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선전영화로서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평가된 한 편의 영화가 조선의모든 선전영화를 능가하는 놀라운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혼인장애를 극복하기위해 지원병으로 떠나는 남자와 그를 기다리는 여자의 이야기로 이루어진<조선해협>은 현 시국과 맞지 않는 구태의연한 이야기라고 맹렬히 비난받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만 경성시민을 울렸다. 이 글에서 밝히고자 하는것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이미 조선에서의 징병제 시행이 결정된 1943년이라는 시간에 왜 우리는 여전히 지원병의 이야기와 마주칠 수밖에 없는가. 이지원은 심지어 그 어떤 대의를 위해서도 아닌 단지 개인의 사사로운 이유로인해 이루어진다. 두 번째, 이 영화는 1930년대 중후반 이후부터 파이를 키워나가야 했던 조선영화가 그토록 염원해오던 여성 ‘스타’를 기다리는 여자 문예봉의 서사에 집중시킴으로써 달성해낸다. <조선해협>은 명백히 총후부인의서사이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속에서 ‘기다리는 여자’라는 이미지가 완성된다는 점이다. 징병제와 의무교육 그리고 참정권이 근대국가의 세 원리라고한다면 조선 최초의 징병제를 예고하는 이 순간은 새로운 ‘국민’들을 일거에이 원리 앞에 직면시킨다. 그러나 이곳이 식민지인 한에 있어서 이 근대국가의원리는 결코 자연화될 수 없다. 이들은 매번 스스로의 자발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 행위가 요구됨으로써, 피식민지인에게 부여된 징병이라는 상황은 징병제와 보통선거와 의무교육이 함께 도착한 순간을, 근대국가의 성립의 순간을거듭 되풀이해서 재현해낸다. 따라서 이 반복재현 속에서 ‘피로써 조국을 지킨다’는 일은 매번 ‘의식적인 행위’가 된다. 1943년이라는 시간에 도착한 영화<조선해협>은 바로 이 징병제-국민국가-식민지 사이에서 발생하는 잔혹한모순을 보여준다. 한편 징병제에 기초한 국민국가의 기획이 작동하는 그곳에서 여성 ‘또한’ 이 기획에 참여해야 한다. 요컨대 그녀는 ‘기다리는 자’의 역할을 통해서 국민이 된다. 그런데 이 눈물의 멜로드라마는 바로 그 눈물 때문에1943년이라는 시간에 맞서는 일종의 감정의 진지를 구축해내고 있다.
In 1943, one film that had been commented as a total failure as a propaganda film achieved a box office success in Chosun, surpassing the previous propaganda films' records. This film <Straits of Chosun> had been fiercely criticized because of its obsolete story line-with a volunteer soldier who escaped from the matter of marriage obstacle and a girl who waited for his return-which was far apart from the state of affairs in 1943in Chosun. Nevertheless, the film made one million of people in Keijyo have tears on them. In this essay, I focus on following two matters. First, why the film still deal with the story of a volunteer solider? I am asking this on the ground that enforcing a conscription was already decided in 1943 when the film was made. Selective service was made not only because of a great cause for the Imperial but also because of private reason such as marriage obstacle. Second, the success of the film was associated with the birth of a 'female star' in Chosun. This was a long-cherished desire for Chosun's film industry to increase the stakes of the film market in Chosun. What is more important here is the fact that the female star represented a character of 'waiting girl'. In other words, although it is sure that <Straits of Chosun> is a story of Chonghu Buin(統後婦人), more important thing is that the image of 'waiting girl' was created through the film. Considering the principals of nation state, which were conscription,compulsory education, and suffrage, the scene of conscription in the film made new born 'people' of a modern nation face those principals. However, the principals of modern nation could never be naturalized because Chosun was a colony. Therefore, the colonized should prove their spontaneities when it comes to conscription. As doing so, conscription for the colonized reminded them the principals of modern nation repeatedly. In this continual reproduction, the cause of conscription 'save the country by blood' turned into 'conscious conduct'. In 1943, the film <Straits of Chosun> showed this contradiction emerging among conscription, a nation-state, and a colony. Meanwhile, women should take a certain part in this modern nation's project that is based on conscription; she became one of subjects by performing a role of 'waiting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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