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재일조선여성 1세들이 문해교육 과정에서 쓴 글 및 문해교육 경험을소재로 하여 쓴 글을 통해, 재일조선여성들이 식민주의와 가부장제 안에서 몸에 새길 수밖에 없었던 ‘마이너 필링스(minor feelings)’를 분석한다. 그리고 그녀들을 마이너 필링스에 빠지게 만드는 관계를 벗어나 다른 ‘공통성들(commons)’이만들어 낼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가를 모색하고자 한다. 분석대상은 재일조선여성들의 수기, 일기, 작문 등을 모아 놓은 방대한 자료집인 『在日朝鮮女性作品集: 一九四五~八四. 1~2』 중 재일조선여성 1세가 문해교육을 받고 글을 쓰는 과정이 나타난 수기, 일기, 에세이다. 여기서는 이러한 글들을‘자기서사공통장텍스트’라고 개념화한다. 재일조선여성들이 글과 글쓰기를 배우는 과정이 그녀들을 둘러싼 중층적 관계를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한 ‘마이너 필링스’는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이고 미묘한 인종주의적 폭력인 ‘마이크로 어그레션(Microaggression)’에 의해 심화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재일조선여성들이 어떻게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가를 살펴본다. 첫째로 재일조선여성들이 문해능력을 획득하고 글쓰기를 욕망하게 되는 과정을, 문해교육 경험을 담은 글이 ‘생애사적 글쓰기’의 특징을 지녔다는 점과 관련시킨다. 이 생애사적 글쓰기의 특질을 통해, 어떻게 여성들이 ‘마이너 필링스(자기비하, 자기혐오, 수치심, 수동성)에서 벗어나 글쓰기를 욕망하는 주체로 변화하는지를 살펴본다. 둘째로, 문해교육과 글쓰기 과정에서 나타나는 양가적 욕망—1)기존 가부장제적 관계 속에서 인정받으려는 욕망, 2)여성들 사이의 새로운 자율적 공통장을 만들려는 욕망—사이의 다이나믹한 갈등을 포착한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라는 호칭이 어떻게 재일조선여성들의 다층적인 위치와 관계를나타내는 말로 새롭게 맥락화되는가를 살펴보려고 한다. 이처럼 본 논문은 재일조선여성의 ‘자기서사공통장텍스트’를 기반으로, ‘마이너 필링스’와 ‘마이크로 어그레션’에 취약한 두 가지 위치인 ‘유색인종’과 ‘유민여성’을 연결시켜 보기 위한 시론적 작업이다. 이를 통해 ‘한국/한국인/한국여성’이라는 위치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마이너 필링스’을 통해 지속되는 복합차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성들의 공통장을 모색하려고 한다.
宋惠媛 편저, 『在日朝鮮女性作品集: 一九四五~八四. 1』, 緑蔭書房, 2014.
宋惠媛 편저, 『在日朝鮮女性作品集: 一九四五~八四. 2』, 緑蔭書房,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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