 여자 통신수 김명희가 최후의 시간을 같이 보낸 이야기를 서사화한 소설이다. 『새조선(新朝鮮)』의 번역주체는 김명희의 내면세계를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남녀 주인공의 ‘고귀한 사랑’을 깨끗이 여과시켜서 ‘뜨거운 애국심’과 ‘숭고한 혁명정신’으로 충만한 해안포 대원들의 영웅적인 모습만 중국 독자에게 전달했다. 「조옥희」와 「불타는 섬」은 여성영웅의 죽음을 재현한 희생담이다. 여자 유격대원 조옥희와 통신수 김명희는 비록 소설 속에서는 생을 마쳤지만, 『새조선(新朝鮮)』의 번역을 통해 중국 독자와 만나게 되고 중국 문학장에서 다시 ‘환생’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환생’에는 전제 조건이 달려있다. 여성영웅은 개별적자아를 버리고 집단적 주체, 즉 탈성화된 주체에 합류되어야만 비로소 번역장으로 진입하는 입장권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외선전(對外宣傳)을목표로 한 북한의 번역장에 깔려있는 가부장적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keywords
New Korea, Korean War, translation, heroine, Cho Ok-hee, Burning Island, 『새조선(新朝鮮)』, 한국전쟁, 번역, 여성영웅, 「조옥희」, 「불타는 섬」

여성문학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