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본고의 목적은 줄리엣 미첼의 수평적 정신분석학적 논의를 바탕으로 고정희 시에 나타나는 수평적 저항성을 규명하는 데에 있다. 수평적 동기 관계에서 작동하는 ‘어머니의 법’은 ‘아버지의 법’과 달리 아이들의 상호간 차이에서 평등함을 전제한다. ‘어머니의 법’을 통해 형성되는 동기애는 수평적 저항성의 가능성을 지닌다. 고정희는 ‘어머니’를 중심점으로 삼아 사회적 남매애와 자매애, 즉 동기애를구축함으로써 ‘현재’를 억압하는 ‘아버지의 법’에 저항하는 수평적 저항성을 구현한다. ‘어머니’는 현실적·초월적 속성을 동시에 지님으로써 피억압자의 상징이자 모든 피억압자의 ‘어머니’로서 좌정한다. 또한 상호의존적인 순환적 자연관과 연결됨으로써 이분법적이고 억압적인 상징 질서를 극복하는 새로운 질서로제시된다. ‘어머니’를 중심점으로 삼아 구축되는 동기애는 여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사이의 분열을 타개함으로써 수직적 억압 구조를 변혁하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동한다. 즉 ‘어머니의 법’으로 ‘아버지의 법’을 몰아내려는 시적 상상력은 고정희시가 지니는 저항성의 한 특성으로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