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임희재의 장막극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1958)에서 나타난 ‘전후 남성성 재건의 욕망’과 ‘여성의 대항 전략’을 살피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는 극의 연속과 지연 양상을 파악함으로써 가능하다. 극은 ‘비밀에 싸인 여성 인물, 영자의 정체를 밝히려는’ 연속적 양상과 이를 유예하는 지연의 양상으로 이뤄져 있다. 이 두 양상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여 서스펜스의 반복 구조를 만듦으로써, 여성문제에 대한 독특한 세계관을 형성한다. 서스펜스의 반복 구조 속에서, 여성 인물(영자)을 폭력적으로 규정·대상화하고자하는 남성 인물들의 욕망은 거듭 강렬해지며, ‘기관차처럼 폭주하는 것’으로서 전경화 된다. 또한 이를 지연하는 영자의 모호한 발화/행위 역시 점차 강화된다. 이 모호성은 영자의 정체에 이분법적 자명성을 요구하는 남성 인물들의 목적에서 벗어난 것이다. 따라서 모호한 발화/ 행위는 남성 지배 집단으로 하여금 그녀의 정체를 함부로 규정·전유할 수 없도록 만드는 대항 전략이 된다.
This study aimed to explore ‘desire to rebuild post-war masculinity’ and ‘women’s counter- strategies’ in the play. By interacting with each other repeatedly, the continuity aspect and delay aspect build repeating structure of suspense and create a unique view of feminism. In the repeating structure, the violent desire of male characters to define female character (Young-Ja) becomes intense. It is foregrounded as a heavy locomotive in the play. But also Young-Ja’s ambiguous reaction dodging male characters’s desire gradually becomes strengthened. As Young-Ja’s ambiguity disturbs male characters who demand dichotomous self-evident to her, the male ruling group cannot recklessly define her ident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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