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5-6706
본 연구는 경의선공유지, 배다리공유지, 솔방울커먼즈를 상호비교하여 도시 속 공터를 공유지로 전환하려는 활동들에서 포착할 수 있는 도시커먼즈적 논제가 무엇인지를 탐구한다. 세 가지 운동은 역사지리, 입지적 조건 그리고 주민 공동체성의 차이로 전개 양상이 달랐지만, 도시 속 유휴부지를 공유지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공통점이 있다. 도시는 토지의 상품화 정도가 높고 사적 소유가 곳곳으로 침투해 있으나 나대지, 빈집과 같은 공터가 존재한다. 배다리의 공터는 토지와 건물 활용의 경제적 가치가 낮은 까닭에 과소이용되어 생겨났으며, 경의선공유지의 공터는 경의선 지하화에 따른 도시계획 과정에서 발생했고, 송현동은 도시규제로 인해 공간 조성이 지연되어 공터로 남아 있었다. 이들 세 가지 운동은 국공유지인 유휴부지 혹은 국책사업 과정에서 생겨난 공터를 둘러싸고 발생했기에 국지적 젠트리피케이션에 맞선 장소 투쟁보다 규모가 크며, 중앙정부의 기관 및 지자체가 관련된 주요 행위자라는 특징을 지닌다. 공터를 공유지로 전환하려는 세 가지 운동은 소유와 활용 간의 충돌을 빚었고, 그 과정에서 공유지의 사회적 가치는 무엇이며 공유지화 시도는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촉발했다. 세 가지 운동은 공터의 ‘비어 있음’을 다양한 도시커먼즈적 활동으로 채웠지만, 도시 속 공터가 그 상태로 남아 있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토지 소유자에 의해 공터가 특정 용도의 공간으로 조성될 때 공유지 활동주체들이 그 과정에 개입할 여지는 적다. 더욱이 국공유지인 유휴부지를 이윤추구형 개발에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원으로 조성한다면, 그 방침은 공공성과 공익성을 담보한다고 여겨지기에 공유지 활동주체들은 그간의 활동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세 가지 공유지 운동은 공공공간의 공익성[공공소유(public ownership), 공중의 접근(public access), 공중에 의한 사용(use by the public), 공적 편익(public benefit) 등]의 가치를 도시커먼즈적 관점에서 되짚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었다.