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대하소설의 시비는 기본적으로 주인을 조력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사대부가 여성인 주인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그들의 신분이 가진 보수적인 특성으로 인해 활발하게 계교를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주인의 대리인으로 형상화되는 것이 바로 시비들이다. 따라서 시비의 유형을 시비의 수행 공간과 주인의 존재 유무를 기준으로 크게 내부형 조력자와 외부형 조력자로 나눌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시비의 조력자적 성격은 주인이 뛰어난 능력을가진 ‘영웅적 여성인물’로 형상화될 경우에 더욱 두드러진다. 고전대하소설에서 ‘영웅적 여성인물’은 여성영웅소설에서의 여성영웅과는 방향성이 다르다. 여성영웅소설에서의 여성영웅이 고착화된 여성으로서의 삶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라면, 고전대하소설에서의 영웅적 여성인물은 여성영웅의 삶의 양상과 흡사한 유형으로 묘사되면서도 여성으로서의 삶을 벗어나지 않고 유교적 이념을그대로 순응하는 보수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전대하소설의 시비들은그들의 주인이 유교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주인의 비윤리적, 비여성적 행위를 대신한다. 이 과정에서 시비들은 그들의 적극적인 양상과는 별개로 도구화된다.
Maids in classical epic novels are mainly helpers who serve their masters. Regardless of how excellent female owners belonging to the gentry are, it is difficult for them to carry out their schemes due to the conservative nature of women of their status. That is why maids came to act as substitutes for owners. Maids can be divided into internal helpers and external helpers according to the space in which they perform their tasks and the presence or absence of owners. This differentiation between types of help is even more prominent in cases where the owner is constructed as a “heroic female character” with excellent abilities. In classical epic novels, the trajectories of “heroic female characters” are different from those of female protagonists in female hero novels. Whereas female protagonists in female hero novels are portrayed as trying to escape from the life of a settled woman, the heroic female characters in classical epic novels are portrayed as conservative figures who conform to Confucian ideology without deviating from their lives as women while also living a life similar to that of female heroes in novels. Therefore, maids who serve heroic female characters carry out unethical and unfeminine actions in place of their owners so that the owners do not deviate from Confucian ideology. In this process, despite their active approaches, each maid is taken advantage of and used as a means for an end. This is an example of the reality of maid maids who were excluded and discriminated against within narratives.
『성현공숙렬기』(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본, 25권 25책)
『임씨삼대록』(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 40권 40책, 김지영 외, 『임씨삼대록 1~5』, 소명출판, 2010)
『화산선계록』(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 80권 80책)
이 푸 투안, 윤영호·김미선 역, 『공간과 장소』, 사이, 2020, 165-169쪽.
김민정, 「〈쌍천기봉〉에 나타난 적극적 행동주체로서의 시녀」, 『온지논총』 제61권, 온지학회, 2019, 99-122쪽.
김민정, 「〈이씨세대록〉 시비(侍婢)의 역할 변화와 그 의미: 홍연을 중심으로」, 『고소설연구』 제49호, 한국고소설학회, 2020, 181-217쪽.
김민정, 「〈성현공숙렬기〉에 나타난 내·외부 조력자로서의 시비(侍婢)–열영, 상운, 매송을 중심으로」,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제41호, 한국고전여성문학회, 2020, 239-269쪽.
김민정, 「〈성현공숙렬기〉에 나타난 복심(腹心)으로서의 시비–난소를 중심으로」, 『한국문화』 제92호, 규장각한국학연구원, 2020, 31-52쪽.
김민정, 「〈화산선계록〉에 나타난 조력자로서의 비복(婢僕)–비취·비운 남매를 중심으로」, 『동양문화연구』 제34호, 동양문화연구원, 2021, 197-232쪽.
김민정, 「〈화산선계록〉에 나타난 ‘여주인–시비(侍婢)’의 관계–시비 설란을 중심으로」, 『고소설연구』 제51호, 한국고소설학회, 2021, 71-115쪽.
윤보윤, 「〈쌍주기연〉의 보조인물 고찰」, 『어문연구』 제93권, 어문연구학회, 2017, 155-186쪽.
장시광, 「고전 대하소설에 나타난 영웅적 여성인물 연구–〈화산선계록〉을 중심으로」, 『고소설연구』 제22호, 한국고소설학회, 2006, 197-238쪽.
장시광, 「조선 후기 대하소설과 士大夫家 여성 독자」, 『동양고전연구』 제29권, 동양고전학회, 2007, 147-176쪽.
정선희, 「〈조씨삼대록〉의 보조인물의 양상과 서사적 효과」, 『국어국문학』 제158호, 2011, 245-274쪽.
정선희, 「장편고전소설에서 여성 보조인물의 추이와 그 의미–여성 독자층, 서사전략과 관련하여」, 『고소설연구』 제40호, 고소설학회, 2015, 169-201쪽.
한길연, 「대하소설의 능동적 보조인물 연구: 『임화정연』, 『화정선행록』, 『현씨양웅쌍린기』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7, 1-93쪽.
한길연, 「〈도앵행〉의 재치있는 시비군 연구」,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제13권, 한국고전여성문학회, 2006, 349-38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