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펄 벅의 소설은 1950년대에 집중적으로 번역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펄벅은 아시아 여성의 인종 간 결혼과 혼혈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였다. 한국 문제를 처음 다룬 소설에서 펄 벅은 동서양의 이분법적 대립을 통해 가부장적 가족주의를 역설했다. 펄 벅은 한국의 역사와 아메라시안 입양을 주제로 삼은소설에서 순혈주의와 가부장적 시각을 되풀이했다. 한국을 바라보는 펄 벅의 태도는 전후 미국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반면에 아시아 여성과 혼혈을 역사적 시선으로 포착한 소설에서 펄 벅은 여성의 독립적인 내면과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일본인 여성의 사랑과 결혼, 인도의 선교사 일가, 중국의 유대인 사회를 재현한 소설에서 펄 벅은 자기 삶과 운명을 주체적으로 개척하는 여성을 그렸다. 인종 편견과 사회적 차별에 맞서는 여성과 혼혈에 관한 도전적인 문제의식을 통해 펄 벅은 평등하고 민주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서사적 전망을 보여주었다. 1950년대 한국 독자들은 휴머니즘이나 모성애가 아니라 여성의목소리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사랑과 가치관을 제시한 펄 벅의 문학적 실천에 공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