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적인 정치를 강하게 지향하면서도 자유주의를 제약할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이 가능할까? 『사상계』속에서 종종 드러나는 이러한 모순적 입장에 대해,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모순적 입장은 인구가 정치의 영역이 아닌 지식의 문제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음을 밝히고자 한다. 사회적 몸으로서의 인구에 주목한다는 것은, 객관적이고 자명한 문제로서 인구를 바라보는 것을 포기하고 당시 어떤 정치적 상상과 인식 속에서 인구를 제한해야만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아 갔는지, 거꾸로 인구를 제한하기로 했다는 것은 어떠한 정치적 미래를 기획하는 일이었는지를 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이 논문은 통해서 당시 재생산 영역에서의 자유에 대한 의미는 정치적 의미의 자유와 무관할 수 없었음을 보이고자 한다. 당시 인구정책이 여성의 관점에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여성의 몸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해주지 못했음을 지적하는 것도 물론 의미 있는 일일 것이나, 근대국가의 인구관리란 그 속성 자체가 개인의 권리를 노골적으로 제한하지 않으면서 제한하는 일이다. 따라서 인구 담론의 위력은 바로 객관적인 지식의 지위를 통해서 남한이라는 정치적 단위를 공고화하는 것에서부터 빈곤의 원인에 대한 특정한 시각을 내면화하는 일, 과거를 해석하고 현재의 삶을 만들어 나가며, 동시에 미래를 기획할 수 있는 방식에 영향을 끼치는 일,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와 윤리적 삶의 방식을 규정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면서도 때로는 서로 모순되는 현상들을 가능하게 했다는 데 있었고 할 수 있다.
Sasanggye often revealed a contradictory position of simultaneously pursuing the liberalist political orientation and the necessity to limit the liberalism. This paper intends to delineate the ways the politics of knowledge in the discourse and practices of population made this seemingly contradictory position possible. The idea of population as a social body was often based on liberalism, but was still able to limit the liberal rights without overtly denying them. Population has been understood as a matter of knowledge, not a subject of political concern. Yet, rather than being an object and stable entity or a politically neutral notion, the concept of population has drawn on a genealogy of concepts with political plentitude, and has changed over time. In this context, this paper aims to analyse what kind of political imagination was behind the practices of population control in the 1960s. Therefore, this paper argues the South Korean state’s management of population crises was not merely as the administration of a demographic problem, but also as a specific way in which the state constructs reality and induces public interventions based on a specific imaginary of the political future. The family planning program was intended to reduce not just the number of childbirths in South Korea, but to limit and eradicate communism in the country. In this sense, the reproductive technologies introduced in this period were essential not only in the family planning program but in the ideological building of the cold war regime of Park Chung Hee as such.
김미현(1993), 「한국가족정책에 나타난 국가-가족관계」, 연세대 석사학위논문.
김은실(1991), 발전논리와 여성의 출산력 , 또 하나의 문화.
김홍주(2002), 「한국 사회의 근대화 기획과 가족정치: 가족계획사업을 중심으로」, 한국인구학 제25권 1호, 51-82쪽.
권태환(1997), 한국 인구구조의 변화와 사회정책 과제 , 통계청.
대한가족계획협회(1991), 가협 30년사 , 대한가족계획협회.
배은경(2004), 한국사회 출산조절의 역사적 과정과 젠더: 1970년대까지의경험을 중심으로 , 서울대 박사학위논문.
배은경(2005), 「가족계획사업과 여성의 몸: 1960-70년대 출산조절 보급 과정을 통해 본 여성과 근대」, 사회와 역사 제67집, 260-299쪽.
백영경(2006), 「미래를 위협하는 현재: 시간성을 통해본 재생산의 정치학」, 여/성이론 14호, 36-55쪽.
볼프강 작스 등 저, 이희재 역(2010), 반자본 발전사전: 자본주의의 세계화흐름을 뒤집는 19가지 개념 , 아카이브
소현숙(1999), 「일제 식민지 시기 조선 의 출산 통제 담론 의 연구」, 한양대석사학위논문.
양재모(1986), 「우리 나라 인구 정책의 종합 분석」, 한국인구학회지 제9권 1호, 11-13쪽.
이미경(1989), 「한국농촌여성의 피임결정 요인에 관한 사례연구」, 이화여대석사학위논문.
이진경(2003), 「한국 ‘가족계획사업’의 생체정치학」, 문화/과학 통권 제33호, 181-206쪽.
이진경(2010), 역사의 공간 , 휴머니스트.
임지연(2006), 「매체와 여성 문학, 여성 문화: 1960년대 초반 잡지에 나타난여성/청춘 표상- 사상계 와 여원 을 중심으로」, 여성문화연구 16호, 211-240 쪽.
정진아(2012), 「1950년대 후반-1960년대 초반 ‘사상계 경제팀’의 개발 담론」,사상계연구팀 편, 냉전과 혁명의 시대 그리고 사상계 , 소명출판.
조은주(2012), 인구, 국가, 개인: 한국 가족계획 사업과 통치의 앙상블 , 연세대 박사학위논문.
한국보건사회연구원(1991), 인구정책 30년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2002), 원자력 50년 부흥 50년 , 한국원자력연구원.
Anagnost, A.(1997), National Past-Times: Narrative, representation, and power in modern China, Durham and London: Duke University Press.
Donzelot, J.(1979), The Policing of Families, New York: Pantheon Books.
Foucault, M.(2003), Abnormal: Lectures at the Collège de France, 1974-75. New York: Picador.
Ginsburg, F. & Rapp, R. eds.(1995), Conceiving the New Order: The global politics of reproduction, Berkeley, CA: California University Press.
Horn, D.(1994), Social Bodies: Science, reproduction and Italian modernity,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Paik, Y.-G.(2009), Technologies of "the Korean Family": Population crisis and the politics of reproduction in contemporary south Korea, Ph.D. Dissertation, Johns Hopkins University.
Rapp, R. & F. Ginsburg, F.(1995), Conceiving the New World Order: the Global politics of reproduction. Berkeley, CA: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Wagner, P.(2000), “An Entirely New Objects of Consciousness, of Volition, of Thought: the Coming into Being and (Almost) Passing Away of Society As a Scientific Object”, in Daston, L. ed. Biographies of Scientific Objects, pp.132-157,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